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훈의 장르기법

목차

1.연극적 기호를 통해 구현되는 ‘침묵’의 미학
1.1말더듬과 소외의 침묵
1.2움직임에의 주목과 존재 발현의 계기
1.3 다양한 연극적 기호를 통한 유기체적 무대의 구현

2. 연극의 놀이성에 대한 실험과 성찰

3. 삽입노래와 결말을 통해 드러나는 매개적 소통 구조

본문내용

1.1말더듬과 소외의 침묵
최인훈의 「봄이 오면 산에 들에」에서 나타나는 침묵은 ‘말더듬’과 ‘움직임 더듬’ 두 부류로 나뉠 수 있다.
달내 아비에게 말이 생리적으로 능할 수 없는 것이었다면, 달내의 말더듬과 반복되는 침묵은 달내 가족이 숨기고 있는 달내 어미의 존재에서 비롯된다. 문둥이가 된 것을 숨기고 마을 사람들에게 낯선 사내와 정분이 나 집을 나간 것으로 알려진 달내의 어미의 존재는 달내에게 있어 어두움과 비밀이 되어 그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표출할 수 없게끔 한다. 이것은 또한 어머니에 대한 비밀을 공유한 아버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서, 어머니는 두 사람 모두에게 그리우면서

<중 략>

한편 이상에서 살펴본 소리의 유기체적 활용은 더 나아가 다른 연극적 요소들과 합하여 유기체적 무대의 구현으로 확대된다. 달내아비는 달내가 사또의 소실로 끌려가게 될 위험에직면하여 바우와 함께 달아나라고 조언하는 장명에서 “바람 소리에 반주하듯이” 움직이고, 무대 위의 소도구나 빈 공간, 조명도 “주인공인 바람 소리를 따라/ 숨쉬고 움직”인다(봄이 오면:148)

이렇게 볼 때 다양한 연극적 기호와 결합된 ‘침묵’은, 앞에서 살펴본 말더듬 및 움직임과 관련된 ‘침묵’과는 일정 부분 성격을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인훈 희곡에서 ‘침묵’은 사회학적으로 소외의 의미를 부여받고, 궁극적으로 존재

<중 략>

달내가 아비를 떠나기로 예정된 전날 밤, 어릴 적 꿈을 통해 자신에게 헌신적 사랑을 베풀던 어머니의 모습을 재구해 낸다. 이것은 이 작품에서 달내 어미의 상징성, 즉 상징계의 모순을 본 존재의 진정성을 보임으로써 상징계의 모순과 허구를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빚는다. 그리고 이어 문둥이 어미와 달내 가족 사이를 가로막은 문을 달내가 열어젖힌 것은, 현실 순응하던 이들의 삶에 실재계가 침입함을 말해준다. 이렇게 볼 때 달내 및 달내 아비, 바우가 달내 어미를 좇아 문둥이가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즉, 이들은 실재계의 침입을 받아들임으로써 더 이상 상징계에 머물 수 없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