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일 에버랜드 튤립 축제』 『 5월15일 미동산 수목원』5월 1일 월요일, 수업이 없는 날이라 사람이 북적이는 주말을 피해 에버랜드 30주년 튤립축제에 갔다. 차 창 밖으로 하얗게 조팝나무가 도로를 따라 무척 많이 피어있었다. 작년 이맘때 대청댐에 조그맣게 꾸며놓은 꽃길에 ‘조팝나무‘가 피어있었는데 이름이 특이해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EKU에 조팝나무 사진이 올려져 있었기에 차안에서도 하얗게 도로를 따라서 핀 꽃이 조팝나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식물 이름을 잘 모르다가 하나씩 관찰하며 알게 되면서는, 지나가다가도 꽃이 있으면 멈추어서 보게 되었다. 용인 시내 들어서서 지나간 어느 개업식당 앞의 화환을 보면서도 ‘저 큰 화환에 쓰인 꽃이 거베라야~!’ 라고 친구들에게 알려주기까지 했다. 생활원예 수업을 들은 보람이 있다고 느껴지는 뿌듯한 순간이라고 할까.에버랜드에 들어서자 근로자의 날이라 주말인양 30주년 튤립축제를 보러온 가족단위 사람들로 북적였다. 놀이기구를 타려는 심사로 온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들어서자마자 큰 돌 화분에 있는 데이지가 눈에 들어왔다. 데이지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건 2주전 강사님께서 수업하실 때 여러 가지 꽃을 압화했던 것을 보여주셨는데 그중에 데이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리골드도 눈에 띄었는데 친구들은 매리골드를 보고 국화인 것 같기도 하고 민들레 같기도 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마 나도 예전 같았으면 국화인가 보다 하고 넘어갔을테지.... 튤립을 볼 생각에 부푼 우리들은 곧장 아래쪽 정원으로 가서 만발한 꽃들을 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날씨도 여름처럼 햇빛이 따가웠다. 튤립이 피어있는 포시즌스 가든이 있는 분수대쪽에서 사진을 찍느라 모두들 바빴는데 나도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튤립은 다채로운 색으로 정말 그 넓은 광장을 가득 메울 만큼 많았는데, 모양이 그리 예쁘지는 않았다. 교수님께서 말하셨듯 온도에 민감한 튤립은 날이 더워서인지 여러 가지 색의 튤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튤립의 종류별로 팻말을 붙여놓아 튤립도 매우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시즌스 가든을 관람하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꽃 이름을 잘 달아놓지 않아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식물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찍어온 사진을 다시 살펴보며 다시 한번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였다. 그 중에서 꽃이름이 'FRITILLARIA' 라고 되어있던 꽃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중국 패모라고 나와 있었지만 내가 본 꽃과는 모양이 달랐다. 내가 보았던 꽃은 고개를 밑으로 떨구고 줄기가 두꺼우며, 입이 옥수수처럼 길고 크게 나 있었고 꽃은 줄기 맨 위에서 아래쪽을 향해 원을 둘러가며 여러 개가 피어 있었다. 또 꽃 위쪽은 마치 파인애플 윗 부분처럼 잎이 뾰족뾰족하게 나 있었다. 생김새가 특이하긴 했지만 수업시간에 배웠던 바이러스 증상과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꽃잎은 듬성듬성 색이 탈색된 듯 보였고 날씨 탓인지 아니면 피는 시기가 지나서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매우 시들어 있었다. 'FRITILLARIA'라는 이 꽃은 한 쪽 켠에 조금 있었고 그 주변엔 무스카리가 펴 있었는데 남보라색의 무스카리는 꽃이라기보다는 마치 작은 열매가 열려 있는 것 같아 보였다. 10 센티 정도 되어 보이는 작은 키의 무스카리는 가까이 가서 보니 모양이 참 앙증맞았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색이 조금 옅어 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장미 정원 쪽엔 장미가 피지 않아서 인지 사람들이 전혀 없었다. 한적한 장미정원 위 쪽 길가에선 흐드러지게 핀 겹벚꽃나무를 볼 수 있었는데 꽃잎이 길가에 떨어져 마치 벚꽃축제 온 기분이 들었다. 매우 큰 키의 겹벚꽃나무 끝의 가지를 잡아 꽃을 자세히 보니 꽃잎이 겹겹이 소복하게 너무 예쁘게 피어있었다. 물론 그쪽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나무 이름표 같은 것이 전혀 없어 당시에는 그 나무가 겹벚꽃나무 인지는 몰랐지만, 집에 와서 찾아보니 금방 겹 여쭤보니, 엉겅퀴란다. 그곳은 나비의 애벌레를 직접 관찰하고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인데, 엉겅퀴는 아주 조금 한쪽에 피어 있어서 눈여겨보지 않고 나비 애벌레만 관찰했다면 아마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아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와 보았는데 역시나 엉겅퀴가 맞았다. 엉겅퀴와 비슷한 ‘조뱅이’라는 식물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내가 본 것은 확실히 엉겅퀴였다. 잎이 좁고 깃털모양처럼 갈라져 있었는데, 가까이 보니 잎사귀 끝에 가시가 나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진보라색의 엉겅퀴 꽃이 무척 예쁘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징그러웠다. 엉겅퀴는 5월 중순에 핀다는데 이번 해에는 조금 일찍 피었는지 5월 초인데도 아주 활짝 피어 있었다. 꽃을 많이 보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해 다른 곳에 다시 가보리라 다짐하고 돌아 왔다. 에버랜드 옆에 한택식물원이 있었지만 뜨거운 날씨에 계속 걸었더니 너무 피곤해서 들러보지 못해, ‘처음부터 한택식물원을 먼저 가 볼걸..’ 하고 살짝 후회가 되기도 했다.그래서 다시 간 곳은 바로 미동산 수목원!! 5월 15일 오후수업이 휴강되어 점심을 먹고 바로 청주 미동산 수목원으로 향했다. 여기는 그리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나무와 꽃이 많이 있었다. 날씨가 꽤 더웠지만 예쁘게 가꿔진 식물들을 관찰하며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내가 노트에 이것저것 적으며 카메라로 식물사진을 찍으니 정원을 가꾸시는 아주머니들께서 뭐하는 사람이냐며 사진 찍어다가 뭐하려고 하느냐며 의아해 하셨다는 뒷담화도 있었다. 얼마 전 강사님께서 수업하실 때 보여주신 압화가 매우 인상적 이여서 이후로 나도 몇몇 꽃을 미농지 사이에 끼워 놓았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되어서 이번에 꽃을 기억해 둘 겸 하나씩 좀 더 꺾어왔다.이번 견학을 통해 처음 본 식물 중 하나인 1) 불두화는 주먹만한 크기로 작은 하얀 꽃들이 둥글둥글하게 피어있었다. 집에 와서 엄마께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수국이냐고 물으시길래 수국이 어떤 식물인지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불두화와 매우 흡사한 것이 아닌가. 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모여 이룬 주먹만한 꽃 뭉치가 썩 맘에 들었다. 수목원을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았던 2) 지면패랭이꽃은 보라색에 가까운 자주색으로 땅을 덮은 듯 잔잔하게 피어있었다. 일부분은 져서 시들었지만 대부분 활짝 피어있었는데, 5개의 꽃잎과 바늘모양 같은 얇은 잎으로 되어있다. 약10cm정도로 잔디처럼 땅을 덮고 있어서인지 '꽃잔디‘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큰 꽃보다는 이렇게 작은 꽃들이 잔잔하고 더 예뻐보였다. 자그마한 꽃이 너무 예뻐서 노트사이에 꽃을 하나 끼워왔는데 나중에 보니 꽃 색도 예쁘고 꽃잎뿐 아니라 잎이 뾰족하게 되어 특이한 것이 매우 만족스러운 압화가 되었다. 색이 진하고 모양이 봉긋해서 멀리서 보았을 때에도 시선을 뗄 수 없던 3) 매발톱꽃은 보라색 이였다. 나중에 안 사실 이였는데 보라색 잎은 꽃받침이고 안쪽의 흰색 5장의 잎이 꽃잎이다. 자갈색으로 핀다고 팻말에 적혀있었는데, 내가 본 매 발톱 꽃들은 모두 진한 보라색이었다. 꽃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위에서 꽃을 볼 때에는 잘 몰랐는데, 가까이 가서 꽃을 관찰해보니 안쪽 흰색의 꽃잎이 꽃받침과 잘 어우러져서 독특한 매력을 가진 것 같다. 보라색 꽃받침 잎 끝이 안쪽으로 말려있는 것이 특이했는데 이것 때문에 매 발톱 꽃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잎은 마치 쑥처럼 끝이 여러 갈래로 갈려서 둥글둥글하게 되어있었다. 가지를 잘라 불에 태우면 회색 재를 남기는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가을에 단풍을 태우면 노란 재가 남는다 하여 붙여진 4) 노린재나무는 작은 흰 꽃이 많이 뭉쳐서 피었는데 언뜻 보면 약간 노란빛을 띠는 것 같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수많은 노란 수술들이 꽃잎 밖으로 나와 있어서 노란빛을 띠는 것 같아 보인다. 멀리서 볼때 마치 솜뭉치가 나무에 얹혀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많은 수술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았다. 잎은 타원형으로 무난하게 생겼는데 향기가 짙어서 인지 벌레들이 꽃에 무척 많아 차마 꽃을 만져보진 못잎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되어있었다. 열매는 9~10월에 노랑 빛으로 익는데 약간 부푼 반원형이라고 적혀있었다. 열매가 특이하다고 하는데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꽃잎이 많고 진 노랑색으로 매우 눈길을 끌었던 6)죽도화는 죽단화 라고도 하며 이 노란 꽃이 매우 오래가서 관상용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레포트 표지의 사진처럼 꽃잎이 겹겹이 매우 가지런히 피었고 매우 낯익은 꽃이였는데 알고보니, 작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갔을 적에 이 꽃 앞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다. 그때는 관심도 없던 그 꽃의 이름을 지금에서야 죽도화라는 것을 알게 되다니... 잎은 마치 깻잎을 축소해놓은 듯 잎맥이 뚜렷하게 있었고, 타원형 잎 가장자리가 톱니바퀴처럼 되어있었다. 색이 진한 노랑으로 매우 고왔다. 창포꽃인줄 알았던 7)붓꽃은 보라색 이였다. 높이 60센티 정도 되는 붓꽃은 생긴 모양을 이름에서도 추측 할 수 있듯이 붓 모양 같았다. 꽃잎이 갈래갈래 나뉘어져 있는 듯 보였고 줄기가 곧게 위로 뻗어서 나있다. 붓꽃 옆에 8) 노란꽃창포가 있어서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었는데, 노란꽃 창포의 꽃잎은 붓꽃보다 넓었고, 붓꽃이 좀더 여려보였다고 할까. 잎도 붓꽃이 좀더 연해 보였고 노랑꽃창포의 잎은 좀 더 억세 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노랑꽃창포는 꽃대를 제외하고는 줄기가 없이 잎으로만 되어 있다고 한다. 사실 직접 관찰하며 비교해 보았어도 잎인지 줄기인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었다. 다음으로 본 나무는 9)옻나무인데 옻나무 주변에는 매우 다양한 옻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었다. 사실 옻나무를 가까이에서 제대로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옻나무를 일부러 사진도 찍고 적어왔다. 하나의 잎줄기에 5개정도의 잎이 붙어 있었고 약간 넓적한 타원형으로 색은 그리 진하지 않은 연한 녹황색이라고 할 수 있다. 줄기는 생각보다 굵지 않았고 흑갈색의 조금 어두운 빛이 났다. 만지면 옻이 옮는다 해서 멀리 떨어져서 보았는데 잎이 층층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다.
나에게는 ‘결혼과 가족’이라는 수업을 신청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이 수업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매우 컸고, 매 시간 수업을 듣고 나면 나에게는 스스로 만들어 낸 조금씩의 과제가 생겼다. 처음 레포트를 쓰기위해 읽은 ‘가족은 없다‘라는 책은 나에게 매우 지루했고, 대충 눈으로 훑어가며 읽고 덮어버리게 되는 ’재미없는 책‘ 이였다. 그러나 중간고사 이후, 발표를 준비하면서 다시 읽게 된 이 책에는 수업했던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한 구절 한 구절 이해하며 읽을 수 있었다.18세기까지 사용되던 ’가족‘이라는 말이 가지는 본래의 의미가 모든 성원에 대한 가장의 권위를 가리키는 것 이였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은 그 의미가 어떻게 변화 했을까? 그 의미를 생각하기 전에, 가장의 권위를 지지하는 본질로 수세기 동안 남성이 아내와 자녀들에게 폭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합법적으로 부여받았다는 구절에서, ’가장의 권위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아버지, 남편이 생각하는 가장의 권위는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부장제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온 남성들, 그 자신들 스스로 각자의 기준에 맞게 만들어낸 허위의식일 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의 권위가 나쁘고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가장의 권위가 복종을 요구하는 강압적인 의미로 변질되었거나 그 의미를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에 그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는 나의 견해이다. 과거 유교사회와는 다르게 자상하고 자녀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는 등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현대가정에서의 이상적 아버지의 역할은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조금 낯설고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들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잠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우리 집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우리 아빠는 친가에서 장남으로 할머니와 고모들의 기대치에 미치기 위해 항상 노력하시지만, 매우 힘들어 하셨다. 고모들은 항상 ’장남이니까. ‘ , ‘ 큰 며느리니까....’ 라며 .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빠가 그것을 다른 가족 구성원의 탓으로 돌리거나 원망하지 않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아빠 스스로 당신이 먼저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자체가 너무 존경스럽다. 결혼과 가족 수업을 듣고 나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가부장제의 영향을 받은 부모님 세대, 특히 남성들이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스스로 비판하고 깨달으며 그것을 현대사회가 바라는 이상적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우리 아빠의 변화가 너무 존경스럽고 감사했으며 왠지 뿌듯했다. 또한 처음으로 친가 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모든 가족행사를 장남에게 지우는 것에 대한 잘못된 행동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것에 대한 협의를 하게 되었다. 아빠가 아빠의 짐을 좀 덜고 싶으셨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중심이 되는 그 자리에서 어른들의 대화를 들으며, 한 시대의 사회적 의식과 체제를 바꾸는 것은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리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하셨던 어느 교양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름과 동시에 친척들의 가부장적인 의식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토대로 열변을 토하고 싶었지만 그 자리에서 내가 가부장제를 논할 수는 없었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서 ’가부장적 사고’를 논했다면... 어른들의 반응은 안 봐도 뻔한 일 일테니 말이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한 집안에서 ’장남 또는 가장‘에 대한 책임감과 기대는 자신들도 모르게 심어진 가부장적 사고로부터 나오는, 우리 가정 내 곳곳에 적용되는 근본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요즘 40~50대 아버지들이 자신들이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실추되었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상황들을 견디지 못하고 힘들어하며 적응하지 못해 가족 구성원들과의 갈등이 심해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우리 집의 경우는 이러한 일을 발단으로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이 된 경우이다. 변화하는 생활양식과 가치관(가부장적 사고방식) 등의 충돌로 발생하게 되는 가정 내의 갈등이 증가되면서 ’고개 숙인 아버지‘ 의 문제가 부각되는 지금 이 사회가 수 십년이 흘러 역사 속에 가부장적 의식을 바꾸는 과도기적 시기였다고 기록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면 앞에서 내가 언급했던 ’가족’의 의미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변화했을까? 기능주의자는 가족은 사회의 생존을 위하여 핵심적인 특정의 기능을 수행하는 보편적인 제도라고 주장했으며, 머독은 “공동거주, 경제적 협동 그리고 재생산으로 특징 지워지는 사회집단이다. 가족은 적어도 그 가운데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 용인된 성관계를 유지하는 양성의 성인들과 성적으로 동거하는 성인들이 낳았거나 또는 입양한 한 명 혹은 그 이상의 자녀를 포함한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나는 가족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결혼식만 하고 같이 살지 않는 남편대신 외삼촌이 아버지 역할을 하는 Naya족, 남편대신 연인이 사회적 아버지가 되는 Divorce족, 조자중심의 Black American족의 가족형태로도 충분히 보편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현대사회의 기러기 아빠, 한부모 가족, 동성애 가족, 수양가족 등 변화하는 여러 가지 가족형태를 보아서도 충분히 설명되리라 생각한다. 심지어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들은 애완견도 가족 구성원의 일부로 보는데, 이는 정서적인 측면에 해당하는 사항이기에 ‘가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가족의 개념을 Family가 아닌 Families로 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나도 그 뜻을 함께 하는 바이다. 대부분의 가족형태에 해당되는 보편적인 개념과 함께 새로운 개념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다양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가족은 이러이러한 것이다라고 정의 내리는 것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정의는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변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면 가족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첫 단계로 인식되는 결혼은 왜 할까? 이 질문은 아직도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질문인 듯 하다. 그 중 결혼을 하게 되면, 그녀의 개인 재산이 남편소유가 되므로 경제적 안정이 결혼을 하는 큰 이유가 될 수 있었겠지만, 요즘은 재벌가들 사이에서의 정약결혼을 제외하고는 15~19세기 때처럼 더 부자가 되기 위해 결혼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 보다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길 원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 시대에 과거처럼 경제적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속된말로 ’ 돈 밝히는 사람‘ 으로 비춰질 확률이 클 것이다. 나는 아빠께 왜 결혼했는가에 대해 여쭤보았는데, 아빠는 결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스러운 것이라는 말투로 “왜 했냐니....? 그럼 안하고 평생 어떻게 혼자 살아? ” 이렇게 말 하시는 것 이였다. 조금은 논리적인 대답을 원했던 나는 살짝 실망했지만 “당연히 결혼해야 되는 줄 알고 했지.” 라는 엄마의 대답은 나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엄마가 말하셨던 ’당연한‘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정상성 추구’의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은 내가 결혼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시다. 그 이유인 즉, 결혼하면 애 키우고 밥하고 빨래하고 고생하니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라는 것이다. 나는 그때마다 부모님께 그건 아빠, 엄마의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 주장한다. 결혼해도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요즘은 가사일도 남편과 같이 나눠서 한다고, 요즘은 아빠 엄마 세대랑 다르다고 목청 높여 설명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부모님의 대답은 “결혼해 봐!”이다. ’20세기의 결혼은 부부 사이에 서로를 감정적으로 지지해 주고, 서로의 기쁨과 활동을 함께 공유하며, 자녀를 출산하는 협동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었다.‘ 고 하는 작가의 말처럼 가정의 의미는 사회가 발전하고 변함에 따라 같이 변해왔다. 그런데 이것을 해석하는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인터넷 기사에 기재된 내용의 일부인데, 남성은 가정의 의미가 상실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가장 큰 이혼율 증가의 원인으로 뽑한 존재이길 원한다. 또 가부장제로 가정 내에 머무르며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남성에게 종속되어 받는 여성들이 이제는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으려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석된다. 불평등한 관계를 기초로 하는 결혼과 평등한 관계를 주장하는 요즘 시대의 결혼을 비교해 볼 때 어떤 것이 이상적이다 라고 결론짓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결혼이라는 것은 단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떠한 구조의 사회에서 어떤 사회의식과 현상에 영향을 받느냐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이상적인 가족이라는 기준과 틀이 역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았을까. 나는 결혼이라는 것을 고생의 시작, 얽매임의 시작, 사회활동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과 행복으로 생각하는 마음가짐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표 준비를 하면서 하게 된 설문자료를 통해 많은 남학생들이 가장의 권위를 중심으로 하는 가부장제를 선호하지는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경제활동만을 책임지는 가부장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버지상이 되려는 사고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이 시대의 소외당하는 아버지, 남편들은 자신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기본적이고도 어려운 과제를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남성들에게 ’아버지가 변해야 가족이 행복하다‘라는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우리 집의 경우는 아빠께서 당신 스스로 깨닫고 가족들에게 먼저 다가오셨는데 나는 결혼과 가족 수업을 통해 예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의식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 자녀는 왜 낳을까? 이 질문 또한 결혼에 관한 것만큼이나 어렵다. 우리 집의 ‘경우에는 자녀를 통한 지위획득‘이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빠가 장손이기에 할머니의 성화로 엄마는 일찍 출산을 하실 수밖에 없었고, 아들을 낳고서야 대우를 받았다고 하신다. 책에서 말하듯 노후보장의 수단, 자녀들의 경제적 효용성, 재산이전의 통로 등 자녀를 갖는 이유는 매우 다양할 것이다. 요즘 저출산과 고령화 현같다.
[흡연과 건강]담배가 도입된 이래 최근 30~40년 전까지 담배는 남성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집살이가 고되거나 미망인의 경우에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간혹 볼 수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여성의 흡연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용납 되지 않아왔다. 그러나 요즘은 여성의 흡연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권이 신장되고 남녀 평등 사상이 사회에 퍼지면서 또 여성의사회적인 역할이 확대되어 가면서 여성의 흡연은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의 흡연율이 줄어든 반면 여성의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흡연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우리학교 여자화장실에서 담배를 피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흡연여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나는 여성들의 흡연 시 나타나는 피해와 금연의 이점 등에 대해 조사 해 보았다.1. 흡연으로 인한 여성의 신체적인 피해① 수정 능력 - 흡연은 여성의 수정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 중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피임약을 중단한 후에도 불임일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나 된다고 한다. 또한 흡연 하는 여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자궁외임신이 2.2배나 높게 나타났다.② 임신과 출산 - 1980년 미국 Surgeon General Report에 의하면 흡연하는 여성의 유산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1.7배 높으며 주산기 사망도6배나 높다고 하였다. 여기서 주산기라 함은 주로 임신 29주에서 출생 후 1주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또한 임신한 여성의 흡연은 태반 박리, 전치태반, 임신 중 자궁출혈, 조기양수파열 등의 위험을 야기한다.③ 폐경 - 대량의 흡연은 여성의 폐경을 촉진한다는 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44~53세의 여성 5,645명을 대상으로 코펜하겐에서 시행한 이 연구에 따르면, 48~51세의 연령층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폐경이 더 많았다고 한다.④ 암 - 헨쉬케 박사의 연구는 동일한 기간 동안 동일한 양의 담배를 피운다고 하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여성이 흡연을 할 경우에는 남성에게서는 볼 수 없는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⑤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 약화 - 흡연하는 여성은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병, 만성 기관지염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동맥 경화, 심장병, 중풍, 폐암에 걸릴 확률 또한 남성보다 크다. 여성 흡연자가 호흡기 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남성 흡연자의 2배, 심장마비, 중풍 등 혈관성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1.5배 가까이 높다.⑥ 주름살 - 흡연은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주름살이 생기는 조기 피부 노화 현상을 가져온다. 이는 담뱃진의 찌꺼기가 모세 혈관 내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40~49세의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보다 20년 정도 더 늙어 보일 정도로 주름살이 많다. 또한 여성 흡연자들은 대게 윗입술에 잔주름이 많은데, 이는 담배를 물기 위해 계속 입술 근육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⑦ 피부색 - 흡연은 피부색도 변화시킨다. 이는 흡연할 때 생기는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산소의 결핍을 초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조직으로서 운반 기능이 떨어져 세포의 대사 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담배는 피부색을 누르스름하게 만들 뿐 아니라 성적으로 흥분 했을 때 보이는 홍조도 나타나지 않게 만든다.⑧ 다이어트의 적 - 흡연이 일시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해로운 복부형 비만을 초래한다. 흡연이 복부형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이 교감신경과 비슷한 관계로 체내 지방을 팔다리에서 배로 옮기는 데 일조를 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49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흡연 여성일수록 복부형 비만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배가 나온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⑨ 우울증 - 독신이면서 아이가 없고, 담배를 피우며, 생리 전 증상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증에 더욱 시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여기에는 우울증이 있는 여성이 흡연을 할 경우, 암이나 기타 질병들과 싸우는 면역 기능이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2. 금연① 금연이 여성흡연자에게 주는 이점* 경구용 피임약 사용시 심장마비 감소 - 흡연시 경구용 피임약 사용자들은 심장마비를 일으킬 확률이 39배 높으며 다른 종류의 심장마비가 올 수 있는 확률도 20배 정도 높다.* 가임성 향상 - 비흡연자보다 흡연자가 가임되는 확률이 비교적 떨어진다. 흡연자에 있어서 자연유산율은 2배 높다.* 건강한 신생아 출산 - 흡연 엄마는 사생아, 미체중아, 미숙아 등을 낳을 확률이 높다.* 기타 - 경구암 감소, 임신합병증 감소, 간접흡연으로 인한 자녀건강에 악영향 감소 , 월경 관련 문제 감소, 자궁적출술률 감소, 조기 폐경될 확률 감소 및 골다공증 예방
1432年 9月 23 日 (木曜日)엊그제 사헌부(司憲府) 대사헌의 전갈을 받고 입궐하였더니, 보름간 영남지방의 감찰업무 파견을 명하였다.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두 번째 특별감사였다. 요사이 부정을 저지른 관원이 대거 색출되어 사헌부가 어지러운 상황 이였기에 나는 군소리 없이 파견을 받아들이고 오늘 아침 이 곳 영남지방에 내려왔다. 진휼청과 동헌을 감찰하기에 앞서 수령에 대한 소문 등을 들어 보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머리를 비녀로 고정시킨 여인네가 우물가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는데 의복이 매우 남루하고 짚신도 없었다. 관북지방에 갔을 때 관북지방의 여인들은 대부분 머리를 감아올리거나 수건을 둘렀는데 영남지방은 한양과 마찬가지로 잘 빗질한 머리칼에 검정염색과 기름을 바른 뒤 가르마를 갈라 비녀로 고정시킨 모습 이였다. 또 여인들이 저고리 밑으로 두 젖가슴을 내놓고 다니면서 사내아이 낳은 것을 자랑하는 모습은 농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이였다. 시장 통 한구석에는 판소리와 탈춤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아이를 등에 업고 옷감을 팔러 나온 여인과 고즈넉이 앉아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고자 하는 여인도 있었다. 끼니를 잇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팔러 나온 처량한 신세였다. 그 여인을 보고 있으니 참 측은해졌다. 작년에 흉작이 들어 서민들이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 작년에는 하도 가뭄이 심하여 몇 년 전 사헌부의 건의로 축출되었던 무녀들을 다시 도성 안으로 불러들여 기우제를 지냈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불교와 무속신앙 배척으로 기우제마저 지내지 못한 까닭인지 가뭄이 더욱 심해졌다. 이런 모습을 보며 내 어찌 이렇게 배불리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잠들 수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지 않겠는가? 시장을 빠져 나와 빨래터를 지나다가 우연히 아낙들의 얘기를 들었는데 이 고을 수령은 매우 사치스러우며 기방출입이 잦고 첩 때문에 부인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데, 실제적으로 이혼이 어려우니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소박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형식적으로는 부부로 생활하지만 실제로는 남남처럼 지내고, 대부분 첩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다. 소박당한 그 수령의 부인은 내가 알기로 숙인이씨의 딸인데 그나마 시집이 상류층 이여서 안살림을 도맡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고 남편이 첩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해도 첩과 다른 집에서 기거할 터이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빨래터 아낙들은 자신들이 남편에게 소박 당할 시, 같은 집에서 첩과 함께 지낼 수 없기에 친정으로 돌아와 평생 소박데기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거나 성황당 길에 나아가 주어지는 운명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며 한탄하듯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미시가 되었을 무렵, 전갈 없이 진휼청에 감찰을 나갔더니 갑자기 등장한 나를 보고 마당에 나와 있던 이방이 사색이 되었고, 중치막과 도포도 갖추지 않고 소창의만 입은 채 맨발로 황급히 뛰쳐나온 수령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수령과 몇몇 양반들이 한참 기생들과 술판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용무늬, 꽃무늬, 난무늬 등이 수놓아진 옥색 비단치마에 금은 노리개, 일체의 장신구로 사치스럽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기생들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수령을 문책하여 부정을 적발하고 매일같이 끼니를 걱정하는 백성들을 위해 내일은 곡식창고를 개방하여 마을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겠노라 명하고, 숙소로 돌아와 오늘 낮에 돌아본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새삼스럽게 여인들의 삶이 참으로 고되고 힘들게 느껴졌다. 또한 양반 집 부인을 동경하는 아낙들은 한편으로 자신들의 삶을 당연하다는 듯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각자 나름대로 자신들의 행복을 찾고 있었다. 항상 끼니를 이어가기 위해 고된 농사일과 집안일을 모두 해내는 여인들의 모습이 가엾게 느껴졌다. 오늘은 한양에서 나를 기다릴 부인이 참으로 많이 그립다.1432年 11月 5 日 (火曜日)오늘은 며칠 전 궁녀들 간에 음해하려는 사건이 발생하여 어찌된 연유인지 조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입궐을 하였다. 이번 사건이 내명부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내 생각에도 내명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듯 했다. 무엇보다 중전마마가 걱정 이였다. 사헌부로 가기 전 나의 누이인 중전마마께 문안인사를 드리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중전마마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흉배와 금박이 화려한 붉은 당의를 입고 계셨다. 나라에서 금혼령을 내려 14살 때 최종간택에서 낙점 받아 별궁에 들어가 일정기간 동안 궁중예절과 예의범절 교육을 마치고 혼례를 치러 왕비가 되신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위엄 있는 자태는 변하지 않았다. 중전은 윗사람들에게 예의바르고 아랫사람들에게 존경받으며 정사에도 밝아 상감의 내조를 잘 하셨다. 중전마마와 이야기를 마치고 사헌부로 가는 길에 상궁중의 최고상궁인 제조상궁을 만났는데 이번 사건의 내막을 명백히 밝혀 그 죄를 엄히 다스리라는 어명이 있었다며 심히 걱정하는 얼굴 이였다. 제조상궁은 35년이 넘게 궁녀로 생활하며 지금의 최고상궁자리에 올랐는데 자신이 제조상궁이 된 후 지금껏 궁내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태어날 아기씨를 걱정하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제조상궁은 5세에 입궁하여 7,8세 무렵부터 동몽선습, 소학, 내훈, 열녀전서는 물론 궁체연습까지 공부하여 외모 뿐 아니라 학식과 영도력이 뛰어났다. 내전의 크고 작은 일을 주관하기 때문에 그 권세나 권위가 대단하여 나는 종종 제조상궁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나는 제조상궁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전반적것과 관련된 상궁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소원장씨가 데리고 다니는 상궁인 오상궁이 지목되었는데, 기첩의 소생으로 10살 때 뽑혀 들어와 15년의 견습나인을 마치고 정식나인이 되기 위한 관례식을 마친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한다. 오상궁은 소원장씨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매우 신임을 얻었다 하였는데 그 밑에 하녀인 향이 또한 자주 소원장씨를 찾아뵙는다 하였다.
가이아(생명체로서의 지구)를 읽고...환경교육론 첫수업시간!교수님께서는 ‘가이아’라는 책을 꺼내시더니 학생들에게 “가이아라는 이론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라고 질문을 던지셨다. 대답이없자 환경공학과를 다니고 있는 나에게 물어보셨는데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을 더듬어 “지구 유기체설” 이라고 대답했다. 지구 유기체설 이란 것이 자세히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대답을 하고 나니 다행히 더 이상의 질문이 없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난다. 환경공학과에 다니는 나는 속으로 적지 않은 창피함과 자격지심에 유인물을 자세히 읽었고, 나중에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리라는 다짐도 했었다. 그런데 마침 교수님께서 환경에 관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오라는 레포트를 내셨다.책을 읽다보니 책의 작은 글씨도 그렇지만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생소한 용어들 덕분에 나는 다시 당황하게 되었다. 이렇듯 시간도 부족하고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서 책을 읽으니 제대로 행간을 심미하며 읽지는 못해서 그런지 이 책에 대한 뚜렷한 개념들이 머릿속에 자리잡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나름대로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종합적 개념, 느낌들을 말해보고자 한다.우선 이 책의 제목인 가이아에 대해 생각해보면, ‘가이아’라는 단어는 나에게 전혀 새로운 단어는 아니었다. 몇 년 전 개봉한 디지털 영화인 ‘화이날 판타지’에서 자주 쓰여진 단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이 책보다 ‘화이날 판타지’라는 영화를 통하여 가이아라는 단어를 먼저 접하였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던 가이아라는 것은 지구를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라고 보고 그 지구에게 붙여준 이름정도의 의미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가이아의 사전적 의미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을 일컫는 말로 지구의 생물을 어머니처럼 항상 보살펴 주는 신이라고 쓰여 있다. 즉 신이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이 작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작가는 살아있는 지구의 개념을 가이아로 표현하였다. 즉, 자신의 의견을 가설에서부터 발전시켜 나아가는 과정에서 지구적 규모의 한 실체, 즉 그것의 모든 구성원들의 단순한 합으로부터는 도저히 상상될 수 없는 속성을 갖는 그 어떤 실체를 처음으로 머릿속에 떠올리게 되고 그 실체에 붙인 명칭이 가이아였던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작가는 가이아를 단순히 살아있는 지구 생명체가 아니라 각 구성 요소가 서로 상호 작용하여 살아가는 데 적합한 환경을 유지시키는 자기 조절 기능을 갖고 있는, 즉 지구 표면의 토양, 해양, 대기의 모든 물질적, 화학적 조건이 생물체의 존재에 의해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물들이 주위환경을 능동적으로 자신들에게 안락한 상태로 만들어 간다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이 책을 읽다보면 ‘가이아가 인격체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는 작가가 가이아를 마치 감정을 지닌 존재처럼 표현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표현 방법을 통해서 어쩌면 작가는 가이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가의 독특한 서술방식 때문이었는지 나는 이 책을 읽어 가면서 가이아라는 단어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서서히 가이아라는 단어에 익숙해질 무렵 나는 거대한 별의 폭발로 인하여 생긴 중성자별의 격동적 사멸의 결과로 인하여 현재의 지구가 탄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머릿속으로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정이지만 이 책의 설명만으로도 태양계의 탄생이 얼마나 엄청난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졌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나는 지구 최초의 생물이 현재 환경 보호론자들의 우려수준보다 훨씬 높은 방사능 농도의 대기 중에서 탄생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작가의 생각에 따르면 현재 추정되고 있는 원시 지구의 대기는 현재의 금성이나 화성과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데 암모니아, 메탄 가스, 이산화탄소 등의 원시 지구 대기를 질소 산소가 주가 되는 현재의 대기로 바꾼 것이 가이아의 힘이란 것이다. 그리소 현재의 기후가 현상을 유지하는 것도 생물이 먹이로 취한 온실 가스를 그만큼 다시 재합성하기 때문이고 이 사실은 가이아라는 거대한 생명체를 암시하는 것이라 한다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도 나는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잘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내가 익히 알고 있었던 전형적인 과학자는 아니라는 점 하나는 확실히 알겠다. 또한 근 20년 간의 과학 수업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러한 이론이 존재한다는 점도 알게되었다.이 책 가이아는 한마디로 말한다면 지구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구가 지난 40억년 동안 변해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서 나는 지구가 이렇게 능동적 존재였기 때문에 생물체가 처음으로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이제까지 무수한 재난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진화를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인간까지를 포함하는 지구 생물권이 바로 지구 환경을 조절하는 통제자라는 저자의 주장은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생물의 진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