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황석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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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님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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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오래된 정원은 출간전에 동아일보에 연재되었습니다. 연재 중 신문을 매일 보지 않으니 앞뒤 연결이 안되었습니다. 누구의 목소리로 언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단행본을 읽으니 왜 그렇게 혼란스러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을 재구성하는 방법이 특이하기 때문입니다. 오현우의 출감으로 소설은 시작됩니다. 오랜 감옥생활을 한 사람이 겪는 부적응이 사실적으로 드러나고 과거는 그가 읽어보지 못한 `편지`라는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투옥 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그들을 이어주는 것은 편지와 노트 뿐입니다. 오현우의 기억 속에는 한윤희와의 첫 만남부터 감옥생활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한윤희는 오현우에게 보낸 편지와 꽤 많은 분량의 노트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들려줍니다. 함께 하지 못한 세월이 모두 지나가고 사랑하던 한윤희가 죽은 이후에 그녀가 남긴 노트를 통해서 단절되었던 바깥세상과의 고리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필연적으로 따르게 마련인 안타까움이 전편에 흐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노트,독백,편지가 얽힌 28장의 구성은 18년의 단절을 잇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먼저 현재가 등장하고 어느 한 시점부터 과거가 이어지는 일반적인 구성에 비해 엇갈리는 인물.시간.사건의 진술이 오히려 더 세월을 이야기하는 풍부한 시선을 가능하게 합니다.
마지막 장의 감동 - 오래된 정원
한윤희가 남긴 노트의 끝을 읽고 오현우는 갈뫼를 떠납니다. 그리고 작품도 끝을 맺습니다. `젊은 얼굴 뒤편에 떠오르는 그네의 눈길 이쪽에 서서` `다녀올께`라고 말합니다(`그네의 눈길`은 한윤희가 남긴 초상화의 눈길입니다). 그들은 아직 헤어지지 않은 것입니다. 마지막 장에는 또 한윤희가 한국에 돌아와 대학교수 자리를 얻고 갈뫼의 집을 사서 머무른 시간들, 오현우가 한시대의 종언을 `아프게 이해`한 몇 년의 시간, 그들의 딸인 은결이를 만나는 상상이 그려집니다. 작품 전편을 통해 1)케테 콜비츠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마지막 장에서는 여류판화가의 마지막 석판화인 `씨앗들이 짓이겨져서는 안된다`(1942년작)를 보는 한윤희가 보입니다. 영원한 모성에서 오래된 정원의 해답을 찾은 듯 오현우에게 세상과 화해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윤희가 보는 세상과 오현우가 이해하는 세상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떨어져 있었지만 오래된 정원을 품고 살았다는 점에서 그들은 하나였습니다. 거대서사를 얼마 안되는 분량으로 압축한 문장들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오래된 정원
작품의 제목 `오래된 정원`은 이상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