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읽고

소개

암 투병 중에 쓴 작품으로서 작가정신을 분출한 의미가 있으나, 환상과 허상을 다루며 이야기로서의 전개도 복선도 없어, 소설보다는 수상록으로서 더 의미가 있음을 지적함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소설이 아닌 수상록(隨想錄)이 나을 뻔했다 -

작가 최인호가 암과 투병하면서 두 달 만에 탈고했다는 장편이다. 그의 투병 소식과 스스로 “암은 축복”이라 한 말도 알고 있었고, 그런 말 하는 그의 모습을 화면에서 보기도 했다. 이 작품이, 그동안 연재소설, 역사소설, 종교소설 등으로 다른 길을 걷다가 자신의 본령인 현대소설로 들어와 체질 개선한 후의 첫 작품이란다. 그래서 내심 깊은 관심과 기대로 책을 들었다.

첫 몇 쪽을 읽어나가면서 갑자기 속이 거북하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비유의 나열, 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무관한 사건의 삽입, 아무 긴장감도 없이 시시콜콜한 장면의 기술.......몇 번이나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그래도 무언가 있을 거라는 기대로 던져버릴 수는 없었다.

K는 정신이상자도 아니고 환각증의 병증 있는 환자도 아닌, 평범하고 성실한 직장인이자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가 토요일 아침 자명종 소리의 의혹에서 시작하여 월요일까지 사흘간 겪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혼돈을 그린 소설이다.
모든 현실의 아내와 강아지, 딸, 휴대폰, 성냥갑, 보험설계사, 대리기사, 친구 H, 매형이었던 P교수, 친누이 등등 자신인 K를 제외한 모든 존재가 현실이 아닌, 누군가의 조종을 받는 모형(模型)이라는 의식에서 끝없이 헤맨다. 마침내 자신은 가상의 K2이고 또 하나의 자신인 K1을 만나 대화하고 가위 바위 보를 하며, 그의 아내이자 곧 자신의 또 다른 아내와 본래의 아파트가 아닌 세탁소 좁은 방에서 정사를 나눈다. 그 정사의 상대는, 본래의 아파트로 돌아오면 본래의 아내이다. 환상처럼 세탁소에서 아파트로 공간을 날아와.......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