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별 춘향전에 대한 평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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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은 ‘조선문학사’에서 춘향전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춘향전이 어느 시대에 어떤 형태로 발생했는지, 어떤 경로로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 수많은 이본간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등이다. 그러나 거기에 대해 논의할 겨를이 없어 그건 생략하고 춘향전에 대해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몇 가지 점에 대해서만 다루었는데 그 첫째는 춘향전이 이조 봉건사회 말기 사회상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춘향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은 생생하고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다. 양반관료 집안의 이도령, 기생의 딸로 태어나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대하면서도 정의감을 지닌 춘향, 풍자와 해학으로 명랑하게 사는 방자, 백성을 도구 취급하는 변학도 등은 각계각층을 대표한다. 이런 등장인물들은 이전 고대소설의 인물들과 다르다. 고대소설의 등장인물은 권선징악의 재료로서 선인이냐 악인이냐의 기준을 놓고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반면, 월매가 선인인가 악인인가는 도덕적 범주로 판정할 수 없다. 월매는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는 고대소설의 놀랄만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만으로도 춘향전은 다른 작품들보다 우수하다.

<중 략>

매를 맞고서도 견디는 것이 춘향이 걷는 길이고 매로서 정복해보려고 하는 것이 변사또다. 참고 견디고 참고 견디는 가운데 춘향에게는 빛이 일어나고 때리고 또 때리는 곳에 변사또가 흉측해지는 함수관계 아래서, 암행어사를 만나 어떤 질서가 무너지는 마는 곳에 극적 해방감을 지니게 하는 쾌감이다. 이 작품이 지니는 강렬한 의미는 춘향의 저항이 성공했다는 쪽보다는 흉측한 변사또의 파멸 쪽으로 기울어진다. 이 작품이 권력에 대한 도전 위에 서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참고자료

· 여증동, 『한국문학사』, 형설출판사, 1973
· 우리어문학회, 『국문학사』, 수로사, 1949
· 이명선, 『조선문학사』, 조선문학사, 1948
· 조윤제, 『한국문학사』, 동국문화사, 1963
· 조윤제, 『국문학사개설』, 을유문화사, 1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