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 지역주의, 동아시아 경제통합

서지정보

· 발행기관 : 한국동북아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동북아논총 / 10권 / 35호 / 215 ~ 238페이지
· 저자명 : 임반석

초록

이 글은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글은 세계시장 구조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다자주의와 지역주의라는 두 힘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한다. 다음으로는 시각을 동아시아 지역으로 돌려 동아시아의 다자주의, 지역주의 및 지역화 움직임에 대한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지역화와 지역주의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한다. 끝으로 이 글은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장래를 전망하면서 결론을 맺고 있다.지역주의와 다자주의라는 상반된 힘이 서로 교차하는 세계시장의 소용돌이로부터 동아시아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거대한 다자주의의 이념과 현실적 이익을 거부하기 불가능한 상황도 있지만 다자주의에서 소외될 경우 예상되는 비용이 너무 과중하기 때문에 각국의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며 다자주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다자주의 움직임에 참여하는 가운데서도 동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지역의 활발한 지역블럭 형성에 자극받아 지역주의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동아시아 경제통합 과정을 보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40년 동안 기업활동에 힘입은 시장적 통합인 지역화와 진행되어 왔는데, 이 현상은 ‘지역주의 없는 지역화’라고 부를 만 하다. 동아시아 지역의 지역주의 없는 지역화는 1990년대 후반 이후 점차 제도적 통합인 지역주의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제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 움직임은 지역화와 지역주의가 동행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주의보다 지역화가 선행되었다는 점 외에도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통합은 선진국, NIES, 개도국을 포괄하는 매우 복잡한 이해관계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점, 무역자유화보다는 금융통화 협력이 먼저 진전되었다는 점, 주요국 간의 역사유산과 주도권 경쟁이 통합의 반작용이 되고 있다는 점 등 몇 가지 특징적인 면모가 발견된다.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경제통합은 이해관계가 맞고 타협이 쉬운 국가끼리의 소규모 FTA 체결이 활발하게 진행된 뒤 일정한 시점에서부터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통합 단계로 진입하는 2단계 통합 경로를 밟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그 시점은 EU가 완성되고 FTAA가 결성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 경제통합은 다른 지역블럭과 달리 선진국, NIES 및 개도국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통합과정에서 발생될 갈등 요소도 훨씬 복잡할 것이기 때문에 EU나 NAFTA와는 다른 통합모형이 요구된다. 통합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민감한 산업(농업)의 개방문제, 지역내 구성원 간의 심각한 경제격차 문제, 주요국의 정치적 의도 배제 문제가 될 것이다. 농업문제 접근 방식은 EU의 경우에서 학습할 수 있고, 선진국 개도국 간의 갈등 해소에 대해서는 NAFTA에서 학습할 수 있다. 구성원 간의 경제격차 문제는 공동 기금을 통한 동아시아 역사연구소, 동아시아 공동인재 양성 기관 설립, 동아시아 농업문제 연구소 설립 등 인프라를 구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정치적 의도 개입으로 인한 상호 불신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목적보다는 최대한 경제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는 보완장치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발전 단계의 격차, 정치경제 체제의 차이, 문화적 차이가 만들어낸 이질적인 제도의 적절한 조화 없이는 실질적인 경제통합의 실효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