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덩샤오핑에 대해서 완전히 알았다고 할 수 는 없지만 400여 페이지의 책을 스스로 읽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괜히 뿌듯해집니다. 과제가 아니었다면 분명 10쪽도 읽지 못하고 책을 내팽겨 쳤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한 국가를 지배하는 이념이 수만 명의 젊은이들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일까?” 하지만 이념에 관하여 문외한인 저도 분명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정치가 자신들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해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수많은 젊은이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저는 그들에게 진정 당신들이 전쟁을 통하여 얻고자 했던 바가 무엇인지를 묻고 싶습니다. 물론 저도 한 나라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국가의 기본 이념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는 찬성을 합니다. 목적이 전치되지 않는 정치야 말로 진정한 정치의 이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과 더불어 이른바 “줄서기”도 매우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어렸을 적에는 비열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니 분명 누구의 줄에 서느냐는 참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줄을 잘 선다는 것 자체가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으로 보자면 덩샤오핑은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미래의 지도자가 될 마오쩌둥을 알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편에 선 것입니다. 덩샤오핑은 마오의 정신적 상태를 주도면밀하게 예측함으로써 정치권력을 획득했습니다. 또한 마오가 계속해서 승진을 시켜 주었던 터라 설사 양심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는 일일지라도 마오를 따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익과 좌익 가운데 주로 마오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해 좌익 쪽에 있기를 택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다시 한 번 덩샤오핑이 뛰어난 정치적 수완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공동생산 공동분배”일 것입니다. 그리고 낙후된 경제시설과 국가를 향한 인민들의 무한한 충성심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북한 모습의 영향이 큰 듯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사회주의 국가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구상의 많은 사회주의 국가가 몰락한 첫 번째 요인이 경제적 낙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덩샤오핑의 경제정책은 달랐습니다.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채택함으로써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드물게 큰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며 만약 덩샤오핑이 중국의 개방을 미루고 사회주의에 집착해서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를 모색하지 않았다면 과연 중국이 지금의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 점으로 볼 때 분명 덩샤오핑은 이념보다는 현실과 실리를 중시했습니다. 특히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하지 않는 “개혁개방” 정책이야 말로 그의 가장 큰 업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덩샤오핑이 집권했던 20년간 저는 덩샤오핑과 우리나라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 모두 당시 경제적으로 발전을 꾀하여 헐벗고 굶주린 국민들을 최소한 먹을거리는 걱정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천안문 사건’을 박정희는 ‘유신체제’를 통하여 민중의 운동을 억압했습니다. 그 점은 덩샤오핑의 생애를 평가함에 있어서 유일하게 그의 정치적 오점으로 뽑을 만함 부분인 것 같습니다. 둘 다 경제적 발전으로 보았을 때 훌륭한 사람이라는 점에는 동의를 하지만 다시는 그때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 장에 ‘덩이 있든 없든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 라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했지만 여전히 중국은 중국식의 사회주의 방법으로 살아남고 있습니다. 특히나 중국의 공산주의 이념을 더 굳건히 만든 것은 덩샤오핑 덕분이었습니다. 이번기회를 통하여 정말 좋은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위대한 정치가의 삶을 되짚어보고 생각했던 이 시간은 정치를 대하는 나의 관점에 있어서 큰 깨달음을 얻게 해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이념과 행동이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것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