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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감상문
    아가씨, 욕망입니다!● 나 자신이 바로 블랑쉬이다이 작품에 가장 안타깝고 슬픈 캐릭터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블랑쉬이다. 스탠리의 기준에서 보면 -어쩌면 이것이 모두의 보편적인 시각일 것이다- 타락하고 부정한 여자이다. 어린 제자와 관계를 맺은 것뿐만 아니라 교사로서 어울리지 않게, 수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고 다녔다. 재산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면서 사치스럽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동생 스텔라의 곁에 와서도 그 동네의 건실한 청년 미치를 유혹한다. 마치 자신의 욕구에 따라서 행동하는 아기 같은 모습이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필자도 일반 독자들이 남기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희곡이 끝나갈 때쯤 필자는 블랑쉬를 욕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을 누르고 우리는 늘 살아간다. 애인이 있지만, 때론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가기도 하고, 외로움에 지쳐서 누군가와 함께 밤을 보내기를 원하기도 한다. 이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감정이다. 다만,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것을 억누르고 보편적인 도덕에 따라 살아갈 따름이다. 어느 누가 블랑쉬의 욕망을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욕망속에서 살아간다.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블랑쉬, 스탠리, 스텔라 모두가 욕망 속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작가의 화려하고 내밀한 장치 속에서 스스로의 욕망을 자극적으로 드러내기도 감추기도 한다. 단편적으로 3장에서 블랑쉬의 욕망이 승리를 거두고 있을 때 대립 구도에 있는 스탠리의 포커는 지고 있다. 하지만 11장에서는 그와 반대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가히 테네시 윌리엄즈의 환상적인 짜임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독후감/창작| 2021.12.20| 1페이지| 1,000원| 조회(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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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오장군의 발톱 감상문
    연극 「오장군의 발톱」 감상1. 천진함에 웃다.오장군의 발톱의 시작은 동물들의 애무이다. 두 마리의 개가 서로를 애무하는 장면이 나오고 산 속의 해가 지고 달이 뜨는 모습이 이어진다. 마치 동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두 장면 다음에 주인공 오장군이 자기집 소 먹쇠를 데리고 밭을 갈러 나온다. 먹쇠와 오장군은 소와 사람이 말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끼리 말 하는 것 처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준다. 먹쇠가 혼인을 하고 싶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오장군은 이 밭을 모두 갈고 나면 아버지 제삿날에 먹쇠의 혼인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그런 오장군의 모습은 마치 7살 어린 아이의 천진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낮잠을 자고 있는 먹쇠에게 군강제 징집 영장이 날아든다. 영장이 날아든 뒤 오장군은 사랑하는 꽃분이를 만나러 간다. 꽃분이에게 군대에 간다고 하자 꽃분이는 혼인을 하고 가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산 속에서 정화수를 떠놓고 혼인을 올린다. 관계를 맺고 고양이가 산 속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두 사람의 모습은 에덴 동산의 아담과 이브를 보는 느낌이었다. 떠나가는 오장군이나 보내는 꽃분이 모두, 자연에 녹아들어있는 자연인들이다. 가끔 날아드는 전투기의 소리가 오히려 이질적으로 느껴질 만치 이 사람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자연이었다.2. 이등병 오장군! 장군님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러 왔습니다!필자는 이 연극을 보면서 무척 많이 울었다. 나와 함께 갔던 남자친구도 많이 울었다. 내 옆자리의 연인들도 많이 울었다. 비록 50년대의 군대의 모습이라지만, 아마 전쟁을 앞에 둔 군인들의 생활을 실제로 봤기 때문인 것 같다. 혹시 시신을 찾지 못할 때를 대비하여 머리와 손톱을 잘라서 내라는 상사의 말에 군인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머리카락과 손톱을 자른다. 순진한 오장군은 발톱까지도 자른다. 이름은 장군인데 하는 모양새는 영락없는 어린아이였다.그는 포탄 소리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군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해나가지 못한다. 그가 가장 자유스러워지는 것은 꿈속에서 고향으로 돌아올 때였다. 어머니에게 차마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꿈 속에서 전하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꽃분이를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는 더 울컥했다. 꿈 속에서는 외출 금지도 없고 마음대로 다녀올 수 있어요-라는 오장군의 목소리는 여전히 천진했지만 군대라는 강압적인 상황은 그의 목소리를 슬프게 들리게했다.그는 너무나 순진하기 때문에 상부의 계략의 주체가 된다. 적국에 거짓 정보를 흘리기 위해 버려진다. 그를 버린 장군 조차도 그의 천진함에 만취하지만 그를 이용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오장군은 훌륭히 임무를 수행한다. 비록 그가 무슨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수행하고 사형을 당한다. 사실 이 장면에서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죽일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천진한 인물을 잔인하게 죽여버리는 군이라는 사회에 절망해버렸다. 난 오장군이 마지막 유언을 남기며 어머니와 꽃분이 그리고 먹쇠를 부르는 순간까지도 그가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나의 기대를 완전히 무시하고 그를 죽여버렸다. 그 순간 눈물이 뚝 그쳤다. 이것은 현실이었다.그가 그렇게 힘들게 군 생활을 할 동안 어머니와 아내 꽃분이는 그가 잘못 발부된 영장 때문에 동명이인을 대신해서 입대한 사실을 알고 그를 되찾아오기 위해서 동분 서주하지만 마지막에 그들이 받은 것은 싸늘한 시신뿐이었다. 마지막에 시신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와 꽃분이 모습에 나는 충격과 여운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3. 현실의 재구성, 무대속으로이 극은 매우 재밌는 방식을 많이 도입했다. 우선을 무대 자체를 살펴보면 동화같은 분위귀를 연출하기 위해서 네온이라던가 산의 모습이 우화적으로 많이 묘사되었다. 나무도 사람이 직접 나무를 지고 앉아있는 모양이었다. 조명은 단순하면서도 부드럽고 상황의 묘사에 많은 중심을 두고있었다.
    독후감/창작| 2021.12.20| 2페이지| 4,000원| 조회(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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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영 <여기서 먼가요?> 신춘문예 감상문
    여기서 먼 가요?-김나영/한국일보 신춘문예-사람은 자손을 남긴다. 자손을 남기면서 나는 ‘나’라는 존재를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우선되고 무엇이 덜 우선되어서 내려가는 것을 떠나서 사람은 무언가를 남긴다. 김나영의 작품에는 아주 서글픈 가족사가 그려져 있다. 작가는 남겨진다는 것을 아주 다양한 희곡적 효과를 써서 드러낸 것 같다.제목을 우선 살펴보면, 여기서 머냐는 질문을 한다. 내용으로 돌아가면 여자는 남자의 아이를 가진다. 어머니는 후에 너의 아이가 나왔을 때 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리라는 말을 저주처럼 남긴다. 남아서 이어져 가는 것 앞에서 사람은 얼마나 당당할 수 있는가. 어머니는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아들은 옳지 못한 방향으로 성장했다. 그런 아들의 아비는 자신을 죽이려는 아들을 보고 정신을 놓았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아이 역시도 아들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묻는 것이다. 여기서 머냐고.이 짧은 희곡에서 작가는 굳이 개의 이야기를 넣었다. 그리고 재밌는 것은 아버지의 목에는 개줄이 매어져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뺨을 맞는 등 아버지, 즉 가장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무능력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아들이 개를 고작 팔천 원에 팔아넘기는 장면은 부모의 애정을 아주 싸게 생각하는 아들의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덧붙여 아들의 탈선을 더 극명하게 보여 줄 뿐 아니라, 언젠가는 아들 역시도 자신의 자녀에게 그런 취급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또 하나 들어간 것이 바로 초반에 나오는 음식이다. 여자가 끓인 국은 쓰다. 국이 쓴데 마늘 때문에 쓰다는 것은 어불 성설이다. 마늘은 단군신화에서 곰을 사람으로 만든 음식이다. 아직 인간이 덜 됬다는 것으로 뵌다. 그리고 국이 쓰다는 것은 국은 오래 끓여야 진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인생을 산다는 것에 비유해 볼만 하다. 살아가고 있는 삶이 쓰다는 것이다. 부모가 되기 직전의 두 사람에게 인생이란 그렇게 쓸지도 모르겠다.작가가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 필자는 한국의 부모에게 일침을 놓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부모는 맹목적이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자녀의 진로를 위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파출부를 뛸 수 있을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녀들은 그렇게 자라나서 부모의 손을 떠날 때 마치 전쟁터를 떠나는 패잔병처럼 홀가분하고 전쟁의 상흔에 지쳐있을 뿐이다. 그리고 또 그 자녀들이 자라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는 자신의 자녀에게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이런 관계가 과연 올바른 관계인가. 누군가는 끊어야 하는 현실이다. 이 모습이 이 극에서는 상당히 직접적으로 다뤄진다.
    독후감/창작| 2021.12.20| 1페이지| 3,000원| 조회(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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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희곡 껌딱지
    껌딱지? 인물아버지(50대 초반)어머니(40대 말)딸(17세)? 무대무대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한 쪽(왼 편)은 비어있는 공간이다. 아무것도 두지 않는다. 다른 한 쪽(오른 편)은 고등학생의 방의 재현한다. 방에는 옅은 분홍색이나 하얀색 벽지를 바르고, 책장이 여러 개 있다. 그리고 그 책장에는 모두 책이 가득 들어 있다. 침대 위에도 책이 몇 권 널브러져있다. 책과 간단한 옷가지가 올려 있다. 옷장과 책상이 붙어 있다. 책상위에는 문제집과 함께 두꺼운 소설책들이 함께 놓여 있다. 침대 옆에는 아주 작은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위에는 스탠드가 있다. 아주 잘사는 집은 아니지만 중산층이라는 느낌이 든다. 무대 왼편에 방문이 있다. 이것은 무대 뒤편으로 연결되는 문이고 방 안의 사람들이 나가고 들어가는 문이다. 공간의 구별은 배경에 벽지의 유무로 분간된다.막이 오르면, 딸이 무거운 책가방과 보조가방을 매고 들어온다. 그리고 잠시 방문 밖으로 나가서 음료수 따위를 들고 들어온다. 그리고 책상위에서 한 참을 문제집을 푼다. 한 쪽에 쌓여 있던 문제집이 다른 쪽으로 쏠려 간다.딸정석 했고, 수학 문제집 했고. 인수분해... 했고. 근현대사 해야 하는데. 문제집이 어디 있더라.딸의 방 쪽의 불이 꺼진다. 그리고 다시 무대 왼편으로 불이 켜지면 아버지가 바닥에 끌을 들고 바닥에 있는 껌을 떼어내고 있다아버지(한 숨을 쉰다. 그러다가 끌을 내팽개친다.)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야. 왜 나를 몰라주는 거지. 내 글이 왜 읽혀지지 않는 거지? 내가 써 가는데 왜 다 퇴짜인거지? 삼류소설? 싸구려 로맨스? 이 개자식들, 진짜 문인도 못 알아보는 동태 눈깔들. 에라이 이 망할 세상. (품에서 이력서를 꺼낸다.) 이력서를 내야 하나. 이렇게 일 하는 것만으로 집사람 만족도 못시키는데. 정말 미치겠다. (그때 벨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어. 진우냐? 나? 그냥 그래. 응. 보자고? 그래 그러자 그럼. 거기서 봐. 응!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낸다.) 진우 녀석, 밥값도 없으니까 나재미있어. 아빠 생각이 너무 잘 보인다니까.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그래 난 아빠가 이 글들을 그저 재미난 로맨스로만 쓰려고 하시지 않으셨다는 걸 알아. 그래. 늘 읽으면 읽을수록 느껴지는 아빠만의 색깔 느낌. 너무 좋아. 아,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니 꼭 쓸 거야.그 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조명이 전체적으로 밝아진다. 딸이 화들짝 놀란다. 책을 얼른 베개 아래에 숨긴다. 딸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곧 어머니가 들어온다. 핸드백을 들고 옷을 잘 차려입고 어머니가 들어온다. 유달리 화장이 약간 진하다.어머니뭐하고 있었니?딸(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침대 쪽을 자꾸 응시하면서) 아무것도 안했어요. 방금 들어와서 피곤해서 이제 막 옷 갈아입고 정리하려구요. 숙제 같은 거는 다 해가고 있으니까 걱정 마요. 안 그래도 모레가 모의고사라서 그것도 공부해야하고요. 나 바빠요. 엄마가 풀라고 했던 정석 그것도 한 단원 씩 꼬박꼬박 풀어서 과외 잘 듣고 있고요. (자꾸 눈치를 살핀다.)어머니(눈치 채고)또 그거 읽고 있었니?딸네? 뭐요?어머니네 아비의 쓰레기 같은 글 말이다.딸(어머니를 노려본다.)어머니내가 뭐 잘못 말했니?딸그렇게 말하지 마요.어머니돈도 제대로 벌 수 없어. 글이라는게 팔리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네 아버지는 이제 끝났어.딸아빠가 아무것도 안하는게 아니잖아요.어머니그깟 푼돈 얼마 벌어서 어떻게 살겠다는 거야?딸엄마.어머니지금 이렇게 유지되는 것도 다 내 덕이라는 거 몰라?딸정말 왜이래요?어머니니가 몰라서 그래? 지금 집 꼴이 어떤지 니가 몰라?딸엄마. 사는 게 돈이 전부가 아니잖아요.어머니문화고 나발이고 돈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유지되는 거야. 꿈만 먹고 사람이 살 수 있는거 같아?딸아빠는 최선을 다 하고 있어요. 에세이도 쓰고, 잔잔한 일도 자꾸 하고 있잖아요.어머니불안정해. 그리고 얼마 벌지도 못해. 니가 뭘 알아?딸(화가 난다.) 내가 뭘 아무것도 몰라요?어머니(말 끊으면서) 생인데, 이 정도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딸그래서요?어머니(딸을 한 참 쳐다보다가 책상 위로 다가온다. 책상 위에 있는 공책을 하나 집어 든다.) 도장은 다 찍었어. 이제 너만 결정하면 되. 어떻게 할 생각이니?딸(어머니 손에서 공책을 다시 뺏는다.) 저는 분명히 말씀 드린 거로 아는데요.어머니정말 저 미친 사람을 따라가겠다는 거야?딸아버지를 딸이 따라가는게 뭐가 잘못이죠?어머니잘 생각해봐. 지금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딸이렇게 된게 전부 아버지 탓은 아니에요.어머니작가를 하겠다는 거니?딸(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공책만 더 꼭 끌어안는다.)어머니(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앉는다.) 잘 생각해봐라. (책장 쪽으로 가서는 책을 한 번 쓸어본다.) 그래. 나도 너 같이 생각할 때가 있었어. 네 아버지의 글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그리고 시작도 좋았어. 일찍 등단했지. 우리가 대학 때 만났으니까. 나는 내 전부를 걸고 그 사람을 도왔어.딸엄마 그게 억울해요?어머니억울하다는게 아냐. 난 네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다. 그래, 작가로서 성공할 때 좋았지. 나라고 왜 안 좋았겠니? 행복했었어. 그런데.딸변명이에요. 아빠는 이미 충분히 훌륭한 작가에요.어머니제 앞가림도 못하는 사람일 뿐야.딸엄마까지 그러면 아빠는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어머니(버럭 화를 낸다.)내가 버틸 만큼 버텼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니?딸적어도 엄마처럼 아빠를 배신하지는 않았어요.어머니내가 뭘 배신했다는 거지?딸그거야 말로 몰라서 물으세요? 이상하지 않아요? 얼마 전까지 밥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우리 집에 음식이 들어오고, 집을 팔아야 한다면서 어떻게 엄마는 새 옷을 살 수가 있었죠?어머니(말을 자르면서) 그건.딸(이어서) 아빠는 적어도 엄마처럼 배신을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저보고 누구를 따라서 어떻게 하라구요?어머니그 사람이면 널 더 키워줄 수 있어.딸 싫어요.어머니네 아버지가 어디가 좋다는 거니?딸내가 본 작가 중에 아빠가 최고에요.어머니삼류 작가야. 쓰레기라고.딸글을 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거야?딸어렵지만, 하고 싶다구요.어머니작가는 안 돼.딸어머니를 따라가는 것도 싫어요.어머니네 아버지 따라가면 너 고생해. 몰라? 저 인간 무일푼이야. 나한테 푼돈 쥐어주고 용돈 받아가는 인간이야. 사람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 만날 친구들이다 문인들이다 밥 사줄 정신머리는 되면서, 그 대가리로 집안을 어떻게 일을 킬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라고!딸아버지 안 계신다고 정말 말이 심하시네요.문이 갑자기 열린다. 조금 취한 듯 하다. 아버지가 한 손에 서류를 들고 들어온다.아버지어이구 우리 김여사 여기 있네? 이제 여사님 소리 듣게 생겼어?어머니이 술냄새. 여긴 왜 들어온 거에요?딸(아버지를 부축하면서)아빠 괜찮아요?아버지(어머니 얼굴에 뿌린다.) 밖에서 들으니까 가관이더군. (어머니에게 다가간다. 그리고는 어머니 턱을 붙든다.) 화장이 날이 갈수록 진해지네? 처음 당신 만났을 때 같아. 아, 그때는 화장도 거의 하지 않고 순진했는데. (손으로 어머니 입술에 있는 립스틱을 닦아낸다.) 뭐한다고 이렇게 입술이 진해?어머니(아버지 손을 떼어내며) 애 보는데서 이게 뭐하는 짓이야?아버지그러는 너는 애 들어올 시간인거 알면서 나이 부끄럽지도 않아? 아파트 앞에서 입술이나 부비고.어머니하면 안 돼?아버지남사스러운줄 알아. 미쳤어?어머니(딸을 보면서) 너 나가있어.딸이 퇴장한다.아버지우리 이야기 좀 해.어머니더 할 이야기가 뭐가 있어? 난 없어.아버지난 있어.어머니술 취한 인간이랑 이야기 할 만큼 한가하지 않아.아버지그 놈팽이가 밖에 있어? 너 민망하지도 않아? 너 내일모레 오십이야. 딴 놈이랑 놀고 먹을 생각이 들어?어머니놈팽이라고 하지마. 내가 어때서?아버지그 새끼가 당신한테 왜 그러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어머니날 사랑했었으니까. 이제라도 다시 살아보고 싶어.아버지정말 쪽팔리지도 않아?아버지애는 안되.어머니나도 안되.아버지와 어머니 서로를 노려본다. 아버지가 책장으로 가서 어지러운지 머리를 붙들고 있는다. 어머니는 핸드백에서 콤팩트를 꺼내서했는데 온갖 고생 다 시킨거 알아. 집 이렇게 힘들어진거 그래 다 내 탓이야. 그래서 당신 다른 남자 만난다고 할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애는 안되. 얘는 정말 능력이 있어. 나랑은 다를 거야. 양육권까지 뺏어가지는 마.어머니(말을 자르며)당신도 대학 때 재능 있다고 소문났었어. 그 뿐이야? 등단도 일찍했었어. 그런데 지금 이 모양이잖아. 누구 선생님? 그때 당신 보고도 글 잘 쓴다고 했던 그 사람 아냐? 나 고생 안 시킨다고 했다고? 그래 그랬지. 그 때 당신이 뭐랬어. 글 안 되면 취직이라도 해서 나 고생 안 시킨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뭐 많은거 해달라고 했어? 내 인생은 이게 뭐야?아버지그 선생님은 최고야.어머니지방 꼴통대학 교수 하고 있는 인간이 뭐라고 그렇게 신봉을 하는지 모르겠어. 더 듣고 싶지 않아. 소송하려면 해. 말리지 않겠어. 아니 소송할 돈은 있는지 모르겠네. 나 약속 있어. 이따가 봐.어머니가 나간다. 그리고 곧 딸이 들어온다.딸아빠 괜찮아요?아버지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딸아빠.아버지(침대에 털썩 주저앉는다.) 정말 싫다.딸그런데 엄마가 만나는 남자 아빠는 알아요?아버지어. 아는 놈이야. 네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던 놈 하나 있었어. 나랑 결혼 할 때 울며불며 기다릴 거라고 하더니. 너 7살 때 결혼 하더라. 그래서 이제 다 끝난줄 알았는데. 네 엄마 사는게 힘들단 말이 나오자 말자 저렇게 다시 들러붙는 구나.딸그 아저씨는 부인이랑 자식이 없어요?아버지자식은 없었고. 부인은 몇 년전에 죽었지. 그 장례식에서부터 알아 챘었어야 했는데.딸아빠. 엄마 사랑해?아버지(대답 하지 못한다. 한 참 뒤에) 사랑해. (딸이 앞에 주저 앉는다. 손을 들어서 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 물 좀 가져다 줄래.딸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퇴장한다. 아버지 고개를 돌려서 왼 편을 바라본다. 어머니가 누군가를 기다리고있는 모습이 있다. 보이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버지는 그것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다른 조명은 꺼지고 아버지와
    독후감/창작| 2021.12.20| 13페이지| 10,000원| 조회(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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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다 가블러 감상
    나는 장군의 딸이다? 감상여자로 살면서 겪는 짜증나는 일들은 대체로 남자랑 비교를 당할 때이다. 남자는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여자는 해선 안 돼, 왜냐? 여자니까. 여자는 남자보다 못하다는 풍조가 많이 깨진 것 같지만 아직도 사회에서는 여성 보다는 남성을 우월하게 생각한다. 산부인과에서는 매년 딸이 아닌 아들을 낳기 위해서 낙태를 하고, 중국에서는 딸아이는 호적에 등재하지도 않는다. 수많은 한국의 여성들이 남편들 앞에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심하면 폭행까지도 당한다. 그렇지만 반항하거나 할 수 없는 것이 또 이 사회라는 곳이다.헤다 가블러는 지금보다 더 여성의 위치가 낮은 시대를 살아간 여자이다. 극 속의 헤다 가블러는 뭔가 늘 결핍 되어있다. 그 당시 여성이 갖춰야 하는 미덕, 아름다움이라던가 순종성이라던가 하는 것이 없다. 그녀는 장군의 딸로 태어나서 살아갔고 그런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비록 집안은 망했을지언정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존심은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시집을 가지만, 한 남자의 부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으로 살고 싶어 한다. 장군의 딸이 가지고 있는 위엄과 스스로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 그리고 그 자부심에 위배되는 것들에 대한 자괴감이 바로 이 극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독후감/창작| 2021.12.20| 1페이지| 1,000원| 조회(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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