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의 꽃을 읽고

목차

1. 작품소개
2. 작품 감상
3. 맺음말

본문내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의 ‘꽃’은 얼핏 보기에 감상적인 연애시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시는 ‘나’라는 고독한 실존이 불안 속에서 하나의 확실한 존재의 근거를 확보하려는 몸부림이요, 절절한 외침이다. 단순한 산문체의 시 같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지닌 어려운 시이다. ‘꽃의 존재’의 의미를 조명하고 그 정체를 밝히려는 의도를 가진 이 시는, 주체와 대상이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주체적인 만남의 관계임을 형상화하고 있다. 꽃으로 대표되는 사물 속에 담고 있는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자세, 곧 꽃의 참모습을 인식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잘 드러나 있다.
‘꽃’은 김춘수 초기시의 특징인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존재의 의미를 조명하고 그 정체를 밝히려는 의도를 가진 이 시는, 주체와 대상이 주종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주체적인 만남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분히 철학적인 시여서 정서적 공감과 함께 지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 시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을 인식하기 이전의 무의미한 존재(제1연) 둘째, 명명에 의해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옴(제2연) 셋째, 존재의 본질 구현에 대한 근원적 갈망(제3연) 넷째, 존재의 본질 구현에 대한 소망(제4연)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