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콘텐츠비평 김 교수님 15-1학기말 과제hanmail.net[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통해 살펴본첩보영화의 장르비평 ]1. 들어가며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는 기본적으로 장르 중심의 영화들이다. 영화에서 장르란 관객들에게 그들이 보는 내러티브의 종류를 빠르고 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관습 및 시각 스타일의 전형이자 체계이다. 일반적으로 장르의 기능은 영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다소 친밀하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기존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대강의 결말을 예상하게 되고 결국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있는 ‘기가 막힌 반전’은 흥행과 재미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수용자처럼 보이지만 그러한 틀에 벗어서난 실험적인 장르 즉, 틀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그 전형성은 과거로부터 유지되며 관객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고 검증된 흥행보증의 틀이 되었다.할리우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공포, 액션, 스릴러. SF,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지속되고 있는 장르는 액션과 스릴러 일 것이다. 그 중에서 액션과 스릴러의 장르를 세분화하거나 장르적으로 동일시 할 수 있는 첩보물이 그 전형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장르가 될 수 있겠다.첩보영화 혹은 스파이물은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헐리우드의 자본과 합쳐지면서 새로운 장르로 탄생할 수 있었다.정보원의 첩보 활동을 주 내용으로 하는 영화의 유형. 첩보 영화는 탐정 영화의 하위 장르로 분류되기도 하나 정치적 상황을 더 강조하며 세계정세를 폭넓게 반영한다는 점에서 탐정 영화와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첩보 영화는 자국의 안보에 대한 위기 상황을 제시하면서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며 때로 실제 사건을 세미다큐멘터리 양식으로 그리기도 한다. 첩보 스릴러는 판타지와 오락의 도구가 되기도 하는데 알프레드 히치콕은(39계단, 1935) 감독의 (추운 곳에서 온 스파이, 1965)는 아직도 인상적인 영화로 남아 있다. 냉전 이후 첩보 영화는 전반적으로 도피적인 오락물로 자리 잡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라이즈, 1994) 같은 영화가 그런 유에 해당한다.2. 첩보영화의 계보와 흐름'첩보 영화'는 액션영화의 장르에 하위되는 개념으로 규정되며 이를 딱히 명쾌한 역사적 장르로 규정할 순 없지만 그 화려한 스파이들의 면면은 여타의 장르가 낳은 스타들의 계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프리츠 랑의 부터 맷 데이먼의 까지 역대 스파이들을 모아보았다.스파이 (The Spy, 1928) - 프리츠 랑 감독프리츠 랑이 (1927)의 흥행 참패 이후 우파(UFA)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제작한 영화입니다. 원본이 남아 있지 않았으나 체코 프라하의 영화기록보관소에서 카피본이 발견돼 여러 개의 필름을 합쳐 2003년 복원 되었다. 영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무역부 장관이 암살당하고 중요 문서들이 사라진다. 게다가 내막을 아는 인물이 뭔가를 말할려는 순간 저격수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에 내무부 장관은 "첩보부의 체면을 회복할 때"라는 편지를 첩보부에 보낸다. 이 모든 것은 겉으로는 건실한 은행가로 위장한 '하기'의 음모였으며 그는 세계 정복을 꿈꾸고 있습니다. 독특한 시각효과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당시로선 무척 기발했을 스파이영화의 여러 첩보 기법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러시아 여자 첩보원가의 이루지 못할 사랑 등 프리츠 랑은 일찌감치 '첩보 로맨스'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일본과의 밀실동맹을 둘러싼 첩보전이나 은행가가 악의 축으로 묘사되는 방식은 거의 예언적이기까지 하다. 하반신 장애로 위장했던 하기가 결국 자살에 이르는 씬은 압권이다.마타 하리 (Mata Hari, 1931) - 조지 피츠모리스 감독'여성 스파이 = 미녀'라는 공식은 그녀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녀는 바로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의 상류층 인사들과 온갖 염문을 뿌리다가 스파이 혐의를 받고 총살당한오늘날 스파이 영화의 클리셰로 자리잡은 이 영화적 장치들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벌즈 암살'신으로 유명한 부터 스파이물을 가장한 멜로 , 스파이영화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 냉전시대 제작된 , 등 히치콕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첩보영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한 감독입니다. 은 히치콕의 영국 시절 대표작이자, 연출자로서 히치콕의 개성이 확립되기 시작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젊은 캐나다인 리처드 해니는 런던의 한 클럽에서 매력적인 여자를 만난다. 그의 집까지 쫓아온 여자는 국가 기밀 문서를 노리는 자들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살해된다. 살인 누명을 쓴 리처드는 여자가 남긴 지도를 단서 삼아 '39계단'이라는 암호의 실체에 다가선다. 끊임없이 도약하는 이야기,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유도하는 유머감각이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은 동명의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파이영화의 모범적인 각색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히치콕은 존 버컨의 원작 소설에서 모험이라는 테마와 빠른 전개는 차용하되 주요 조연 캐릭터와 '39계단'의 의미 등 영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대목은 과감하게 바꿨다. 리처드가 쫓기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정치인 선거유세를 하는 장면과 '39계단'의 정체가 밝혀지는 클라이맥스신 등 이 영화의 명장면은 히치콕의 각색에서 비롯된 것이다.콰이어트 아메리칸 (The Quiet American, 1958) - 조셉 맨케비츠 감독1952년 베트남 사이공을 배경으로 영국인 기자 토마스 파울러(마이클 레드그레이브)와 '조용한 미국인' 알덴 파일(오디 머피)이 푸엉(조지아 몰)이라는 베트남 여성을 두고 벌이는 삼각관계를 그린 역시 조셉 맨케비츠와 필립 노이스에 의해 두번 영화화됐다. 미국인 캐릭터는 아마도 남부 베트남 정권에 미국이 개입할 수 있도록 공작을 펼쳤던 CIA의 에드워드 G. 랜드데일이 모델일 것이다. 베트남 군부 세력에 무기를 공급하여 프랑스와 북베트남의 호찌민 세력을 동시에 견제하고, 또한 시내에서 테러 자작됐고, 쿠바 미사일 위기로 미국과 소련의 갈등은 더욱 심화돼 핵전쟁 발발 위협에 놓이기도 했다. 이처럼 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했던 쿠바 이야기를 소재로 취했는데 그래서인지 소설 속 닥터 노는 새똥에 묻혀 죽지만 영화에서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끓는 물에 빠져 최후를 맞이 한다. 더불어 여자와 도박을 좋아하고 보드카 마티니를 젓지 않고 흔들어 마시며 늘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007의 컨벤션 역시 이때부터 시작됐다.이반의 어린 시절 (Ivanovo detstvo, 1962)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크 감독1962년, 베니스 영화제는 러시아의 한 신예 감독이 창조해 낸 열두살짜리 소년 스파이영화에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러시아의 거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크의 첫 장편영화인 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가족을 잃고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는, 러시아 군대의 소년 척후병 이반의 유년기를 다룬다. 최전방 지대의 늪지대를 기어다니며 독일군을 정탐하고, 살기등등한 눈으로 "군사학교에 가느니 차라리 빨치산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아역배우 니콜라이 버리아예프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한편 은 영화 역사상 가장 사색적이고 몽환적인 스파이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검고 축축한 늪, 미로 같은 자작나무 숲의 정적인 이미지와 전쟁터의 막사로부터 까마득히 높은 우물로 수직상승하는 촬영기법 등에서 '러시아의 영상 시인'으로 불렸던 타르코프스키의 인장을 확인할 수 있다.입크리스 파일 (The Ipcress File, 1965) - 시드니 J. 퓨리 감독의 주인공 해리 파머(마이클 케인)는 안경 잡이다. 요즘이야 뿔테 안경을 쓴 남자에게 섹시하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이 영화가 1965년에 제작된 영국산 스파이영화라는 점을 떠올리면 사정이 다르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파이는, 당연히도 숀 코너리의 제임스 본드였다. 늘 말끔한 슈트 차림에 매너 좋기로 소문난 M16 소속 스파이와 안경잡이에 무뚝뚝한 영국 스파이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일까? 그런데 을 보고 나면 그 대답이모든 출판물을 일고 분류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그러니까 다른 스파이들처럼 무기와 호신술에 능한 자가 아니지만 어느 순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초보적인 형태의 위치추적 장치라든지 영어로 얘기하던 중 갑자기 사람들이 지나가자 알아듣지 못하게 불어로 얘기하는 스파이의 모습 등 탄탄한 시나리오 안에서 아기자기한 아날로그적 기법과 설정들이 정겹다. 냉전 막바지이던 시기, 중동 석유시장을 탐내는 미국을 묘사한 점은 지금 봐도 꽤 의미심장하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이듬애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로 출연한 에서도 유사한 캐릭터를 연기했으며, 세월이 흘러 토니 스콧의 스파이 게임(2001)에서는 정년 퇴임을 앞둔 베테렝 CIA 요원을 연기했다.바늘 구멍 (Eye of the Needle, 1981) - 리처드 마켄드 감독과 , 이 만나면....? 바로 같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다. 냉전의 긴장감이 사라진 1980년대, 스파이영화는 멜로, 스릴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며 활로를 모색했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의 성패를 손에 쥔 유능한 독일 스파이의 행보를 다루지만, 그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머물게 된 외딴섬에서 등대지기의 아내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 또한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차지 한다. '잭 바우어' 키퍼 서덜런드의 아버지이자 , , 등의 작품으로 주목받은 도널드 서덜런드가 암호명 '바늘'이라 불리는 독일 스파이 헨리 페이버로 출연한다.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날렵한 나이프를 배에 꽂아넣는 그의 독보적인 암살솜씨 때문에 첩보물로서의 긴장감은 덜한 편이다. 오히려 은 등대지기의 아내가 독일 스파이의 정체를 알아채는 후반 30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넣는다. 총 한번 쏴본 적 없는 여자가 독일 최고의 킬러를 상대로 기암절벽을 오르내리며 어설프게 총격전을 벌이는 마지막 결투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위험한 장난 (The Falcon and the Snowman, 1984) - 존 슐레진저 감독의 원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