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여무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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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여무는 길목에서...를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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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의 턱걸이를 하고 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벚꽃이 피는 것도 학교 가는 길목과 캠퍼스 안에서 보았던 거 같다. 어느새 봄이 가고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도 하느님께서 세우신 질서에 순종하듯 자취를 감추고, 맑은 하늘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유난히 눈에 있다 했더니 벌써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을 지나고 있다. 가을을 보내며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나뒹굴던 낙엽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소리가 가엽게도 들리고,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서글퍼도 보인다. 왠지 아쉽다. 나이를 잊고 살자 하면서도 가는 시간 앞에 의식되는 건가는 세월의 아쉬움뿐이다.
정말 멋진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가을을 시작하는 9월에 봉평 메밀꽃 축제에 다녀왔다. 가을비가 차갑게 내리는데도 제법 사람이 많다.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여행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 온 천지가 메밀꽃으로 화사하게 피어있고 마치 푸른 잔디위에 팝콘을 하늘에서 뿌린 마냥 아름다울 거라 생각했는데 지난 태풍 수해로 인해 약간은 안쓰러운 맛도 있지만 꽃밭을 배경으로 사람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벌써 여덟 번 째 맞는 축제란다. 관광안내소를 지나 시멘트다리 대신 야트막한 흥정천을 가로지르는 섶다리로 건너면서 메밀밭이 펼쳐진다. 봉평 일대는 메밀밭뿐 아니라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됐던 장소들이 잘 보존돼 있다. 이효석 님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의 묘사와 같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 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븟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발걸음도 시원하다‘. 소설 속 묘사처럼 메밀꽃은 너무 아름다웠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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