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030 김지훈를 처음 읽고 느꼈던 점은, 저번 학기에 읽었던 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특유의 문체 때문인지, 아니면 비슷한 분위기의 내용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책을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이 책과 은 미국 대공황 시기라는 같은 시대적 배경 하에, 같은 주제 의식, 즉 대공황 시기 하에 노동자들의 비극 ㅡ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과 반복되는 갈등과 편견을 굉장히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문체로 묘사하였다. 다른 소설들처럼 억지로 감정을 짜내어 비극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담담히 비극적인 현실을 묘사하고 사실을 묘사함으로서 현실 그 자체로서의 비극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인상깊었던 것 같다.대공황 하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조드 일가. 기계화에 밀려 소작농 자리에서 쫓겨나고, 그로 인해 가게 된 캘리포니아에서는 '오키'라고 차별당하기 일쑤였으며, 겨우 정착한 국영캠프에서는 빨갱이라고 억압받고, 다시 정착한 복숭아 농장에서는 제대로 된 임금도 못 받고, 그러다가 살인을 하게 되어 쫓기게 되는 그러한 과정에서 존 스타인벡은 대공황 하의 현실을 그가 느낀 그대로 직관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들이 사는 과정을 보며 나는 비극적인 감정보다는, 그만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열정과 의지에 경외감을 느꼈다. 솔직히 말해서, 일자리를 잃고 차별이나 당하면 나 같았으면 포기했을 것 같다. 어딘가에서 구걸을 하거나, 도둑질을 했거나, 심하면 자살이라도 했을텐데. 하지만 이 사람들은 나와 달랐다. 그러한 어려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움직였으며, 비록 성공적인 삶을 사는 데에는 실패했을 지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갔다. 이런 것들을 보며, 나는 지금 내가 나의 삶에 충실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해 보게 되었다. 나는 비록 힘들지라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어렵다고 투정만 부리고, 제대로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