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탱고 독후감] 희망과 절망이 뒤엉킨 진흙 위에서 인간의 얼굴을 다시 본 시간

소개

『사탄탱고』는 불안, 황폐, 희망의 잔재, 인간의 욕망과 허무가 하나의 긴 소설적 숨결로 이어지는 작품이다. 폐허가 되어가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과 인물들의 움직임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을 읽는 동안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고, 시간이 멈춘 듯한 황량함이 반복되는 독특한 리듬이 계속 따라다닌다. 이 독후감은 작품의 주요 정서와 인물들의 감정선, 그리고 인상 깊은 문장을 바탕으로 읽는 내내 느꼈던 압도적인 분위기와 사유를 한 흐름의 글로 자연스럽게 이어 썼다. 헝가리 문학 특유의 음울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들이 어떻게 독자의 내면을 흔드는지 그 여운까지 담아보고자 한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사탄탱고』를 읽는 일은 마치 끝없는 비가 내리는 들판을 걸어가는 기분과 닮아 있었다. 이야기는 폐허가 된 마을에서 시작되는데, 그곳의 공기 자체가 이미 오래전부터 무너져 있던 것처럼 느껴졌다. 인물들은 희망을 잃은 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도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이용하면서도 필요로 한다. 이런 모순적인 감정이 마치 탱고의 스텝처럼 한 발씩 엇갈리고 겹치며 소설 전체를 움직인다. 가장 먼저 내 마음에 남았던 문장은 “희망은 무너진 자들의 가장 잔인한 유령이다”라는 구절이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소설 속 인물들이 왜 끝없이 흔들리고 왜 서로를 끌어당기면서도 동시에 밀쳐내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