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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말할 수 없는 것 : 역사적 기억에 대해 문학은 말할 수 있는가 (Pain, the Unspeakable : A question regarding literary capacity for historical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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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등록일 2025.03.16 최종저작일 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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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말할 수 없는 것 : 역사적 기억에 대해 문학은 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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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 발행기관 :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 수록지 정보 : 호남학 / 1권 / 45호 / 91 ~ 131페이지
    · 저자명 : 한순미

    초록

    근대 이후 인간의 고통은 20세기 역사의 배면에 자리한 전체주의적인 폭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것은 역사 속에서 ‘우리’ 자체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이다. 인간의 고통은 정치적, 윤리적, 인간적인 측면에서 조명되어야 할 복잡한 문제인 것이다.
    이 글에서는 ‘역사적 기억에 대해 문학은 말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60년대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김승옥, 서정인, 이청준의 소설에 들어있는 역사적 기억과 고통에 관한 단상(斷想)을 읽어 보았다. 이들의 소설은 각기 다른 빛깔과 목소리로 제주4·3항쟁, 여순사건, 한국전쟁,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 유신체제 등 역사적 경험에 관한 기억을 쓰고 있다. 이들의 문학은 역사적 기억 속의 인간존재의 고통을 말함으로써 역사 속의 고통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도대체 왜 우리는 거기에서 고통을 느껴야 했으며, 나아가 그것은 왜 지금까지도 반복되고 지속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던지고 있다.
    이들의 소설은 역사적 기억 중에서 ‘한 인간의 죽음’이라는 사건에 천착하면서, 살아 있으면서도 죽어 있는 자 혹은 죽어가는 자와 같은 반(半)인간들, 시체 혹은 유골상자와 같은 비(非)인간들을 통해 역사가 남긴 고통을 말한다. 그리고 역사적 사건 그 자체보다 역사적 경험 이후에 ‘남겨진 것’을 재해석하면서 ‘인간적인 것’을 둘러싼 모든 개념들에 대해 검토한다. 이들의 소설에서, 역사적 고통의 정점에 있는 70년대 유신체제의 상황은, 인간적인 모든 것을 빼앗긴 채 살아야 했던 사회, 현실인지 환상인지 가늠할 수 없는 ‘가위눌림’의 상태, 한 번 들어가면 결코 살아 돌아오지 못한 ‘감옥’, 오직 죽은 자로서 살다가 시체로만 회수될 수 있는 ‘수용소’로 묘사된다. 즉 우리가 살아온 역사는 전체주의의 논리를 지배이념으로 체계화함으로써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파괴시키고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도록 강요해온 곳, 유토피아의 건설을 목표로 인간의 본성 자체를 바꾸어 결국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수용소와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이 구별될 수 없었고, 오직 “인간이라는 사실에 대한 부끄러움”을 안겨주었다.
    이들의 문학이 우울한 어조로 역사를 말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해서 결코 허무적이거나 패배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의 소설에 등장하는 무력한 주인공들은 기본적인 요구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역사적 상황 속에서 쓸모없어진 존재들이다[無用]. 그러나 이 무용한 존재가 할 수 있는 선택 중의 하나는 자기 안의 열정을 제거한 채 의도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면서[無爲] 부정적인 역사의 흐름과 거리를 두고 그 이면의 어둠을 기록하는 일이다. 그것은 숱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역사의 어두운 손길에 대한 ‘방법으로서의 거절’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 소설가의 시선은 실증주의자의 눈이 아니라 해석학자의 눈에 가깝다. 그들의 눈은 과거의 역사적 기억과 비판적인 거리를 둔 채, 그것을 지금 여기에 놓인 세계의 현상과 끊임없이 겹쳐 읽음으로써 또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모색하고자 한다. 역사의 부정적 물결을 거슬러 나아가는 방법으로서의 무용(無用)과 무위(無爲) 사이에서, 이들의 문학은 역사적인 고통이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언제나 되살아날 수 있다는 묵시적인 예언을 들려준다. 가장 약한 자의 시선과 가장 수동적인 몸짓으로 역사적 기억을 말하는 문학의 자리에서, 역사의 잔혹함과 인간의 고통이 점점 드러나고, 역사 바깥에서 아직도 머문 채 서성대는 익명의 사람들의 죽음이 되새겨진다. 바로 여기에 ‘약함’의 문학적 정치성이 들어 있다.
    이들의 문학에서 역사적 기억을 말한다는 것은 구멍 뚫린 역사적 기록의 빈 곳을 채우면서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적인 폭력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미래의 과제를 제시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즉 역사적 고통에 대해 이들의 문학이 말하고 있다면, 그것은 고통의 해결이나 제거가 아니라 고통을 주었던 부정적 역사와의 간격을 지탱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변질되지 않도록 애쓰는 것, 그리고 그것을 다시 반복해서 겪지 않으려는 눈뜬 성찰이다. 문학은 고통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역사적 기억에 대해 말하는 것을 지속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갖는다. 이것이 가장 ‘사실’적이지 못한 문학(문학적 상상력)이 역사적 기억과 고통에 대해 말할 수 없음에도 말해온 것이며, 앞으로도 말해야 할 것이다.

    영어초록

    Ever since the modern era, pain of humankind has sustained undetachable tie with totalitarian violence which is spread over the background of the history overwhelmingly. The pain itself represents the agony which is derived from the acceptance of "ourselves" destructed thoroughly. For this reason the pain of humankind requires complicated consideration including political, ethical and human aspect in itself.
    In this study, the question regarding whether literature holds the capacity for historical memory leads profound examination on the historical memory and pain in the novels of those who represent modernism literature of 1960s, like Kim Seung-ok, Seo Jung-in and Lee Chung-jun. Their novels deal with the memory on historical sphere of the 4․3 Resistance in Jeju-Do, Yeo-sun incident, Korean war, April 19th revolution, May 16th coup d’état and Yushin system. By describing the humankind's pain within historical memory, their works ponder the issues on the origin and prevalent tendency and the reason why it is duplicated and persistent.
    Clinging to one's death as a historical memory, the novels delineate the pain left behind the history, the dying and living, the half-being on the procedure of dying, or the non-being such as a dead body or one in an urn of funeral ashes. The remains rather than historic event itself is mainly the object of reinterpretation and all surroundings of human being as well. In these novels whole condition under Yushin system of 1970s, the apex of historical pain, is a mara experience which allows no distinction between reality and illusion and deprives all kind of humanness, a prison of no life time return and a camp which provides dead-alive condition and dead coming out eventually. In other words, the history we have gone through is a period that made us be ashamed of our human being by establishing totalitarian logic as a domineering notion which causes destruction of physical and mental status. Furthermore, it was like a camp that transforms human nature into useless existence in order to construct utopian society, where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human and non-human available but shame at our being human.
    The pessimistic tone toward the future collapse does not necessarily incline to nihilism or defeatism though. The writers consistently meditate on history with indifferent stand point without any interest, desire and passion, as a method for an existence who is no longer useful in any aspect to survive the atmosphere where there is no human demand get accommodated. Located between the useless and the inert, these novels reveal the cruelty of history and reflect anonymous pain and death lied on the outside of historical territory. Here is the vulnerability as a literary politics. Successors of literature naturally inherit the reason of continuing to tell the historical memory as the pain get exacerbated. Though limited as the most unrealistic genre in debt of imagination, literature has kept saying about the pain and historical pain and should go on accordingly.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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