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읽고한강 장편소설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조금은 부끄럽지만 서점에 갔다가 단순히 표지가 예뻐서였다.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단순히 예쁜 표지와 ‘소년이 온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눈길이 갔다. 나는 책을 구매하기 전에 항상 책의 뒷면의 추천사를 읽어보거나 아무 페이지나 읽어서 한번 읽어본 후 읽을지 말지 결정을 하는데 이 책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책의 뒷면에 적혀있는 추천사를 읽고나서야 알 수 있었다. 예쁘다고 생각했던 표지와는 달리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우리의 아픈 역사인 ‘80년대 5월의 광주’였다. 당시의 사건을 다룬 영화인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등의 여러 작품을 보았지만 책으로 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실, 우리의 또 다른 아픔의 역사인 4.3사건을 다룬 을 읽고 가슴 속의 먹먹함과 답답한 마음이 꽤 오래 가서 이 책을 펼치기 전 망설여지기도 했다. 특히나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라는 문구에 더욱 망설여졌다. 하지만 아픈 역사도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알고 깨어있어야 다시는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 책의 첫 장을 펼쳤다.책은 총 6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되어있고, 각 장마다 서술자와 다른 일화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각 인물들과 사건이 하나로 연결이 된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룬 영화 속 장면을 볼 때마다 장면, 장면의 묘사로 가슴이 아팠지만 글을 읽으면서도 당시의 참혹함이 눈에 보이는 듯이 그려져서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말이 정말 공감이 되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도 아니기에 단순히 흘러간 역사 속 이야기의 한 부분이 아니라, 와 닿는 느낌이 달랐다.내용 속에 기억에 남는 부분은 4장 ‘쇠와 피’ 부분에서 ‘날마다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오직 죽음만이 그 사실로부터 앞당겨 벗어날 유일한 길이란 생각과 싸웁니다.’ 라는 부분이다. 전쟁과 같이 가까이 있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와중에 살아남은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다는 사실에 치욕이라는 표현을 한 부분에서 그 괴로운 심정을 알 것 같았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내가 당시에 살았더라면, 용기 있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 있었을까 생각도 들었다.
를 읽고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이 작품은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실존하는 인물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영감을 받아 쓴 작품이다. 파블로 네루다는 칠레의 시인으로 소설에서처럼 실제로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는 매우 사랑받는 민중시인이자 사회주의 정치가이다. 칠레의 민중 시인이란 것을 알 수 있는 한 예로, 2010년 8월에 지하 갱도에 69일동안이나 갇혀있다가 구출된 칠레 광부들은 땅밑에서 네루다의 시를 낭송하며 버텼다고 한다. 스카르메타는 이 작품에서 네루다와 주인공 ‘마리오’를 통해서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다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또한 이 작품은 영화 ‘일 포스티노’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작품의 제목인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주인공 ‘마리오’이다. 마리오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어부가 되는 것이 당연했고 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마리오는 어부가 되는 것을 거부했고 우연한 기회에 네루다에게 온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편배달부가 된다.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괴로운 아침과는 달리, 우편배달을 위해 일찍 일어나는 아침은 마리오에게 네루다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으로 다가왔다. 마리오는 급여를 받을 때마다 네루다와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네루다의 책을 사서 읽고 부분, 부분 암기하여 그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처음에 네루다는 이러한 마리오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지만 그에게 메타포에 대해 알려주고, 둘은 어느 순간부터 시의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된다.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시의 언어를 배울 뿐 아니라, 네루다의 도움으로 사랑을 이루기도 한다. 장모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오는 베아트리스와 결혼을 하게 되고 네루다는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이 내용처럼 실제 네루다 역시, 정치가로도 활동했다고 한다.이 작품의 내용에는 마리오와 네루다의 우정을 다루기도 하고, 베아트리스와의 뜨거운 사랑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편지와 함께 보낸 녹음기에 네루다를 위해 마리오가 여러 가지 소리를 녹음하는 부분이다. 건강이 나빠진 네루다는 고향의 여러 가지 소리를 마리오에게 녹음해서 보내줄 것을 요구해서 이에 마리오는 네루다의 부탁을 들어주는데, 마지막 7번째 녹음으로 자신의 아들의 울음소리를 녹음한 부분이 있다. 네루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결혼이고, 그 두 사람의 아이이기에 녹음기에 소식을 전한 방식이 감동적이었다.이 작품의 결말은 결국 건강이 안 좋았던 네루다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마리오 또한 네루다와 연관되어 정치적인 문제로 연행이 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칠레의 정치적인 상황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나오는 정치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네루다의 이야기가 너무 가슴이 아팠다.
를 읽고마루야마 마사키 지음이 작품의 제목 데프(deaf)보이스와 ‘법정의 수화 통역사’라는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농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본 순간, 데프와 보이스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되어 모순처럼 느껴졌다. 데프 보이스란 수화를 뜻하는 걸까 생각을 했고 표현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단순히 제목에 끌려 선택한 책이기에 내용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도 없이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하게 농인에 대한, 그들의 고충이나 어려움을 다루거나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감동은 있었지만 예상 외로 이 책의 장르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었다.책의 줄거리는 ‘아라이 나오토’가 주인공으로 한다.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각을 갖고 있는 아이를 ‘코다’라고 하는데 아라이는 코다이다. 아라이는 어릴 적부터 가족 내에서 유일한 청인으로서 외식을 하거나, 외출을 할 때마다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연결다리의 역할을 했다. 어린 아라이는 이를 부끄럽게 생각했고, 부모로부터 부모와 같은 농인인 형과는 달리 덜 이해받는다고 생각했다.아라이는 오랜 시간 경찰 사무관으로 근무하다가 한 사건을 계기로 그만두고 경비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되어, 일자리를 구하던 중 수화통역사 시험을 통과한다면 구직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시험을 통과한다. 코다인 아라이에게는 이 시험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농인들이 병원을 갈 때 동행을 해주는 등의, 농인들과 같은 언어로써의 수화를 구사하는 아라이는 농인들이 그를 같은 농인으로 여기며 수화 의뢰로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경찰로부터 청각장애인 용의자를 심문하기 위한 수화 의뢰를 받는다. 아라이는 과거에 자신이 경찰사무관 시절, 내부 고발자로 낙인찍히며 그 곳을 떠났던 것을 떠올리며 경찰 일을 돕는 것을 꺼렸지만 결국 이를 맡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루미’가 대표로 있는 장애인 후원 단체의 존재를 알게 된다.한편, 노미 가즈히코라는 남성이 공원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의 아버지 ‘노미 다카아키’ 역시 17년 전 ‘몬나 데쓰로’에게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노미 다카아키는 ‘해마의 집’이라는 농인 보육시설 원장이었고 아버지가 죽은 후, 아들 노미 가즈히코가 이를 맡아 운영하고 있었다. 아버지 다카아키의 용의자였던 몬나는 농인이어서 17년 전, 아라이가 몬나의 진술서를 수화로 몬나에게 전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 당시 수사과정의 불합리한 점을 느꼈지만 몬나를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던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해마의 집’을 운영하던 두 부자가 살해당하자 경찰을 아들의 용의자로 다시 한 번 몬나에게 집중하고 있었는데, 아라이는 또 한 번 억울하게 용의자가 될 몬나에게 마음의 짐을 덜고자 돕기로 한다. 이에 아라이는 17년 전 사건에 대해서, 해마의 집에 대해서 다시 조사하며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17년 전, 원장은 당시 사치코라는 몬나의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있었으며 이를 목격한 사치코의 동생 데루코가 원장을 찌른 것이었다. 어린 아이가 찔렀기에 목숨을 잃을 만큼의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운이 나쁘게도 원장은 평소 지병을 앓고 있어서 쉽게 목숨을 잃었다. 몬나는 어린 딸의 죄를 덮기 위해, 자신이 누명을 쓴 것이었고 딸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하며 호적에서조차 지운 후, 딸을 입양 보내고 원래부터 딸은 사치코 한 명이었던 것처럼 숨긴다. 하지만 데루코라는 딸은 17년 전, 아라이가 몬나의 면회를 왔던 가족 중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수화를 남겼던 아이이기에 몬나에게 딸은 2명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 데루코는 당시, 아라이에게 “아저씨는 우리 편? 아니면 적편?” 이라는 수화를 남겼는데 아라이는 이를 잊을 수 없었다. 몬나와 가족들은 계속해서 딸은 사치코 뿐이었다고 하지만, 아라이는 조사 끝에 그 딸이 ‘루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부분을 읽을 당시 약간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했지만, 반전이 있는 부분이어서 놀랍기도 하고 매우 흥미로웠다.이야기의 끝인 루미의 결혼식에서 모든 사실이 밝혀지면서 끝이 나는데, 17년 전에는 루미가 언니 사치코를 위해 원장을 살해했으며, 17년 후에는 언니 사치코가 동생 데루코이자 루미를 지키기 위해 원장의 아들을 살해한 것이었다.
를 읽고프레드릭 배크만 지음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하늘색 표지에 한 노인의 심통맞은 표정을 하고 있는 그림을 보고였다. 이 책은 워낙 꾸준히 유명하기도 했고 영화로까지 제작된 작품이다.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이 ‘오베라는 남자’라는데 그렇다면 책의 내용은 오베라는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내용일까? 궁금했다.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까칠한 오베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이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못되게 굴고, 밉게 말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처음 오베의 괴팍한 행동을 보며 오베라는 남자는 참 성격이 못된 노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첫 장에서의 내용이 애플 매장에 가서 컴퓨터를 사려고 하는 내용인데, 아이패드와 맥북, 테블릿, 데스크탑, 랩탑 등의 용어에 생소한 그는 설명을 듣고 이해하려하기 보다는 계속해서 화만 냈다. 당황해 하는 직원의 모습이 내 눈앞에서 훤하게 보이는 듯 했다. 또한 그가 이웃들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그의 특징이 담긴 부정적인 호칭으로 불렀는데 그게 굉장히 무례하다고 느껴졌다.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베에게 빠지게 되었다. 오베는 까칠하지만, 생색내지 않고 티 나지 않게 남들을 많이 도왔으며 특히 누군가가 부탁을 해온다면 그 부탁을 투덜대면서도 거절하지 못했다. 특히 오베가 매력적이라고 한 점은 오베가 아내를 그리워하는 부분들이었다. 오베에게는 ‘소냐’라는 아내가 있었다. 책 속에서 오베는 흑백의 사람이라면 그의 아내 소냐는 컬러풀한 사람이었다고 표현이 있었다. 이 표현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둘의 성격적 특성이 참 잘 나타나는 말 같았다. 오베의 아내와의 일화와 그녀에 대한 그리움들을 보며 오베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 속에서 본 오베의 성격이라면, 버스여행 같은 것은 절대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내가 원하는 일이기에 흔쾌히 따라나섰다. 이 여행에서도 오베의 따뜻한 속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는 여행지에서조차 아내가 잠이 든 틈에 밖으로 나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유럽에서의 버스여행은 둘에게 행복한 추억만으로 남지 않고, 그 둘에게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소냐는 임신 중이었는데 버스를 탔을 당시 운전기사에게서 약간의 술 냄새가 났지만 유럽의 문화려니 하고 넘겼던 오베는 그 일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었다. 운전기사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버스가 큰 사고를 당하면서 두 사람의 아이를 잃게 되었고 소냐 역시 두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야만 했다. 오베는 자신이 버스에서 소냐 곁을 지키지 못했기에 이러한 사고가 났음을 자책하고 괴로워했다. 그는 자책하고 괴로워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냐를 위해 변화를 일으키고자 노력했는데 이 부분이 너무 멋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맞게 부엌 조리대의 높이를 낮게 만들고 소냐가 일하는 학교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계단을 만들어달라고 수차례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민원 끝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자, 오베는 자신이 직접 아내를 위한 계단을 만들어줬다.오베에게는 ‘소냐’만이 가족이었기 때문에 그토록 소중했을까? 오베에게는 소냐가 전부였다. 하지만 그런 소냐가 세상을 떠나자 오베는 삶의 빛과 색을 잃어버린 듯했다. 그는 매 순간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결국 여러차례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가 자살을 계획하거나 행동으로 옮기려 할 때면 이웃들의 방해로 번번이 실패한다. 특히 이웃에 새로 이사 온 이란인 부인과 남편으로부터 여러차례 자살 시도 방해를 받고 그들을 도우면서 나중에는 그들과 친구가 된다. 오베는 투덜대면서도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책을 읽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은 1장에서 나왔던 오베가 애플 매장에 간 것도, 그 부부의 아이에게 아이패드를 선물하기 위해서였던 것이었다.오베는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웃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었고 이 내용들이 참 훈훈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특히 루네 부부와의 일이 참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소냐가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같은 마을에 같은 날 이사 왔던 루네 부부와 오베네 부부는 절친한 친구였는데 사소한 이유로 루네와 오베의 사이가 멀어졌다. 그리고 루네는 치매에 걸려서 더욱 더 둘 사이에 오랜시간동안 소통이 없었는데 정부기관으로부터 루네의 아내가 루네를 돌볼 여력이 안 된다며 강제로 루네를 시설로 입소시키려 하는 일을 오베와 이웃들이 도우며 해결한 이야기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그들은 강제로 루네를 데려가려는 공무원에게 루네를 서로 자기가 돌볼 수 있다고 외치며 루네를 지켜주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 또한 루네가 치매로 인해 원활한 의사소통은 안 되었지만 오베를 볼 때마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는 부분에 가슴이 따뜻해졌다.이 책의 결말은 오베는 결국 세상을 떠나는 것이었지만, 그는 혼자서 외롭게 살다가 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들과 가족들이 곁에 있었기에 마냥 슬픈 결말은 아니었다. 책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 책을 읽는 순간 ‘오베 앓이’를 앓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나 또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오베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았다. 소냐와 오베는 소냐의 죽음으로 일찍 헤어질 수밖에 없었지만 둘은 정말 잘 맞는 단짝 같은 한 쌍이라고 생각이 되었고 소냐를 따라 죽으려던 오베의 선택은 잘 못되었지만 오베에게 그토록 큰 사랑을 받는 소냐가 부럽기도 했다. 오베가 스스로를 고립했었지만, 이웃들과 함께 죽기 전에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다가 소냐의 곁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자동차 ‘사브’만을 고집하고 그 외에 다른 차를 타는 사람들을 머저리로 취급하고, 또한 그토록 친하게 지냈던 루네와의 멀어진 계기도 그가 볼보를 줄곧 타다가 BMW로 바꾼 것도 한 계기가 된 점이 처음에는 정말 이해되지 않았는데 책을 다 읽고 생각해보니, 오베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가 돌봤던 고양이처럼 자동차라는 사물에게 조차 쉽게 버리지 못하고 마음을 준다면 끝까지 그것을 지키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를 읽고하야마 아마리 지음이 작품은 2012년 7월에 출간된 이후 5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는 ‘제 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혜성같이 등장했다. 의 내용은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이 가명으로 사용하는 ‘아마리’는 저자의 이름과 같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다소 비극적인 제목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생일과 죽음의 결심이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고 부정적이고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우연히 책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이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이 책의 내용은 주인공이 29번째 생일에 홀로 생일을 축하하며 시작한다. 주인공은 임시 계약직인 파견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파견사원이어도 점심을 함께할 동료는 있었지만 생일을 함께할 정도의 친구는 없었기에 편의점에서 조각케이크를 사와서 혼자 초를 불었다. 그리고 케이크 위에 올려 진 딸기를 먹으려던 중 바닥에 떨어뜨리는데 이것이 주인공의 삶을 바꾸게 하는 반환점의 시작이 된다. 재빠르게 딸기를 물로 씻으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싱크대에 달려가 딸기를 닦아내던 중, 설거지 더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불현 듯 자신의 초라한 처지를 깨닫는다. 주인공이 예전에 생각했던 29살이란, 안정된 직장, 돈, 사랑하는 사람 등 모든 것이 갖추어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것 하나도 없었다. 나도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 또래이기 때문일까, 공감이 되었다. 나 또한 어릴 적 생각했던 20대 후반은 완전한 어른이라고 생각했고,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이루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내가 20대 후반이 되고 나니까 나이에 비해 나는 매우 미성숙하게 느껴졌고 내가 생각했던 미래의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했던 경험이 있기에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주인공은 20대 초반에는 명문대학을 정확히 4년만에 졸업하고 정직원으로 취직도 했었지만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이 안되어 그만 둔 이후에 계약직과 파견직을 반복하며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비참함과 서글픔에 사로잡혀 싱크대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봤다. 대학생 때 만난 첫 남자친구는 왜소한 체격에 호감 가는 외모도 아니었지만, 도쿄대학교 학생이란 점에서 끌렸다. 도쿄대생 남자와 함께라면 자신의 미래 또한 보장받을 것이란 생각을 했고, 25살이면 그와 결혼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던 순간, 이별을 통보받고 그 순간부터 생각했던 삶과의 거리가 생겼다. 안 좋은 일들은 한꺼번에 온다고, 주인공의 아버지도 쓰러지셨다. 편마비가 오신 아버지의 간병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도망치듯 집을 떠나 자취를 시작하며 허전함을 먹을 것으로 달래다보니 20kg의 체중이 증가했다. 주인공은 앞으로 자신의 30대는 더욱 초라하고 온통 내리막길일 뿐 일거라는 생각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를 한다. 자신은 인생도 실패했고 죽을 용기조차 없는 패배자라고 느끼며 멍하게 텔레비전을 바라보던 중,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거리와 화려하게 차려입은 연예인들, 호화로운 레스토랑 등을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하고 화면 속에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라스베이거스라면 자신의 삶을 마감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이 생각이 주인공의 삶을 크게 바꿔놓게 된다. 주인공은 30살 생일까지 1년이란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며 1년 동안 돈을 모아 라스베이거스에서 30번째 생일을 맞이한 후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한다. 죽으려던 사람이 갑자기 라스베이거스에 가자는 목표가 생긴 것이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주인공에게 라스베이거스란 벼랑 끝에서 발견한 꽃과도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부분을 읽고 앞으로 1년간 어떠한 일들이 있을까 매우 궁금했고, 스스로 시한부 인생처럼 삶을 카운트-다운하는 주인공이 약간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주인공은 돈을 벌기 위해 낮에는 파견 직원으로 근무하고 밤에는 긴자의 사가라는 바에서 호스티스로 일하게 된다. 뚱뚱한 외모로 여러 번 퇴짜를 받았지만 다른 호스티스들 보다 약간 적은 페이를 받는 조건으로 일을 하고 가명으로 ‘아마리’를 사용한다. 아마리의 뜻은 ‘나머지, 여분’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처지가 그 뜻과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 아마리는 다른 호스티스들과 동떨어져 있었지만 점차적으로 일에 적응하고, 그 곳에서 친구들도 사귀게 된다. 아마리는 또한 주말에는 화실에서 누드모델까지 하고 잠잘 시간까지 쪼개가며 악착같이 1년을 버티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20kg 이상의 체중이 줄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달라진 것은 아마리의 외모 뿐 아니라, 삶의 끝을 향한 목표였지만 목표가 생기고 나니까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게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기력하고 항상 자신감 없고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지 못했지만 점차적으로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다. 결국 아마리는 처음 목표했던 금액에는 못 미치지만 라스베이거스에서 1주일을 보내기에 충분한 돈을 모았고 목표했던 대로 라스베이거스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계획했던 대로 카지노에서 블랙잭을 하고 30살 생일이 되기 전 밤 11시59분에 일어나서 숙소로 온다. 아마리는 만 달러의 금액을 들고 카지노에 갔었는데, 그 금액보다 많으면 자신이 이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금액을 세어본다. 처음에는 정확하게 만 달러로 들고갔던 돈만큼의 금액을 확인하지만 꼬깃꼬깃한 5달러지폐를 발견한다. 1년이라는 시간을 걸고 한 인생의 도박에서 5달러를 벌기 위해 이 곳을 날아왔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승리했다고 생각하며 원래 계획대로 삶을 마감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아마리가 서른 살 첫날 받게 된 선물은 결국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었다.주인공과 비슷한 나이기 때문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고, 막연하게 나도 서른 살이 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정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아마리처럼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해서 자신감도 떨어진 경험도 있고, 목표했던 시험에서 떨어지거나 인생에서 크고작은 실패를 겪으며 내 자신이 싫어진 경험도 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아마리의 인생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마리가 죽지 않기로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정말 기뻤다. 아마리가 인생은 수많은 ‘오늘들’의 연속이며 선물이라고 생각한 것처럼 나 또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