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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있음을 기억해 시 감상문
    내가 있음을 기억해심현수모든 사람이너의 아픔을 외면하는그때에도어디에선가너를 위해 기도하는내가 있음을눈물이 나고외로운 날에아무도 널 몰라줘도나의 마음이항상 너와함께 하고 있음을 기억해찾아주는 사람도찾아갈 곳도 없는어느 날의 너를 위해나는 언제나마음을 비워둔 채로널 기다리고 있을 거야내가 필요한그런 날에내 이름을 불러주면언제라도너를 향해 달려갈내가 있음을 기억해.고3때였다.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고3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수능 스트레스로 찌들어 가고 있었다. 매일같이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야간 자율학습, 좁은 교실에 50여 명이 들어앉아 땀을 뻘뻘 흘리며 책과 씨름해야 하는 하루하루... 못 견디게 힘들었다. 정말 지독히도 공부가 하기 싫어서 소설책을 펴 들어도, 시험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소설 내용이 머리 속에 안 들어왔다. 놀아도 노는 것 같지 않고, 공부해도 머리 속에 안 들어오고...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 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면서 더더욱 스트레스가 쌓여갔다.그날도 역시나 공부가 하기 싫어서 괜히 손가락을 비비 꼬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마음속은 답답하고 불안했지만, 머리 속에 안 들어오는 걸 어쩌랴. 한참 동안 손가락을 꺾기도 하고 볼펜을 돌리기도 하다가 옆 친구를 보니, 친구가 다이어리에 뭔가를 열심히 쓴 다음 덮고 있었다. 뭘까 궁금해져서 그 친구에게 다이어리 좀 봐도 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그 친구는 반에서 ‘시인’으로 통하는 아이였다. 국어 선생님들의 사랑을 담뿍 받았고, 백일장에서는 늘 상을 타 왔다. 그래서인지 다이어리에도 시가 몇 편 적혀 있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색연필로 연한 그림까지 그려 놓은 시들이 얼마나 멋있게 보이던지. 그 중에 내 눈을 가장 잡아끌었던 시가 바로 이 시였다.외로워서 그랬을까. 힘들어서 그랬을까. 왜 이 시를 읽는 순간 눈물부터 쏟아졌는지. 너무나 힘겨운 하루하루에 지쳐서 마음이 약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도 기숙사에 살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있었기에,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조차 제대로 못 했다. 엄마한테 전화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엄마가 나보다 더 마음 아파했으니까... 그래서 속으로 억누르고 억눌렀던 것들이, 시를 읽으면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던가보다.‘내가 있음을 기억해. 모든 사람이 너의 아픔을 외면하는 그때에도 어디에선가 너를 위해 기도하는 내가 있음을...’ 한 구절 한 구절이 얼마나 부드럽고 따뜻하게 들리던지. 정말 눈물나게 힘들고 외로운 나를 위해 지어진 시 같았다. 몇 번을 다시 읽고 또 읽고, 내 다이어리에도 옮겨 적어놓았다. 아마, 그 때가 처음이었던 듯 하다. ‘시’라는 것에 그만큼이나 감동을 받았던 것은... ‘시’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그렇게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글이었는지 그때까지는 몰랐다. 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하나같이 딱딱했으니... 이 시를 알게 된 이후로 시에 조금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도종환, 안도현, 정현종 등등의 시인들 이름도 알게 되었고, 고등학교 뒷산의 한솔길을 지날 때 시 앞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읽어보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독후감/창작| 2003.09.20| 2페이지| 1,000원| 조회(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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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해외교육봉사 수기
    2003년 7월 7일. 베트남에 입국했다. 거의 하루 종일 차로, 비행기로 흔들리며 들어온 낯선 땅. 생전 처음 해 본 출입국 수속. 처음 먹어본 기내식. 처음 듣는 언어, 처음 보는 풍경, 그리고 사람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시골 계집애가 인천 국제공항에 들어서니 보이는 것 마다 신기했던가보다. 촌티를 있는 대로 줄줄 흘리고 다녔으니...우연히 조인성을 발견해서 친구랑 둘이 슬쩍 얼굴 한 번 보고 온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달러로 가격을 매겨 놓은 비싼 면세점 상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을 구경하며 입맛 다시고 있었는데, 그게 초콜릿이 아니라 담배란다. 창피하고 황당하다.다리가 아프고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돌아다니다가 비행기를 탔다. 통통 튀는 리듬 같은 베트남 어로 된 방송들.. 그리고 느끼한 기내식... 쇠고기를 호두와 볶았는데, 기름이 줄줄 흐른다. 밥도 쌀 알갱이가 똑 똑 떨어지는 베트남 쌀로 만든 볶음밥이었다. 고추장이 없었다면 아마 밥 먹기가 힘들었을 것 같다. 그나마 빵은 바삭하고 고소한 게 맛이 있었다.지루한 비행 끝에 호치민 공항에 내려 게이트를 지나 안으로 들어오니, 면세점들이 죽 들어서 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의 수제품은 우리나라보다 싸지만, 공산품은 비싸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은 이곳 면세점의 담배가 싸다며 돌아갈 때 사 간다고들 했다.비행기 안에서 먹고 자고 한 결과 부은 얼굴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니, 화장실이 정말 누추하다. 바닥의 타일 사이사이에는 새까만 때가 껴 있고, 세면대에도 이물질이 묻어 있으며, 거울도 이물질이 잔뜩 껴서 흐릿하다. 화장지의 질도 안 좋아서, 그 화장지 며칠만 쓰면 치질 걸리는 건 시간문제겠더라. 인천 국제공항의 깨끗한 화장실이 그립다.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더니, 외국에 나오니까 우리나라의 좋은 점만 보인다. 물건이 비싸도, 비싼 만큼 돈값을 하고, 공공시설의 위생 설비가 잘 되어 있고, 사람들 친절하고, 음식도 입에 맞고... 시설이나 서비스 등은 우리 식단. 색색의 과일들도 아름답다. 신기한 음식들을 한 개씩 집어먹다 보니 또 과식해버렸다.저녁을 먹고 나서는 호텔 부근의 술집에서 맥주 한 잔씩을 마셨다. 자그마한 병맥주인데, ‘tiger'라는 상표가 붙어 있다. 이곳 사람들이 주로 많이 마시는 맥주가 이 맥주인데, 가게에서 ‘타이거비어’를 달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단다. ‘띠거비아’라고 해야 알아듣는다고 한다.이곳의 맥주 마시는 방법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데, 손잡이가 달린 커다란 잔에 가득 따라서 큼지막한 얼음을 채워, 물 반 맥주 반이 될 정도로 희석시켜 마신다. 첨잔 문화라서 잔에 술이 남아 있어도 계속 채우며, 안주는 따로 없이 밥 먹을 때 술도 같이 마신다. 우리는 밥을 먹고 왔기 때문에 그냥 땅콩을 안주 삼아 마셨다.맥주를 마신 뒤에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허벅지 근육이 무척 아프다. 구찌 터널을 돌아다닌 후유증인가보다. 아침부터 밤까지 틈나는 대로 다리를 주물렀건만, 하루 종일 근육통이 풀리지 않았다.7월 9일의 스케줄은 배 타기! 메콩 강 위를 배를 타고 건너는 것은 무척 기분 좋은 일이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유니콘 섬까지 배를 타고 가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배 안에서 코코넛도 먹었는데, 달싹한 게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못 먹겠다고 했지만...메콩 강을 돌아다니는 배들은 모두 선두에 거대한 눈알을 그려놓는단다. 그래야 강의 신이 배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황토가 섞였는지 노란 빛깔을 띠는 메콩 강은 무척이나 넓어서, 바람이 불면 약한 파도가 일어나기도 한다.유니콘 섬에 도착해서는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는데, ‘코끼리 귀 생선’이라는 이상한 생선이 나왔다. 코끼리 귀처럼 생겼다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는데, 옛날 이 지역을 다스리던 왕이 먹던 음식이라 한다. 이 생선을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는데, 라이스페이퍼는 쌀을 풀처럼 끓여서 얇게 펴서 말린 것으로, 여기에 고기와 야채 등을 싸서 먹는다.후식으로 또 각종 과일들이 나왔는데, 역시나 신기한, 선생님들이 모두 좋은 분들이다. 다들 털털한 성격에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경력이 쌓인 교사들이 흔히 갖게 되는 권위주의 따위도 느낄 수 없었다.교장교감 선생님들께서 솔선해서 심부름꾼 역할을 하시는 데는 정말 놀라버렸다. 일반 학교에서는 회식을 할 때 장감들은 나중에 천천히 나타나고 거만하게 앉아 있으며, 무슨 부장쯤 되는 교사들이 행정을 처리하고 심부름을 하던데, 여기선 교장교감 선생님들께서 제일 먼저 오셔서 자리를 예약하고 사람들을 하나하나 챙겨주신다.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분들처럼 고운 성품으로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 나이를 먹는 만큼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존경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7월 11일. 드디어 내가 계획해서 진행하는 첫 수업이자 마지막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로비로 내려가니, 빵 하나와 계란프라이 두 개가 나왔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까페쓰다’를 주문하니, 종업원이 커피는 안 주고 ‘늣짜’를 가져다준다. 아마 잘못 알아들었나보다. 커피를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말이 안 통해서 그만두었다.아침을 먹고 한인회관으로 가서 단소 수업을 했다. 아이들이 하나 둘 들어와서 열심히 단소를 부는데, 조그만 입 모양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입술에 동그란 자국이 나도록 정말 열심히 연습한다. 단소 부는 게 재미있단다. 이쁜것들.그러나 문화의 차이는 약간 충격이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 오면 상류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기 때문에 깜짝 깜짝 놀랐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있다는 것이나, 가정부 아주머니께서 과일을 칼로 까 주신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약간 이질감도 들었다.이 아이들이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된다. 베트남에서 상류층으로 편하게 살아온 아이들. 없는 것 없이 풍족하게 살던 아이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인터내셔널 스쿨에서 영어, 불어, 베트남어를 공부하던 아이들이 한국의 수업에는 또 어떻게 적응할까. 뭐든지 나서고 발표하기를 좋아하는 아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우리가 사우나실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스팀을 틀어주고 나갔다. 그런데 사우나를 몇 분 동안 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해원언니나 나나 마사지를 받는 것이 처음이니 알 턱이 없다. 그래서 시간 되면 데리러 들어오겠지 하고 얌전히 기다렸다. 그런데 10분이 다 되어가도록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몸은 자꾸 익어가는데... 할 수 없이 문을 빼꼼 열고 바깥을 보니, 마사지사 두 명이 유리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샤워하고 바깥으로 나가니,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손짓으로 우리보고 누우라고 한다. 시키는 대로 누웠더니 발가락 끝부터 마사지를 하기 시작했다.무지무지 시원했다. 뼈마디가 오도독거리면서 죄다 풀린다. 해원언니를 마사지하던 사람은 가끔씩 “마사지 굿?”하고 물었다. 아마도 아는 영어가 그것뿐인 듯 했다. 해원언니는 마사지사가 물을 때마다 “예스, 베리굿!”이라고 대꾸해주었다.그런데 마사지사들 분위기가 좀 지나칠 정도로 요염하다. 입고 있는 옷부터가 팬티와 브래지어가 훤히 보이는 얇은 옷인데, 가끔씩 내 젖가슴을 슬쩍 건드리며 장난을 건다. 그때마다 나는 화들짝 놀랐는데, 이 마사지사는 내 반응을 보고 킥킥대고 웃는다.그런데 이 정도는 약과였다. 마사지가 끝나고 다른 아이들이 마사지 받은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포복절도하겠더라. 다들 지나치게 요염한 마사지사들에게 놀라고 당황해 버렸단다.저녁을 먹고 나선 개 경주를 보러 갔다. 붕따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는데, 나도 재미삼아 만 동을 배팅했다. 그런데 내가 건 개는 3등을 해 버려서, 결국 돈만 날렸다.개 경주를 보고 난 뒤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여기선 아이스크림이 웬만한 한끼 식사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잘 안 사먹는단다. 나는 카카오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그런대로 먹을 만 했는데,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모기에게 얼마나 많이 뜯겼는지, 가려워 죽겠다. 발가락을 집중적으로 물려서 아프기까지 하다.먹고 물놀이를 한 뒤,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야외에 각종 야채들과 구운 고기들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었다. 그렇지만 야외라서 그런지 파리떼들이 음식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내가 먹었던 것은 파리가 안 앉는 토마토, 뚜껑 있는 식기에 담겨 있던 볶음밥, 요리사가 금방 구워 낸 고기, 키위 비슷한 과일인 탕롱뿐이었다. 옥수수가 참 맛있었는데, 파리가 무서워서 조금밖에 못 먹었다.저녁을 먹고 나선 반별 친교의 시간이었는데, 나는 중 3-1반에 들어갔다. 아이들이 어찌나 발랄한지, 주눅 들거나 쑥스러워하는 법이 없다. 담임선생님과 체육 선생님, 나를 차례로 노래를 시킨다. 3-1 담임선생님은 ‘에델바이스’를 패러디한 ‘애들 빤쓰’를 불렀다.“애들 빤쓰~ 애들 빤쓰~ 어른은 못 입는 빤쓰~”반 아이들이 죄다 배를 잡고 뒤집어졌다.친교의 시간에 상민이가 자꾸 진실게임을 하잔다. 그래서 결국 진실게임을 했는데, 질문들이 다 비슷하다. 좋아하는 사람 있냐, 있으면 몇학년이냐, 이니셜을 대라... 등등.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쪽으로 관심이 많은 것 같다.친교의 시간이 끝나고 나서 보니, 딴 사람들은 모두 돌아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행을 찾으러, 방 열쇠를 찾으러 무이네 리조트에서 밤부 빌리지까지 두 번을 왕복했다. 안 그래도 샌들 끈이 떨어져서 걷기 힘든데, 두 번이나 왕복하니 발이 엄청나게 아프다. 그런데 한 십 분쯤 쉬었을까? 무이네 리조트로 회의하러 오란다. 발 아파 죽겠는데...다시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기운이 다 빠진다. 발에 물집도 많이 생겼다. 이런 발을 가지고 내일을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회의를 하면서 한국에서는 먹기 힘들다는 다금바리 회를 먹었다. 맛있다. ‘양성주회성’이라 자칭하시는 선생님 한 분께서 내 옆으로 와서 앉으셨다. 1인치라도 회와 더 가까운 곳에 앉고자 오셨다나. 재미있는 분이다. 회의라고는 하지만 명목뿐이고, 그냥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면서 놀다가 왔다. 이상한 새우 회도 있었는데, 까맣고 투명한 게 징그러워서 별로 많이 먹지 않다.
    사회과학| 2003.09.20| 18페이지| 1,000원| 조회(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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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악] 국악감상문 평가A좋아요
    국악감상문소리로 엮는 이야기공연 주제 :제 3회 청주해금앙상블 정기연주회'소리로 엮는 이야기'일시 및 장소 :2002년 10월 27일 오후 3시청주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과목명 :담당교수 :학과 :학번 :이름 :시월 중순이 지나갈 무렵, 국악 공연을 보고 감상문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받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중간고사 시험 과목이 줄줄이 밀려서 시간도 없는데, 청주의 국악 공연은 하필 시월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월에 있는 공연을 놓치면 서울까지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두 시간 가까이 인터넷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청주 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10월 27일 오후 3시에 해금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마침 그 날은 시험도 모두 끝난 다음인데다, 가까운 청주에서 하기 때문에 마음에 다소 여유가 생겼다.동아리 공연이라면 여러 번 보았고, 또 직접 공연해보기도 했지만, 국악을 감상하러 공연장에 찾아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유감스럽게도 두 번 다 수업 시간에 감상문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 의지로 공연을 보러 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의미다. 일단 비싼 입장료가 부담이 되기도 했고, 입장료가 없는 작은 공연은 워낙 정보가 꼭꼭 숨겨져 있어서 찾아내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관심을 쏟지 않았던 탓이 클 것이다.공연 시각이 3시였기 때문에, 조금 일찍 가 있으려고 2시 20분쯤 집을 나섰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시간동안 보고 오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버스에 타자마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결국 체육관 앞에 내려 예술의 전당까지 비를 맞으면서 뛰는 수밖에 없었다. 모자가 벗겨지지 않도록 신경쓰면서 뛰려니까 평소보다 몇 배는 더 힘이 들었다. 숨이 차고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 되어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니, 2시 40분밖에 안 되어 있었다. 뛰어오는 바람에 너무 빨리 도착해버린 것이었다.소공연장을 찾아 들어가니, 예전에 국악 공연을 감상하러 왔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소공연장이 어디인지했다.타이틀은 '소리로 엮는 이야기', 청주 해금 앙상블의 제 3회 정기 연주회였다. 연주곡은 총 6개로, '황토길', '늦깍이', '거문고와 해금을 위한 2중주', '悲', '상주 함창 주제에 의한 해금 2중주', '不忍別曲'이었다. 특이하게 피아노와 함께 편성되는 곡도 있어서 관심을 끌었다.팜플렛을 뒤적이다 보니 어느새 공연 시작 시간이 되었다. 객석에 불이 꺼지고 사회자가 나와 인사를 했다. 그런데 사회자가 하는 말이, 오늘 잠깐동안 첫눈이 내렸다는 것이다. 점심때 어머니께서 오늘 첫눈이 왔다고 하신 것을 '진눈깨비였겠지.' 생각하고 흘려 넘겼는데, 사회자가 말하는 것을 보니 진짜로 첫눈이 온 모양이다. 첫 눈을 못 본 것이 무척 아쉬웠다.어쨌거나 사회자의 소개는 계속되었고, 첫곡 '황토길'에 대한 짧은 소개가 이어졌다. '황토길'은 김영재씨가 작곡한 곡으로, 황토길을 걷다가 악상이 떠올라 작곡했기에 '황토길'이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했다.소개가 끝나고 연주자 두 명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한 명은 눈에 익숙한 악기인 해금을 들고 있었고, 한 명은 가야금 비슷한 악기를 들고 있었다. 그 악기 이름은 '일파금'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개량 가야금의 일종인 것 같았다.두 연주자가 의자에 앉아서 자리를 잡자, 곧 연주가 시작되었다. 가야금을 의자에 앉아서 연주하는 자세는 이미 예전 공연때 봐서 알고 있었지만, 해금을 의자에 앉아서 연주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해금 연주를 바닥에 앉아서 할 때는 책상다리를 하고 한쪽 무릎에 받치고 연주했는데,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는 무릎을 모아서 두 무릎 사이에 올려 고정시키고 연주했다.처음에는 일파금이 전주를 시작했다. 느리게 시작해서 조금씩 빨라지면서 점점 몰아갔다. 왼손이 안족 위로 올라오면서 양손으로 뜯기도 하며 점점 빨라지다가, 양손으로 줄을 긁어내린 다음 처음 분위기로 돌아가 다시 느려지면서 해금이 등장했다. 해금과 일파금은 서로 주거니받거니 대화하듯 연주했다. 한쪽이 강해지면 한쪽이 약해지고, 한쪽이 흐느끼면쉬더니, 이번엔 빠르고 경쾌한 선율이 흘렀다. 가볍게 통통 튀는 것이 꼭 요정의 춤을 보는 것 같았다. 해금은 애수에 찬 분위기의 서정적인 곡만을 잘 표현한다는 고정관념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다음엔 다시 잠깐 쉬었다가, 느리고 흥겨운 분위기의 음악이 연주되었다. 어깨춤이 덩실 나올 것 같은 전통적인 리듬의 곡이었다. '황토길'을 걸으면서 어떻게 이 많은 생각들을 하고 이런 곡을 작곡했는지, 작곡한 분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한동안 흥겨운 리듬이 계속되다가, 다시 일파금이 독주를 시작했다. 처음과 비슷한 분위기로 조금씩 조금씩 빨라지다가 해금이 등장했다. 해금은 우는 듯 애원하는 듯 애띤 어조로 호소하다가 화를 내고,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일파금은 그런 해금이 속내를 다 풀어놓을 때까지 아무 말 없이 들어주었다. 해금 독주가 시작된 것이다.아름다웠다. 그만큼 호소력있는 소리가 또 있을까. 가야금이나 피아노로는 절대로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소리. 내장을 헤집고 다니며 울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어 버린다. 흔히 해금이 국악기 중 가장 다채로운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라고 하지만,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황토길에서 어떤 것을 생각했기에 이렇게 애띨까. 연주자의 몸이 음악에 맞추어 흔들리는 것을 보며 나도 어느새 상상의 나래로 빠져든다.'황토길'이 끝나고 나자 박수가 이어졌다. 그리고 사회자가 나와 해금의 음색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해금과 바이올린을 비교하면서, 바이올린이 매끄러운 바닥과 같다면 해금은 거친 나무바닥 위를 맨발로 가는 것 같은 소리란다. 약간은 거칠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고 푸근한 느낌... 그런 게 해금의 소리가 아닐까.다음 곡은 주영위씨의 '늦깍이'였다. '늦깍이'는 해금 독주곡으로, 장구 반주가 들어간다. 처음에 느린 해금 독주로 시작해서 중간에 장구가 들어와 함께 연주해나가는 곡이다.'늦깍이'는 정말 의표를 찌르는 곡이었다. 강약의 변화가 극심했는데, 느리고 아주 여리게 연주하다가 갑자기 활을 세게 휙 긋는 수법이 반복되었다. 그음정 등이 나와서 신경을 건드리면서도 주의를 잡아끌었다. 익숙하지 않은 음정이라 불안하게 들리는데, 한편으로는 정해진 틀을 깨는 데서 오는 쾌감 같은 것이 있었다.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공연을 감상할 분위기가 제대로 안 되었다는 점이다. 꼬마 관객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과자 봉지가 부스럭거리고 의자가 삐그덕거렸다. 아주 어린 몇몇 꼬맹이들은 공연 중간에 "이모 이뻐요!", "삼촌 파이팅!"등등을 외쳐대서 순식간에 시선 집중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을 제지하기는커녕 더 소리를 잘 지를 수 있도록 안아올려주기까지 했다. 제 자식이 예쁘고 귀여운 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공공장소이니만큼 공연을 관람하는 다른 관객들 입장도 생각했어야 하지 않을까.다음 곡은 김영재씨의 '거문고와 해금을 위한 이중주'였다. 사회자는 이 곡이 시나위와 산조에 바탕을 두었다고 설명했다.과연 중주곡답게 어느 한 쪽이 반주를 담당하지 않았다. 양쪽 다 주선율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연주하고 있었다. 거문고는 힘있는 소리를 냈고, 해금은 음 사이사이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한마디로 환상의 콤비였다.처음에 느린 중주를 한 뒤에 거문고가 잠깐 독주를 하고, 끝 음을 해금이 받아서 다시 중주하며 빠르게 몰아쳐갔다. 중간에 붓점 리듬의 경쾌한 분위기로 거문고가 독주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찌나 힘있게 연주하던지, 꼭 가야금으로 양청도드리를 연주하는 것 같았다. 거문고 독주 부분의 마지막에서 거문고가 빠르고 힘차게 줄을 세 번 크게 긁고 나서 해금의 독주가 이어졌는데, 여리고 가냘프게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락이 바로 전의 거문고와 무척 대조되었다. 해금은 줄을 가지고 노는 듯 흔들고 당기며 분위기를 압도해 갔다. 해금 독주 부분이 끝나면서 장구의 신호로 다시 중주가 시작되었는데, 거문고는 반주를 하기도 하고 주선율을 잡기도 하며 힘차고 자신있는 가락을 만들어 냈다. 또다시 장구의 신호로 분위기가 바뀌어 이번엔 느리고 힘있게 연주했는데, 거문고 연주자가 얼마나 힘을 는 소리보다 '딱 딱' 하는 소리들이 더 크게 들린다. 거문고 연주는 그 소리 때문에 현의 소리가 묻혀서 잘 안 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연주자는 그렇게 세게 연주하면서도 딱딱거리는 소리는 오히려 거의 안 들리니 무척 신기했다. 아마도 거문고가 경지에 올랐기 때문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전 곡의 연주때는 몸을 비비 꼬며 부스럭거리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조용하다.다음 곡은 김영재씨의 '悲'였다. 사회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곡은 무장단 즉흥곡으로 연주자마다 다르게 연주한다고 하는데, 작곡가의 이름이 버젓이 써 있어서 무척 혼란스러웠다.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 보니, 전 곡이 다 즉흥곡인 것은 아니고, 도입부에서만 즉흥 연주를 한다고 한다. 그것도 완전한 즉흥곡은 아니고, 김영재씨가 작곡한 주제 선율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변주하는 것이라고 써 있었다.'슬픔'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곡은 전체적으로 애조를 띠고 있었다. 해금의 매력을 무척 잘 살려주는 곡인 듯 했다. 고음에서 살짝 꺾는 음이나 풍성하고 자연스럽게 울리는 농현이나 모두가 가슴떨리게 매력적이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연주자의 표정도 인상적이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또르르 떨어질 것 같은 표정이었다. 음악의 연주에서 얼굴이 얼마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것 같다. 연주자가 무표정으로 연주했거나, 방실방실 웃는 표정으로 이 곡을 연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감동은 느끼지 못했으리라.갑자기 장구가 등장하며 경쾌한 가락으로 변화한다. 기쁨을 표현한 것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데... 체념인가? 아니, 체념이라기보다는 달관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맞을 것 같다. 넓은 음정을 순간적으로 건너 뛰며 폭넓은 음계를 넘나드는 선율이다. 퇴성 등으로 제 음정을 벗어난 음이 불안하면서도 묘한 해방감을 준다.다시 처음과 비슷한 분위기의 비슷한 선율이다. 이것이 김영재씨가 작곡한 주제 선율이구나. 슬프고 슬퍼서, 아프고 아파서 눈물도 나지 않는 마음, 너무나 슬퍼서 한이 맺혀 버린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 음두렵다.
    독후감/창작| 2002.11.27| 6페이지| 1,000원| 조회(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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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학] 왕따에 대하여...
    교육심리학 과제1. 학창시절 왕따의 예초등학교때 늘 전교 수석을 하던 Y양이 있었다. Y양은 본래 그다지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으나, 4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 갑자기 수석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적이 갑자기 오른 경우 늘 그렇듯이, 전교생들의 주목을 받으며 선생님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Y양을 질투하는 학생들이 나타난 것은 물론이다. 특히 같은 반이던 K양은 카리스마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리더쉽을 발휘해 Y양을 왕따시키는데 앞장섰다. 물론 Y양이 성적이 오르면서 거만해지고 태도가 안하무인으로 변한 것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K양의 리더쉽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아무도 Y양과 친구가 되려 하지 않았다. Y양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K양에게 찍혀서 같이 왕따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순히 따돌리기만 하던 것이 나중에는 약간의 폭력(지나가다가 괜히 몇 대 쥐어박고 가는 식으로) 및 장난(책상을 칼로 긁어놓는 등)을 동반하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까지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담임 선생님은 혹시라도 Y양이 이 일로 상처받지 않을까 하여 다른 학생들보다 Y양에게 더 신경을 썼는데, 그것이 오히려 왕따를 가속화시키고 말았다. 결국 Y양은 점점 말이 없고 소심한 성격으로 변해 갔고, 이 사건은 Y양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중학교에 진학한 Y양은 초등학교때와 달리 활발하게 친구들과 어울렸다.2. 내가 만일 담임이라면...왕따는 주도하는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당하는 사람도 성격적으로 무언가 결함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다만 문제는, 왕따를 당한 사람은 심한 정신적 피해를 본다는 것, 그리고 성격적 결함이 고쳐지더라도 왕따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사람의 심리에는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아 놓고 안심하는, 묘하게 잔인한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왕따당하는 동안은 자신은 왕따당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번 제물 이 정해지면 잔인하게 괴롭힌다.이들은 왕따당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왕따 당하는 고통과 괴로움을 모른다. 특히 초, 중학생들은 아직 어려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순수한 만큼 더욱 잔인해진다.이런 아이들을 상대로 왕따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왕따가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임을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왕따 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아이들이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왕따가 일어날 만한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담임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편애한다거나, 특정한 학생들을 더 심하게 대한다거나 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지속적인 윤리 교육 등으로 이타심을 기르게 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일처럼 아파할 줄 아는 심성을 길러주어야 한다. 자신이 왕따시키는 아이가 자신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순수한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을 왕따시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교육학| 2002.11.15| 2페이지| 1,000원| 조회(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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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데미안
    데미안을 읽고독일문화개관 레포트 주제를 무엇으로 잡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것은 [데미안]이었다. 독일의 유명한 작가인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작품을 읽고 독후감을 써 보기로 한 것이다.{헤르만 헤세(Hermann Hesse)헤르만 헤세(Hermann Hesse)는 1877년에 태어나 1962년(85세)까지 살다가 생애를 마쳤으며, 가장 어려운 시기에 등장해 특유의 서정적인 필치와 사상으로 전쟁의 참화 속에 몰락해 가던 독일과 유럽의 문화에 생명의 꽃을 피우고자 노력했던 20세기 최고의 문학가이자 철학자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1차 세계대전을 통하여 내면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으며, 인간 존재의 근원에 배반하는 이원성과 대결하며 혼의 자유와 인간성의 고귀함을 얻으려고 고민하였다. 1946년 노벨상 및 괴테상을 받았으며, 대표작으로 등이 있다.{) 헤세의 삶에 대한 설명 부분은 http://demian63.hihome.com/ 데미안홈과 http://members.tripod.lycos.co.kr/pastlo/ 유수홈에서 인용한 것이다.헤세는 평소부터 좋아하던 작가였고, 그의 작품들은 거의 다 내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데미안]은 중학교 때 며칠동안 읽고 또 읽고 마음속에서 곱씹으며 생각에 잠기게 한 책이었다. [데미안]은 재미있는 소설이면서도, 어린 날 내 자아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철학 서적이자 성경이었다. 쉬는 시간에 읽다가 수업이 시작되어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놓고, 계속 [데미안]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수업에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기억, 결국은 수업 시간에 책상 밑으로 선생님 몰래 읽다가 들켜서 벌을 받았던 기억, 수업이 끝나자마자 쏜살같이 책을 꺼내 읽었던 기억들이 새롭다.어릴 때 [데미안]을 읽으면서 내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카인의 표지 에 관한 데미안과 싱클레어의 논쟁이었다. 나는 교회에 다니기 때문에, 성경을 그렇게 뒤집어 해석한 것은 그때 처음 보았다. 나에게 있어 중앙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면서 각종 종교의 교리들을 뒤져보게 되었고, 기독교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쓴 글들도 다수 읽었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다른 책들도 읽게 되었고, 독서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여러 가지 분야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여러 가지 지식도 얻었고, 사고방식에 변화도 일어났다. 그렇게 [데미안]은 내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또 하나 [데미안]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의지를 집중하는 장난이었다. 데미안은 가끔씩 싱클레어와 특이한 장난을 했다. 의지를 집중해서 상대방에게 이쪽을 보게 만든다던가, 수업시간에 자신이 지명당하지 않게 선생님의 의식을 조종하는 것이다. 데미안의 방법은 무척이나 특이했는데, 의식을 집중하고 상대방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이었다. 데미안은 소설 속에서 싱클레어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수단은 간단하다. 선생님을 응시하는 거야. 웬만한 사람은 질려 버리지. 침착을 잃고 말거든. 만약에, 남이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며, 네가 갑자기 그 눈을 노려보는데도, 저쪽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면, 그거, 체념해 버려야지. 그런 경우는 절대로 안 되거든. 하지만, 좀체로 그렇게는 되지 않지." 상대방을 똑바로 응시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 준다는 것이다. 난 그것이 너무나 멋있어 보여서 종종 데미안을 따라하곤 했다. 데미안이 했던 것처럼 의지를 집중하면서 특정한 사람이 이쪽을 돌아보기를 염원한다던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어릴 때의 그런 여러 가지 기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도서관에 들어가 [데미안]을 찾았다. 다시 읽는 데미안은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어릴 때 읽었던 것과 같은 부분에서 또다시 감동을 받기도 했고, 어릴 땐 그냥 스쳐 지나갔던 부분이 이상스레 가슴 속에 남기도 했다. 반나절 동안 도서관에서 다시 [데미안]을 붙들고 있으면서 또다시 수많은 생각에 잠겼다.[데미안]은 정말 이상한 책이었다. 읽을 때는 정신없이 빠져들어 재미있떠올리려 해도 떠올리기 힘들었다. 대신, 전체적인 이미지만 남았다. 중간 중간에 나온 인상적인 말들, 생각의 파편들이 하나의 커다란 이미지를 형성해서 머릿속에 그려졌다. [데미안]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읽는 것이 불가능했다. 중간에 나온 한 마디의 인상적인 말이 생각의 씨앗이 되어, 연상작용을 일으켰다. 헤세가 글 속에 흘려 놓은 생각의 파편이 머릿속에서 꼬리를 물고 자라나 한동안 내 머리를 지배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 샌가 시간이 꽤 흘러 있는 것이다. 다시 책을 붙잡고 읽기 시작해도, 또다시 특정한 한 구절이 튀어나와 내 머릿속을 자극했다. 이런 식으로 한 권을 읽고 나면, 보통의 책을 읽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그리고 책을 읽은 뒤에는, 책을 읽으면서 했던 생각,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생각들, 그리고 생각의 씨앗이 되었던 특정한 구절. 이런 것들만 남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데미안]을 그토록 좋아했던 것은, 아마도 사색을 즐기는 나의 특이한 성격 탓일 것이다. [데미안]을 손에 들고 있으면, 나는 자유롭게 상상 속에 빠질 수 있었고, 무한한 시간동안 자신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자신을 탐구할 수 있었다. [데미안]속에서 나오는 상상의 샘물은 도무지 마르는 법이 없었다.[데미안]의 주인공은 에밀 싱클레어이다. 책의 내용은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도움으로 내면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대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어린 싱클레어는 세상이 선의 세계와 악의 세계, 둘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선의 세계에서 부모님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그러나 어린아이의 치기와 호승심 때문에 훔치지도 않은 사과를 훔쳤다고 거짓말을 하고, 그로 인해 프란츠 크로머에게 약점을 잡혀서 노예가 되다시피 그에게 복종하며 불행하게 산다. 그러나 데미안 이라는 친구가 나타나 그를 구원해 주었고,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의 표지 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 방학 때 데미안을 우연히 만났으나 별반 생활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게 베아트리체 라는 운명의 여인이 나타나게 되고, 그 소녀에 대한 사랑이 싱클레어를 바꾸어 놓는다. 싱클레어는 방탕한 생활을 접고 안정을 찾았으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새가 알에서 빠져 나오는 모양을 그림으로 그려 데미안에게 보낸다. 데미안은 그에 대한 답으로 새는 알에서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라는 글귀를 적은 쪽지를 싱클레어에게 보낸다. 그 글귀는 싱클레어의 머릿속을 맴돌며 그의 인생을 이끌게 된다. 변화된 생활을 하던 싱클레어는 피스토리우스 라는 또 하나의 스승을 만난다. 그는 교회의 오르간 주자로, 싱클레어에게 불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과 각종 종교의 교리들을 가르친다. 피스토리우스의 도움으로 한층 성장한 싱클레어는, 연인 같기도 하고 어머니 같기도 하고 소년 같기도 한 이상의 여인을 찾아다니다가 데미안의 어머니를 만난다.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의 이상의 여인으로, 싱클레어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에바 부인은 데미안과 함께 싱클레어를 더 높은 정신의 경지로 이끌어 주었고, 에바 부인과 데미안과의 교유 속에서 싱클레어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고,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각각 소집령을 받아 군에 입대하여 헤어지게 된다. 싱클레어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고, 꿈인지 환상인지 모르게 데미안을 만난다. 그리고 깨어난 후에, 자신의 내면의 모습이 데미안을 닮아 있음을 발견한다.데미안의 전체적인 내용은 싱클레어의 성장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싱클레어는 어릴 때부터 사색하는 소년이었고, 데미안을 만나면서부터 생각에 깊이가 더해지며 밖으로 표출도 하게 된다. 이렇게 싱클레어를 이끈 데미안이라는 인물은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책에서 보면, 데미안은 나이답지 않게 생각이 깊은 소년으로 나와는 신인 아프락사스 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 당시 그들이 있던 곳이 기독교 문화권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며 이단적인 발언이다. 또한 아무도 감히 생각하지 못할 창조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데미안은 학교에서 성서를 배우면서, 또 견진성사를 받으면서도 이러한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했고, 싱클레어에게 말했다. 그리고 성서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가지지 않고 있던 싱클레어를 자신의 사상에 끌어들였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이끌었다.처음 부분에 보면 싱클레어가 프란츠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데미안이 싱클레어를 구해 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감사의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크로머의 일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그 이유를 싱클레어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데미안은 결코 이 세계에는 속해 있지 않았다. 이 세계에 걸맞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크로머와는 다른 방식이긴 했으되, 바로 그 탓으로 데미안 또한 유혹자임에 틀림이 없었고, 또 하나의 사악한 세계에 나를 연관짓는 점에서는 데미안 또한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세계에 관해서는 이미 영원히 모르는 체 우기고 싶었다.결국, 싱클레어가 파악한 두 개의 세계 중에서, 데미안은 악의 세계에 더 가까웠다는 뜻이다. 싱클레어는 아벨이 되기를 원했고, 밝은 세계에서 살기를 원했지만, 데미안은 싱클레어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밝고 따뜻하고 성스러움이 있는 선의 세계에는, 데미안은 어울리지 않았다. 실제로, 데미안 이란 말은 데몬(D mon)과 같은 뜻으로,‘악마에 홀린 것’이라는 뜻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http://100.empas.com/entry.html/?i=46961&Ad=sungshin 엠파스 백과사전그러나 데미안을 악마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는 악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싱클레어를 크로머의 손에서 구해주는 은혜를 베풀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 그는 선한 사람이다. 그런데 왜 싱클레어는 그
    독후감/창작| 2002.11.15| 5페이지| 1,000원| 조회(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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