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와서

소개

서대문 형무소를 다녀와서 감상문을 쓴 것이며,
서대문 형무소 안에 있던 시설보다는 역사적 상황을 생각하며 쓴 글 입니다.
A+받은 리포트 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검사하지 않는 표를 들고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의 작은 문을 통과한 뒤, 나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느긋한 시간여행을 꿈꿨다. 그리고 공사 중이었던 예전과 달리 완벽한 모습으로 개관된 역사관에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학여행을 왔는지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들이 뛰어다녀서 정신없는 답사가 되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들어가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전시관이다. 전시관 안에서는 여러 사진과 인형들이 조국 광복을 위해 순국한 선열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고, 여러 지방의 교도소에 관해서도 설명되어 있었다. 그 중에 결코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서대문 형무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말 잊을 수 없는 사진은 귀가 잘린 채 누워 있는 사람의 사진이다. 언뜻 봤을 때, 귀가 잘렸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상태인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세히 쳐다보니 사람의 귀를 자르면서 귀에서 볼로 이어지는 피부를 벤 모습이었다. 그리고 피부가 말리면서 근육과 피가 보였던 것이다. 일제의 잔악한 짓들에 대해 많이 들었지만, 눈으로 확인한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충격은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를 머리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전시관을 빠져 나오는데 아직까지 중학생들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전시관을 들어갈 때는 그냥 수학여행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전시관을 보고 나니까 생각이 싹 바뀌었다. 약 100년 전, 같은 시간에 그 자리는 우리 선조들의 피와 한으로 가득 찼던 곳인데 지금의 우리는 아무 생각 없는 것 같아 속상했다.
전시관을 나와서 지하로 내려갔더니 여러 가지 모형들이 일제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선인인 듯한 인형들은 다 찢어져서 옷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한 천 쪼가리들을 걸치고, 인간으로서 차마 견디기 어려운 온갖 고문들을 견뎌내고 있었다. 인형으로 재현되는 것인데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었다.
감방 안에 갇혀 있는 음울한 인형을 위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보인 것은 기다란 옥사였다. 천천히 옥사 안으로 들어가자 그 당시에 밥솥으로 쓰인 무쇠 솥이 있었다. 그런데 아마도 없어져 버리면 편할 사람들에게 밥을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기에 별 쓸모가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사형장 옆에는 어두컴컴한 굴이 있었다. 사형을 집행한 시신을 형무소 밖 공동묘지까지 몰래 버리기 위해 일제가 뚫어 놓은 비밀통로라고 했다. 1992년 서대문 독립공원을 조성할 때 입구에서 40m를 복원한 것이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남아있던 미운 정 조차도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굴 안은 축축하고 서늘했다. 어두운 만큼 사람들의 한이 쌓여있는 듯 했다.
햇살이 내 머리 꼭대기에서 춤을 출 때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의 답사는 끝이 났다. 사진을 찍고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의 담벼락을 바라보았다. 처음의 담장은 높이는 4.5m, 길이는 1.161m였다고 한다. 그 당시, 높고 위협을 주는 담장으로 눈가림을 하고, 안에서 인간으로서 하지 못 할 일들을 많이 해왔던 것이다.

참고자료

· 서대문 형무소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