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내버려 둬!이 놈의 인기란 몇 백 년이 지나도 사그라 들지를 않아!(부제-미술 작품의 현대적 재현과 패러디)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이나 화가의 의도와는 별개로, 작품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변형된다. 새로운 시대의 사상과 가치에 담아 진지하게 패러디되는 예도 있지만, 예술작품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수많은 예를 보면 그 작품이 가지는 유명세가 다시 유명세를 낳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1. 미켈란젤로 부나로티 1501~04, 대리석,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1) 시대배경1494년 피렌체에서는 수 십 년간 도시를 지배하고 있던 메디치 가문의 몰락 후, 도미니크 수도회의 사보나롤라가 피렌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1498년 교황청에서 파면된 후 이단으로 몰려 교수형에 처해지고 대평의회라고 불리던 공화정이 새로 등장하여 어수선한 중앙의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아직 힘이 미약했던 공화정은 남쪽으로는 반격을 노리는 메디치 세력을 막고 북쪽으로는 반란을 계획하고 있는 세력과 싸워 이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그런 다급한 상황에서 공화정파들은 프랑스 군주정과 동맹을 맺고 내부정치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2) 작품설명1 이 형상이 고대와 근대, 그리스, 로마시대의 그 어떤 조각상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켈란젤로의 를 본 사람이라면 그 어떤 다른 조각가의 작품도 볼 필요가 없다. -조르조 바사리, 1550~682 구약성서에 나오는 영웅을 기리려는 의도에서 제작된 작품이지만, 승산 없는 싸움에서의 승리를 암시하는 이 조각상은 메디치 가문을 위시한 정적들과 투쟁 중이던 피렌체의 공화파에게는 매우 적절한 상징물로 여겨졌다. 다비드는 승산 없는 싸움에서 돌팔매 하나만으로 거인 골리앗(공화당에 맞선 거대한 세력들)을 무찌른 젊은 영웅(피렌체의 젊은 공화파)이었던 것이다. 다비드가 상징하고 있는 종교적인 내용(원래 피렌체 대성당의 버팀벽 높은 곳에 설치될 계획이었다.), 즉 단일신을 믿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교도에게 승리를 거둔다는 내용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빛을 잃어버렸다.3) 현대적 재현요즘처럼 자유분방한 시대에도 미켈란젤로 조각상의 노골적인 나체는 종종 문제를 일으키 곤 한다.1《데일리 스타》의 1986년 기사에 따르면, 전시된 를 보고 여학생들이 키득키득 웃는 것을 본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에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방문할 때를 대비해 30센티미터짜리 나뭇잎을 제작해서 따로 상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2 1987년 사진작가 리 앤드루스가 자신의 누드 사진 가운뎃부분에 의 성기 부분을 편집해서 남성에 대한 전통적인 재현 방식을 비꼬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캠브리지에서 '사기꾼들'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전시회를 주관했던 홍보회사에서는, 포스터에 문제의 작품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는 성기 부분을 무화과 잎으로 가리지 않으면 그 포스터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3 1995년, 다비드의 예루살렘 정복 3천 주기를 기념하기 위해피렌체에서 의 복제품을 예루살렘에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예루살렘측은 그 작품이 보수적인 유대인 사회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4 에 매혼된 록 뮤지션 노르우드 영은 LA의 자신의 저택에 열두 개의 눈처럼 하얀 복제품을 설치해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5 미켈란젤로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그가 동성애적인 성향이 있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16세기 당시 피렌체에서는 절반 이상의 남자들이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동성애적 경험을 할 정도로 일상적인 행위이긴 했지만 법으로는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은밀한 장소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동성애자들이 좋아했던 대상은 주로 어린 소년들이었기 때문에 미켈란젤로가 표현한 근육질의 청년이 그 대상이 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들어서는 가 동성애자들의 우상이 되면서 많은 게이 잡지에서 그의 자세를 흉내내고 있다. 또한 1970년대에 페미니즘이 생겨나면서부터는 여성들이 조각의 뛰어난 몸매에 대한 찬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2. 레오나드로 다 빈치 1503~06, 패널에 유화, 파리 루브르 박물관1) 시대배경미켈란젤로와 같은 시대이므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한다. 모나리자가 누구일까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대체로 피렌체 공화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비단상인 프란체스코 델 조콘다의 젊은 부인 리자 게라르디니였던 것으로 본다.2) 작품설명1는 아시아에서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만든다. 이 작품에 비하면 나 시스티나 대성당도 그냥 그 지역에서만 유명한 작품일 뿐이다. 모나리자 우편엽서는 관광지의 사진을 담은 우편엽서만큼이나 많이 팔리고 있으며, 전 세계의 미해결 살인 사건을 쫓는 탐정들만큼이나 많은 연구자들이 이 작품의 수수께끼를 푸는 일에 매달렸다. -로이 맥뮬런, 19762 사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이 작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그림 속 인물의 수수께끼 같은 표정 때문에 말도 많지만, 끊임없이 다른 작가들에 의해 모방되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면서도 원작의 독특한 분위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선구적인 작품이었다. 당시로서는 새로운 것이었던 유화 기법을 사용했고, 선을 부드럽게 하는 스푸마토라는 새로운 기술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진정 위대한 업적은 살아 숨쉬는 듯한 생생한 인물을 그려냈다는 것이다. 이 신비스러운 여인은 지금도 우리를 매혹시킨다.3) 현대적 재현1 모나리자가 도난당한지 2년여 만인 1914년 루브르로 돌아오자 이를 기념하기 위한 우편엽서가 다시 제작되었다. 그때 씌어진 노래 가사 중에는 다가올 전쟁을 암시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었다.저예요, 저 조콘다예요지금 제 얼굴에 묻은 광택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어요그리고 이 세상의 종말을 기다리고 있겠어요그때에도 저는 폭탄 아래서 계속 웃음짓고 있겠어요2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적으로 신성시되는 대상에 대한 노골적인 우상 파괴적 경향'이 등장하면서 에 대한 찬미는 눈에 띄게 사그라들었다. 뿐만 아니라 를 깎아내리려는 작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는 1919년 마르셀 뒤샹이 제작한 작품을 들 수 있다. 그는 의 싸구려 복제화에 수염을 그려넣고 LHOOQ라는 글씨를 써넣었다. 아무 뜻도 없는 것 같은 그 글씨는 소리내서 읽으면 불어로 '그녀는 끝내주는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1924년 페르난드 레제는 "전 세계 사람들은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그려졌던 16세기-가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이상적인 정점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만큼 큰 실수도 없다." 라는 말로 당시 예술가들의 감정을 대변했다.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그는 6년 후 라는 작품을 발표하는데, 그 작품에서는 근대의 기능적인 미를 대표하는 열쇠뭉치가 '조콘다'의 '퇴폐미'와 나란히 놓여 있으며, 작품을 더 깎아내리려는 의도로 정어리 통조림까지 그려넣었다.3 1945년 이후에도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에서 영감을 얻었다. 다양한 반응들 중에서 가장 혁신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시도는 다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대중문화와의 커큐니케이션에 관심을 가졌던 1960년대의 팝아트일 것이다. 1964년에 제작된 에서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앤디 워홀의 스크린 프린트 작품 두 점에서도 끊임없이 복제되는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던 의 위상은 캠벨 수프 통조림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작품들은 좀 모호하고 냉소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어쨌든 작품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Ⅰ. 가치탐구 학습법{과정주요 활동선택하기·문제 상황 확인: 여러 가지가 가치가 병존하는 문제상황 제시·가치 분석 및 선택: 문제상황에 놓여 있는 여러 가지 가치를 살피고, 각자의 관점에서 가치 선택긍지 갖기·선택한 가치 분석: 선택하기 과정에서 분석한 가치에 대해 이유나 근거를 탐구하는 활동·선택한 가치에 대해 긍지 갖기: 선택한 가치에 대한 이유와 근거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것행동하기·선택한 가치 적용: 긍지 갖기 에서 가진 긍지를 토대로 유사하거나 동일한 문제상황을 찾아보는 행위·가치에 따라 행동: 선택한 가치를 실제로 자기의 관점에서 역할을 통해 실연해 보는 것내면화하기·선택한 가치의 일반화: 보편적인 법칙이나 원리를 추구하는 활동·선택한 가치의 내면화: 일반화를 통한 가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1. 가치의 개념1)일반적 관점: 사물이 지니는 의의나 중요성2)철학적 관점: 보편 타당한 목표가 되는 진선미 따위3)도덕적 관점: 생활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일반적인 지침2. 가치탐구학습의 의미1) 주어진 가치를 각자의 관점에서 논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들어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학습활동2) 어떤 문제 상황에 대하여 여러 가지 가치가 공존하고 있음을 알게 하고, 그러한 여러 가지 가치 중에서 자기의 입장과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가장 바람직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알고 선택하는 학습 활동3. 가치탐구학습의 절차4. 장점과 단점1)장점·가치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게 할 수 있다.·여러 가치가 있음을 알게 함으로써 문제를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다.2)단점·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습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비교적 시간이 많이 걸린다.5. 적용의 유의점1) 하나의 정답보다는 여라 가지 대안이 있을 때, 각 대안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하고 최선의 것을 선택해 보게 할 때 적용할 수 있다.2) 학습자들 간의 토의가 중요하다. 토의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으며, 반대로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가 잘못되어 있다는 점을 일깨울 수도 있고, 반대로 옳다는 점을 깨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한 두 권의 책을 읽었다. E.H.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 와 김현식의 역사, 위험한 거울 두 권의 책이 쓰여진 시기에는 약 40년간의 간격이 있지만 두 역사가의 관점에는 매우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다. 이 두 역사가의 의견을 비교하고 제3자로서 두 역사가의 의견을 비판하기도 할 것이다.E.H.CARR가 남긴 말 중에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 없는 대화 라는 말이 있다. 카의 역사에 대한 견해를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해 준 말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식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시비를 건다. 그의 의견에 따르면 사실 과거라는 것은 존재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는 흘러가 버린 것이고 존재하는 것은 현재에 남아 있는 과거의 흔적, 즉 자료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역사란 현존하는 역사가와 현존하는 자료 간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 즉 현재와 현재 간의 대화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CARR의 의견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김현식이 CARR의 견해를 비판한 것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CARR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 없는 대화라고 말한 것은 19세기의 사실 숭배주의를 타파한 20세기의 역사학이 극단으로 흘러 해석만이 전부다 라는 새로운 이단을 산출할까봐 우려되었기 때문 {) 역사, 위험한 거울 김현식, P.79이다. 따라서 CARR의 의견에서 중요한 부분은 과거 가 존재하는 것이다, 아니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가가 과거의 사실이 얼마나 Give and Take {) 역사, 위험한 거울 , 김현식 P.77관계를 잘 형성하고 유지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따라서 다른 말로 표현했지만 결국 김현식의 의견도 랑케나 크로체의 견해보다는 카의 의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김현식의 책 내용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점은 역사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세 가지로 나누고 그에 대한 답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데에 있다. 카의 역사서는 역사가과 사실 부터 넓어지는 지평선 까지 여섯장으로 분류되어 있다. 물론 그의 역사서에도 김현식이 언급한 부분이 쓰여 있지만, 김현식이 역사학의 대상, 방법, 가치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분류하여 역사학을 설명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CARR는 그의 역사서 2장 사회와 개인 에서 사회를 떠난 개인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가는 어디까지 단일한 개인이고 어디까지 자기의 사회 및 시대의 산물이며, 역사상의 사실은 어디까지가 단일한 개인에 관한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회적 사실인지 {) 역사란 무엇인가 E.H.CARR P.62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역사가는 역사의 일부(역사가 자신도 역사의 흐름 속에 있다)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따라서 역사가의 연구가,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바로 그 사회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역사가가 역사를 해석하는 과정에 있어서 자기의 상황을 의식(현재의 여러 문제에 대해 통찰하는 것)하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김현식의 책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그는 단지 역사가가 자기 견해의 독창성과 타당성을 동료 역사가들 앞에서 기꺼이 시험받 {) 역사, 위험한 거울 김현식 P.90으므로써 그의 해석과 시각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카는 자기의 상황을 의식하는 것의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김현식은 역사가의 한계를 다른 역사가에 의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 점에서 지적하고 싶다.역사가가 역사를 해석해내는 방법으로 카는 새로운 자료에 대함에 있어서 왜? 라는 문제의식을 제시 {) 역사란 무엇인가 .E.H.CARR P.150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김현식은 역사적 상상력을 이용한 사이메우기로 역사를 구체적으로 재연할 것을 말하고 있다. 나는 카의 왜 사고와 김현식의 사이메우기 가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두 역사가 모두 과거에 있었던 모든 사실이 역사가 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며 따라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사실만을 선별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선별하고 해석하는 것을 더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내기 위해 왜 사고와 사이메우기 를 이야기하고 있다. 구체적인 질문의 단계적 제시와 그에 대한 옳은 대답의 추구 {) 역사, 위험한 거울 김현식 P.104를 통해 주관적인 해석을 객관성과 보편성을 보장받는 사실로 만들어 내는 과정인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이 매우 타당하고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가지만 주의한다면 말이다. 탤코트 파슨스의 말에 따르면 역사란 자기의 목적에 대해 의미가 있는 사실을 광대한 사실의 바다에서 가려내는 것처럼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인과의 연괘, 그것만을 무수한 원인과 결과의 연쇄 속에서 뽑아내는 것 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구체적인 질문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옳은 대답을 하되, 그 과정에 우리가 잠재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우리가 목적 하고 있는 방향으로 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만을 던지고, 그 답을 뒷받침할 역사적 자료만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김현식의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의 사랑이야기에 대한 두 가지 해석을 보면, 역사가의 목적이 해석을 압도할 때 얼마나 역사가 달라질 수 있는지를 섬뜩하리만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홀랜드 오퍼스 를 본 후 나는 지금 예비교사로서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교사직을 택하고 방학 등의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교향곡이나 작곡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홀란드의 모습에서 나는 내가 교대에 오기 전에 가졌던 생각들을 떠올렸다. 홀란드가 교직을 택하는 이유와 내가 교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동기는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한 여성잡지에서 추석 맞이 선생님 선물 이라는 특집기사를 보았다. 학부모들이 온갖 정성을 다해 준비한 선물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부끄럽게도 역시 이래서 교사가 좋다니까 라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교사가 된다고 하면서도 미래의 내 삶 속에는 학생들이 아니라 외부적인 것들 (예를 들어, 방과 후에는 무엇을 배우러 다니고 방학에는 어디를 여행 다녀야지 , 선생님이면 남들도 꽤 우러러보고 맞벌이니까 먹고 살기 힘들지는 않겠다 )만 가득 차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학교에서만 교사가 아니라 내 삶 전부가 교사로서의 삶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그것이 학생들을 위한 일이 되었으면 한다. 어른들은 간혹 나에게 나중에 교사로 있으면서 교육대학원도 다니고 실적도 많이 쌓아 교장, 교감까지 해먹으라고(!) 하신다. 그러나 나는 교장, 교감이 되기 위해 불필요한 공부를 하거나 실적을 쌓아야 한다면 차라리 그 시간을 학생들을 위해 쓸 것이다.물론 홀랜드처럼 집안에서의 부모, 배우자의 역할과 교사로서의 역할에서 갈등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나는 교사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집안에서의 역할을 하는데 갈등을 줄만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 그 시간을 가족을 위해 쓸 것인가, 학생들을 위해 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미시적으로 본다면 어느 한편에 상처를 줄지도 모르지만 거시적으로 본다면 매우 지엽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 시간을 어디에다 쓰는가보다 적은 시간이라도 그 시간에 얼마나 충실하게 임하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홀랜드가 아들과의 관계에서 겪었던 갈등은 그가 교사로서의 역할에 더 충실하게 임했기 때문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그의 욕심을 채워주지 못하는 아들에 대해 그 스스로 벽을 쌓고 계속 음악에만 욕심을 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