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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문학]돈키호테
    라 만챠의 이름 높은 기사, 돈키호테돈키호테를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퍽 어렸을 때부터 인 것 같다.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그가 창을 곧추세우고 거대한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그림은 나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그리고 ‘저 사람 참 돈키호테 같다’라고 하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용기는 있으나 성질 급하고 무모한 사람의 전형으로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북 리뷰 매뉴얼에서 돈키호테를 발견하고, 내가 한 번도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 돈키호테를 읽어봤는지를 물었을 때도 돈키호테는 알아도 소설은 읽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그렇게 유명한데 정작 그의 모험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주인공의 인기가 무엇인지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일었고, 책을 열었다.라 만챠의 한 동네에 기사담에 빠져 현실과 이야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집안을 경영해야하는 것도 잊고 오직 기사 이야기에 빠져 살다가 급기야 자신이 직접 기사가 되기로 작정하였다. 그리하여 스스로를 돈키호테라 이름 짓고 모험을 찾아 온 세상을 편력하기로 하였다. 왜냐하면 자기가 책에서 배운 온갖 것을 실제로 실행한다는 것이 자신의 명예를 유지하는 데도 그렇고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갑옷을 깨끗하게 닦고, 투구도 완전히 갖추고, 자기가 탈 말에게도 로시난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기사에게 가장 중요한 대상인 열렬한 사랑을 바칠 여성도 구하였다. 그리하여 옆집에 사는 한 농촌의 여인에게 혼자 몰래 돌시네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스스로 공주로 모셨다. 이렇게 그는 자신의 주변을 철저히 사실에서 모두 벗겨내고 새롭게 모험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는 정의로운 기사이자 영웅기사인 돈키호테와 그 주변인들로 둔갑시켰다. 이렇게 준비를 마친 후, 첫 번째 출정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출정에서 그는 허름한 주막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실재는것이다. 그리고 돈키호테에게는 이런 피라미드식의 신분제도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바로 기사도란 그런 높은 신분의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인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희화화시킴으로써 그 시대의 신분제도를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장면에서 또 다른 것을 느낀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고, 단지 돈키호테라는 소설 속의 인물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보면 아무리 더러운 곳이라도 어느 백작의 궁보다 멋진 곳으로 탈바꿈시키고, 평범하고 보잘 것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평민들을 또 어느 누구보다 멋지고 귀한 사람으로 바꾸는 긍정적인 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세상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나 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관적 사고가 인생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이 세상을 얼마나 크고 작게 생각하는 것은 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달린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긍정적으로 탈바꿈시키는 돈키호테의 생각과 행동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졌다. 물론 현실에 맞지 않는 사고를 하는 돈키호테의 정도가 너무 심하지만, 어렵고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돈키호테의 자기맞춤식 사고를 조금만 배운다면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아무리 안 좋은 상황에 처해도 자신의 꿈을 버리지 않고, 지조를 지키며 살아가는 돈키호테식의 사고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지혜를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첫 번째 출정 중에 도착한 주막에서 고집스럽게 주막집 주인을 성주라 하고 그에게 기사의 칭호를 내려달라고 떼를 쓴 그는 결국 기사의 칭호를 받고, 주인이 속옷과 돈을 챙겨 모험을 떠날 것을 명령하여 다시 고향으로 내려온다. 이때도 참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고향으로 돌아온 돈키호테의 출정을 막으려는 신부와 집안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돈키호테를 미치게 만든 근원을 기사 이야기로 보고, 책을 불태우고, 단죄하려고 한다. 그러나 책이 무슨 죄가 있는가? 모든람이라면 적어도 저것은 풍차요’라고 말했지만 돈키호테의 충실한 시종이라 곧 ‘주인님이 하시는 말씀은 다 믿습죠’라며 부상당한 돈키호테를 일으켜 세운다. 이렇게 첫 모험을 패배로 끝낸 후, 돈키호테를 따르고 믿는 시종 산쵸이지만 근본적인 세계관은 완전히 다름을 그들의 대화와 행동 구석구석에서 느낄 수 있다. 그들의 대화를 잠깐 엿들어 보자."하기야 저는 나리가 말씀하신 대로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믿고 있습죠. 그건 그렇고 허리를 좀 똑바로 펴십쇼. 한쪽으로 기울어져 계십니다요. 아마 아까 굴러 떨어졌을 때 몹시 다치신 모양입니다요.""아마 그런 모양이다."하고 돈키호테가 대답했다."그러나 나는 아프다는 말은 한 마디도 안 한다. 도대체 편력 기사란 어떤 상처를 받더라고, 이를테면 상처에서 창자가 비어져 나온다고 하더라도 아프니, 괴로우니, 하고 말해선 안 되거든.""그렇다면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요."이렇게 산초가 대답했다."그러나 아프면 아프다고 말씀해 주시는 편이 저로서는 고맙겠는뎁쇼. 편력기사의 종자니까 저도 아프다는 소릴 하지 않아야 하겠지만요, 정직하게 말씀드린다면 저는 조금만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요,돈키호테는 이 단순한 종자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제 어느 때고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라고 말한다. 여기서 기사도에 대하여 철저히 지키려는 돈키호테와 그와 반대로 기사도가 무엇이건 간에 현실의 느낌과 생각을 자제하지 않으려는 산쵸의 생각 차이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점심을 먹을 때도 둘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산초는 점심을 드실 때라고 주인에게 일러 주었다. 이에 대한 주인의 대답은, 나는 별 생각이 없다. 그러나 너는 먹고 싶을 때 먹도록 하라는 것이다. 허락을 받은 산초는 곧 당나귀 위에서 되도록 몸을 편하게 하고 등에 걸머진 전대에서 먹을 것을 꺼내 들고 주인 뒤를 천천히 따라가면서 쭈걱쭈걱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따금씩 말라가의 양조장 주인도 군침을 삼킬 만큼 술부대의 술을 사뭇 맛이 있는 듯이 조잠을 깨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술부대를 만져 보았다. 그리고 어젯밤보다 술이 적어진 것을 발견하고 그의 마음은 서글퍼졌다. 앞으로 여간해선 이 부족을 보충하기가 어렵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한 편 돈키호테는 아침 식사를 하려 들지 않았다. 그것은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감미로운 추억으로 배를 충족시키고자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들이 목적한 리파세의 계곡을 향하는 길로 되돌아갔다. 풍차와의 대결에부터 다음 모험을 찾아 떠나기까지 두 사람은 사사건건 다른 시각을 지닌 완전히 대조적인 인물인 것이다. 산초가 삶의 행복을 음식과 술에서 찾고 만족해하는 반면에, 돈키호테에게는 사모하는 연인 둘씨네아 공주와의 추억이 그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다. 그가 빠졌던 중세의 로맨스, 즉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남성 기사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다는 내용은 돈키호테에게 삶의 행동 지침이 된다. 돈키호테는 행복한 추억에 대한 공상의 여운을 지우지 못하고 아침밥도 거른 채 또 다른 모험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그 후 맞닥뜨리는 두 번째 대결에서도 돈키호테의 이상주의와 산쵸의 현실주의는 평행선을 달리며 이야기를 구성해 나간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결국 길 가고 있는 수도사들을 악마로 생각하여 찌르기도 하고, 죄수로 호송되어 가는 사람들을 무고한 양민으로 생각하고 풀어주는 등 현실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한다. 그리고 돈키호테의 실패 또한 계속 되면서 현실주의자 산쵸와 이상주의자 돈키호테는 계속 티격태격하는데 그러면서도 산쵸는 돈키호테가 베풀기로 한 땅과 돈에 마음이 씌어 그의 충실한 시종노릇을 계속 한다. 이런 돈키호테와 산쵸의 행각을 보고 있자니 얼마 전에 본 슈렉이 생각났다. 슈렉은 늪에 사는 녹색의 덩치 큰 괴물로 그의 친구 당나귀 덩키와 함께 피오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모험 길에 나선다. 수다스러운 덩키와 과묵한 슈렉, 작고 빠른 덩키와 커다랗지만 느린 슈렉이 만나 떠나는 모험 길에 두 사람의 대조적인 행동 은 재미를 더릿은 No한 이유‘라는 책이 있었다. 똑같은 말에 돈키호테는 찬성을, 햄릿은 반대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로 생각이 달라서일까? 그보다는 둘의 성격이 너무나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 인간형은 현실을 무시하고 독선적인 정의감에 이끌려 이상을 향해 돌진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며 배운 것은 없지만 마음이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을 상징한다. 이 형은 주로 단순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강한 실천력으로 성공한 사례도 많다. 그러나 항상 불안해 보이는 인간형이다. 이에 반해 햄릿형은 사색적이며 회의적인 경향이 강하고 결단과 실행력이 약한 성격의 소유자다. 햄릿은 고뇌와 갈등과 번민을 거듭하는 지성인의 상징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러하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러하니 도저히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인간형을 낫다고 해야 할 것인가? 책은 그 대답을 하고 있지 않다. 중세 시대의 절대적인 가치관은 물러가고, 다양성과 상대성의 시대인 현대사회에서 한 종류의 성격만을 지향한다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현대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인간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존중할 것을 주장한다. 그래서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주장을 외친 돈키호테와 햄릿 두 사람 중 어떤 이에게도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 돈키호테에서는 우리의 주인공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그를 풍자하여 중세시대의 기사도 정신을 비판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으로 작가는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이다. 풍차와의 대결은 그것을 극명하게 제시하는데 풍차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를 의미하고 그에 맞서 창을 들고 돌진하는 돈키호테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고지식한 옛 개념에 매달려 돌진하는 독선적인 인간형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와 산쵸, 돈키호테와 햄릿을 비교하면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키호테가 현실성 없다.
    독후감/창작| 2006.04.30| 6페이지| 1,500원| 조회(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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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후감]천국의 열쇠를 읽고
    ‘천국의 열쇠’를 읽고이번 북리뷰 도서 목록에 있는 ‘천국의 열쇠’를 보고 나도 모른 감회에 젖었다. 중학교 때 이 책을 읽고 세계 명작전집의 한권을 독파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어렵지 않고 쉽게 나의 정신세계를 다듬어준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의 어린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다른 책들과 섞여서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한번 펴보기로 하였다.내 머릿속에 무슨 책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산책을 하다 자신의 수도원을 나와 난처한 상황에 빠진 한 사람의 이야기는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산책을 하다가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갔을까 라는 아주 사실적인 의문과 동시에 그렇게까지 걸어야함 했던 그 사람의 고뇌의 양을 짐작하지는 못하겠지만 가슴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국의 열쇠를 읽으면서 알았다. 그 사람이 바로 프란치스 치셤인 것이다. 그가 사제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은 인간적 고뇌의 산물이다. 불우한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사랑하는 여인 노라가 사생아를 놓고 자살하기까지 어린시절의 경험이 그를 사제의 길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사제의 길로 들어섰다 할지라도 그런 인간적 고뇌가 마침표를 찍은 것이 아니었다. 도리어 그는 끊임없이 사제로서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의심하면서 주님이 바라는 길이 무엇인지,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고 답한다. 이러한 의문들 속에서 그런 그가 가져야 하는 것은 오직 인내심뿐이었다. 이런 인내심은 젊은 수도자, 치셤이 하루 종일 마시지도, 먹지도 않고 오직 땀으로 몸을 씻으며 길을 걷도록 한다. 그의 산책은 인내심의 발로이면서 정화의 의식인 것이다.그런 그가 수도원 생활을 끝내고 사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첫 보좌신부로서 그의 경험은 그리 반갑지 않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키저신부와의 만남은 치셤이 신부로서 하느님의 관계에 더 충실하고 실천하도록 서로를 도와주는 사이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충돌하는 사이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성과 관련하여, 우리는 보수적인 교회의 모습을 상징하는 키저신부를 보게 된다. 그는 성당 앞에서 남녀가 함께 댄스파티를 하는 것을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치셤은 남녀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같이 인간적인 욕구를 밝은 곳에서 발산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마음 모두 성서를 기반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현한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 다를까? 두 사람의 견해의 차이는 성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인간적인 고뇌로 인해 신부의 길을 들어선 치셤에게는 인간적 욕구를 무조건 억제해서는 안 되고, 자연스럽고 옳은 방향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키저 신부는 성을 인간의 원죄와도 관련하여 근절하고, 억압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그어 놓은 금의 중간에서 나 또한 고민이 된다. 현대사회는 분명 치셤이 살던 시대보다 성적으로 개방되어 있지만 그 성이 밝지만은 않다. 지금의 밤거리에도 몸을 파는 여자와 사는 남자, 그리고 불륜과 사생아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간의 욕망이 죄악시 되어 꽁꽁 숨겨야만 했던 시대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저자는 보다 인간적인 눈에서 신앙을 바라보는 치셤을 간접적으로 지지한다. 나 또한 그의 견해 쪽으로 좀더 기운다. 불완전한 인간의 눈으로 아직 하느님의 뜻을 헤아릴 길이 없지만 인간을 사랑하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욕망을 무조건 억제하고, 참을 것을 바라시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이 신이 될 수 없기 때문이며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좌충우돌 반항기질을 보이던 치셤 신부는 중국의 선교사로 길을 떠나며 본격적인 신부로서의 선교활동과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중국에서의 선교활동은 풀 한포기 나오지 않는 불모지에서 울창한 숲을 바라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 처음 중국 이교도들의 낯선 시선을 견뎌내어야 했고, 그곳의 문화에 적응되기 까지 고통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런 시간들이 결코 아깝진 않았다. 그 지역의 숨은 세력가인 챠씨의 아들 유를 살려내면서 성당을 짓고, 한 번도 거짓으로 신자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누구도 억지로 제단 앞에서 거짓 절을 올리는 법이 없는 작지만 견고하면서 알찬 신앙이 충만한 성당을 만들어 갔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어려운 선교활동은 치셤신부에게 힘든 일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무서운 페스트도 물리쳤다. 그러나 도리어 그를 힘들 게 한 것은 다름아닌 같은 하느님을 믿는 원장 베로니카 수녀, 밀러 신부와의 갈등이었다. 베로니카 수녀의 태생에서 비롯된 오만과 자존심은 처음 보는 치셤 신부를 겉모습만으로 그를 판단하게 하였고 그때 생긴 선입견으로 그녀는 치셤 신부를 마음깊이 무시하였다. 그녀는 신앙 생활을 정갈하고 단아하게 잘 해냈지만 하느님께서 주신 두 번째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몸소 체득하고 실천하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또 신자수의 그래프가 중요한 밀러는 가장 낮은 전교율을 보이는 치셤의 교구활동이 마땅치 않게 생각하였고 돈을 사용해서라도 전교율을 높이기도록 충고하였다. 이런 인간들의 행동에서 우리는 잠시 자신의 평소의 삶을 반성하게 된다. 결국 육체적인 어려움 같은 것이 우리의 삶에 문제가 아니라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다른 인간들에게 우리는 상처를 주고 받아가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새 인간이 정해놓은 신분이나, 경제력, 그리고 사회적 지위에 종속되어 옳고 그름을 판별할 줄 아는 눈을 잃게 된다. 우리의 치셤 신부에게 과도한 친절을 없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을 가장 낮은 존재로 낮출 줄 하는 진실한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오는 유혹을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기도를 통해 침착하게 거부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잘 마음깊이 새기고 산다는 것은 스스로를 비우는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함임을 깊이 느끼게 되었다.
    독후감/창작| 2006.04.19| 3페이지| 1,000원| 조회(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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