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의미 능력 평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중심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에 대한 비판적 고찰/하성욱우리어문연구 32집?국어학하성욱**국문초록본 연구는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통해 의미 능력 평가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함을 역설하고, 의미 능력 평가 문항 개발의 방향에 대해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그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는 한정된 틀에서만 출제되었다. 이는 1994년 초창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발될 당시 문법 영역에서의 의미 지식은 단어의 의미나 그 관계를 파악하는 것에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 교육 내용이 보다 확장된 상황에서, 의미 지식을 ‘어휘력’이라 한정하고, 어휘력에 국한하여 평가 문항을 출제하는 것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이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평가 요소인 ‘어휘력’이라는 용어를 ‘의미 능력’이라는 용어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평가 문항 개발도 단순 지식 측정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 실제적 의사소통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담화 의미 차원의 문항, 도킹 통합 중심의 문항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다.주제어 : 의미 능력 평가, 사고력 신장 중심 평가, 담화 중심 평가, 도킹 통합 중심 평가1. 들머리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평가 문항을 설계함에 있어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문법 평가 문항이 교수 학습의 내용과 방법을 개선할 수 있는 정보를 실제로 제공해 주어야 하고, 교육의 궁극적 목적인 전인 양성의 타당성을 검증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평가 문항이 단순한 평가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문법 교육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기능까지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문법 교육의 질 개선과 향상에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 문항은 94년 초창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발될 당시(제6차 교육과정 시기)의 패러다임에 멈추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국어와 문맥적 의미가 유사한 것 찾기41문맥상으로 의미하는 바가 다른 것 찾기43인물간의 관계를 한자성어로 표현하기46밑줄 친 단어의 의미와 가까운 것 찾기47밑줄 친 단어의 의미와 가까운 것 찾기51인물의 처지를 속담으로 표현하기60밑줄 친 단어의 의미와 다른 것 찾기2007학년도 수능(2006.11 시행)19다른 단어로 바꾸어 쓰기22밑줄 친 단어와 문맥적 의미가 유사한 것 찾기27두 밑줄 친 단어의 의미 관계와 유사한 것 찾기36밑줄 친 단어를 다른 말로 바꾸어 쓰기45인물의 처지를 속담으로 표현하기50밑줄 친 말을 다른 말로 바꾸어 쓰기60문맥상 이질적인 단어 찾기2008학년도 수능(2007.11 시행)11두 단어의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22밑줄 친 단어의 예문과 유의어 찾기26밑줄 친 단어의 문맥적 의미와 유사한 것 찾기30인물에 대한 비판을 한자성어로 표현하기 대학수학능력시험 어휘력 평가 문항 출제 현황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 문항은 2005학년도에 60문항 중 7문항(11.7%), 2006학년도에 60문항 중 9문항(15%), 2007학년에 60문항 중 7문항(11.7%), 2008학년도에 50문항 중 4문항(8%)이 출제되었다. 2008학년도에 들어 어휘력 평가 문항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60문항 체제에서 50문항 체제로 바뀐 것에 기인한 결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결과를 다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 문항이 50문항으로 줄었다 할지라도 평가 영역별 비율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전의 11%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8%의 출제율을 보이는 것은 어휘력 평가의 정체성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어휘력 평가는 다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어휘력 평가 문항들은 지식 측정 위주의 평가 문항 구성, 교육과정의 제한적 수용, 타당도가 떨어지는 평가 요소 등 여러 가지한 지식’, ‘쓰기에 필요한 지식’, ‘읽기에 필요한 지식’과 같이 부수적인 지식으로만 치부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곧 어휘력에서 평가되어야 할 다양한 하위 영역)을 평가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진다. 이는 의미 교육의 정체성과도 결부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물론 지식 측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어휘력 평가 문항은 단독 문항으로 구성되지 않고 읽기나 문학 지문에 딸린 평가 문항으로 구성하는 경향을 띠고 있다. 아마도 이는 통합적인 국어적 사고력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보여진다. 그러나 3.3에서 후술하겠지만 이 문항들은 사실 지문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해도 무관할 만큼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앞서 고찰한 것처럼 1980년대 대학입학 학력고사 문항에서도 이미 읽기나 문학 지문에 딸린 문항으로 어휘력 평가 문항을 구성한 바 있어 무늬만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허울만 바뀌었을 뿐이지, 어휘력 평가 문항의 실체는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또한 제7차 교육과정의 내용을 의미 능력 평가에서 제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다음은 제7차 교육과정의 내용이 그동안 출제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평가 문항에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학 년영역교육내용출제문항출제율4학년의미유의?반의?하의311.1%7학년의미동음이의어?다의어518.5%담화담화 구성 요소00%8학년의미관용 표현511.5%담화발화의 기능00%9학년의미중의적 표현00%10학년담화장면에 따른 표현 방식00%교육과정 외1458.9%합 계27100% 제7차 교육과정의 의미 및 담화 교육 내용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빈도에서 보다시피 제7차 교육과정의 의미 및 담화 교육 내용에는 의미 관계, 동음이의어?다의어나 관용 표현 외에도 담화구성 요소, 발화의 기능, 중의적 표현이나 장면에 따른 표현 방식이라는 성취 기준이 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7차 교육과정기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이들을 평가하는 문항은 한 번도 출제되지 않았다. 이는 이상의 단위를 통해서만 해석 가능하다고 하였다.본 연구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의미 능력’은 이관규(2008:252~279)의 ‘의미 능력’과 ‘담화 능력’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담화 능력’도 본질적으로 담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의미 능력’의 영역을 포괄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평가의 효율성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할 의미 능력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의미 능력(sense ability): 단어, 구, 절, 문단, 텍스트(담화)에서 어떤 표현을 해석하거나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그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어휘력 평가는 그 범위가 상당히 축소되어 있어, 다양한 문법 평가 요소를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어휘력 평가도 좁은 울타리를 헐어 버리고 보다 넓은 차원의 의미 능력 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3. 의미 능력 평가 문항 개발의 방향현재의 어휘력 평가가 실제적인 담화 상황에서의 의미 능력 평가로 거듭나기 위해서 그 방향을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만약 의미 능력 평가가 제7차 교육과정과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든가, 여전히 단순 지식만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의미 능력 평가의 개발 방향을 체계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평가 내용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3.1. 사고력 신장을 돕는 평가우선 의미 능력 평가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어적 사고력’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국어적 사고력’이라는 용어가 학계에서 보편화되어 있지 않으나 이를 제7차 교육과정이나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어과의 주요한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의미 능력 평가 역시 이러한 교육과정의 패러다임에 따라 국어적 사고력 신장을 도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의미 능력 평가는 국어학적대처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평가 문항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은 더욱 신장될 수 있을 것이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의미 능력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세형(2008:301)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위와 같은 문항은 현장 교사에 대한 평가 연수 효과도 지닐 수 있다고 판단된다.)3.2. 담화차원으로 확대된 평가 내용을 구현하는 평가의미 능력 평가는 평가 내용을 담화차원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앞서 고찰한 바와 같이 그동안의 어휘력 평가는 협소한 울타리를 가지고 있어, 다양한 의미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제한돼 있었다. 이는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과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의미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의미 능력 평가 문항도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학 년영역교 육 내 용2학년의미낱말의 의미관계3학년의미동음이의어, 다의어5학년의미단어의 사전적 의미, 문맥적 의미담화의사소통 구성요소 (화자,청자,상황,매체)7학년의미관용표현담화지시어8학년의미문장 중의성담화담화 의미 해석9학년담화담화 구성 개념(통일성, 응집성)10학년담화장면 표현 방식 개정 교육과정의 의미 영역 교육 내용앞서 논한 와 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7차 교육과정에 비해 개정 교육과정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으나, 학년 재배열이나 내용 추가 등의 의미 있는 변화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의미 능력 평가 문항을 개발할 때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우선 예전보다 의미와 담화에 대한 교육 내용이 보다 강화되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그만큼 의미와 담화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미의 경우 ‘단어의 사전적 의미, 문맥적 의미’가, 담화의 경우 ‘지시어, 담화의미해석, 담화구성개념’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실제적인 차원의 문법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또한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의미에 대한 교육 내용은 저학년으로, 담화에 대한 교육 내용은 고학년으로 재배열하였다. 의미의것은?
의 텍스트 언어학적 접근-『三說記』소재 텍스트를 중심으로 -I. 들어가는 말지금까지 선학(先學)들은 매우 다양한 문학의 이론을 사용하여 작품연구를 시도해왔다. 그 많은 이론들은 제각기 다른 관점과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분산되어 있는 것들을 M.H. 에이브럼즈는 ‘문학 작품의 총체적 상황’이라 하여 한가지로 포괄하거나 환원시켰다. ‘문학 작품의 총체적 상황’은 작품(works), 예술가(artist), 세계(universe), 청중(audience)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요소들은 문학의 모든 이론을 포괄할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게 될 접근 방법과 관련된 요소는 세계(universe)와 작품(works)인데, 전자는 모방론(mimetic theories)에 해당하는 ‘단군신화와의 연관성 고찰’과 관련되고, 후자는 존재론(objective theories)에 해당하는 ‘텍스트 언어학적 분석’과 관련있다.) 본고는 이러한 ‘문학 작품의 총체적 상황’을 바탕으로 조선 후기에 방각본으로 출간된 작자 미상의 한글 단편 소설집인『三說記』(1848) 소재 를 새롭게 조명해보겠다.)본격적인 고찰에 앞서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이 작품을 조선 후기 다양한 문학의 변모 양상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의 하나로 보는 관점(소설화의 경향을 보이는 가사로 파악)과 조선 후기 완고했던 지배관념의 이완을 반영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에 대한 몇몇 작품론이 발표되기도 하였는데, 이들은 대체로 작품 전반에 대한 내용을 잘 정리해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연구가 해결해야만 했던 과제들은 어느정도 해명이 된 셈이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에서 이제껏 제기되지 않았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이 작품을 고찰해보겠다. 즉, II장에서는 우리 민족원형으로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단군신화와 의 연관성을 고찰해보고, III장에서는 최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단 군 신 화노 처 녀 가비 고현실적 부재 및 소망곰이 사람되기를 원함노처녀가 혼인하기를 원함제의적 죽음죽음 및 재생의 공간동 굴잠 (꿈 속)고통 및 시련에 대한 노력금기일광혼인에 대한 적극의지시련의 극복 및 소원 성취(재생적 삶)소 원 성 취웅녀로 변함김도령과의 혼인행 복지모신에 이름옥동자 순산, 병신의 치유위의 표에서 읽을 수 있듯이 단군신화의 구조는 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우선 첫 단계로 ‘현실적 부재와 그에 대한 소망’인데, 단군신화에서는 곰이 사람되기를 원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에서 노처녀는 이 대목에서 자신이 결혼하지 못한 서러움을 나타내며, 신체적 불구라는 현실적인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이 두 주인공은 다음의 ‘죽음 및 재생의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맞을 준비를 하게 된다. 즉, 곰은 동굴생활 100일동안 금기일광하고, 쑥과 마늘을 3?7일 동안 먹으며 고통?시련을 극복한 반면, 노처녀는 자신이 노처녀임을 원망하고 탄식하는 동안 잠이 들게 된다. 에서 동굴모티브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꿈 속’이라 할 수 있는데, 꿈 속에서 노처녀의 행동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을 무의식적으로 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잠이라는 행위는 죽어있는 상태와 유사하므로 죽음에 이르렀다 할 수 있다. 즉, 곰이 동굴에서 금기일광하며 생활하는 행위나 노처녀가 잠이 드는 행위는 ‘제의적 죽음’인 것이다.)곰은 이렇게 고통과 시련을 극복하여 사람(웅녀)이 되는 소원을 성취하게 된다. 노처녀 역시 ‘홍독?의 ?를?여 갓씌오고 옷닙히니 / 사?모양 거의갓다 / 쓰다듬아 셰워노코 ?져고리 긴치마를 호긔잇게 ?쳐닙고…’하며 홍두깨에 옷을 입혀놓고, 가상결혼식을 거행한다. 이것은 노처녀의 비극적 처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노처녀가 그만큼 혼인에 대한 적극적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부모와 동생은 노처녀의 지극한 정성을 알게되어 김도령과의 혼인을 약속하게 된다.) 이것은 곧 ‘재생적인 삶’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또 여적 통합 수단이 이루는 텍스트의 통합 구조를 말한다. 는 본사의 가사부분만 271구로 되어 있는데, 서두와 결미는 ‘산문적 진술’로 서술자가 이 작품의 배경과 분위기를 설명한다. 이 부분은 가사 일반의 율격을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작품의 중심이 되는 가사 부분만을 자료로 삼고, 또한 1차적인 결속구조인 구(句)에 한정해 고찰해 보도록 하겠다.의 율격은 전형적인 가사의 율격에 따라 2음보 1구로 하고, 다시 2음보가 둘이 모인 4음보를 1행으로 하는 구조로 분석할 수 있다. 또 각 구는 통사적으로 전통문법에서 대체로 절이라고 부른 단위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다음 예를 살펴보면 접속 성격에 따라 종속절과 대등절을 파악할 수 있다.(가) 혼인?일(1음보) 갓가오니(1음보) → 1구 (원인의 종속절)(나) 엉덩츔이(1음보) 절노?다(1음보) → 1구 (결과의 주절)(다) 바?마즌(1음보) 병인인지(1음보) → 1구 (대등절)(라) 광?인지(1음보) ??인지(1음보) → 1구 (대등절)(가)와 (나)는 종속절+주절로 된 내포문 구성이고, (다)와 (라)는 대등절+대등절 구성의 중문 구성을 보여 주면서 표층상의 결속구조를 보여준다. 가사의 특성상 수식어가 붙거나 혼문이 되는 경우를 억제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형의 단순성은 결속 구조에 기여한다. 특히, 대구에 의한 표현이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데, 이것은 표층상의 결속 구조는 물론, 기저상의 의미 결속상에 크게 기여한다 할 수 있다.(가) 인간만? 셔룬즁의 이?셔름 갓흘손가(나) 셔룬말 ???니 붓그럽기 층양업고(다) 분?말 ???니 가?답답 긔뉘알니 (중략)(라) 슈슈젼병 부칠제? 외?지를 닛지말며(마) 상치?을 먹을제? 고초장이 제일이오(바) 쳥국장을 담을제? 묵은콩이 맛시업? (중략)(사) 부모님도 보기슬코 형님게도 보기슬코(아) 아오년도 보기슬타위의 예문을 살펴보면, (가)는 (나)와 (다)에 대해 주절로 결속되어 기능하고, ‘슈슈전병-상치?-쳥국장’이나 ‘오?지-고초장-묵은콩’이 각각 를 들어 몸은 비록 병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것으로 다시 개념관계망을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서방 맞을속성뒤간츌닙능히?는?음??일슈만는연지빗흘발나보??산잘?즌일잘?귀격인만져보면있는내 얼굴왼편다리코구멍닙시울엉덩뼈가 슴턱아리목(제어중심)(각 부분)이러한 구조는 특히 문장이 긴 경우 반복해서 제시되기는 하나, 하나의 제어중심에 대한 관심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것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가 가사라는 장르이고, 대부분 짤막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제시한 예를 제외하고도 의 특성상 제어중심에 대한 개념들은 상당부분 있으나, 본고는 여기에서 간단히 줄이고자 한다.3. 텍스트의 의도성(intentionality)과 용인성(acceptability)표층 텍스트의 결속구조와 기저의 텍스트 세계의 결속성은 텍스트성을 판정하는데 가장 명백한 기준들이다. 그러나 실제 통화상에서는 절대적인 경계선이 되지 못하기에 텍스트성을 판정하는 기준은 텍스트 사용자들의 태도를 포함시켜야 한다. 한 언어 구성체는 통화적 상호작용에 사용되기 위해 하나의 텍스트로서 의도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용인되어야 한다. 우선, 의도성(intentionality)에 대해 알아볼 것인데, 의 내용은 대체로 자신의 신세에 대한 탄식이므로 텍스트 생산자의 의도는 주로 의문적 화법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가) 부모님도 야속?고 진쳑들도 무졍?다 (평서법)(나) ?실?랑 이만?고 ?조?랑 드러보소 (청유법)(다) ?비록 병신이나 남과갓치 못?소냐 (의문법)(라) ?고집 ?억지로 우김셩의 아니들가 (의문법)(가)는 자신의 감정을 평서문으로 나타낸 것이고, (나)는 자신의 신세에 대한 탄식을 들어봐 달라고 청유하는 문장이다. (다)와 (라)은 의문법으로 실현된 문장인데, 이 작품의 句 는 대체로 이와 같이 유형화 되어 있다 할 수 있다. 여기서의 의문법은 거의 모든 표현이 수사 의문문(또는 반어 의문문)이라 할 수 있다. 즉, 구체적인 청자의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들은 그리 새롭지 않은 것들이었다.셔룬말 ???니 붓그럽기 층양업고 / 분?말 ???니 가?답답 긔뉘알니?얼골 얽다마쇼 얽은궁게 슬귀들고 / ?얼골 검다마쇼 분칠?면 아니흴가?편눈이 머러시나 ?편눈은 밝아잇? / 바늘귀를 능히?니 보선볼을 못바드며슈슈젼병 부칠제? 외?지를 닛지말며 / 상치?을 먹을제? 고초장이 제일이오쳥국장을 담을제? 묵은콩이 맛시업? / 쳥?콩을 삼지말고 모닥불의 구어먹소부모들도 의논?고 동?들도 의논?여 / 김도령과 의혼?니 첫마?의 ??고나위의 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어휘가 상당수 반복되고, 가사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정보성은 그리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가 시집 못감을 탄식하는 노처녀의 독백이 주된 내용을 가사의 특성에 맞게 반복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飮食?衣服 凡節?婚禮 節次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아주 상세히 기술하여 당시 상황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다음으로 텍스트의 間텍스트성(intertextuality)이 있는데, 이것은 ‘상호 텍스트성’이라고도 한다. 즉, 텍스트를 생산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다른 텍스트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飮食?衣服 凡節?婚禮 節次에 대해 매우 정밀한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전지식을 요구하는 장면이 있다.(가) ?일밋? 젼안?고 초례?러 드러올제 / ?몸을 구버보니 어이그리 잘낫던고큰머리 ??잠의 순쥬투심 갓초?고 / 귀의고리 룡잠이며 속속드리 비단옷과진홍?단 치마닙고 옷고롬의 노리?를 / 엇지이로 다니르랴룡문?단 할옷닙고 홍션을 손의쥐고 / 수모와 즁?어미 좌우의 옹위?여신낭을 마즐적의 엇지이리 거록?고 / 초례교? 마춘후의 동뇌연 합환주로?연긔약 더욱조타(나) 슈슈젼병 부칠제? 외?지를 닛지말며 / 상치?을 먹을제? 고초장이 제일이오쳥국장을 담을제? 묵은콩이 맛시업? / 쳥?콩을 삼지말고 모닥불의 구어먹소 (중략)음식먹고 쳬?병의 졍긔산을 먹은다시 / .
「정석가」의 새로운 해석 考- 본사(本詞)의 언어학적 구조분석을 중심으로 -I. 들어가기문학작품을 평가하는 데는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떤 언어와 어떤 형식으로 구성해 내고 있는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즉, 그 내용을 드러내는데 가장 적합한 언어와 구조를 지니는 작품이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은 마땅한 것이다.특히 본고에서 다루게 될 속요와 같은 시가 문학의 경우, 문학이 ‘언어예술’, ‘언어로 미를 창조하는 예술’임에도 역설적으로 언어를 거부하고 언어로부터 해방되려는 데서 작품의 특징을 찾는 선행 연구가 대다수이다. 특히나 고전문학의 경우 그에 따른 작가와 배경설화, 작중현실 등에만 착안하여 작품의 의미를 찾는데, 작품의 올바른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이들 뿐만 아니라, 사용된 언어에 대한 고찰까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시어는 산문과는 달리 세부의 ‘첨예성’으로 이루어진, 모든 언어 가운데 가장 신중히 선택된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어는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그 선택된 세부들이 긴밀히 조직되어 있고, 신중히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시어의 신중한 선택과 배열은 시가의 언어용법이 특수하다는 것, 다시말해 언어의 일반적 용법이나 문법과는 다름을 의미한다. 이렇게 시가 문학은 일반 언어의 발화를 지배하는 문법규칙과는 다른 시인의 독자적 규칙을 지니고 있고, 그것이 바로 시가 문학에 나타나는 언어의 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가 문학이 이렇게 언어의 본질인 ‘지시적인 기능’을 벗어나 시인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되고 있다하더라도 그 언어의 본질은 특수어가 아닌 독자들의 해석이 가능한 일상어로 조직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언어학적 접근을 통해 작가의 문법을 찾아내고 궁극적으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 고찰하게 될 「정석가」도 마찬가지이다. ‘민요’니, ‘궁중음악으로의 차용’이니 하는 논의는 시대 상황에 집착하여 오히려 작품 자체를 떠난 해석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상황 , 용인성(acceptability), 정보성(informativity), 상황성(situationality), 間텍스트성(intertextuality)을 분석에 적용하는데, 여기에서는 결속성과 의도성의 고찰을 바탕으로 「정석가」의 새로운 해석과 그에 따른 미의식을 추출해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작품의 심층구조를 고찰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1. 정석가의 상위구조⑴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이다 / 딩아 돌하 當今에 계샹이다 / 先王聖代에 노니?와지이다 //⑵ 삭삭기 셰몰애 별혜 나? / 삭삭기 셰몰애 별혜 나? / 구은 밤 닷되를 심고이다 /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⑶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이다 / 玉으로 蓮ㅅ고즐 사교이다 / 바회 우회 接柱?요이다 / 그 고지 三同에 퓌거시아 / 그 고지 三同에 퓌거시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⑷ 므쇠로 텰릭을 ?아 나? / 므쇠로 텰릭을 ?아 나? / 鐵絲로 주름 바고이다 / 그 오시 다 헐어시아 / 그 오시 다 헐어시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⑸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 鐵樹山에 노호이다 / 그 쇠 鐵草를 머거아 / 그 쇠 鐵草를 머거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⑹ 구스리 바회예 디신? / 구스리 바회예 디신? / 긴힛? 그츠리잇가 / 즈믄 ?? 외오곰 녀신? / 즈믄 ?? 외오곰 녀신? / 信잇? 그츠리잇가 // (/과 //는 필자)본격적인 언어학적 고찰에 앞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이 작품의 상위 구조를 분석하는 것이다. 위에서 보듯이 시어에서는 같은 단위(어휘, 구, 문장)가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반복법이라 하며, 특히 문장이 반복되는 경우를 ‘동일 문장 반복법’이라고 한다. 이렇게 반복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정보의 전달력은 전달의 횟수에 비례한다’는 인지적 원리를 반영, 궁극적 의미에서 볼 때 일종의 강조법)이라 ?아 나? / 鐵絲로 주름 바고이다 / 그 오시 다 헐어시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⑷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 鐵樹山에 노호이다 / 그 쇠 鐵草를 머거아 / 有德?신 님믈 여??와지이다 //2. 결속성 측면그것이 시어이든, 일상어이든 간에 문장구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문장이 어떻게 짜여져 있고, 또한 그것들이 어떠한 의미를 드러내고 있느냐는 것이다. 하나의 텍스트가 “의미있다”는 것은 그 텍스트의 표현들로 활성화된 지식간의 의의의 연속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의의 연속성을 결속성의 기반으로 규정하는데, 결속성은 여러 개념과 그들 관계가 이루는 한 구성체 내부에서 갖는 상호적 접근과 적합성이다. 다시 말해서, 결속성이란 주요한 주제(topic)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 공간들(knowledge spaces)이 구성하는 하나의 망(network)으로서, 개념들과 그들 관계가 그 안으로 결합해 들어감으로써 이루는 결과라고 상정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결속성이 「정석가」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다음을 통해 보도록 하자. 본사에 해당하는 2장~5장의 어휘를 분석하여 표로 만들면 다음과 같다.삭삭기 셰몰애 별혜구은 밤 닷되를 심음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면여??와지이다玉으로 蓮ㅅ고즐 사김바회 우회 接柱함그 고지 三同에 퓌거시아有德?신 님믈므쇠로 텰릭을 ?암鐵絲로 주름 바곰그 오시 다 헐어시아므쇠로 한쇼를 디음鐵樹山에 노홈그 쇠 鐵草를 머거아이러한 구조로 되어있다. 결국 「정석가」는 ‘여??와지이다’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불가능한 가정적인 상황을 나타내었다는 것이다. 제어중심은 결국 ‘여??와지이다’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을 다시 개념관계망을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有德?신 님믈속성구운 밤옥꽃철옷철소여??와지이다움이 돋아삼동에 퓌면헐으면철초를 먹으면(제어중심)(각 부분)이러한 제어중심은 이 작품의 층위와 미의식을 판가름하는데에 상당한 논의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의 논의에서 이루어졌던 이 작품의 층위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이 작품의 표층구조는 ‘상황제시(므쇠로 한쇼를 디은 다음 鐵樹山에 노홈) → 불가능한 조건(그 쇠 鐵草를 머거아)이 이루어지면 → 有德?신 님믈 여??와지겠다’ 라는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알맞은 듯 하다.III. 새로운 해석과 미적 범주의 설정앞 장에서 다루었던 언어학적 고찰을 토대로 「정석가」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선학의 연구에 있어 대부분이 정석가를 민요적 측면의 애정가요라는 것과 궁중송악 측면의 송도가요라는 것의 두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필자의 언어학적 분석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자의 애정가요 측면으로 볼 수 있는 면모를 지닌다. 그렇지만 그 해석은 상반적으로 보인다. 즉, 애정가요라 하여 님과의 이별을 거절하고(정상균), 그 사랑을 극대화 하기 위한 노래(김학성)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궁중속악으로의 차용이니 하는 상황적 맥락)을 모두 떼어놓고 단순히 언어학적 분석에 의거했을 때, 이 노래는 ‘님과의 이별을 원하는 노래’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우선 앞 장의 제어구조에 대한 논의를 더욱 세분화 시킬 필요가 있겠다. 앞서 고찰했듯이 이 노래의 제어중심이 ‘여??와지이다’라는 것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여??와지이다’에 대한 논의는 박노준이나 여러 선학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 접근은 「정석가」가 민요이냐 궁중의 차용이냐에 초점이 놓여있다. ‘여??와지이다’가 이러한 부분에 상당한 설득력을 주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작품의 의미구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기존의 학설은 간과해온 것이다. 즉, 중세국어에 있어 ‘-지이다’는 공손한 바람을 나타내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즉, ‘여??와지이다’는 공손하게 이별을 바란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앞의 주어는 ‘有德?신 님’이라 하여 그 공손어법과 상당히 접맥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有德?신 님을 여??와지겠다’는 것, 그것은 결국 님과의 이별을 거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여??와지이다’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고, 님을 ‘有德하시다’고 한 구절과도 접맥되어 있는 것이다.)「정석가」가 이러한 의미를 가진 노래라면 또한 미적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까? 선학의 미적범주 고찰을 살펴보면, 정상균은 이 노래의 작중 화자를 님과의 이별을 거절하고 있는 여인으로 규정하고 정석가 중의 ‘有德?신 님’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사람이거나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작중화자가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비극적인 면, 비장미를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반면 김학성의 미적범주 논의는 상당히 역동적인데, 이 노래는 ‘우아+숭고+비장’의 세가지 미의식을 통해 표출하고 있는 작품으로 본다.) 심층 구조로서의 핵심미를 우아미에 두고 그러면서도 사람을 영구화 극대화하려는 의지가 강렬하게 표출되며 숭고미가 표층구조로 전면에 나타난다. 이렇게 이상적인 것에 해당하는 숭고가 주술이나 종교와 같은 초월적인 존재의 힘에 기저를 주고 있지 않고, 순전히 인간적인 의지에 바탕을 두고 추구되고 있어서 결국 비극적인 일면을 아울러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렇지만 이러한 논의는 사실 무리가 있는 부분이 많다. 더군다나 미의식을 일어나지 않은 것에까지 이르러 논의한다는 것은 독자의 상상력이 너무 앞서간 해석이 아닌가 사료된다. 이런 점에서 본고에서 논의할 미적 범주는 김학성의 논의보다 정상균의 논의에 더욱 가까이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단순히 비장미라 하여 그 의미가 같은 것은 아니다. 정상균은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이별을 거부하는 것에 초점을 둔 반면, 필자는 결국 떠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이별을 긍정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그리하여 오히려 먼저 공손어법으로 ‘有德?신 님과 여??와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장미는 의미는 다르겠지만 공손어법 측면에서 고려속요 「가시리」의 ‘선하면 아니올셰라’라는 부분에서도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비장미라 하여도 같은 일면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IV. 나오기지금까지 다.
가면극의 기원그동안 가면극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전개되어 많은 논문이 축적되었는데, 그 중 가면극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논쟁이 심한 주제 중의 하나였다. 그동안 가면극의 기원론(起源論)은 크게 산대희(山臺戱) 기원설, 산악(散樂)?백희(百戱) 기원설, 기악(伎樂) 기원설, 제의(祭儀) 기원설(무속 제의 기원설, 풍요제의 기원설), 실제적 목적 기원설 등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논의들은 각각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첫째, 산대희 기원설이다. 산대희 기원설을 처음 제기한 학자는 안확(1932)이다. 그는 처용무, 나례, 산대희를 같은 것으로 보았다. 즉, 나의(儺儀)가 신라시대에 처용무가 되고 고려시대에 내려와 산대희가 되었는데, 산대희가 바로 조선시대 산대도감극의 전신이라는 견해이다. 이어 김재철(1939)은 가면극이 고대의 제의에서 출발하여 신라의 연희와 고려의 산대잡극을 거쳐 조선의 산대도감극으로 발전하여 왔다는 견해를 밝혔다.안확과 김재철의 주장은 송석하(1935)와 조원경(1955)에 의하여 비판을 받았다. 송석하(1935)는 나례가 가면극의 발생에 동기를 준 것은 인정하지만, 처용무와 나례가 다르고 나례와 산대극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례나 산대잡극은 나례의식에서 행해진 백희 전반을 총괄해서 부르는 명칭이고, 처용무는 그 가운데 한 가지이며, 산대희와 산대잡극은 고려 말에는 여러 가지 잡기를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현대의 산대극은 연극 형태를 갖춘 연극 명칭으로 여기에 잡기는 전연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례 산대희와 가면극인 산대극은 다른 것임을 지적했다. 조원경(1955)은 나례에서 행했던 백희, 희학지사(戱謔之事), 교방가요는 산대극과 같은 가면무극(假面舞劇)이 아니며, 어느 나례에서도 가면무극을 행했다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음을 보아 나례와 가면무극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양재연(1955)과 이두현(1969)은 산대희 기원설을 부분적으로 긍정했다. 이두현(1969)은 산대희 기원설을 더욱 발전시켜, 가면극의 기원을 산대놀이를 시작했고, 그러다가 그 연희자들의 지방 분산으로 각 지방의 가면극이 이루어졌다고 보았다.결국 산대희 기원설에 의하면, 산대희에서 가면극인 산대극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산대희는 신라시대 이래 조선 중기까지 지속되었다. 특히 1725년 완성된 아극돈의 “봉사도”에는 예산대 앞에서 가면을 쓴 사람 네 명이 춤을 추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중국 사신을 영접하는 행사에서 행해진 산대희를 묘사한 것이므로, 산대희로부터 가면극인 산대극?산대도감극이 성립되었다는 견해는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둘째, 기악 기원설이다. 가면극의 기악 기원설은 기악에 관한 첫기록인 “일본서기(日本書紀)” 스이코천황(推古天皇) 20년(612년) 조의 “백제인 미마지가 오나라에서 배워서 기악무를 출 수 있다.”라는 기록과 관련된다. 미마지가 일본에 기악을 전한 이후, 백제 귀화인의 후손들은 세습적으로 기가쿠를 전승했다. 그러나 헤이안(平安) 시대(781~1184)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여 새로운 무악(舞樂)에 압도되었고, 가마쿠라(鎌倉) 시대(1185~1600)에 이르러 그 명맥을 잃었다.기악 기원설을 처음 제시한 이혜구(1953)는 이러한 기가쿠를 양주별산대놀이 및 봉산탈춤과 비교하여, 가면극의 각 과장과 등장인물을 설명했다. 이는 한국 가면극에 대한 새로운 자료의 제공으로서 의의가 크고, 앞으로 자료를 더 발굴해 연구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장면 비교로 기가쿠와 한국 가면극을 같은 계열의 연희로 보고, 각 과장의 등장인물의 성격이 같다고 하는 해석은 문제가 있다. 특히 기악의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는 일본문헌인 “교훈초”의 내용은 미마지가 기가쿠를 전수한 지 600년이나 지난 후에 기록된 것이라 기가쿠 자체 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무라카미 쇼코(1991)는 한국의 가면극과 일본의 기가쿠를 비교하면서, 양주별산대놀이에서 옴?먹중?연잎까지의 과장은 기가쿠와 다른 양상을 보이며, 양주별산대놀이의 연잎과 기가쿠의 오공(吳公)이 같은 성격놀이패로 전환되면서, 기악이 민간 연극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보았다.기악 기원설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악과 현전하는 가면극을 연결시킬 만한 중간 단계의 자료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기악은 불교 선전극이자 묵극인데, 이것이 현전하는 가면극과 같이 파계승 풍자를 비롯한 민속풍자극으로서 대화?노래?춤?연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연극으로 발전한 과정에 대한 논의가 과제로 남아 있다.‘안악 제3호분’과 같은 고구려 고분의 벽화나 여러 문헌 자료들을 통해 고구려가 중국?서역과 매우 활발한 교류가 있었고, 고구려에 이미 기악과 같은 서역형의 가면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일본에 남아 있는 기가쿠의 가면들은 대부분 호인형(胡人形)이다. 그러므로 서역으로부터 호인형의 가면이 주종을 이루는 기악이 고구려에 유입되어, 이것이 미마지에 의해 일본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서연호와 나리사와가 미마지가 기악을 배웠다는 오나라를 고구려의 대방군 지역으로 보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그렇다면 한국에서도 후대의 가면극에서 기악의 흔적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기악에 등장했던 취호(醉胡)를 현존 한국 가면극의 취발이와 연결시킬 수 있을 듯하다. 경기도의 양주별산대놀이?송파산대놀이, 황해도의 봉산탈춤?강령탈춤 등에 등장하는 취발이는 체괄이(최괄이) → 취괄이 → 취발이의 변천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강이천의 한시 ‘남성관희자’에는 1778년(戊戌)에 공연된 본산대놀이를 묘사한 부분이 있다. 특히 노장과장 중 “또 웬 중이 대취해서 고래고래 외치고 주정을 부린다”는 부분에 등장하는 술 취한 중은 바로 양주별산대놀이?봉산탈춤 등에 등장하는 취발이와 같다. 한편 은율탈춤에서는 이와 같은 배역의 인물을 ‘최괄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체괄이, 최괄이, 취발이 삼자의 관련성을 짐작할 수 있다.1865년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기완별록(奇玩別錄)’의 노장 과장 일부에는 “체괄이인가 취괄이가”라는 부분이 있다. 발광한 중이 나와 “팔뚝짓에)와 유사한 인물인 것이다. 특히 “교훈초”에 의하면 기가쿠의 취호는 취호왕(醉胡王)이라고도 하는데, 쇼소인(正倉院)의 가면이나 여러 사찰의 “자재장(資財帳)”에 의하면, 취호왕의 가면과 함께 그의 종자(從者) 6명 혹은 8명의 취호 가면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봉산탈춤에서 취발이는 팔먹중들의 우두머리로 나타나고, 취발이와 팔먹중들도 모두 술에 취해 있으며, 그들의 가면이 모두 호인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과 통한다.그런데 중국의 가면극에도 기가쿠의 취호와 관련된 연희가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구이츠(貴池)의 여러 마을에서는 마을굿인 향촌제사(鄕村祭祀)에서 가면무(假面舞)와 가면극을 공연한다. 구이츠의 가면무 가운데 무회회(舞回回)는 여러 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데, 한국 가면극의 취발이나 팔먹중처럼 서역인의 가면을 쓰고 연희하는 내용으로서 상호 관련성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무회회에는 모두 술 취한 회회인이 등장한다.원진(元?)의 시에 “취한 듯 추는 호등무는 근육과 뼈 부드러운 듯하네(胡騰醉舞筋骨柔)”라는 내용이 있듯이, 이미 당나라 때 취호등(醉胡騰)?취호자(醉胡子)라고 하여, 술에 취한 호인이 등장하는 연희가 있었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호음주(胡飮酒)로 칭해졌다. 일본에 전하는 두루마리 그림인 “신서고악도”에 무악(舞樂)의 하나로 호음주가 그려져 있는데, 분명히 서역인의 모습이다. 이혜구는 일본의 우방악 중에 전하는 호덕악(胡德樂)은 술에 취하여 춤추는 호인무인데, 코가 흔들리는 가면을 착용하기 때문에 ‘편비호덕(遍鼻胡德)’이라고도 부르며, 이 연희는 기가쿠의 취호와 좌방악의 호음주, 당악 중의 주호자(酒胡子), 일명 취공자(醉公子) 또는 취호자라고 불리는 무곡과도 동일 계통의 것으로 보았다.그러므로 현재 중국 안후이성의 가면극에 술에 취한 서역인인 회회가 등장하는 것과, 한국의 가면극에서 술에 취한 서역인 형상의 취발이와 팔먹중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기가쿠와 취호등?취호자로부터 내려오는 매우 오랜 내제의 기원설(풍농굿 기원설)은 조동일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그는 마을굿의 유형을 농악대가 하는 행사, 무당이 하는 행사, 제관이 하는 행사로 나누고, 가면극은 농악대 주도의 풍농굿에서 출발한다고 하였다. 마을굿에서 농악대의 가면을 쓰고 노는 무리가 잡색으로 따라다니며 이따금씩 허튼 수작을 하기도 하지만, 마을굿을 하는 원래의 행사가 끝난 다음에 기회를 얻어서 연희를 한바탕 따로 벌인 것이 가면극이라고 한다. 즉 가면극이 마을굿에서 자생적으로 생성 발전했다는 것이다. 특히 가면극의 내용과 농악굿을 비교하면 여러 공통점이 발견된다. 모두 가면을 쓰고 농악대와 함께 마을 수호신에게 굿을 하면서 탈춤놀이를 했다는 것,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여름과 겨울의 싸움을 가면극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 농경의식에서 행했던 모의 주술적 기풍의례(祈豊儀禮)의 반영했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이상과 같이, 풍농굿 기원설은 가면극의 형성 과정을 민간적 전승에서 찾고, 가면극이 하층문화로서 일관된 전승을 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하회별신굿놀이나 강릉관노가면극 등 마을굿에서 유래하여 발전해온 가면극의 기원과 발전 과정에 대한 논의로서는 설득력이 있는 견해이다. 그러나 한국 가면극에는 마을굿에서 유래한 가면극과 함께,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산악?백희를 놀던 연희자들이 성립시킨 본산대놀이 계통 가면극도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함경도처럼 농악이 없는 지역에 극의 성격을 지닌 북청사자놀음이 성행했으며, 농악이 가장 성했고 전국의 농악대 가운데 잡색이 가장 많았던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 가면극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보아, 각 지역의 가면극이 모두 농악대굿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한편 무속제의 기원설은 박진태(1990)에 의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는 신화와 굿, 제의와 가면극의 상관성을 구조적으로 고찰했다. 박진태는 하회별신굿의 강신과 거리굿은 무당이 주재하고, 광대들이 하는 가면극에도 무당의 가면극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하회별신굿은 무.
판소리의 기원판소리의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아직까지 분명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동안 판소리의 기원에 대해 설화 기원설, 문장체소설 선행설, 무(巫)굿 기원설, 서사무가(敍事巫歌) 기원설, 창우(倡優)집단의 광대소리 기원설, 광대 소학지희(笑謔之戱) 기원설, 우희(優戱) 영향설, 중국 강창(講唱)문학 영향설 등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아직도 학자들의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각 학설이 어떠한 근거를 가지고 판소리와의 영향력을 주장해왔는지에 대해 고찰해보겠다.첫째, 설화 기원설이다. 설화 기원설은 판소리 사설의 근원이 되는 설화에서부터 판소리가 생겼다는 견해이다. 우선, 김삼불(1950)은 판소리 발생의 기본도식을 ‘설화(說話) → 타령(打令) → 서민소설(庶民小說)’로 제시했다. 서민문학의 본질을 생각할 때 서민소설이 설화나 구담(口談)보다 앞서 문자로 고정될 수 없기 때문에 중간 단계인 ‘판소리’가 있었을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김동욱(1961)도 이 견해를 이어받아 ‘근원설화 또 하나의 근원설화 → 판소리 한 마당 → 대본으로서의 정착 → 소설화’라는 전개 도식을 제시했다. 그리고 실증적으로 판소리의 근원설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판소리의 근원설화를 찾는 작업은 소재론적 차원에서 판소리 사설의 원천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판소리 사설과 전체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유사한 설화가 발견되면 판소리의 근원설화로 제시되었다.그러나 설화와 판소리 사설의 교섭 관계나 수용 양상,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설화가 판소리로 바뀌었는가를 깊이 있게 검토하는 작업은 과제로 남아 있다.둘째, 문장체소설 선행설이다. 문장체소설 선행설은 김태준(1939)이 “조선소설사”에서 판소리를 가극(歌劇)이라고 부르며, 춘향전의 고본은 옛날이야기책 모양으로 전해 오던 것을 광대들의 입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견해는 김재철, 조윤제 등에 의해 계승되었는데, 특히 조윤제(1957)는 “춘향전은 본시 극히 간단한 스토리어떻게 잃어버린 빛을 되찾는가를 보여 준다. 그러나 판소리 ‘심청가’는 문장체소설 ‘심청전’으로부터 상당히 변모?일탈되었고, ‘심청전’에서 ‘심봉사전’, 천상성에서 지상성, 신성성에서 세속성,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 비장미에서 골계미, 조명론에서 숙명론 등으로 변모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문장체소설 ‘심청전’이 원전 계통의 작품이라는 것이다.한편 유영대는 성현경이 주장하는 ‘심청가’의 문장체소설 선행설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우선, 성현경의 주장은 문장체소설인 경판 24장본(한남본) ‘심청전’의 문체나 내용으로부터 추론된 것인데, 경판 24장본은 심청전 가운데 선본이 아니며, 24장의 마지막 줄이 깎여 나간 채 보각한 보각본이고, 경판 26장본의 뒷부분을 축약한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즉, 판소리 ‘심청가’의 내용을 보수적인 시각과 당시 유행하던 적강소설(謫降小說)의 틀을 적용하여 개작한 것이 한남원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경판 26장본으로 유통되었는데, 내용이 기왕의 심청가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판소리 ‘심청가’의 내용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1/3을 잘라내고 새로 보각하여 만든 것이 경판 24장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과정을 거쳐 출판된 경판 24장본의 내용과 문체를 분석하여, ‘심청가’의 문장체소설 선행설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한다. 다음으로 적강소설은 18~19세기에 유행하던 소설의 한 형태였으므로 ‘심청가’에 적강 구조의 틀을 적용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보았다. 유영대는 적강소설이 천상계와 지상계의 이원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기술하는 것에 대하여, 판소리는 현실주의적 세계관을 가진 서민의 예술 양식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다른 판소리와 마찬가지로 ‘심청가’도 서민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가난한 정황을 문제 삼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작품에 적강 요소가 들어가는 것 자체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유영대는 유리국 인단소와 소상팔경 등 중국의 지명이 혼재하여 등주장했다. 무녀(巫女)의 굿의 조(調)와 광대의 창극조가 유사한 점이 많은데, 그 예로 전라도 무녀의 살풀이?축원 기타 여러 가지 굿소리를 들어보면 그 조(調)와 너림새가 판소리 광대의 창조(唱調)와 유사하고, 과거 명창 중 일부 비가비를 제외하고는 광대가 거의 모두 무인(巫人) 계급에 한해서만 출생한 것 등을 들었다. 박경신(1986)과 김헌선(1988,1997)은 굿에서 보이는 풀이와 놀이의 구조가 판소리의 구조에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풀이는 주로 서사적 사건의 성격에 해당되고, 놀이는 서사적 사건과는 달리 공간적?다면적 확장이 이루어져서 연희적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풀이와 놀이의 구조가 긴밀하게 연결되기 위해서는 인물의 공간 이동이 반드시 요청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긴밀한 구실을 하는 것이 바로 노정기(路程記)이다. 풀이에서는 인물의 내력이나 사연을 말하고, 놀이에서는 여러 인물이 한정된 공간에 군중적 면모로 등장하는데, ‘춘향가’의 변사또 생일 잔치 마당에서 펼쳐지는 집단적 신명풀이, ‘심청가’의 맹인 잔치 마당에서 펼쳐지는 신명풀이, ‘흥보가’에서 놀보 박에서 나온 놀이패의 신명풀이가 그것이다. 이러한 신명풀이는 바로 신을 찬양하고 축원하던 굿에서의 신명풀이가 전환된 모습이다.넷째, 서사무가 기원설이다. 서사무가 기원설은 현재 국문학계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설이다. 정노식(1940)은 ‘무녀의 굿 → 광대의 창극조(唱劇調) → 소설화’라는 구도를 제시했는데, 이는 판소리의 무가 기원설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의 서사무가(敍事巫歌) 기원설은 장주근(1961)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그는 ‘무녀(巫女)의 서사무가와 광대(廣大)의 판소리’라는 글에서 판소리의 기원을 서사무가라고 보았다. 판소리의 서사무가 기원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서대석(1979)에 의해 이루어졌다. 서사무가의 구연 형태는 구송창(口誦唱)과 연희창(演戱唱)의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그 중 연희창은 말과 창을 교차하면서 반주자의 장단에 맞추어 몸짓을 곁들여서원설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제기되었다. 우선 연희창본 서사무가의 구연 형태가 판소리의 구연 형태보다 먼저 이루어졌고, 이것이 판소리의 구연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는 근거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판소리의 구연 형태가 연희창본 서사무가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있다.무가 기원설에 대한 본격적 비판은 백대웅(1996)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우선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전하는 판소리 초기 명창들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면, 초기 명창들이 대부분 전라도 출신이 아니었음을 지적한다. 일부만이 전라도 무계(巫系)로 추정될 뿐, 나머지 명창들은 전라도 무가와는 전혀 다른 음악 어법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초기 창자가 호남 지방의 무속인이었고 후대로 갈수록 전국적인 확대가 이루어졌다고 보는 서대석의 견해와 상반된다. 또한 판소리 발생 초기 명창들의 성음에 대한 묘사를 문헌 자료를 통해 살펴보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판소리 성음과 초기 명창들의 그것이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즉, 19세기 초기 명창들의 성음은 목이 쉰듯한 걸걸한 목소리가 아니라 아주 우렁차고, 혹은 밝고 고운 목청으로 묘사된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18세기나 19세기의 판소리 기조는 20세기와는 달리 계면조가 아니고, 호남 지방 무가의 특성과 거리가 먼 평조나 우조 등 다른 음악 어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판소리의 무가 기원설은 20세기의 변질된 판소리가 호남무가와 비슷하다는 피상적 관찰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지적한다.그리고 이보형은 판소리가 남부 지방 단골무(세습무)의 무가에서 나왔다는 설은 판소리의 기원론에 대한 가설로서 어느 정도 유력한 것이지만, 아직까지도 단골무들의 서사무가가 어떻게 분화되어 판소리가 형성되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대부분의 판소리 근원설화가 전라도 단골무들의 서사무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 판소리의 주된 곡조들이 전라도 단골무의 서사무가 곡조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그 증거이다.다섯째, 는 것이다. 또한 음악적 측면과 공연적 측면을 모두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그러나 이 학설에 대해 백대웅(1996)과 서대석(1999)의 비판이 제기되었다. 백대웅은 판소리와 비슷한 현존 창우 집단의 광대소리 몇 개로 판소리의 발생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이것은 판소리에 메나리조나 경드름이 몇 대목 있다고 하여, 판소리가 메나리조나 경드름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광대소리가 판소리의 영향을 받아서 변화된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보형이 제시한 악보만 보더라도 ‘고사소리’가 중모리 장단에 억지로 맞추어져 있다던가, ‘줄소리’에 변조(變調, 길바꿈) 기법이 차용되어 있어 판소리의 영향을 쉽게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현존 광대소리가 판소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그 결론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서대석은 이보형(1999)이 조사해서 논의한 ‘고사소리’, ‘줄소리’, ‘선증애소리’의 사설은 ‘성조축원’, ‘제석본풀이’, ‘지두서(指頭書)’, ‘손님노정기’ 등 무가의 사설에서 연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창우들은 세습무가(世襲巫家) 출신이고, 창우 집단의 소리 연원도 호남 지역의 무속 음악이라고 보기 때문에, 창우 집단의 광대소리설은 결국 호남 지역 세습무의 소리에서 판소리가 기원했다는 주장을 좀더 구체적으로 실증해 준 것이지, 호남 지역 무가 기원설을 부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여섯째, 광대 소학지희 기원설이다. 김동욱(1981)은 판소리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광대들이 소학지희를 하며 각자의 재주를 겨루다가, 어느 광대가 이미 존재하고 있던 남도 무가의 음악과 양식을 사용하여, 우리 민속 가운데 흐르고 있는 설화를 긴 노래로 엮어 부른 데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조선조 후기에 국가 재정상의 이유로 나례가 폐지되기에 이르자, 생활 기반을 잃은 광대들이 생존을 위해 단촐한 인원으로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산대도감(山臺都監)에 소속되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