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서정의 새로운 모습’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장석남과 유하, 박용하가 있었다. 다른 시인들의 시집은 내게 있었다. 박용하의 시집만 없었다. 왜냐? ... ‘자연적 서정의 새로운 모습’을 박용하의 시집을 통해 차분히 느껴볼 생각이다. 박용하의 시에 관해 긴 글을 썼지만 알맹이가 빠진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24. 「등대」 24. 「등대」 등대 박용하 거창하게 인류를 위해 뭘 할 수 있다는 생각 같은 것 안 해!
雪國박용하멀리 갈 수 없었다. 그해 겨울 동해안에는 138센티미터의 폭설이 찾아왔다. 단 한 대의 車도 다닐 수 없는 밤이 왔다. 나는 강릉 시내 대로를 활보하며 무한 천공에서 쏟아지는 소나기 눈을 숭배했다. 멀리 갈 수 없었다. 나는 눈에 갇혔다. 눈을 헤치고 igl..
그래서 박용하 시인을 좋아한다. 친구는 오래 전 이 시인을 겉멋이 든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다가 최근 자신의 말을 엎었다. ...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14. 「은행나무」 14. 「은행나무」 은행나무 박용하 왜일까? 이 나무 밑에만 들어가면 그렇게 아늑할 수가! 밑이 가슴! 같다. ... 다시 읽어보니 참 좋은 시라고 했다.그 친구가 언제 또 이 판단을 뒤엎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박용하 시인은 언제나 최고다.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17. 「남태평양」 17. ... 「남태평양」 남태평양 박용하 사람에게 존경심을 갖는 저녁이다 …… 마더 테레사의 주름 높은 황혼의 얼굴을 보면 거기엔 어떤 미풍도 남아 있어 보이지 않지만, 그러나 거기엔 어떤 無限 ...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주장이 맞고 이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라면 박용하의 시에 감정을 이입하기 힘들다. 오히려 위선적이고 교활한 한 인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16. 「은어, 은어, 은어,」 (…) 키가 크고 몸이 가는 60대 노인 하나가 유리창을 코로 누른 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 「은어, 은어, 은어,」 은어, 은어, 은어, 박용하 양양 남대천에서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생긴 속초 후배와 은어 튀김을 먹을 때 불쑥 내 머리를 스친 건 은어가 여자 같다는 것이다.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2. 「잎새의 시간」 2. 「잎새의 시간」 잎새의 시간 박용하 시간이 많다. 삶이 깊다. 오후에는 파도가 많다. 오후는 인생이다. ... 시인 박용하에게 나무는 ‘생명의 깊은 뿌리와 그 순환의 아득한 시간에 붙이는 다른 이름’이라는 설명을 읽었지만 그 말도 해석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 박용하에게 나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알 듯 말 듯 한 아쉬움에 조바심이 났다. 가슴은 먼저 그 의미를 받아들였는데 머릿속에서 말로 나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내가 박용하의 시에 마음이 뺏기는 이유다. ... 박용하의 『영혼의 북쪽』 - 23. 「흐드러진 왕벚꽃나무 아래서」 23. 「흐드러진 왕벚꽃나무 아래서」 흐드러진 왕벚꽃나무 아래서 박용하 나무를 노래하면서 산 지도 벌써 10년. ... 나는 박용하의 시를 읽으며 그의 진심을 본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진실에 어떤 부분에 반응한다. 그의 시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