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널리 알려진 대로 현재 ‘소셜 네트워크’의 대명사격인 페이스북의 창업스토리인 동시에 그 이면의 내용을 담고 있다. 창업자 마크 주크버그가 어떤 이유로 그리고 어떻게 페이스북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페이스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훔쳤다고 주장하는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와 주커버그 간의 소송과정을 교차로 보여준다. 그리고 마크의 유일한 친구이자 공동창업자 세브린 간에 얽힌 이야기, 그와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영화를 보고 난 후 SNS서비스 또는 인터넷이 현대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풍부해진 인맥이 어쩌면 더 비인간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다. 영화에서는, ‘현실 세계를 디지털로 옮긴다.’ 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페이스북의 목적이고 성공요인이다. 세상에 있는 ‘소셜 네트워크’를 인터넷 서비스로 바꾼 것이 바로 SNS고 그것이 페이스북이다. 하지만 한 가지 옮기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적'이다. 페이스북에서는 친구가 될 수는 있지만 적이 될 수는 없다. 페이스북에는 '좋아요' 버튼은 있어도 '싫어요' 버튼은 없다. 너무나 이상적인 ‘소셜 네트워크’다. 무관심할 수는 있지만 싫어할 수는 없는 공간이다. 영화에서는 페이스북을 다루지만 실제로 일부 게임들을 제외하면, 모든 SNS는 대립이나 경쟁을 주제로 하지는 않다.영화 속 마크의 실제의 삶은 어떠한가? 실제의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는 친구도 잃고 여자 친구도 잃었다. 그에게는 친구가 아닌 적, 무관심이 아닌 싫음 만 남았다. 이 부분에서 영화제목이 왜 ‘소셜 네트워크’인지 유추할 수 있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소셜 네트워크’의 매체특성이 아닌 인간사이의 관계에 대한 욕구가 전제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욕구가 상업화되는 과정이 결과적으로 인간사이의 관계에 어떻게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에 대한 것이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은 마크가 자신을 찬 전 여자 친구의 친구요청 수락을 기다리며 계속해서 새로 고침을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그에게는 온라인상 전 세계 5억 명의 친구가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그는 헤어진 여자 친구, 단 한명의 대답만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아이러니가 상업화된 인간관계의 현실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진짜 관계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았다.사람은 끊임없이 사회 혹은 타자 그리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도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인간은 관계없이 살아 갈 수 없다. 언제나 관계를 갈구 한다. 이는 SNS라는 별종의 ‘소셜 네트워크’를 건설했고 사람들은 이에 열광한다. 짧은 글 하나에도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 하지만 실제로 그 짧은 글을 직접 얘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속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으로 인해 오히려 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에 집착하는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5억 명의 친구가 아닌, 내가 진짜 관계 맺고 싶은 헤어진 여자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누르고 있는 새로 고침은 나의 글에 달린 수많은 댓글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진짜 관계에 대한 답을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