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메니데스의_‘존재’와_형이상학

소개

서양 고대 철학자 파르메니데스의 철학에 관한 레포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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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전체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체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것이 단순히 전체를 이루고 있는 부분들의 합 이상의 무엇임을 알아야 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산재하는 사실들은 그것들 자체로는 그 어떤 의미도 가질 수 없다. 오직 그것들을 인식하는 내가 의미와 가치라는 한 가닥 실로 그 모든 것들을 한데 모아 묶었을 때에만 사실이 의미를 갖고, 가치 있는 것이 된다. 전체에 대해 사유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묶어내는 바로 이 한 가닥 실에 대해 고민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실들의 논리적인 연관관계를 통해서 도출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다. 그것은 오직 삶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그것 아래에 어떤 근거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기 목적적이다. 또 인간은 자신의 삶의 본질에 대해 묻는 이 마다 깊은 허무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그 속에서 인간을 구원해내는 것 또한 이 형이상학적인 믿음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형이상학은 다분히 종교적인 면을 내포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일반에 대한 진리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우리 시대의 태도는 너무나도 회의적이다. 게다가 형이상학의 해체마저 공공연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지금 시대에, 과연 형이상학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까? 아니, 또다시 문명을 빙자한 야만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양해야할 것이 바로 형이상학 아닐까? 나를 넘어서 타자에게로 향하는 형이상학을 나는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다. 형이상학이란 자기동일성의 궁극적인 실현이 아니던가. 그에 반해 타자란 언제나 나의 동일성 외부에 존재함으로, 형이상학이 타자와 화해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만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이상학은, 위에서 언급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계속해서 이야기되어야만 한다. 삶이란 언제나 형이상학적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형이상학은 이전에 자신이 범한 모든 악행에 대한 처벌을 유보하게 되며, 지성을 가진 이의 마지막이 오는 그날까지 자신의 임무, 즉 세계의 흩어진 상들을 하나로 묶어 의미를 창조해내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참고자료

· 김상봉,『자기의식과 존재사유』, 한길사, 2003.
· 이강서, 『서양 철학 이야기 1』, 책세상, 2006.
· 콘스탄틴 J. 밤바카스, 『철학의 탄생』, 이재영 옮김, 알마, 2008.
· 요하네스 힐쉬베르거, 『서양철학사 상(上)』, 강성위 옮김, 이문출판사, 1996.
· 칼 포퍼, 『파르메니데스의 세계』, 이한구·송대현·이창환 옮김, 영림카디널,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