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정원’ 에 비친 나제 출 일 :학 과 :학 번 :이 름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작가 심윤경의 첫 장편 소설이다. 또, 처음으로 내가 끝까지 질리지 않고 읽은 소설이다. 내가 소설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이 소설은 배경은 1977년 겨울, 인왕산 허리 아래 달동네 집의 아기 울음소리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인 동구보다 7살 어린 여동생이 태어난 날이다. 동구의 가족은 성질 고약한 할머니, 가부장적인 아빠, 깔끔한 성격의 엄마, 착한 동구 그리고 새로 생긴 예쁜 동생 영주 이렇게 다섯 식구이다. 동구네 집은 사실 그리 행복한 가정은 아니다. 아들도 낳았고, 음식도 잘하지만 끝없이 할머니에게 구박받는 엄마와 할머니의 갈등은 소설이 끝날 때 까지 해소 되지가 않는다. 이 갈등 구조가 소설의 중요한 모티프이기도 하다. 동구가 성장하며 일어나는 사건들 원인의 대다수가 이 갈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동구는 4대 독자 임에도 불구하고 난독증이란 이유로 할머니에게 무시 받고, 동구 역시 할머니 보다는 항상 엄마 편에 서있다. 아빠는 할머니와 엄마의 싸움이 날 때마다 할머니의 편을 들고, 엄마가 무슨 말이라도 하려하면 ‘가방 끈이 짧다.’ ‘애 보는 앞에서 어른 욕하고 잘하는 짓이다.’ 라며 오히려 엄마에게 큰 소리를 내며 고부간의 갈등을 회피해 버린다. 엄마는 그런 아빠를 치사한 인간이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매일매일 조용할 날이 없는 동구네 이기 때문에, 동구는 어린 나이에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받기 보다는 주로 묵묵히 동생을 돌보는 아이다. 동네 사람들은 그런 동구를 기특하다, 착하다 하지만 내 생각에 어린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그저 착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엄마가 자신의 문제로 할머니에게 구박을 받고 싸움이 나고 하는 모습을 자주 보며 동구는 그 싸움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동구는 더욱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하고 엄마에게 흉이 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사실 이 소설은 동구가 사춘기가 되기 전에 끝나기 때문에 어린 동구의 모습만 담고 있다. 그래서 끝까지 동구가 어른스럽고 착한 아이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일 수 도 있다. 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것은 가정 문제에 그 원인이 있다. 그저 항상 이렇게 살아와서 익숙하기 때문에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참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그 아이가 본 전부이고, 그것은 곧 세상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럴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가정만 이상한 것이라고는 아직 생각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 다른 가정을 보거나 들은 경험도 많아지고 자신의 집을 객관적으로 판단 할 능력도 생기기 때문에, 집안 어른들에게 분노가 생기고 불만이 생길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나에게서 동구와의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 심한 시집살이를 했던 엄마 ,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동경했던 기억까지. 이것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란 성을 떠나 한 어린 아이로써의 공감이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 전까지 할머니와 함께 사셨다고 한다. 그때 할머니네 집은 경제적으로 풍족했지만 이해가 안될 만큼 엄마에게는 각박하셨다. 고모들과 아빠에게는 항상 갓 지은 흰 쌀밥만을 내어주셨지만 할머니와 엄마는 항상 아침에 남은 찬밥을 먹거나 심한 경우 쉰밥을 물에 씻어 드셨다고 한다. 몇 년 전 언니가 찾아낸 엄마의 그 시절 일기장에는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었고, 할머니의 시집살이보다 아빠의 무관심이 더 힘들다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아빠는 엄마가 첫 아이를 임신 하고 있는 중 에도 매일 밤 술 에 취해 들어오시는 분이었다고 한다. 나를 낳고는 할머니 댁에서 분가했지만 아빠의 술버릇이 더 심해져 편하게 잘 날이 없었다고 한다. 그 당시 집안 식구들과 함께 사업을 하시던 우리 아빠는 사정상 갑자기 회사를 누군가에게 뺏기게 되었고, 다음으로 차린 공장 역시 동업을 하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셨다. 그 후로 남은 것이 없던 우리 집은 엄마와 아빠의 갈등의 연속이었고, 항상 사고를 치고 다니는 아빠의 뒷바라지로 엄마는 녹초가 되어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란 나는 소설 속의 동구처럼 어린 시절부터 어른스럽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엄마에게 좋은 딸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다. 내가 그런 마음을 먹은 나이가 딱 동구 나이인 7살 때였다. 나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한 번도 늦잠을 잔 적이 없으며 숙제도 엄마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집안 형편 상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회사에 출근해야 했던 엄마를 위해 8살이었던 나는 하교해서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배가 고프면 밥도 알아서 차려먹었다. 퇴근 후 엄마가 칭찬해 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 때문에 내 자신이 굉장히 자랑스러웠고, 그것이 내가 사랑받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지금 우리 엄마와 아빠는 이혼하신 사이다. 정확히 내가 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하셨다. 공원을 산책하며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그렇게 힘든데 왜 진작 이혼하지 않았어? 나 같았으면 바로 이혼 했겠다. 아무리 애가 있다고 해도.” 엄마는 그 힘든 시절 언니와 내가 인생의 전부였다고 대답하셨다. 언니와 나를 예쁘고 바르게 잘 키우는 일이 엄마의 유일한 희망이자 행복이었다고. 나는 내가 커가며 친구같이 변한 엄마에게서 오랜 만에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마지막으로 내가 동구에게 느낀 공감대는 역시 비슷한 나이 때 느꼈던 선생님에 대한 사랑 이었다. 동구의 첫사랑은 10살 때의 담임선생님인 박영은 선생님 이었다. 동구는 똑똑하고 다정한 박영은 선생님을 동경했고 나 역시 9살 때 담임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 동구와 박영은 선생님만큼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나는 선생님의 똑똑하고 당당한 모습에 반했었다. 때로는 어머니와 같은 자상함이 느껴졌고 때로는 남자 선생님 못지않은 단호함이 느껴졌다. 또, 학년이 바뀌고 편지를 써갔던 기억, 선배 언니 오빠들이 나갈 때 문 주변에서 기웃 기웃하던 모습까지 어쩜 그렇게 잘 묘사 했는지, 작가도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일까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번은 내가 다른 여자애들과 다르게 밝고 예쁜 색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어둡고 우울한 색으로 그림을 그린 것을 보시고는 어머니를 모셔오라고 하신 기억이 난다. 그 상황 또한 동구와 같았다. 나도 엄마가 오시자 다른 아이들을 따라 나가야 할지 교실 안에 같이 있어야 할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러자 선생님께선 뒷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으라하셨다. 난 사실 선생님이 엄마를 왜 모셔 오라 하셨는지 몰랐었다. 그런데 뒷자리에 앉아 엄마와 선생님의 얘기를 들으니 선생님께서 내 그림 얘기를 꺼내신 것이다. “다른 여자아이들은 보통 노란색이나 분홍색으로 배경을 칠했는데 민정이는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르네요.” 그때 뒤에 걸려있는 내 그림을 찾아보자 정말 내 그림만 어두운 풀색으로 배경이 칠해져 있었다. (요새는 흔히 카키색이라 불리는 색) 사실 나는 그때 학교에 물감을 안 가져가서 친구들에게 조금씩 물감을 빌려 그린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배경을 칠 할 때는 물감이 모자라, 조금씩 빌렸던 물감을 모두 섞어버린 것이었다. 어른들이 아이를 바라 볼 때는 아이가 생각 했던 것 보다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쩔 때는. 심윤경 작가는 이 사실을 알았을까? 사실 동구는 심윤경 작가가 생각 했던 것보다 생각이 깊지 않을 수도, 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아무리 아이의 관점에서 소설을 쓰려 했다고 하지만 작가도 어쩔 수 없는 어른이란 것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나 역시 이젠 어른에 가까울 것이다. 아직 작가보다는 어렸을 때의 기억을 덜 잊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