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본 여러 가지 상징들Symbols in Beijing어느 나라의 어떤 건축물을 보더라도 그 나라, 그 문화만의 특별한 의미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궁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봉황’ 문양은 왕을 상징한다. 이렇듯 옛 건물들을 볼 때 동상이나 장식의 상징들을 알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북경으로의 수학여행에서는 천단공원과 이화원, 그리고 자금성 속에서 여러 가지 상징들을 찾아보고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였다.천단공원원구단의 입구비행기를 타고 북경 땅을 밟은 첫날 2번째 일정이었던 곳이 바로 천단공원이었다. 뒤의 다른 장소를 돌아다니면서도 느꼈지만, 중국의 옛 건물들은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원색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소박한 아름다움이라면 중국의 건축물들에서는 웅장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천단공원은 명나라와 청나라 때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천단공원의 전체적인 모양은 북쪽은 둥글고, 남쪽은 네모난 모양이라고 한다. 위는 둥글고, 아래는 네모나다. 우리나라 마리산의 참성단과 비슷한 형태이다. 참성단 역시 단군이 제사를 지냈다던 곳으로 위층은 둥글고 아래층은 네모나다. 이것은 바로 천원지방(天元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천단공원에서 처음 도착한 건물을 원구단이었다. 이곳은 3단 구조로 되어있다. 이것은 바로 하늘-인간세상-지옥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상이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우리가 형님의 나라로 모시다 보니 이렇게 비슷한 상징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또 모든 건물의 지붕이 푸른색 기와로 덮여있었는데 이것은 하늘을 상징한다고 한다. 중국의 건물들에서 야수파의 느낌을 받은 것도 바로 이 진한 푸른색의 기와 때문일 것이다. 원구단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3개씩 총 6개의 문이 있다. 네모난 벽에 붙어있는 곳은 땅을 떠나는 분, 원형 벽에 붙어있는 문은 하늘로 가는 문이라고 한다. 즉 원구단은 하늘 그 자체를 형상화해 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 제사를 지내는 황궁우를 지나서 나타난 곳이 바로 천단공원의 가장 중심건물인 기년전 이었다. 이 기년전은 원구단 위에 황궁우를 올려놓은 모양 이어서 나타나는 상징들은 원구단과 똑같았다.3단 구조의 원구단원구단 + 황궁우 = 기년전!!!이화원2일째에 2번째 일정이었던 곳이 바로 이화원이다. 이곳은 서태후의 별장 같은 곳이라고 한다. 이화원에 처음 들어가서 보이는 건물이 인수전이다. 인수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청동 기린상’이었다. 기린은 여러 동물의 특징들이 섞여 있는 전설 속의 동물이다. (우리가 아는 동물원의 기린도 전설 속 동물인 ‘기린’과 생긴 것이 닮아서 기린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동물을 현자가 있을 때만 나타난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동물이다. 아마도 이런 동물의 동상을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 둔 것은 서태후 자신이 바로 그 현자라는 것을 백성에게 보여주고 그들이 사는 세상이 태평성대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인수전 앞에는 용과 봉황 동상이 있다. 용은 황제를 상징하는 전설 속의 동물이고 봉황은 황후를 상징하는 전설의 동물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용이 바깥에, 봉황이 안쪽에 있다는 것이다. 원래 황제를 뜻하는 용이 안쪽에 있어야 하지만 서태후가 그 위치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며 그 당시 서태후가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화원의 가장 상징인 장소인 거대한 인공호수와 인공산인 금영호와 만수산이 있는 곳에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호수 안쪽의 섬과 후수 바깥을 연결하는 다리인데 구멍이 총 17개이다. 왜 하필이면 17개일까? 바로 가운데 가장 큰 구멍을 오른쪽에서도 9번째, 왼쪽에서 9번째로 만들려는 방법이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9로 범벅이 된(?) 다리를 지나고 싶어서 그리하였을 것이다. 또 안쪽에는 서태후의 침실인 낙수당이 있다. 이곳에는 노루, 학, 병이 있는데, 한자 발음이 육합태평(六合太平), 즉 모든 방향이 다 태평하다는 의미를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그 앞에는 청동 사자상이 있는데 한 마리는 여의주를 든 수사자, 한 마리는 새끼 사자를 가지고 있는 암사자이다. 사자는 백수의 왕이므로 권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도 사자가 있었던가? 아니다. 중국에는 사자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자는 무엇이란 말인가? 중국의 사자는 아마도 당나라 때 서아시아 쪽 사자의 모습을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사자는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태평성대를 상징하는 기린서태후를 상징하는 안쪽의 봉황황제를 상징하는 바깥쪽의 용용보다 안쪽에 있는 봉황의 모습낙수당의 청동 사자상(암)17개의 구멍이 난 다리자금성3단 구조의 태화전건청궁 앞의 거북상둥근 모양의 치미가 달린 중화전황금색 지붕의 봉화전3일째 일정 중의 하나인 자금성, 이곳은 아마도 북경에 와서 꼭 가야 할 대표적 건물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곳은 중국의 황제들이 살던 궁궐이다. 그 크기가 우리나라의 궁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웅장했다. 가장 먼저 자금성의 정문인 오문을 통과하였다. 자금성은 황제가 가장 좋아하는 색인 황금색 지붕의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아마도 황금색을 부를 상징 할 것이다. 오문을 지나면 있는 태화전은 세 단의 계단 위에 지어져 있다. 3단 구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바로 하늘-땅-지옥을 상징하는 천단공원의 그 삼단구조이다. 이곳은 황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행사를 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하늘을 상징한 3단 구조를 썼을 것이다. 자금성에서 약간 이상한 것을 발견했었는데 바로 지붕 가장 끝에 있던 동그란 모양의 장식물이었다. 이화원을 돌 때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장식이었다. 나중에 사진을 보고 알았지만 천단공원에는 있었다. 그리고 자금성에도 중화전과 같은 일부 건물에는 이런 장식이 있었다. 이 장식은 무엇일까? 나중에 찾아보니 이 장식은 황제를 상징하는 치미(지붕 장식물)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런 동그란 모양일까? 찾아보아도 그 이유는 잘 나와 있지 않아서 나름대로 상상을 해 보았다. 사미인곡에서 정철은 ‘청광을 부쳐내어’ 그 청광으로 ‘심산궁곡을 대낮같이 비추소서’라는 말을 했다. 나는 이 동그란 모양이 황금색인 것을 보고 이것이 해를 상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해라고 하기에는 도자기처럼 생긴 면이 있지만, 황금색의 둥근 것 하니 가장 먼저 해가 생각났다. 황제가 해처럼 온 세상을 다 비추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은 아닐까? 황제의 집무실이었던 건청궁 앞에는 거북이 상이 있다. 십장생 중 가장 대표적인 생물인 거북이를 이 앞에 둔 것은 황제가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