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춘양전 공연 관람기한 친구의 소개로 일본어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춘양전의 연극을 한다고 하여 관람 하러 가는 기회가 있었다.처음엔 일본어 학과에서 무슨 연극을 하나 싶어 호기심을 가지고 연극을 보러 가게 되었는데, 연극의 소개인 즉, 춘양전의 내용은 같으나, 그것을 일본어로 각색하여 연기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본어를 전혀 몰았기 때문에 처음엔 그리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도 친구의 요청이 아니었다면 아마 보러 가게 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그런데 연극이 시작하면서 의외로 연기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말 진지하고 연극에 빠져들 수 있게 하여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물론 진짜 연극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그렇게 잘 한다 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나름대로의 열심히 준비한 노력의 흔적이 연극을 보는 내내 드러나 있었던 것 같았다. 일본어를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연극을 관람하는 데에 있어서는 다행이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가끔씩 관객들을 웃겨주는 여유와 센스가 있어서 연극을 보는 재미를 더욱 느끼게 해 주기도 했었다.또 이야기가 전개 되면서 춘양과 이도령과의 나름대로의 애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월매의 감초연기가 극을 재미있고 애뜻함을 더욱 느끼게 해 주었다.게다가 춘양이 감옥에 있었던 장면은 단순한 연극공연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것 같은 슬픔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였다. 이렇게 연극을 보는 내내 처음에 걱정했던 지루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어도 전혀 모르는 내가 웃으면서 또 슬퍼하면서 연극을 즐기고 있었다.이 연극을 보고나서 물론 단지 연극으로만 느낀 점을 쓰자면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보고 난 후에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뿌듯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관람하는 내내 떠올랐던 생각은 이 연극의 취지와 목적이었다.같이 관람했던 친구 중 한명은 일본어 과였는데, 아마도 그 친구는 공부하는 차원에서라도 이 연극이 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이는 연극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또 연극을 관람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공부하는 것에 대한 또는 삶에 대한 해방감을 느끼게 해 주면서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능력을 키워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연기를 하면서 얻게 되는 장점들 또한 동시에 얻게 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행사를 참여함으로써 자신감을 갖는 등의 자신의 함량을 키우게 되는 계기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청디자인이란 수업을 듣던 나는 현장학습을 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창덕궁을 견학하게 되었다. 난생 처음 창덕궁을 처음 방문하는 나는 출발하는 아침부터 마치 소풍을 가는 기분에 들떠 있었다. 계절은 겨울로 서서히 접어 들어가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불은 날이었지만, 멋들어지게 물든 단풍들과 맑고 따사로운 햇빛이 나의 기분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주었다.그렇게 발걸음도 가볍게 창덕궁으로 안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이렇게도 복잡한 서울 도심에 한가롭고 평온하며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참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도 가깝고 쉽게 올 수 있었는데, 그동안 너무 우리 문화제에 관심을 갖지 않은 내 자신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졌다.창덕궁에 처음 들어가면서부터 느껴졌던 것은 화려하다기보다는 소박하지만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이었다.경복궁처럼 화려하고 섬세한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그 소박한 겸허함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건물 하나하나가 주변의 자연환경과 너무나 완벽히 어우러져서 그렇지 않았나 싶다. 창덕궁이 비정형적으로 주변 자연 시세에 맞게 지어졌다고 하니 아마도 그것이 더 창덕궁을 빛나게 하는 이유였던 것 같다.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을 보면 그 비정형의 구조가 확연히 드러나는데, 다른 궁들은 정문이 대전을 정면에 두고 일직선상에 배치되어 있지만, 그것과 달리 돈화문은 창덕궁의 대전인 인정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른편으로 꺾어 들어간 뒤 다시 왼편을 바라봐야만 볼 수가 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무질서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지형이나 지세에 비추어 본다면 마땅히 자연스런 배치라고 한다. 다른 건물들도 마찬가지여서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경사에 따라 비스듬히 건물이 세워져 있고, 언덕이 있는 곳이라면 언덕을 우회하여 길을 내고, 또 후원에 있는 정자들 또한 다른 건물들이나 자연 경관에 거슬리지 않고 무난히 아름답게 세워져 있다.이렇게 자연을 인위적으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고 또 그에 맞추어 건물을 짓는 선조들의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지금 가장 눈에 삼삼하게 떠오르는 곳은 찬덕궁의 후원인 비원이다. 때 마침 빨갛고 노랗게 단풍이 물들어 창덕궁의 연못가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었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들을 맞으며 다른 세상에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에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연못 앞에서의 사진은 필수였다. 같이 견학한 학생들과 친구들이 모두 모여 함께 사진을 찍고 옆에 있던 관광객 사진도 찍어 주며 기분 좋게 휴식을 취했었다.그곳에는 우선 부용정이라고 하여 마치 연못 위에 떠있는 듯한 정자가 있는데 후원의 백미로 알려져 있다고 하니 역시 연못과 하나인 듯 매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또한 연못 맞은편에는 주합루라고 하는 2층의 누각이 있었다. 실학의 분위기가 팽배하던 시절에 임금이 그곳에서 많은 저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서책들을 많이 출판하였다고 한다. 아래층은 궁중 도서관인 규장각이고, 위층은 열람실인데 왕의 강연 및 신하들이 연구하던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창덕궁의 뒤쪽에 있는 계단을 오르면 산책로를 발견할 수 있는데 임금이 산책을 하던 곳이 한다. 나는 마치 비밀의 장소라도 발견한 양 친구들과 뒷문을 통해 뛰어나가 보았다.낙엽이 쌓인 오솔길을 걸으며 세삼 자연과 가깝게 느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세월과 함께 늙은 거대한 고목들을 보면서 창덕궁의 역사를 또 한번 느껴보기도 하였다.다듬어진 돌이 깔린 길을 걸으며 옛 선조들의 장인정신에 감탄하고 기분 좋게 친구들과 기념사진도 찍으면서 휴일이어서 인지 많은 외국인들과 여러 무리의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창덕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어서 많은 외국의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한번씩은 꼭 창덕궁을 방문한다고 하셨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문화유산에 이렇게 관심을 갖고 찾아 준다고 하니 한국인인 나로서는 뿌듯하고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외국인들도 한번은 지나치지 않고 들리는 곳에 정작 문화유산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하는 자국민으로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나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문화재를 가깝게 여기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창덕궁을 과람하면서 왜 그동안 이렇게 무관심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친구들과 약속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보는 등의 문화생활은 쉽게 결정을 하지만 문화제 관람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데 미처 몰랐다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