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소개

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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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고등학교 1학년 수학 수업시간
선생님께서는 자습서에 쓰여 있는 풀이 그대로를 칠판에 옮기고, 학생들은 제각각 다른 교과목이나 문제집을 풀고 있다. 그 누구도 선생님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았다. 이 교실 안, 그 속에 나 또한 있었다.
수능세대였던 우리는 내신의 비중이 중요하지 않아서, 본 수업시간 내용보다는 수능에 나오는 것을 위주로 공부하였다. 특히 수학교과 같은 경우는 주요과목이었지만 수행평가 점수의 비중이 10%이었고 이마저도 필기시험으로 포함시켜 평가했기 때문에 제로는 교사가 태도 점수를 줄 수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시간 자체를 무시하고 자율학습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능하고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는 교사를 보며, 절대로 교사가 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학생들 앞에 서있기는 하지만 무기력한 존재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고 교사도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수업준비도 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 상황은 프레이가 말한 최악의 사태를 가르키는 것 같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관계가 파괴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겪으며 교사에 대한 존경심 보다는 동정심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교사가 되려고 준비 중이다.
교사양성프로그램의 참여자들에게서 “달리 선택할 것이 없어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사실 예전에 이런 질문을 들었다면 나 역시 그렇게 대답하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이 문제에 관하여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 어떤 멋진 문장으로 꾸며 대답을 만들어도 내가 처음부터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교사가 되려는 것은 아녔다. 투철한 목표의식으로 시작된 것은 아녔지만, 더 이상 다른 것을 선택할 것이 없어서 교사를 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정말로 되고 싶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다. 교육실천은 매우 진지한 일이다. 교사는 학생의 발달에 관여하고, 탐구를 도울 수도 있고 좌절 시킬 수도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과학적인 준비를 하고,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가지면 학습자들이 세계 속에 강한 존재로 조금씩 바뀌어 가도록 도울 수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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