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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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작품의 제목은 숫타니파타 중의 말이다. 숫타니 파타란 부처가 열반에 든 후 제자들이 그의 말을 운문 형식으로 간추린 경전으로 다음은 그의 일부분이다.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은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책은 서로 다른 세 여자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내가 여자가 아니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등장하는 여자들이 어떤 느낌이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세 여자의 삶은 서로 완전히 달랐지만 그 많은 문제점과 고통들은 전부 같은 원인과 결말을 끌어 왔다고 생각한다.
세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간추려 보자면, 영선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서 학업을 포기하고 파리로 날아가 남편을 영화 감독으로 성공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다. 그녀는 결국 남편을 위한 희생의 대가로 심한 박탈감에 시달리다가 자살로까지 치닫게 된다. 내 생각에는 사랑하는 이를 위한 희생이 절대적으로 잘못이라는 것은 아닌데,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애착을 가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혜완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던 자신의 욕심에 충실하던 과정에서 아이를 잃고 만다. 주위의 냉담한 시선과 더불어 아이를 죽였다는 남편의 구타는 그녀로 하여금 이혼을 결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혜완의 이야기보다 혜완의 친정 어머니의 이야기가 더욱 안타까웠다. 친정 어머니는 딸만 낳아 시어머니의 냉대와 남편의 눈치만 보여 살아오셨는데, 손자의 시체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사돈을 보고는 병실을 빠져 나가는 장면에서 혜완의 친정어머니의 심정은 그토록 귀한 아들을 죽음으로 보낸 딸 때문에 얼굴을 들 면목이 서질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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