이승만과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Syngman Rhee, the United States and the Establish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미국사학회
· 수록지 정보 : 미국사연구 / 29권 / 97 ~ 121페이지
· 저자명 : 차상철

초록

미국의 한국점령정책은 궁극적으로 실패했다.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미국의 ‘한반도 신탁통치안’이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트루먼 행정부의 ‘신탁통치안’ 포기는 한국문제의 유엔 이양과 미점령군의 철수결정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한반도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승만의 ‘남한단독정부 수립론’은 소련에 의해 북한의 공산화가 가속화되어가고, 동시에 한반도에서 냉전구도가 확연히 정착되고 있다는 그의 냉철한 국제정치적 인식과 판단에서 구상되고, 추진되었다. 이승만은 자신의 ‘단독정부론’이 적어도 남한만이라도 자주독립과 자유민주주의를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선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트루먼 행정부의 ‘한반도 신탁통치안’ 포기 결정은 결국 이승만의 ‘단독정부론’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촉매로 작동했다. 이승만은 미국의 한국정책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좌지우지할 능력과 영향력은 물론 없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의 한국정책은 이승만의 희망과 의지와는 거의 상관없이 논의 ․ 결정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정치적 상황전개는 트루먼 행정부로 하여금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론’을 결과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승만의 노선을 수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마땅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승만이 미국을 주도한 격이었다.”
동서 양대 진영의 치열한 이념대결로 인해 냉전이 심화되어 갔던 해방공간에서, 철저한 현실주의자인 동시에 철저한 용미주의자였던 이승만의 단정노선은 냉전의 세계사적 전개과정과 냉전이 종식된 오늘의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비록 최선은 아닐지 몰라도 차선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민주공화국을 표방하는 새로운 국가인 대한미국을 창건하기 위한 역사적 과업에서, 이승만은 ‘연출’과 ‘주연’의 역할을, 그리고 미국은 ‘조연’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영어초록

The principal purpose of this paper is to examine and evaluate Syngman Rhee’s role in the establishment of the Republic of Korea in 1948. American policy in Korea during the occupation period, 1945-1948, ultimately failed mainly because of the unworkable policy of the proposed Korean international trusteeship initiated by the Franklin D. Roosevelt administration. The Harry S. Truman administration’s decision to abandon an international trusteeship for the Korean people in late 1947 led the United States to submit the protracted Korean question to the United Nations which provided an avenue for the withdrawal of the American occupation troops from the Korean peninsula. In retrospect, the proposed trusteeship for postwar Korea eventually contributed not only to the emergence of two separate, hostile regimes in the Korean peninsula but to the coming of the Korean War in 1950.
From June 1946, Rhee urged separate elections for establishing a provisional government in southern Korea alone. He strongly asserted that the establishment of “a separate government” would be the most realistic and desirable device to secure South Korea's independence and democracy. The development of political circumstances in Korea forced the United States ultimately to accept Rhee’s assertion because Washington had no other alternatives.
Syngman Rhee was not only a thorough realist who knew quite well the mercilessness of international politics but also a remarkably astute politician who tried his best to manipulate the United States to achieve his own goal. It is safe to say that his persistent advocacy for the establishment of a separate government in southern Korea alone as soon as possible proved to be the most realistic prescription for the benefits of the Korean people in the long run. In short, Rhee, not the United States, played a leading role in the making of a new nation, the Republic of Korea, in 1948 when the Cold War in Asia already begun.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