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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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에 관한 책을 읽고 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처음 펼쳤을 때 그가 제시하는 이야기들은 때로는 너무 직접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말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한 개념처럼 보이지만, 그가 말하는 방식에는 무언가 날카로운 면모가 있다. 정신분석학자로서 경험을 쌓은 뒤 정립한 관점이라고 해서 어렵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붙잡고 생각을 거듭하게 된다. 그 사람이 말하는 사랑이 단지 감정이나 감각적 매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고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첫 장부터 사람의 불안과 고독을 말할 때, 긴장감이 조금 감돈다. 나 자신도 누구나 그렇듯이 마음 어딘가에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고립감이 스며드는 순간이 존재한다. 그것이 인간이 가진 숙명 같은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고립이 왜 생기는지, 또 그것을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하는지 부드럽게 끌어낸다. 사랑을 위해서는 먼저 개인 내부에 뿌리내린 불안이나 자기혐오 같은 감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랑을 감정 차원에서만 정의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인상 깊다. 그는 사랑을 인간의 성장 과정 전체와 연결해 바라본다. 그저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이나 충동이 아니라, 한 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익히고 연습해야 하는 능력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사랑은 자발성과 책임감이 어우러진 활동이고, 주기 위한 열망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사랑은 막연한 수동성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행위다. 남을 사랑하는 것은 쉽게 익히기 힘든 기술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 한마디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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