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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정은-모자
    황정은- 모자설정부터가 신선하다. 아버지가 모자가 되어버리다니. 이건마치, 카프카 소설속에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것보다 더 신선하다. 소설은 어떠한 부연설명도 없이, 아버지가 모자가 되버린다고 그저 그렇게 담담하게 말한다. 왜 모자가 된다는 어떠한 이유도 없이 불쑥 불쑥 모자로 변해버리는 아버지는, 자신의 의지로 모자가 되는것도 아니다. 거기다 모자로 변한뒤의 모양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자식들은 밤에 모자로 변해버린 아버지를 무심코 밟아버리기까지 한다. 아버지는 왜 모자가 되어버리는 걸까?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지만, 사람들과 이웃들은 수군거리며 그들을 멀리하려 한다. 심지어 옆집의 이웃은, 자식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이사를 종용하기도 한다. 자식들은 그런 아버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투덜거리지만 또다시 이사를 하고, 그리고 집안 곳곳에 박힌 못을 뽑는다.세명의 자식들은 아버지가 모자가 되는 이유를 유추해 나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각각 회상하듯 전개되어지는 3가지의 이야기에는 아버지가 왜 모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준다. 뭔가 무기력할 때,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좌절을 경험할 때, 아버지는 모자로 변신한다. 소설속에 나타난 아버지의 모습은 무기력하고 슬프다. 요즘들어 내가 읽고있는 여러 소설들에서 그런 이미지를 많이 느낀다. 뭔가 어깨가 축 쳐진채, 가정에서 소외받는 듯한 아버지에 대한 묘사들은 왠지 읽을 때마다 가슴을 아프게 한다. 소설속 아버지는 왜 이렇게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로 묘사되는 것일까. 그러나, 이 소설 속에서 늘상 무기력한 채 힘이빠진 아버지의 모습은 딱 한순간 불타오른다. 자신의 딸이 마을 군인에게 가벼운 성추행을 당한 부분 이였는데, 아버지는 화를 내며 아주 빠른속도로 경찰서로 달려간다. 나는 이 대목이 상당히 인상 깊었지만,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조용히 지내던 아버지의 존재감이 소설속에서 가장 뚜렷하게 묘사된 부분이랄까. 결국 경찰서에서 자신의 힘으로는 어떤일도 해결할수 없다는걸 알고, 무력감에 다시금 모자로 변해버린 부분은 참 씁쓸했다. 그러나 너무 의도된 설정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 약간의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나는 황정은의 소설속 모자에 나오는 아버지가 그 어떤 누구보다도 불쌍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빨리 도망가버리거나 훨훨 날라가버리는 새라도 되버릴것이지... 그 자리 그대로 머물러 사람들의 동정어린 눈빛과, 모멸감을 견뎌야 하는 모자라니. 그건 너무 잔인하다. 아버지는 모자가 된채 그곳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계속해서 곱씹고만 있겠지...
    독후감/창작| 2009.10.31| 1페이지| 1,000원| 조회(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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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수-무정
    무정이 소설을 아예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읽은 것도 아니였다. 책의 항상 절반정도를 읽고는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때 이 책을 읽고 내가 느꼈던 감정의 8할은 “짜증남” 이였을 것이다. 책의 중반부까지 나는 이형식과 박영채에 대한 답답함 때문에 폭발하기 직전 이였지만, 다시 읽으면서 그런 시선을 버리고 새롭게 읽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이 소설의 전반부를 관통하는 가장 큰 이야기의 줄거리는 바로 “자유연애” 이다. 이형식은 박영채와 김선형 이라는 어여쁜 두 여인 가운데서 끊임없는 고민으로 괴로워한다. 박영채가 이형식에게 있어 지고 가야할 마음속의 빚과 같은 존재라면, 김선형은 차마 탐내거나 범접할수 없는 대상 이였다. 김선형에게 마음을 뺏긴 이형식에게 갑자기 기생인 된 채 나타난 옛 스승의 딸인 박영채는 가장 불쌍하고 복잡한 인물이다. 기생이 된 박영채. 자신과 어렸을적 혼담이 오고갔던 그녀를 만난 이형식은, 많은 내적갈등을 일으킨다. 박영채는 과연 기생임에도 불구하고 정절을 지켰을까, 아닐까. 지켰을까, 아닐까. 등등 다양한 생각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오고간다. 무수히 고민하던 이형식은, 스승의 뜻대로,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의 죄책감으로 박영채를 책임지리라 마음을 고쳐먹지만, 박영채는 청량사에서 겁탈을 당하고 만다. 박영채가 겁탈을 당한 사건은, 이형식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식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정절관념을 지닌 박영채 에게도 참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사건은 둘을 이별하게 만들고, 심지어 박영채가 자살을 마음먹게까지 만드는 큰 사건이다.'그러나!' 하고 형식은 눈을 번쩍 떴다. '그러나, 영채는 처녀가 아니로다. 설혹 어저께까지는 처녀라 하더라도 오늘 저녁에는 이미 처녀가 아니로다' 하고 청량사의 광경을 한 번 다시 그렸다. (중략...) 만일에 기생이 되었더라도 자기를 위하여 정렬을 지켰으려니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영채는 처녀가 아니로다 하고 형식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 한참이나 있었다.박영채는 소설의 초반부에, 철저히 보수적, 구시대적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나는 김선형이 신여성의 대표적인 여성이고 박영채는 구시대의 대표적 여성이기 때문에 두 여성이 다르다곤 전혀 생각지 않는다. 김선형은 신식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식여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일본유학을 떠나는 병욱외의 다른 모든 여성들은 구시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단지 김선형과 박영채가 다른 것은 둘이 처한 환경의 탓이 아닐까. 후반부에 병욱을 만난 박영채가 스스로 깨달으며 그 껍질을 벗고 나오기 전까지는, 김선형과 박영채는 자라온 배경만 다를뿐, 머릿속에 심어진 관념들은 전통적인 여성상의 전형이라고 보여진다.“몸이 더럽혀진 여자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 소설 초중반까지 영채라는 인물은 답답하다. 영채의 지나온 인생은 모든 것들이 남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져 왔다. 그리고 잘못 심어진 정조관념에 대한 생각은 그녀를 죽음이라는 결심에 이르도록 만든다.박영채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 그날, 이형식은 김선형과 혼인약속을 한다. 그리고 스스로 책망하며 괴로워한다. 자신의 이중성과 박영채에 대한 죄책감으로.어떻게 보면 이형식은 당대 지식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형식은 이중적인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그 당시, 보편적인 기준으로 따져 보았을 때 남자들이라면 아무래도 박영채 보다는 당연히 김선형을 택하였겠지만, 하루 만에 바뀌는 이형식의 감정이란... 정말 공감하기가 힘든 대목이 많았다.그러던 와중에 후반부에서 박영채라는 인물은 변화를 겪게 된다. 겁탈 당한뒤 병욱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만나면서 영채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영채는 독립한 한 사람이 아니요, 어떤 도덕률의 한 모형에 지나지 못하였다. 마치 누에게 고치를 짓고 그 속에 들엎덴 모양으로 영채도 알 수 없는 정절이라는 집을 짓고 그 속을 자기 세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 사건에 그 집이 다 깨어지고 영채는 비로소 넓은 세상에 뛰어나왔다. (중략) 이에 비로소 영채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젊은 사람이 되고 젊고 어여쁜 여자가 된 것이라. 영채의 가슴에는 이제야 비로소 사람의 피가 끓기 시작하고 사람의 정이 타기를 시작한다. 영채는 자기의 마음이 전혀 변하여진 것을 생각한다. 마치 애초부터 어둡고 좁은 옥 속에서 지내다가 처음 햇빛 있고 바람 불고 꽃 피고 새 우는 세상에 나온 것 같다.소설 속 나이를 짐작 해보건 데, 영채는 아마 나보다 어렸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그런 영채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다독여주며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언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심정 이였다. 병욱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영채는 정말이지 반가웠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이광수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계몽사상, 즉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영채의 소망이 잘 나타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독후감/창작| 2009.10.31| 2페이지| 1,000원| 조회(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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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틋함의 로마-복거일
    개인적으로 판타지 소설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애틋함의 로마는 제목과는 달리 로봇이 나오는 미래사회의 판타지 이야기였다. 그러나 막상 소설을 읽어보니 판타지와는 또다른 어떤 새로운 과학소설?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 건조하고 딱딱한 판타지에 적당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질 정도의 이야기. 이야기의 전개도 나름 흥미로웠다. 죽은 자신을 다시 스캔한다는 설정은 솔직히 진부하지만,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흥미로웠다.기존의 영화나 소설 속에서 죽은 사람을 다시 복제해서 살리는 내용은 벌써 몇 번씩이나 일어났었다. 몇해전 본 “아일랜드“라는 영화나 ”여섯 번째 날” 같은 두 영화만 보더라도 죽은이를 다시 살리는 복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 복제된 인간이 다시 태어나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에 대해서 자세히 묘사하고 있으니까.이 소설이 흥미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복제된 인간이 자신이 예전에 살았던 인간으로서의 삶을 여전히 반복해서 산다는 점이였다. 그런점에서, 이건 뭐랄까. 인간은 어쩌면 자신의 정해진 운명을 거스를수 없는, 잔인한 운명의 쳇바퀴에서 도는 그런 나약한 존재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If only "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은 죽은 애인을 다시 살리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몇 번이나 애인이 죽기이전의 시점으로 돌아가지만, 애인을 살리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죽음은 반복해서 일어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일까? 그러니 순순히 우리의 미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인가.난 언제나 내가 예전 어느때의 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두 번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소설에서 과거의 나를 다시 보면서 그 미숙함을 또다시 반복하는 나의 분신을 본다는 것은 너무나 우울하다. 옛 애인이 죽었음에도 옛애인의 스캔을 다시 사랑하고 그리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그녀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운명은 너무나 서글프다. 그러나 그렇기에 게속된 미숙함이 반복되더라도 그때에 있어서는 최선의 선택이였기에 그런 것이 바로 운명인걸까? 소설속의 한구절이 자꾸만 가슴을 울린다.
    독후감/창작| 2009.10.31| 1페이지| 1,000원| 조회(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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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랙과 들판의 별, 황병승시인 시집 비평문
    종잡을수 없는 난해함속에 곱씹기황병승 시인의 시집 트랙과 들판의 별은 어디서부터 음미해야 할지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시집이다.마치 어려운 메뉴얼로 가득적힌 외국산 통조림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라면 정확할까...아니, 그보다도 더 독특하고 어렵다. 그럼에도 신기한 점은 의미 없고 짜임 없이 던져져 있는 텍스트들 처럼 보이지만, 시속에서 곱씹을수록 새로운 감각으로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아마 이런 시는 이 시인만이 만든 고유한 영역이 아닐까. 다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그런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만든 것 은 아닐까. 그러나 나는 선구자에 대해서 그리 관대한 편은 아니다. 또한, 그런 모든 걸 빼놓고라도, 우선 이 시를 일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고, 그렇기 때문에 시집을 다 읽은 지금 까지도, 시인이 시속에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의도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십분의 일이라도 정확히 이해했다고 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시인에 대한 나의 평가는 아직까지는 미정이라고 해두어야 겠다. 단 한권의 시집을 읽고, 이 시인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려는 것은 어쩌면 애초에 무리일지도 모른다. 시인에 대한 정보라고는, 미래파(?)시인이라는 것밖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생소한 이름인데다, 여태껏 보아온 여러 시집들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시집중에 한권 이였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집 속에 있는 시들을 통해, 황병승 이라는 시인과 그의 시에 대해 느낀 감정을 이야기해야 할 의무 아닌 의무가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주관적이고 오류적인 내용들로 가득한 비평문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보이는 만큼 보고 읽히는 만큼 읽으려 노력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맨 첫번째로 그의 시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생소한 어휘의 사용이다. 유니크한 어휘의 사용은, 왠지 모를 낯선 느낌을 가져 다 준다. 이러한 형태는 모두 시인이 의도한 장치라고 생각 되어 진다. 심지어 한국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까지도 외래어로 많이 표기되어지곤 하며, 의미없는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후렴구처럼 내뱉는 형태도 있다.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도 예외가 아니다.p.31)에 mother fucker big black shit은 이런 그의 의도적인 외래어 사용을 잘 보여준다.시의 초반부를 한번 살펴보자. 이러한 점들을 잘 확인해 볼 수 있다.오스본과 나 그리고 부기주니어는 그런 메기의 표정을 살피며bardo pond, hannah marcus, jessamine, cocorosie, four tet, blonde redhead, jana hunter,sparklehorse, belle and sebastian.....그리고 외래어를 넘어선 아무런 의미없는 단어의 사용도 있다.예를 들면, p.168에 시인이 계속 읊조리듯이 사용하고 있는 "문친킨"이라는 단어는아무런 의미도 뜻도 없는 단어이다. 시인이 시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스위트 워러라는 여성이 문친킨 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였고, 황병승은 그저 문친킨은 문친킨 이겠지 하고 이야기하며 계속해서 이 단어를 발음한다.이런 식의 외래어와 아무 의미없는 단어의 사용들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 것일까. 그것은 시인이 시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어떤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표면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이미지를 이러한 시어들을 통해서 만들어 내고 있는것은 아닐까. 이러한 무질서한 혼합들은 기존에 볼 수 없는 형태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것은 일종의 말장난처럼 보일수도 있다. 그는 단어들의 조합을 가지고 마치 놀이를 하는 것 처럼 시속에 마구 뿌려놓았다. 그리고 냉소적으로 독자들을 쳐다보며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어디 한번 재주껏 맞추어 보렴."이것은 어쩌면 심각한 문제일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문학작품은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시인스스로가 어느 정도의 선에서 독자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지극히 개인적인 자신만의 놀이, 그 스스로 이야기하였듯 집에서 할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놀이라는 시 쓰기는 대중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이 시집은 그런 점에서 며칠전 본 영화 박쥐를 떠올리게 한다.그의 시는 박찬욱 영화속의 박쥐와 많이 닮아있다.영화감독은 영화를 통해 자신이 이야기하려고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점에서 그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종의 메시지를 찾고, 서사를 찾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그의 영화 속에서 풀어놓은 양떼마냥 방황한다. 머리가 좋아, 양치기 개들의 도움 없이도 집까지 잘 찾아온 몇몇의 양떼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들판에서 비를 맞고 이리저리 흩어진 꼴이다.나 역시 영화와 시속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의 양떼라고 한다면 적절하겠다.두번째로, 그의 시속에는 유독 성적인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이것은 시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며 시집전체의 분위기를 우울하고 슬프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성적인표현은 정확히 말하자면 "성적인 모욕"이라고 볼 수 있겠다.p.21 눈보라속을 날아서(상)를 살펴보면이러한 표현들이 시 속에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그녀는 아랍 난쟁이의 난쟁이를 물고 빨고 다른 두 아랍 난쟁이는 그녀의 털 달린 외투와 구름 속에 힘차게 자신들의 난쟁이를 박아대며, "이게 좋니, 이게좋아, 죽일 년, 암캐, 부모도 고향도 없는 멍청한 년아, 그렇지, 이게 좋지, 말해봐 , 아하?아하? 지옥이 보여? 지옥이 보이니? 줄 줄 줄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여기서 이야기하는 난쟁이는 단순히 난쟁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시인스스로도 시속에서 p.18) " 난쟁이는 우선 작은 녀석을 뜻하지만 감춰진 몇개의 의미가 있고" 라고 이야기한다. 난쟁이는 시 전반에 드러나는, 인물들을 이야기 할때 총칭하여 난쟁이로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작가 스스로는 눈보라 라는 것의 의미자체를 "코카인파티"라고 이야기 해주고 있는데, 그러한 코카인 파티 속에서 그녀라는 여성은 난쟁이에게 성적인 모욕을 당한다. 그러나, 그러한 모욕 뒤에 여성의 반응은 더 의외이며 끔찍하다고 할수 있다.냐라키는 입안가득 난쟁이를 문채 우물거리며,"죄송해요. 죄송해요. 어떻게 해드려야 좋아요, 저는 암캐이고, 부모도 고향도 없는데, 제 어린 딸 을데려올까요. 교육을 시킬까요. 당신을 볼게요, 당신이 좋다면 당신의 얼굴을 바라볼게요."울고있었다.냐라키 라는 이국적인 이름의 여성이 난쟁이들에게 강간을 다하고, 그리고는 난쟁이들에게 자기 스스로를 암캐이며 부모도 고향도 없는 하찮은 존재라서 죄송하다고 표현하다.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이 좋다면 당신의 얼굴을 바라볼게요.이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해가 가지 않는 구석이 많지만 나는 여기서 시속에서 이야기하는 얼굴이라는 것의 의미에 주목해본다. 얼굴이라는 것은 자신을 상징하는 모든 것들이 함축되어져 있는 표현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좋다면 당신의 얼굴을 바라본다는 표현은 냐라키라는 여성 스스로가, 난쟁이를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들여 다 본다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그러나, 나는 궁금해진다. 냐라키는 왜 난쟁이들의 얼굴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것일까.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 비하는 무엇 때문에 생겨난 것일까.이러한 얼굴에 대한 묘사는 다른 시 에서도 나타난다.p.16)그녀의 얼굴은 싸움터이다. 라는 시속에서 시인은 이렇게 이야기한다.그녀의 얼굴은 싸움터이다.그녀는 금방 사랑받고 금방 잊혀진다.여기서 묘사된 그녀의 얼굴은 싸움터이다. 얼굴자체가 싸움터라니, 그러나 그 뒤의 말이 더 슬프다.그녀는 금방 사랑받고 금방 잊혀진다. 언제나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지만 그 전투가 끝나버리고 나면, 으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전투는 지워지고 만다.
    인문/어학| 2009.07.15| 6페이지| 2,000원| 조회(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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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비평문 평가A+최고예요
    박민규라는 작가는 참 특이한 작가다. 얼굴에는 커다란 고글모양의 선글라스를 끼고, 머리는 이외수 처럼 긴 장발을 드리운 채 한껏 심오한 얼굴로 포즈를 취한 사진을 보고 있자면, 웃음부터 나온다. 왠지 30넘어 방황하며 돌아다니는 옆집 히피삼촌을 연상케 한달까. (홍대에서 어설프게 밴드를 하고, 쉬엄쉬엄 나무늘보처럼 글을 쓴다고 본인역시 이야기 하고 있듯이) 작가본인이 스스로를 “무규칙이종예술가” 와 같은 단어로 규정한다. 확실히 기존의 작가들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 다르다는 점을 명확하게 무엇이라고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신 언문일체라 불리는 독특한 글쓰기 방식? 젊은 세대 들이 열광할 만한 그만의 소재? 켜켜이 저장해놓은 상식들을 더해 쓰디쓴 웃음과 냉소로 요리하는 그만의 재주? 이 모든 것들이 그가 가진 소설 속 특징이긴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맛있게 섞어놓은 비빔밥처럼 하나가 되지 않고 소설 곳곳에서 사정없이 튀어 오른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박민규 만의 특징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는 내내 처음에는 웃음 가득한 유머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면 그건 냉소와 풍자 그 자체였고, 그러다가 다시 엄숙하고 진지해진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뒤통수를 때리며 현실을 초월한 판타지가 되기도 한다. 유머로 치부하기엔 뒷맛이 씁쓸하다. 그것은 어려운 단어와 난해한 표현들로 가득하지도 않고, 웃어넘길 땅콩거리로는 제법 묵직하다. 뭔가 여러 가지 장르의 소설들이 짬뽕이 되어져 있지만 각자가 제몫을 충실히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의 소설은 모양은 괴상하지만 먹어보면 제법 괜찮은 맛을내는 퓨전음식을 먹는 기분이다.그의 책을 펼쳐보면 책 마디마디마다, 문단마다 텅 비어있는 공간들이 인상적이다. 그런 널럴한 공간감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꽉 차있는 활자들로 가득한 페이지가 아니기에, 뭔가 쉽고 만만해 보이기도 한다. 흡사 박민규가 책을 통해서 이렇게 나한테 말하는 느낌이다. “ 어렵게 생각하지마, 힘빼고 설렁설렁 하라고.”그래서념이 많았다. 읽는 것 자체를 물론 사랑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빨리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곤 하는 것이다. 아마, 어릴 때 배운 속독교육 때문이리라.그러나 박민규의 소설은 며칠을 두고두고 천천히 읽었다. 밥먹다가 심심할 때, 자기전에, 공강시간에, 그렇게 잠깐잠깐씩. 그리고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는, 박민규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렇습니까?” “네네, 그렇습니다.” 라는식의 느낌으로 마무리 되어졌다.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박민규의 가장 히트작이며 영화화가 되기도 한 그의 출세작이다. 시대가 이런 작가를 만들게 한 것인지, 어떤 이유에서건 뭐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만든 느낌이다. 여기 그만의 방식으로 그의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팬클럽의 인상깊은 첫구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한번 시작해 보자.그는 1982년의 기억으로 소설을 시작한다."37년 만에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중·고생의 두발과 교복자율화가 확정됨은 물론, 경남 의령군 궁유지서의 우범곤 순경이 카빈과 수류탄을 들고 인근 4개 마을의 주민 56명을 사살, 세상에 충격을 준 한해였다. 또 건국 이후 최고경제사범이라는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거액어음사기사건과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고, 팔레스타인 난민학살이 자행되고,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가 발사되고, 끝으로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진 레이 '붐붐' 맨시니와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사망한 것도 바로 그해의 일이었다."모든 게 혼란스러웠고 사람들은 우왕좌왕했으며 누군가는 미소짓고 있었다.작가는, 1982년을 일련의 사건들로 묘사하면서, 모든게 혼란스럽고 우왕좌왕했으며 누군가는 미소짓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미소짓는 그 누구라는 대상은 읽는 사람들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나의 관점에서는 그 “누구”야 말로 소설을 끝까지 읽고 난 다음에야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라 창단되었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본 적이 있다. 지금처럼 다양한 오락거리도 없었을 그 시절에, 프로야구의 창단은 얼마나 큰 의미였을까. 그러한 사람들의 기대속에 등장한 인천지역의 프로팀이 바로 삼미슈퍼스타즈 였다. 그러나 삼미슈퍼스타즈는 애석하게도 온갖 불명예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좋게 말하자면 독특한 방식으로 야구계의 한 획을 그었다는 말이다. ‘어려운 공은 치지않고 잡기 어려운 공은 포기’하는 만년 꼴찌팀인 삼미슈퍼스타즈는 그 당시 책속에 등장하는 어린 소년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신앙이며 절대적인 믿음을 가진 응원의 대상 이였지만, 야속하리 만치 소년과 소년의 친구의 기대를 가볍게 밟아버리며 꼴지에 최약체팀으로 조롱거리가 된다.예를들면, 시즌최저승률, 팀 최다 실점, 16전 전승, 시즌최소 득점, 팀 최다 홈런 허용 과 같은 기록들을 통해서 말이다.삼미를 응원하던 소년들은 그해 처음 삼미가 보여준 엄청난 대기록들에 좌절한다.그리고는 짓밟힌 소년들의 마음을 이런 식으로 묘사한다.세상에는 1할 2푼의 승률을 숙명처럼 끌어안고 사는 소년들이 있었다.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니며, 징용에 끌려간것도 아니며, 부모가 죽은 것도 아니며, 결핵 예방주사를 맞고 결핵에 걸린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럼 그들은 누구였을까. 세상에 그런 불행한 소년들이 과연 존재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유니세프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프로야구 원년. 우리의 슈퍼스타즈는 마치 지기 위해 이땅에 내려온 패배의 화신과도 같았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오늘도 지고, 내일도 지고, 2연전을 했으니 하루를 푹쉬고, 그 다음 날도 지는 것이다.그 당시 소년들이 느꼈을 절망감이 얼마나 컸을까. 응원을 해도 계속해서 지기만 하는 야구팀의 모습은, 애석함과 안타까움을 넘어서, 외면하고 싶을 정도다.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들은 계속해서 그다음 시즌에도 삼미슈퍼스타즈를 응원한다. 경기가 열릴 때마다 구장을 찾아 삼미를 열렬히 응원하지만 그 응원에도 불구하고 삼미슈퍼스타즈는 저번시즌보다 더엇인가가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전기리그 30패의 별, 삼미슈퍼스타즈였다.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소년들은 상처속에서 성장해 나간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간에. 그리고는 어느날 항상 참패를 거듭하는 삼미슈퍼스타즈를 보며 문득 평범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다. 소년의 입장에서 본 삼미의 야구는 평범했다. 그들은 연습을 할만큼 했고, 안타도 칠만큼 쳤다. 가끔 홈런도 치고 삼진도 잡을 만큼 잡았던 야구였다. 그러나 평범한 야구를 했던 삼미슈퍼스타즈는 어느날,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이후로, 더 이상 평범한 그것이 되지 못하였던 것이다. 삼미가 단순히 고교야구나 아마추어 세계에 남아있었다면 받지 않았을 그 비난들을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속으로 뛰어든 순간부터, 조롱거리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소년은 그러한 프로와 평범의 기준속에서 자본주의 세상이 설정해 놓은 중산층이라는 계급의 기준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작가 본인이 직접 하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나는 약간 실망을 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그 자본주의에 대한 비난이 어쩌면 너무 진부한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이러한 문제들은 여러 가지 책들 속에서 다양하게 거론되어져 왔었고, 그것에 대한 비판도 다양했었다. 그런점에서 나는 작가가 단순히 자본주의와 계급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무엇인가를 보여주기를 원했다. 현실의 부조리함과 모순을 이야기하지만 단순히 그것을 이야기 하는것에 그치고 마는 점이 아쉬웠다.마치 지기 위해 이땅에 내려온 것과도 같았다고 묘사했던 삼미슈퍼스타즈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어쩌면 작가 자신 스스로가 깨닫게 된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과 그 속에서 계급이 나뉘어진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최초의 인식일 것이다. 그것은 예리하게 풍자되어지지만, 거기서 그냥 끝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최소한 뭔가를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이러한 부조리는 사람있어 앞서나가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단지, 사람들을 비난하고 종래에는 체념할뿐.어느 순간부터 이 세상에서 평범하다 라는 것의 기준은 남들이 하는것과 똑같이 혹은 그 이상을 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 하는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러한 프로속의 평범함의 기준에 대해 소년은 불합리함과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이대로 살다가는 삼미슈퍼스타즈가 되는 것이 아닌가...로 시작된 소년의 고민의 끝은 곧, “좋은 대학을 가겠다”는 의지로 바뀌어진다. 그리고 소년은 이렇게 이야기한다.지금 저것은 내가 자라온 세상, 내가 알고 있던 산 안드레아스 단층이 아니었다. 분명 세상은 그대로이나 아마추어는 숨을 거두었다.그리고 소년은 애써 기억속에서 삼미슈퍼스타즈의 기억을 지우려고 한다. 아마추어가 죽어버린 세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과정 속에서 소년은 더 이상 소년이 아닌 어른이 되어간다. 1982년의 막연했던 베이스볼은 그렇게 성장과 시련을 거듭한 1988년의 베이스볼이 되고, 그 끝무렵에 소년은 대학생이 된다. 대학에 들어온 소년은 고등학교 시절, 대학에 들어간 뒤로 혁명을 꿈꾸며 잠시 모든 것을 미루어두지만, 막상 대학에 들어간 뒤로는 일류대의 틀 안에서 “신명조” 혹은 “양제튼튼체”로 새겨진 일류대의 명함을 달고 반복되어진 삶을 살뿐이다.그사이 나는- 리프토를 내라면 내고, 출석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시험을 치라면 치고, 방학이 되었다면 고개를 끄덕이고군대를 갔다온 뒤 소년은 다시한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게 된다. 그것은 군대라는 사회로 대표되어지는 철저한 계급의식과 소속성으로 나뉘어진 사회에 대한 작가의 비판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 대목을 이야기하는 순간에, 나는 의경으로 복무중인 남동생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아, 얼마나 동생이 군대를 가지 않길 희망했던가. 가지 않을수만 있다면, 최대한 피할수만 있다면 좋을 그 군대를, 동생은 그저 그렇고 빽도없는 집안에 태어났으므로 당연히 가게 되었다. 그것도 촛불집회 최전방에 배치된 전경으로 차출되어져서 맙소사.
    인문/어학| 2009.07.15| 5페이지| 2,000원| 조회(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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