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론] 임화의 생애와 문학적특징 (시대상황과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

[임화론] 임화의 생애와 문학적특징 (시대상황과 작품을 중심으로)

목차

Ⅰ. 서론
Ⅱ. 본론
1. 생애
2. 초기시
3. 단편서사시
4. 감정시로의 전환
1) 감정시 선택의 필요성
2) 감정시 선택의 의의와 한계
5. 광복 이후의 임화 시
1) 정치적 논리의 시기
2) 시와 정치의 접점
6. 전선시
Ⅲ. 결론

본문내용

4. 감정시로의 전환
1) 감정시 선택의 필요성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제의 강화된 압력으로 인해 프로문학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다. 이때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탈출하는 데 있어 좋은 돌파구가 된 것이 바로 1933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다. 이러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프로 문학가들에게 기존의 창작 지침과 구별되는 탄력성을 가진 새로운 창작방법론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이 시기 프로 문학가들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수입과 그 활용을 통해, 자신들이 기왕에 가지고 있던 현실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돼, 예술을 제약하고 있는 외적 상황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상의 한 거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임화가 당시 감정시를 동시대의 부정적 현실에 맞설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이 직면한 현실에 대해 극도로 절망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현실에 대한 깊은 관심과 변혁에의 정열은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1930년대 중반의 현실은 한 시인으로서는 시대의 전반적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시기였고, 더욱이 이 당시 중병을 앓고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임화에게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는 이제 현실을 추상적으로 논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시대 현실을 자기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한 개인이 자기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가중된 외적 폭압으로 인해 더 이상 직접적인 선동․선전시를 발표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시인이 자신의 신념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감정시인 것이다.

...

어떤 사람은 건너간 채 돌아오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돌아오자 죽어 갔다.
어떤 사람은 영영 생사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아픈 패배에 울었다.
-그 중엔 희망과 결의와 자랑을 욕되게도 내어 판 이가 있다면, 나는 그것을 지금 기억코 싶지는 않다.

오로지
바다보다도 모진
대륙의 삭풍 가운데
한결같이 사내다웁던
모든 청년들의 명예와 더불어
이 바다를 노래하고 싶다.
...

삼등 선실 밑 깊은 속
찌든 침상에도 어머니들 눈물이 배었고,
흐린 불빛에도 아버지들 한숨이 어리었다.
어버이를 잃은 어린아이들의
아프고 쓰린 울음에
대체 어떤 죄가 있었는가?

나는 울음소리를 무찌른
외방 말을 역력히 기억하고 있다.

오오! 현해탄은, 현해탄은,
우리들의 운명과 더불어
영구히 잊을 수 없는 바다이다.
...
-「현해탄」中에서 -

이 시는 1930년대 후반 식민지 지식인의 정신사적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현해탄`은 조선의 근대화와 독립이라는 민족사적 과제 앞에서 당대의 지식인 청년들이 처한 모순과 연관되어 있다. 즉 근대화를 이루자던 현해탄 너머의 세계를 받아 들여야 하고, 독립을 이루자면 그 제국주의적 본성과 맞서 싸워야만 하는 것이다. 이 시 마지막 부분의 `우리는 아직도 이 바다 높은 물결 위에 있다.`는 그러한 현실 인식을 분명히 보여 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의 현실을 바라보는 시인의 태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현해탄 시는 대체로 ‘그’또는 ‘청년’을 서정적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조선과 일본을 연결하는 「현해탄」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여, 화자가 전지적 시점에서 서정적 주인공의 생각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때 이 서정적 주인공은 화자 자신, 그리고 근대 이래 변혁을 꿈꾼 조선의 지식인 청년 일반과 동일시된다.
이러한 방법은 얼핏 단편서사시에서 사용했던 방법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단편서사시가 등장인물의 말을 통해 독자에게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면서 서술의 진행에 따른 등장인물의 의식 변화를 통해 독자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반면, 여기서는 전지적 시점을 가진 화자가 서술의 진행에 따라 점차 변해가는 등장인물의 생각과 심정을 따라가면서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2) 감정시 선택의 의의와 한계
카프 해산 전후에 임화가 발표한 일련의 시들은 감정시의 지향점, 특성,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낸다. 이 시기 임화의 감정시에는 관념적 ․ 추상적인 현실 인식 태도, 구체적 현실을 거세시키고 그 현실에 의해 촉발된 자신의 정서만을 일방적으로 다루는 주관적 편향, 이로 인해 시적 긴장을 상실하고 채 정제되지 않은 소재 차원의 정서를 표출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장시화 경향, 절망 속에서도 자신과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상실하지 않으려는 시적 주체의 필사적인 노력 등이 담겨 있다.

참고자료

· 김용직, 『임화 문학 연국』, 새미 , 1999. 8. 10
· 김정훈, 『임화시 연구』, 국학자료원, 2001
· 상허학회, 『새로 쓰는 한국 시인론』, 백년 글사랑, 2003
· 김윤식, 『20세기 한국작가론』,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11. 10
· 이숭원, 『20세기 한국시인론』, 국학자료원, 1997
· 김윤식,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일지사, 1988
· 김영민, 『한국근대문학비평사』, 소명출판, 2002.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