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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천득 인연 북리뷰(독후감)
    북리뷰 과제피천득 - 인연‘가을에 어울리는 마음의 산책’--학과 ----1393김--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수많은 종류의 책들이 있다. 그 중에서 흥미를 돋구어내는 책들도 물론 존재한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놀라울 정도로 표현해내는 베르나르의 공상과학적인 소설은 물론 읽는 내내 가슴을 뛰게 하는 연인들의 사랑이야기와 현실에선 일어나지 못할 마법사의 이야기 등 읽을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하지만 가슴에 전율을 느끼게 하는 책들은 이런 것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생각지도 못한 평범한 것에 가슴이 저릿해 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은 수필이었다. 수필은 따를 수(隨), 붓 필(筆). 붓이 가는 대로 쓰는 글이다. 그것이 하나의 정의이자 표면적 의미이다. 어찌보면 예술성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수필은 작가의 주변과 회고와 추억을 담아내며 붓을 잡는 것에서 시작된다. 즉, 자신의 분야에서 하나의 경지에 오른 전문가로서, 본인의 인생관과 세계관, 역사관까지 엿볼 수 있고 그것을 독자에게 설득시킬 만한 높은 안목이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것이기에 오히려 ‘붓 가는 대로’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인연의 피천득, 그는 수필가이자 시인이며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간결한 언어로 표현해내는 사람이다. 물론 많은 경험과 연륜이 묻어나 읽는 독자가 그의 경험에 격한 동감을 할 수는 없으나 그의 표현은 우리의 감정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낸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그의 일상과 지혜가 묻어난다. 마치 내가 그 사람이 된 것처럼 말이다. 그의 수필을 엮어놓은 인연은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散策)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라는 글귀로 시작되는데, 나는 벌써 이 부분에서 알 수없는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산책이라, 요즘처럼 바쁜 사회에서 마음이라도 편히 산책을 볼 시간이 아니면중에 유난히도 내 마음이 저릿해지고 먹먹해지면서도 훈훈했던 글들이 몇 가지 생각나 적어보고자 한다.책 초반에 ‘종달새’라는 글이 나온다. 피천득은 갇혀있던 새를 종달새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종달새는 하늘을 나는 것이므로 저것은 조롱새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곧 그는 그것을 뉘우친다. 종달새는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갇혀 있다 하더라도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갇혀 있는 공작은 자신이 본래 살아야 하는 산야보다 아늑한 우리 안이 낫다는 듯 살아가고 화려한 날개로 교태를 부리기도 한다. 앵무새나 다른 새들도 공작과 다를 바 없이 감금생활에 적응해간다. 하지만 종달새는 그와 달랐다. 자신의 고향이자 삶의 터전인 푸른 숲, 파란 하늘, 여름 보리를 기억한다고 한다. 그의 꿈속에서 배경은 새장이 아닌 넓은 들판과 하늘이다. 설사 새장 속에서 태어나 아예 아름다운 들판을 본 적이 없다하더라도 종달새의 몸속엔 선조 대대의 자유를 갈망하는 정신과 본능이 흐르고 있어 햇빛이 비치는 날엔 날아가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다 쓰러지기도 한다. 피천득은 새를 생각하면서 칼멜 수도원의 갇혀있던 자들이 자유의 화신이라고 여기기도 하였다. 물론 나는 이 글을 읽으며 피천득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칼멜 수도원의 수녀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으나 나는 종달새들이 마치 우리의 선조들과 같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여겼다. 해방 전 애국자들이 뿜어내는 자유에 대한 갈망은 그 어떤 고문으로도 막아낼 수 없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우리나라의 자유를 위해 그렇게 피를 토하며 종달새처럼 날갯짓을 하였다. 비록 조롱 속, 감옥 속에 있다 해도 본질이 변하지는 않았다. 그에 비해 나를 되돌아보니 나는 인간들의 말을 조잘조잘 따라하는 앵무새에 불과했다. 나는 공작처럼 화려한 날개로 교태를 부리거나 할 아름다움이나 자신감은 없기에 남들과 똑같은 삶을 따라하려고 하는 그런 앵무새였다. 그저 타인들이 살아가는 그것이 평범함이라 인식하고 그들의 습관을 억지로 쫓아가려고 따라하는 것에만 급급했다. 앵무새들도 그들만의 언어가 있을 것이고 정확하고 이유가 있음에 거친 물살을 가르며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연어들은 겉모습만 같을 뿐 내면은 다르다. 스스로 하고 싶은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사회 통제와 분위기에 억누른 채 대기업, 공무원, 어느 정도 욕구를 채운다고 해봤자 ‘사’자 직업으로 가는 물살만을 제치려고 한다. 물론 이 물살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 내 마음이 그렇게 가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어렸을 적 누군가가 ‘니 꿈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대기업 직원에 9급 공무원이라고 대답할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지금 한 웹툰에서 보았던 구절이 떠오른다. ‘자네는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우리는 지금 공작으로써 앵무새로써 목적지가 아니라 앞서나가는 연어를 따라가는 멍청한 연어로써 결국 못 이룬 꿈을 생각하고 후회하며 죽음을 기다리게 될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꿈과 현실의 괴리가 큰 것은 당연하다. 내가 이 수많은 사람들 중 1%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소리(그 1%는 단연코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이슈화된다는 소리들),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라는 소리, 이는 멀리 보면 우리나라 사회풍조부터 개개인의 상태까지 세뇌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마음은 이렇게 외치지만 겉으로는 앵무새에 만족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매트릭스에 나오는 네오라면 파란 알약을 고른 것이 분명하다.나는 멋보다는 맛을 중요시하는 여자다. 피천득이 말하는 멋은 겉으로 치장하여 나오는 아름다움의 이야기는 아니다. 아마 그는 사람의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멋을 멋이라고 지칭했음이 틀림없다. 그러므로 나는 아직 멀었다. 하지만 발전이란 이런 글을 쓰며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라 믿는다. 피천득 맛과 멋의 조화를 강조하였다. 그것들의 반대어는 맛이 없다, 멋이 없다는 것일 뿐이다. 세상에는 맛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물론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작가는 맛에는 지치라는 부분이다. 여기까지 읽으니 작가가 추구하는 인생관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초등학생 어린이라도 이 글을 읽었을 때 맛은 짧고 강렬한 것 같지만 외강내유이고 멋은 오랜 시간 곁에 머무르며 은근하며 조금은 환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것을 눈치껏 알아챌 것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까? 그는 맛을 비난하지는 않지만 비판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멋을 표현할 때 사용한 한때뿐이고 얕고 정욕적이라는 말은 아무래도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상통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그는 맛과 멋의 조화를 말하면서도 멋을 더 강조하고 있다. 또한 맛이 필요로 하는 생리는 1차적인 개념이고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능력인데 반해 멋이 필요로 하는 교양은 어느 정도 수준의 사회적 위치에 다다르고 지위를 가지게 됐을 때 갈고 닦을 수 있는 성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고 우리 모두는 맛보다는 멋을 더 중요시하여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물론 맛만을 추구하면 가벼워 보이고 순간순간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보이기 십상이고 멋만을 추구하면 파격적인 부분도 있으나 조금은 보수적인 사람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라고 한 그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그 시간과 공간에 따라 잘 어우러지게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이 수필집의 제목이기도 한 인연은 우리 부모님 시절엔 고등학교 때 필수적인 글이었다고 한다. 사실 난 피천득이라는 시인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어른들에겐 이미 친숙하고 저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이 글을 보여드렸을 때 하나같이 잠시 추억에 잠기신 듯 몇 구절들을 읊조리기도 하셨다.(인연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물론이요, 모두 이 구절을 떠올린다. 이젠 나도 그렇게 될 것 같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나에겐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었지만 피천득과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왔던 어른들에게는 가는 가끔 아사코를 떠올릴 수 있는 초등학교 여자 아이들을 볼 때면 그녀를 그리워했음에 틀림없다.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 아닌데도 그녀를 다시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마음먹고 그 댁에 찾아가니 아사코를 볼 수 있었고 그녀는 청순하고 세련된 숙녀가 되어있었다. ‘나’가 그녀를 영양이고 목련꽃이라고 비유한 것으로 보아 그녀의 모습이 꽤나 아름다웠고 그만큼 그녀를 그리워했고 반가웠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아사코도 그를 보고 기뻐하는 것이 재회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 초등학생 아사코와 갔던 성심여학원에 다시 한번 찾아갔다. 그녀가 두고 온 연두색의 우산을 보며 그는 또 다른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이라는 소설을 서로 이야기하며 역시나 기분 좋은 만남이 이어졌고 다시 이별을 맞았다. 그 후로 십여 년이 흐르며 그 사이 전쟁이 일어났고 해방이 되었고 또 전쟁이 일어나는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걱정하며 그리워했다. 그녀를 보고 싶어 하였고 다시금 그녀를 찾아 떠났지만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 어쩌면 그는 정말 아사코를 사랑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적 새처럼 지저귀던 그녀의 동화 속 집을 보며 같이 살자던 어린 목소리를 그리워하며 그는 발걸음을 돌린다. 그녀를 소식을 들어 찾아간 곳엔 그녀가 있었다.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사랑했던 여자를 만나러 가는 그의 마음은 그리 무겁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아있음을 확인했고 그리 불우하게 살고 있지도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는 그녀의 아름다운 시절을 추억하며 찾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만난 사람은 시들어가는 백합같은 아사코였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아사코와 함께 했던 두 번의 만남은 분명 매혹적인 것이었다. 사람은 중독성 짙은 것이 자연스레 끌리는 것이다. 세월이 그런 것이다. 그는 흘러간 세월을 기억하려 애쓰고 매 순간을 그리움으로 그려내며 자신만의 전시회에 걸어둔다. 그려낸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그리움을.
    독후감/창작| 2011.11.01| 6페이지| 1,000원| 조회(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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