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시 분석
- 최초 등록일
- 2020.08.05
- 최종 저작일
- 2020.05
- 10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3,000원

목차
1. 분석 작품
1) 부재
2) 갈대
3) 생성과 관계
4) 꽃
2. 작품 분석
3. 시 출처
본문내용
1. 분석 작품
가. 부재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 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없이 져 버렸다.
차운 한겨울에도
외롭게 햇샃은
청석 섬돌 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 일 없이 세월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나. 갈대
어둡고 답답한 혼돈을 열고 네가 탄생하던 처음인 그날 우러러 한 눈은
하늘의 무한을 느끼고 굽어 한 눈은 끝없는 대지의 풍요를 보았다.
푸른 하늘의 무한.
헤아릴 수 없는 대지의 풍요.
그때부터였다. 하늘과 땅의 영원히 잇닿을 수 없는 상극의 그 들판에서
조그만 바람에도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운명을 너는 지녔다.
황홀히 즐거운 창공에의 비상.
끝없는 낭비의 대지에의 못 받힘.
그러한 위치에서도 면할 수 없는 너는 하나의 자세를 가졌다.
오!자세-기도.
우리에게 영원한 것은 오직 이것뿐이다.
다. 생성과 관계
꼭 만나야 할
그들과 내 사이에는
아무런 약속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약속 같은 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이상……
내가 그들을 위하여 온 것이 아닌 거와 같이
그들도
나를 위하여 온 것은 아닙니다
죽을 적에도 우리는 모두
하나 하나로
외롭게 죽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기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나의 이웃이 된 것은
그들에게 죽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위하여
그들이 나의 이웃이 된 것은 아닙니다
라.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참고 자료
문혜원(2017), 김춘수 시의 현상학적 읽기, 소명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