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었을 때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성취감과 자부심이 느껴져 매우 기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감과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기 시작했다.주위에서 새로운 역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조언을 들으면서 팀장의 역할과 관련된 서적들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경영 전반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했거나 팀원 간 갈등 조정과 화합에 대해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는 외국 사례들이 많아 지금 당장 나에게 도움이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팀장이라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는 우리나라 기업 현장에서 경영컨설팅을 했던 저자의 경험이 반영되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고 크게 5장으로 나뉘어 총 60개의 챕터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목차는 그 자체만으로 팀장의 역할을 정리한 요약본 같았다.본문 역시 다른 분야의 사례와 인용이 많으면서도 간결하게 요약되어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쉽게 읽히면서 팀장 직책을 수행하면서 겪는 고민에 대해 현명한 방향성을 제시 해 주었다.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스스로에게 제목과 동일한 질문을 해봤는데 저자가 팀장들에게 던지는 조언은 이론이나 이상적인 상상 속 팀장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소속된 기업에 기여함으로서 팀원들에게 경제적인 성취와 자신감을 동시에 주기 위해 현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같았다.팀과 팀장의 존재의미고객을 만족시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회사의 가장 큰 사명이고, 팀은 회사에 돈을 벌어주기 위해 존재한다. 냉철한 이 명제 하에 팀장이란 이 기본개념을 자신은 물론 팀 구성원들 속에 살아 숨 쉬게 하는 사람이다.개인주의가 점점 더 팽배해지는 요즘 팀의 관리를 하는 팀장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팀장은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팀원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 또한 어떤 선택을 하던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성과를 내야만 비로소 능력 있는 팀장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정은 팀장 자신만이 아니라 팀원과 조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그러기에 팀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목표 지향적'인 팀 운영이며 팀장은 조직적 의사결정이 최초로 일어나는 단위의 책임자로서 직원 개개인의 역량과 특성을 파악하고 이끌 수 있어야 할 것이다.팀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가장 처음에 배웠던 현장 업무부터, 중간정도의 위치에서 활동하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개인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기술과 경험 습득, 체력관리나 집중력 등에 좀 더 의의를 두었지 팀장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쉽지 않은 일을 잘 마무리 했을 때의 성취감과 다른 직원들과의 협력을 통한 유대감 형성 등 현장에서의 업무에 더 무게를 두었기에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들이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을 잘 해내는 사람‘ 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중간관리자로서 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팀장이 되었다는 것은 리더십의 관리 대상에서 리더십의 주체자로서의 역할이 시작됨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조직과 인간을 이해하는 수준을 한 단계 높여 바라보는 시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민주적 팀은 없다. 다만 합리적 팀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은 흔히 생각해오던 것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해줬다. 팀장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고 팀원은 이를 따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어떤 팀원이 민주적인 팀 운영을 요청하면서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정보의 공개 등을 요구하는 경우 의사결정자는 회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범위 안에서 공개하면 된다는 저자의 조언은 팀원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좋은 팀장이 되고 싶은 초보 팀장에게 의사결정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고 권한을 가진 사람은 성과가 나왔을 때 실적으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이라는 깨닫게 해주었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한과 책임의 구분이이기 때문에 앞서가는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하고 있는지 반문하는 것과 동시에 팀원들의 의견을 필터링해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할 것이다.또한 팀장은 현장에서 변화를 읽고 혁신을 주도하는 중간관리로서 ‘상인적 지식’을 축적하는 주역이라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요즘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적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장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해결방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접촉하는 현장에서 얻어지는 정보와 지식이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소중한 정보 중 하나다. 이러한 정보는 현장리더인 팀장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서는 가치있는 상인적 지식으로 진화할 수가 없기 때문에 팀장이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되어 자신과 팀원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지식화해 조직 전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이 책에서 강조하는 팀원과 팀장의 가장 큰 역할 차이는 사람을 다룬다는데 있다. 팀장은 업무를 팀원들에게 분담시키고, 팀원들이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인데 자신의 직책 변경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나홀로 잘하는 팀장이 되려고 하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장의 기본 임무는 팀워크를 형성하고 팀원들을 뛰게 만들어 팀 전체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팀은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내야한다. 열심히 하는 것은 소중한 가치이지만 고객에게 인정받기 어려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이때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팀장의 역할일 것이다. 팀장은 자신의 팀 성과가 어떤 부분에서 측정되고 관리되는지 분명히 파악하여 이를 팀의 방향성으로 삼아야 한다.그리고 팀장이 제시한 방향성 하에 팀원들이 노력하여 이룬 실적의 결과물을 임원들이나 상사에게 적절한 방법을 통해 알려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겸손이 미덕이고 열심히 하면 당연히 상사가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는 본인 뿐 아니라 팀원들의 사기도 꺽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팀이 좋은 성과를 냈을 때 팀은 물론 팀원들의 노력과 실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세일즈맨의 능력을 가진 팀장은 팀의 사기를 높이고 더 효율적인 팀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우리는 언제나 유한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는데 팀장이 노동자 의식을 가지면 팀도 노동자 집단이 되고 팀장이 경영자 의식을 가지면 팀은 전문가 집단이 된다는 저자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고 느껴졌다.로마인들은 지도자의 리더십은 책상머리 공부가 아니라, 구체적 현실에 부딪쳐 경험하는 과정에서 쌓인다고 보았다고 한다. 군대 지휘관생활을 통해서 리더십이란 이론이 아닌, 사람을 제대로 다루고 실제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능력임을 깨닫게 했다는 것이다.이런 시스템 덕분에 로마에 우수한 지도자가 끊임없이 충원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현실과 유리된 그럴듯한 관념론과 이상론에 빠져든 선동가가 지도자가 되면서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내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팀 단위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후천적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리더십이란 이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조직을 이끌고 부딪치면서 키워가고 검증받는 것이지만 이와 동시에 이런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경영자 의식과 함께 리더십을 키워나가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 과도한 의욕으로 많은 일들을 벌이고 모두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실수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목표를 정할 때 모든 것을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한 가지에 집중해야하고 여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면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번에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지만 한 마리씩 잡아가다보면 열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득이 여러 가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면 최소한 우선순위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말에서 마음이 앞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일을 늘어놓는 팀장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또한 책에서는 팀원들끼리 경험과 지식을 서로 나누며 상호 역량을 키워나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공유는 팀원들끼리의 인간관계에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어려운 일인데 지식과 경험은 서로 나눌수록 각자의 몫이 늘어나는 만큼 서로 신뢰하고 아이디어와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팀을 만드는 것이 팀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반짝 반짝 빛나는 순간 - “반짝 반짝 빛나는”을 읽고유치한듯하지만 눈앞에서 무언가 정말 빛날 것만 같은 “반짝 반짝 빛나는”이라는 제목과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한 에쿠니 가오리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진열대에 놓여있던 책은 옆에 있는 다른 책보다 유독 반짝 반짝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왠지 새것일 것 같은 느낌의 이 작품은 지금부터 20년 전인 1991년에 발간되었고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저자에게 안겨주었다고 한다. 저자의 데뷔가 1989년도인 것을 생각해보면 꽤 초기작인 셈이다.“반짝 반짝 빛나는”이라는 제목은 이리사와 야스오라는 작가의 시에서 빌려왔다고 하는데 이 시의 전문이 책의 뒷 표지를 채우고 있었다. 짧은 단문들이 모두 “반짝 반짝 빛나는”으로 시작하는 이 시는 책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에게 이 책이 어떤 감각으로 다가올 것인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해 주는 에피타이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결혼에 어울리지 않는 그들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오다.쇼코와 무츠키는 부부다. 잠들기 전에 별을 바라보는 습관이 있는 남편과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것이 좋은 아내. 따뜻한 잠자리에 들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온 신경을 다해 시트를 다리는 아내. 아내가 늦게 일어나면 아침을 차려놓고 출근하고 가사 일을 좋아하는 의사 남편. 샴페인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샴페인용 머들러를 선물하고 별을 바라보길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천체망원경을 선물하는 아내. 얼핏 보면 그림 같은 이들이 살아가는 집도 마치 모델하우스처럼 반짝 반짝하게 닦여있고 정갈하며 늘 클래식 선율이 흐른다.그러나 이것은 그저 그들의 단편적인 모습일 뿐이다. 사실 남편은 결벽증이 있는 게이고 부인은 신경과민 알콜 중독자고 남편에게는 결혼 전부터 사귀어온 동성의 애인이 있다. 아내인 쇼코는 와인을 너무 많이 마시는 자신에게서 남편인 무츠키가 병을 빼앗아갈 때 너무 불행한 기분이 들어 그 자리에서 소리 지르며 물건을 집어 던지고 무츠키는 휴일이 되면 하루 종일 온 집안을 쓸고 닦곤 한다.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은 공간과 인물들은 그렇게 같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쇼코가 보라 아저씨라 부르는 세잔의 그림과 남편의 애인이 선물한 나무와 함께. 이 소설은 극적인 사건 없이도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데 때때로 쇼코와 무츠키의 시점이 바뀌면서 서로의 관점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같은 사건을 서로의 시점에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쇼코의 일부는 무츠키의 시선에서 봄으로써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이야기는 흘러간다.무츠키가 게이임을 알고 있는 그의 부모는 서로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의 어머니는 외양이라도 정상적인 모습의 가정을 위해 아이를 갖기를 끊임없이 권하고 결혼을 반대하던 아버지는 게이인 아들의 결혼 생활을 늘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무츠키가 게이임을 모르는 쇼코의 부모님과 친구 미즈호는 쇼코의 신경쇠약은 아이를 가지면 좀 나아질 것이라 말하며 아이를 갖기를 권한다. 마치 그녀가 결혼 전에 결혼을 하면 그 증상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같이 무책임하게. 그러나 애정을 담아서.그들에게 부족했던 것은 아이가 아닌 공감대.선을 보고 필요에 의해 결혼했지만 서로를 좋아하고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쇼코와 무츠키에게 양가의 부모님은 직면한 가장 큰 장애이다. 자기 자식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양쪽 집안의 부모는 어떻게든 자녀의 가정을 정상적으로 만들고 싶어 애를 쓰는데 그것은 그들의 불안정한 균형을 뒤흔들어 놓을 뿐이다.그들을 불안정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그들 자신이다. 애인이 없는 쇼코가 안타까워 그녀의 친구에게 전 애인과 같이 놀이동산에 가도록 부탁하는 무츠키 나름의 배려가 쇼코를 발작적인 흥분 상태에 빠지게 하고 불행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과 같이 어딘가 결핍된 혹은 너무 넘치는 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은 서로를 불안하게 하거나 미안하게 하는 것이다.하지만 이들의 결혼 생활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섹스는 없지만 부부인 둘은 안락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남편에게 애인이 있긴 하지만 둘은 서로를 좋아한다. 무츠키가 출근한 뒤에 일어난 쇼코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완벽하게 세팅된 아침식사와 청결한 집안과 흐르는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갑자기 모든 것이 꿈은 아닌지, 과연 나의 남편인 무츠키는 존재하는 것인지 병원으로 달려가 확인해보거나 무츠키의 옷을 장롱에서 꺼내 하나씩 펼쳐보면서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그녀가 겉으로 보기에 완벽하지만 어딘가 균열이 생기면 와르르 무너져버릴 모래성같은 현실에 불안해하면서도 그 안에 있는 무츠키라는 존재로 인해 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무츠키는 그녀의 신경과민과 알콜 중독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있는 정신적 리듬의 기복이 그녀에게는 남들보다 조금 심할 뿐이라고 여하고 그런 그녀 자체를 좋아한다.하지만 친절한 무츠키와 감정적인 쇼코는 서로에게 뭔가를 해줄 생각만 할뿐 서로가 뭔가를 하지 못한다.‘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잃지 않고, 아무것도 무섭지 않은’ ‘물은 안은 것’과 같은 생활에 끊임없이 불안하고 불행함을 느끼는 쇼코의 감정은 무츠키와 섹스를 할 수 없기 때문이거나 남편의 애인을 질투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감정적인 교류나 서로의 영역에 대한 공유 없이 배려와 친절만 넘치는 쾌적한 생활은 마치 프로그램화된 기계에 갇혀 사는 것 같을 것이고 그런 쾌적함에서는 오히려 불쾌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나 함께 지내는 생활에 익술해지고 서로의 취향에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가고 있는 중이라면 더욱.쇼코는 병원에서 무츠키의 친구인 카가이를 알게 되면서 그와 그의 동성 애인을 집에 초대한다. 무츠키의 애인인 곤과 함께. 정말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그들은 의외로 유쾌한 시간을 보냈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처음의 기묘했던 술자리 이후로 카가이는 무츠키가 있을 때 곤은 무츠키가 없을 때 종종 쇼코네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남편의 애인과 부인의 교류라니 이보다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있을까 싶었지만 이들은 친구가 되었고 쇼코는 점점 무츠키와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간다.그러면서 그녀는 감정의 변화를 겪게 된다. 남편이 야근하던 날 결혼 후 남편의 만류로 한번도 하지 않았던 욕조에 앉아서 술 마시기도 하고 그러는 동안에도 남편의 전화를 못 받을까봐 전화기를 끌어다가 옆에 두기도 하고 끝내 남편에게 전화가 오지 않자 늘 그랬듯이 도너츠를 사가지고 아침에 들어온 남편에게 자신이 왜 그러는지 미처 알 수도 없이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타인에게 별다른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트러블도 별로 없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지고 그게 충족되지 못할 때 서로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 마련이다. 쇼코의 저런 태도 역시 그녀가 무츠키를 친절한 타인 같은 남편에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비록 그는 애인이 있는 남편이긴 하지만 말이다. 남들이 볼 때는 온통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관계들이지만 그들은 어찌되었든 그 안에서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화를 내며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었다.그들은 서로를 어떻게 사랑했을까?책을 읽는 동안 깊어졌던 궁금증은 과연 쇼코는 무츠키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다. 무츠키와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곤과도 좋은 친구로 지내는 쇼코는 게이가 아니었다. 쇼코에게 무츠키는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었고 남자 애인이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무츠키였기 때문에 책장을 넘길수록 이 세 사람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무츠키가 자기가 게이라는 사실을 미즈호에게 알리고 그 이야기가 쇼코의 부모님 귀에 들어가고 곤이 여행을 간다며 사라졌을 때 역시 세 명이 얽히는 사랑이야기는 파국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곤이 사라진 동안 쇼코가 결벽에 가깝게 거짓말을 싫어하는 무츠키를 설득해 쇼코의 부모님에게 곤과 헤어지고 아이를 갖기로 했다며 그들을 안심시키고 아주 짧은 여행을 다녀온 곤이 무츠키 몰래 쇼코와 연락을 하며 무츠키가 사는 집의 아래층으로 이사를 오고 무츠키에게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어주는 발랄한 엔딩으로 소설은 마무리 지어졌다. 책장을 덮으면서 마치 곤이 돌아와서 기쁘기도 했지만 축하파티에서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던 무츠키처럼 이들의 반짝 반짝 빛나는 해피엔딩이 다행스러우면서도 못내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한밤중에 초콜릿 먹는 여자들”을 읽고1. 들어가며 - 한밤중의 초콜릿이 주는 매력에 빠지다.음식의 주된 역할은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이지만 그것이 단순한 영양보충의 수단을 넘어 이미지화될 때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되곤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단연 초콜릿이 아닐까. 초콜릿이 주제가 되는 영화나 소설은 제목을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그 안에서 초콜릿은 단순한 디저트나 간식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때로는 욕망의 투영으로 때로는 위안으로 때로는 결핍의 상징으로 때로는 현실과 유리된 어떤 세계로. 이렇듯 초콜릿이란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한밤중의 초콜릿”이라니.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을 읽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선반에 놓여있는 카카오가루가 가득 뭍은 수제 초콜릿을 보고도 지나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만 봤을 때는 20,30대 여성들이 등장하는 패션 소설일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안 되는 줄 알면서 참을 수 없는 그녀를 위한 심리학’ 에세이였다.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제목은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펼쳤다.상담심리사인 저자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알아(YES), 하지만....(BUT)”에 대한 이야기를, 특히나 여자들의 “알아(YES), 하지만....(BUT)”에 대한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 자신도 여자이고 주로 여자들의 상담을 많이 했던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여자들을 기르고 사회화시키는 방식과 아닌 줄 알면서도 빠져버리고 결단력 있는 행동을 나타내지 못하는 여자들의 모습은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은 주로 젊은 여성들이 빠져서 헤매는 습관과 함정들에 대해서 실제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당면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처방과 실생활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워크북을 제시해주어 심리학에 기초가 전혀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2. 미루기 병에 걸린 귀차니스트들저자가 집단 있는 자신을 모습을 그려보는 프로그램에서 A4 용지 한쪽 귀퉁이에 자신을 조그맣게 그린 후 자신의 몸과 큰 풍선들을 실처럼 가는 선으로 연결하고 “이건 풍선이 아니라 짐이고 미루면 미룰수록 더 무거워지고 커져요”라고 했던 내담자는 집단 상담 후 미루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과제에서 자신이 중심에 서 있고 짐이 아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풍선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한다.일을 완수했을 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풍선일수도 있지만 자꾸 미루다보면 종국에는 그것이 나를 짓누르는 짐이 되어 압박하게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자꾸 이런 저런 핑계로 일을 미루고 짐을 늘려만 간다. 스스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그 악순환의 고리에 대해 책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먼저 우선순위가 불분명한 경우이다. 내일 제출해야할 과제가 있음에도 집에 오면 tv부터 켜고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약속을 잡는 등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를 미루는 건 일상생활에서 너무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이것은 우선순위를 정함에 있어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가치의 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관계지향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완수해야할 과업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관계 지향성과 공감하는 특성 자체는 고쳐야할 것이 아니지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고려 때문에 자신의 일을 하는데 방해를 받는다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자신만의 기준과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두 번째는 아직 완벽한 타이밍이 오지 않았다는 사고방식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하지만 늘 “아직은 때가 아니야”라고 말하며 그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주위에서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자주 일을 미루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시작할 이유보다는 하지 말아야할 이유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일상적인 과제를 미루다보면 정말 중요한 과업마저도 습 타이밍은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설득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완벽한 타이밍을 만들어 줄 것이다.세 번째는 늘 존재하는 장애물이다. 정말 오랫동안 무언가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계속 미루게 되는 것들이 있다. 여행이라던가 유학이라던가,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이 진정 스스로 원하는 것인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를 때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진정 자신이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꿈꾼다고 착각하는 것을 유사 욕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결국 실행한다 해도 자신에게 큰 기쁨과 만족을 주지는 못한다고 한다. 타인에게 중요한 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을 대신하는 것이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 볼 새도 없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온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자신의 욕망은 대체 무언인지를 돌아볼 시간은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외에도 주체적이고 합리적 선택이 부재한 경우나 우울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지배당해서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본인의 마음을 잘 살피고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가짐을 통해서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심리학에서 ‘미해결과제’란 반드시 처리했어야 했지만 심리적인 이유 때문에 마치지 못하고 남겨놓은 나만의 과제를 의미한다. 이것이 점점 쌓이다보면 삶에서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과거에 계속 묶여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미해결 과제는 무엇인지 늘 되돌아보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하나 둘 사소한 일을 미루다 결국 여러분의 삶까지 미루게 될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은 게으른 자신을 돌아본 직후라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반대로 하나씩 사소한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나의 삶도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 한밤중에 초콜릿 먹는 여자들다이어트만큼 대화에서 많이 회자되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는 일상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상적인 몸을 요구받는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기에 몸의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뚜렷한 목적의식도 없이 평생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번번이 음식의 유혹에 무너지게 되기 마련이고 ‘내일부터 하는 것이 다이어트’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하루 종일 굶었다가 밤에 폭식을 한 후 자괴감에 빠져 자신을 비난하고 ‘내일부터는 반드시’를 외치는 수많은 우리들의 문제는 과연 무엇일까.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먹게 되는 심리적 문제는 개인적 의미, 관계적 의미, 사회적 의미로 나눠볼 수 있다고 한다.개인적 의미란 유혹을 불러일으키는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말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관계나 학교에서 ‘욕망은 항상 충족될 수는 없다’라는 진리를 배우고 우리의 욕망이 완전히 무시되거나 거세되기보다는 더욱 건설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 통로를 알아가게 된다. 그런데 다이어트 중에 욕망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져서 야식의 유혹에 빠지고 한밤중의 초콜릿을 먹고야 말게 되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용어에 따르면 이것은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를 중재하며 우리가 욕망하는 것과 사회적 규칙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고 현실적으로 실행하는 역할을 하는 자아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도 흔히 알고 있는 ‘마시멜로우 이야기’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자. 눈앞에 있는 하나의 마시멜로우를 먹지 않고 참았던 아이들은 나중에 두 개의 마시멜로우를 받게 되었다. 우리도 한밤중의 초콜릿을 참는다면 원하는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욕망을 참아낼 수 있도록 자신의 자아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생긴다. 수많은 욕망들을 적절하게 참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왜 대체적으로 음식에 관해서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관계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 역시 같이 살펴보고 있다.관계적 의미란 여성이 가진 관계적 특성, 특히 감정을 위로하고 조절하기 위해 음식을 이용하는 부분을 말한다. 속상하거나 억압되는 기분이 들 때 자꾸 무언가를 먹는 것은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억압하는 것이 미덕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정을 숨기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에 올라오는 감정을 누르기 위해서 무언가를 계속 먹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아기였던 시절 무언가 불만스러워 울 때마다 이유를 잘 알 수 없던 부모들이 입 속에 음식을 넣어 주곤 했던 것을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어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마다 ‘먹어라’는 신호가 자동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러한 음식으로의 도피는 순간적인 회피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을뿐더러 우리의 건강을 해치고 무언가를 먹었다는 자책감까지 더해져 부정적인 감정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사회적 관점에서는 왜 여성들이 음식과 애증관계를 갖게 되었는가를 날씬한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 현대 사회가 점점 경쟁적이고 성취 지향적으로 개인화되어가는 와중에 날씬한 몸에 대한 사회의 강요는 많은 여성들에게 외모 불안을 가져왔고 날씬함에 대한 스트레스 혹은 타인과의 소원해진 관계, 빨리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무언가를 먹다보니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끊임없이 음식을 섭취하게 된다는 것이다.저자는 이런 악순환을 그만두기 위한 처방으로 다음의 10가지를 제안하고 있다. ‘조절해나가는 내 안의 목소리를 키워라, 먹기 전 나의 감정을 지각하라, 혼자 있지 말고 함께하라.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중간에 틀어져도 나를 믿어주라, 조절에 실패하게 하는 환경적 방해물을 치우라, 정 못 참겠다면 소울푸드, 슬로우 푸드를 먹어라, 나만의 원칙을 세워라, 나의 패턴을 살피라, 문제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라, 스트레스를 참지 말고 풀
서평 - “잘 지내나요, 내 인생”1. 과연 잘 지내고 있었던가?돌이켜보면 늘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신문과 잡지, 전공서적, 노트필기, 치열한 세상을 살기위해 도움이 될 만한 자기계발서도 빠트리지 않았다. 가끔씩 읽는 문학작품은 반드시 고전이어야 했다. 에세이는 관심분야가 아니었다. 특히나 감성적인 작가의 작품이라면 더욱. 그러나 서점에서 문득 가판대에 있는 이 책에 눈길이 닿은 순간 어쩌면 각박한 세상을 살기위해 더 각박해지려고 하는 나에게 지금 필요한건 “잘 지내나요”라고 물어줄 누군가의 위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인생은 시간이라는 선 위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점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라고 쓰여 있는 문구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지나온 시간들의 몇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나의 인생은 얼마만큼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었던가. 그것은 서점에서 짧은 시간동안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책을 읽는 동안 천천히 돌이켜보기로 했다.이 책은 여행 작가인 작가가 직접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글로 이뤄진 에세이고 보통 책보다 글이 짧고 여백이 많다. 그만큼 독자가 채워나갈 공간도 넓어지는 셈이다. 활자를 그냥 글로 읽는 것보다 눈을 감고 글이 설명하고 있는 풍경을 상상해보거나 갤러리에 들른 듯 사진과 글을 감상하고 반추하는 여유를 가지고 페이지는 넘긴다면 책을 읽는 공간이 도심의 버스나 전철이라 할지라도 마치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2. 인생의 갤러리 첫 번째 장 : 지치고 반복되는 날들, 일상“아침에 눈을 떴을 때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건 ‘잘해보자’, ‘열심히 해 보자’ 이런 게 아니라 조그만 너그러워지자.” - 다짐대체 언제부터 다른 사람의 단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이렇게 발달하게 되어버린 건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타인을 보거나 어떤 일을 접할 때 칭찬과 격려보다는 지적과 비판의 말이 더 먼저, 더 쉽게 나오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매번 돌아서면 ‘이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또 다른 상황이 되면 반복되는 실수. 나이가 들수록 더 필요해지는 건 배려와 너그러움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사실조차를 잊어버리곤 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너그러워짐을 다짐할 수 있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에 잠겨 한참을 가만히 오른쪽 페이지의 좁은 길과 한쪽으로 늘어선 나무, 저녁노을이 비추고 있는 사진을 바라보았다.“어느 덧 날씨는 배부른 고양이처럼 순해졌다. 나뭇잎에서 튕겨 나온 봄의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인다.” - 어느 봄날, 기분 좋은 소풍지금이 봄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는 봄의 햇살이라는 표현을 보며 따스함과 달콤함이 동시에 느껴져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던 이유는. 여기서 책장을 한 장 더 넘기면 정말 봄의 햇살을 머금은 밝은 초록색의 나뭇잎들이 양 페이지에 가득하고 그 나뭇잎들 사이로 햇빛이 내린다. 그럴 리가 없지만 정말로 햇빛에 눈이 부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감동받은 순간이었다.3. 인생의 갤러리 두 번째 장 : 눈부시게 빛나던 날들, 사랑사랑에 대한 이야기여서 일까. 이 장에는 유독 소설이나 영화나 시가 많이 인용되었고 통영, 경주, 부석사, 소쇄원, 하동, 소매물도 등... 다양한 지역 여행기가 담겨있었다. 가본 곳도 있고 가보지 못한 곳도 있고. 아무래도 내가 밟았던 길, 봤던 영화, 읽은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유난히 좋아하는 도시 경주를 배경으로 했던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이 주제로 쓰인 글을 보자 얼마나 반가웠던지 갑자기 작가와의 거리감이 좁혀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저녁이 왔고 골목을 걸었다. 몇 번인가 길을 잃었고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겨우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 사랑의 발견일까? 생활의 실체일까?여행을 떠났을 때가 아니어도 가끔은 모르는 길에 들어서보곤 한다. 길을 잃고 헤매도 아이 때처럼 울지 않을 수 있는 건 시간이 조금 걸릴 수는 있지만 다시 원래 있던 길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무섭지 않을텐데. 삶은 한치 앞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 볼만한 것이라지만 가끔씩은 돌아갈 곳이 있다는 확신이 필요할 때가 있다. 여행이 설렘 일 수 있는 건 다시 돌아올 여정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작가는 이 장에 사랑을 둘러싼 많은 에피소드들을 적었고 이것은 과연 픽션일까 논픽션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굳이 작가의 개인적인 신상을 검색해보는 수고를 하지는 않았다. 픽션이든 아니든 뭐가 중요 하겠는가. 단지 내가 그의 글을 읽었고, 어슴푸레한 노을을 배경으로 한 부석사의 풍경과 스님들의 뒷짐 진 뒷모습의 사진을 보았다는 것. 그래서 나는 당장 부석사로 떠나고 싶어졌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나는 다시 돌아올 곳이 있으니 지금은 마음 편히 떠날 수 있을 것이다.4. 인생의 갤러리 세 번째 장 : 이해와 오해의 날들, 타인“길에는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다. 나름대로 환경문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남에게 되도록 피해는 주지 않겠다. 약속은 웬만하면 지키겠다.” - 나의 자그마한 이데올로기수백만 가지의 생각과 결정을 하며 사는 동안 자신의 철학, 신념, 이데올로기... 어떤 이름이든 자신만의 기준을 가진다는 것은 중요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의 철학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환경문제도 중요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중요하고 모두 뉴스에서 보고 매일 한 번씩은 생각하는 문제들이지만 이것이 나의 철학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남에게 중요한 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을 대신할 수는 없으니 내가 살아가는 지침이 될 몇 가지 원칙들을 정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훗날 방황의 시기가 오면 이 지침들이 내가 쓰러지지 않게 지켜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긴다.“누군가 내게 말한 적이 있다. 혼자 밥 먹을 때 떠오르는 얼굴은 아마도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일 거라고” -혼자 먹는 밥어릴 땐 정말 못할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게 되는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 혼자서 갈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누가 못 오게 막는 것은 아니지만 여럿이 먹는 게 당연한 몇 가지 음식들은 차마 혼자 먹으러 갈 용기도 나지 않거니와 굳이 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 것이다. 밥을 먹으면서 외로움까지 느낄 필요는 없는 일이니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과 외롭거나 소외된 느낌을 받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이지 않은가. 혼자 밥을 먹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보고 싶고 소중한 사람일거라는 작가의 말은 매우 공감이 됐다. 그리고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을 떠올리는 순간이 혼자일 때라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늘 무리 속에 있다 보면 가끔씩은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기도 한다. 진정 나에게 소중한 것을 찾기 위해서 사람은 가끔씩 오롯이 혼자이기도 하여야 하는 것이다.5. 인생의 갤러리 네 번째 장 : 위로가 필요한 날들, 여행“현실의 반대말은 비현실이 아니라 여행이다. 여행작가는 그렇게 믿어야 하며, 여행작가의 가장 소중한 책무는 여행에 대한 로망을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다.” -여행작가의 책무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떠나고 싶어지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여행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글을 쓰는 것이었구나.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여행도 엄밀히 따지면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듯 느껴지게 하고 지친 나를 쉬게 할 어떤 곳, 어떤 날이 있다는 위안을 준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충분히 고마울만한 일인 것 같다. 가보지 않은 그곳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고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 그것은 단지 기대감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해도 굳이 좋은 걸 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가끔씩은 기적이라는 것도 존재하니 말이다.“당신의 찍는 방법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당신의 보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여행하는 사진가의 마음나는 늘 그렇게 생각한다. ‘모든 문제는 나의 어떤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것은 자책과는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들은 결국 받아들이기 나름이고 내 손에 닿는 것들은 내가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종국에는 모두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같은 상황도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이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보는 방식에 문제가 없도록, 똑바르게 바라보고 비판하기보다는 긍정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가의 마음가짐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써의 마음가짐이나... 결국 중요한 것들은 통하기 마련인 것인가 보다.
“서른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을 읽고1. 들어가며 : 서른이 되기 전에 배우고 싶었다.어릴 시절 어른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니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거야“ ”살다보면 알게될 날이 있을거야“였다. 해보지 않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당연한 세상의 이치지만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요 삶의 지혜가 아닐까.이 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법한 잡지 “좋은 생각”의 편집장이었고 38살에 본인을 위한 좋은 생각을 하자며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렸다가 3년만에 적자를 남기고 회사를 접은 이제는 마흔살이 된 작가가 서른살엔 몰랐던 것들을 말하고 있다.아는 언니가 혹은 선배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동생에게 후배에게 말해주듯 그녀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보며 삶의 조언을 해준다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따뜻한 이야기와 매력적인 그림이 어우러진 책장을 펼치고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 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2. 마흔 살인 그녀의 40가지 이야기이 책은 크게 6개의 챕터로 분류되고 총 4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큰 챕터를 나누는 목차는 독특하게도 모순되거나 반대되는 두 가지 문장들이다.예를 들면 “ 살아 보니 엄마 말이 맞더라/살아 보니 엄마 말이 틀리더라” “사랑을 하면서 잃은 것들 / 사랑을 하면서 얻은 것들”. 등이다.출판계에 오랫동안 몸담았고 특히 다양한 군상의 소소한 이야기, 혹은 타인의 눈에는 불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전하던 잡지에서 일한 경력의 반증이었을까. 목차에서부터 인생이나 사건의 한 면만을 부각시키기보다 다각적으로 바라보려는 저자의 삶에 대한 진중한 태도가 느껴지는 듯 했다.이 책을 채우고 있는 건 그녀의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단지 작가 개인의 경험이나 고찰로 그치지 않는다. 그녀가 직접 만나봤던 사람들, 고전명작, 영화, 소설, 국내외 저명인사들의 이야기나 어록 등 다양한 인용이 글을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게 해주고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을 전혀 다른 시공을 살았던 누군가에게서 배울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 수 있었다.남에게 서툰 모습을 보이기 싫어 능숙한 기자인 양 행동하던 시절 작가는 한 가야금명장을 인터뷰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뷰시간에는 늦고 더운 날씨에 행색은 엉망이 되고 무서운 인상의 노년의 명장을 앞에 둔 작가는 딱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한 자리에서 인터뷰가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었고 당황하고 실수를 연발하는 작가에게 명장은 온화한 미소와 함께 차가운 물을 대접했다고 한다.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며 자기를 수습할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작가는 남을 대하는 것이 두려워 이리저리 스스로를 포장하던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은 본인만이 가진 아우라라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내가 가지고 싶어 했던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바로 아우라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아우라는 성격이나 성품, 지혜 등 살면서 내가 가꾼 나만이 가진 그 무엇을 말한다. 누구를 만나던 간에 거만하지 않되 당당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그렇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나는 세상에 대해 냉정한 시선과 태도를 가지는 걸로 그것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냉정함은 나를 외부로부터 격리하여 보호해 줄 뿐 세상과 소통하는데 그리 적절한 수단은 아니었다. 냉정함을 유지해야한다는 명제는 나를 오히려 속박해서 나를 나답게 하는 감정 표현들조차 막아버렸던 것이다.하지만 일상에서 자기를 잃지 않고 어떤 일이든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나다움을 잃지 않고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 애썼던 어떤 예술가에게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끼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그것임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의 고백을 통해 나도 자신에게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노년의 예술가에게서 초보 편집자에게로 어느새 중년이 되어버린 편집자에게서 20대 젊은이에게로 삶의 지혜는 이렇게 전수되는 것 인가보다.결혼과 출산을 말하는 작가의 시선도 흥미롭다. 서점에 난무하는 자기 개발서의 강력한 주장들에 질려버린 찰나 특히나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누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이 꼭 그대로 타인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데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힌트를 주려고 하지만 결코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펼쳤지만 독자가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결혼을 했고 자녀가 있으며 출산이 자기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그녀는 결혼이나 출산을 강요하지 않는다.“결혼은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결혼을 했으면 결혼 생활이 행복해지도록 하고 혼자 살면 혼자 사는 것이 행복하도록 해야 한다. 행복은 결혼 자체와 상관없는 것 이다”라는 법륜 스님의 말을 인용해 타인의 눈에 좌우되지 않는 나만의 행복을 찾기를 권하고 있다. 출산을 통해 인간적 성숙을 이뤄낸 것 같다는 본인의 경험을 말하면서도 그것은 자신의 이야기이고 독자들에게는 다른 선택지들도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그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해야함을 잊지 않도록 자각시켜준다.스폐인 산티아고 까미노라는 성지 순례의 길은 전 세계의 사람들이 찾는 명소라고 한. 여자 친구와 이별한 뒤 이곳을 찾은 한 이방인 청년은 우연히 만난 동행자가 여자 친구를 잊으러 온 것이냐고 묻자 “아니요. 나는 그녀를 잊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에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이 얘기를 읽으면서 “더 나은 사람”이라는 흔히 들을 수 있는 표현에 감탄사를 절로 나왔다. 외부에 어떤 일을 바꿔보고자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더 나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무엇이 있을까.외부의 문제는 언제나 나의 능력밖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안절부절 못하며 화를 내는 대부분의 일은 외부의 일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데서 생겨난다. 외부의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해도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바꾸면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자존심, 욕심, 분노 등의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쉽사리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지 않는가. 가장 쉬운 방법을 알고 있지만 그 길을 자꾸 외면하고 있는 나의, 우리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인 것이다.“나 자신의 선택“ 이것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줄기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작가는 한 에피소드에서 “마음의 녹슨 갑옷”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중세시대 무서운 용과 싸워 가족을 지키고 많은 사람을 구한 영웅이 갑옷이 자신을 보호해준다는 믿음 때문에 언제나 갑옷을 입고 생활했다. 보다 못한 부인이 갑옷을 벗기려고 했지만 벗겨지지 않아 갑옷을 벗기 위한 방법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인데 그 여정에서 기사는 자신이 모든 것을 갑옷에 바치며 살아왔으며 시간, 기쁨, 가족, 사랑과 같은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렸음을 알게된다. 결국 기사는 갑옷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걸 깨닫고 “세상에 아무것도 없네. 오직 나 자신만이 그렇게 할 수 있지, 나 자신을 더 잘 알아야 해. 그래야 진정한 나를 알 수 있고 진정한 내가 나를 지배할 수 있을테니까.” 라고 말한다.우리는 누구나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삶을 진짜 나로 살고 있는 것인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타인에게 중요한 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학력과 재산, 외모 등의 조건으로 나를 치장하고 욕망을 추구하며 사는 것은 성공한 삶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남들에게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이 곧 본인의 행복과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수많은 핑계들로 아무것도 치장하지 않은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꺼려한다. 진짜 순수한 “나”는 연약하고 초라하고 볼품없고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옷을 입은 기사의 이야기처럼 나를 가두고 나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서 나 자신뿐이다. 우리가 욕망에 겹겹이 쌓여서 허우적거리는 것 역시 자신의 선택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는 쉽게 그것을 외부의 조건 탓으로 돌리곤 하지만 진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쉽지만 매우 어려운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진짜 나로 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나는 강해지고 세상에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위에 말한 본인만의 아우라를 갖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