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더 강했던 이순신, 그 힘의 원천을 찾다- 를 읽고대한민국 국민들이 존경하는 위인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순신을 두고 우리는 흔히 ‘성웅’이라 이야기한다. 단순한 영웅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요소가 그의 삶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까닭이다. 그동안 충무공 이순신을 다룬 책들이 주로 그의 난중일기 혹은 임진왜란 중에 완승을 거둔 전투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김헌식이 지은 는 이순신이 후대에 존경받는 성웅이 되기까지의 고된 여정에 주목한다. 이순신의 눈부신 승리들이 결코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가 태어난 후 걸어온 성장의 역사 속에서 하나하나 체화된 모든 것들이 결집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순신이 거둔 승리를 만든 것이 바로 ‘청춘’의 힘이라 이야기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순신의 성장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못했다.철저한 신분주의 사회였던 조선에서 태어난 양반이었다고는 하나 몰락한 집안 출신이었기에 별다른 권력을 손에 넣지 못했다. 어렵사리 벼슬길에 올랐지만, 임금인 선조로부터 주목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변방을 떠돌았고, 그마저도 자신의 소신과 신념을 바탕으로 원리원칙을 지키느라 늘 시기와 모함의 대상이 되어 크고 작은 고초를 겪어야 했다. 백성이 인정하더라도 신분이 곧 계급이 되었던 사회에서 힘 있는 이들은 결코 인정하지 않았던 공직자. 그런 공직자의 말을 제대로 들어줄 이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청년 이순신은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주변 상황을 극복해나가면서 7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미래’를 만들었다.사람에게는 운명과 같은 자신만의 길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순신처럼 이 말에 어울리는 위인도 없을 것이다. 이순신은 가난하고 힘없는 가문에서 태어났고, 처가살이를 하며 문과 시험이 아닌 무과 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나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요즘 말로 하면 n수생 수험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무과 응시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렵사리 무과에 급제를 했지만, 그에게 내려진 벼슬은 고작 임시직에 불과한 실습생 신분이었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오게 되면, 보통 사람들은 그냥 포기하고 낙향을 하거나,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소홀히 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쉽다. 하지만 이순신은 달랐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결코 소신을 버리지 않았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한직에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위대한 충무공 이순신을 만든 밑거름이었다. 위기와 고난 속에서도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역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나갔다.요즘 말로 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알았으며, 실패를 거울삼는 反面敎師의 자세로 원리원칙을 준수하며 그로 인해 좌천을 당하거나 당시 왕인 선조에게 배척당하는 상황에서도 꼿꼿함을 잃지 않았다. 사람들은 위기를 만나면 극복하거나 혹은 무너지거나, 아니면 이도 저도 하지 못한 채 멈춰서 버리고 만다. 그러나 이순신은 자신에게 닥친 고통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청년 이순신의 강한 의지와 애국심’이라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고, 나아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미래를 스스로 만들었다.어떤 모험과 간악한 흉계에도 결코 뜻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켜낸 청년 이순신. 그가 가진 청춘의 힘은 ‘젊음’이 가진 특권이자 의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젊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고, 젊음이 있기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지속적인 도전이 가능한 까닭이다. 나 역시도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젊은 군인의 한 사람이다. 비록 시대는 다르지만, 또 다른 청년 이순신을 꿈꾸며 자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 땅을 지키는 수많은 이순신들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가진 군인인 것이다. 를 읽는 내내 나는 청년 이순신이 겪어야 했던 성장기의 시련이 오히려 이순신을 더욱 강건하게 만들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순신처럼 고난의 경험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지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치열한 자기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내가 군인으로 살아온 지난날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스스로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며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내게 주어진 임무를 하나하나 완수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때의 경험과 노하우가 언제고 다시 쓰일 수 있음을 명심하고자 노력했다. 이순신에게 과거의 경험이 연전연승이라는 미래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처럼, 내가 살아냈던 군인으로서의 지난날 속에 담겨 있는 경험들이 앞으로 더욱 강건한 군인의 길을 걸어가는 미래의 디딤돌이 되어줄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表象)-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을 읽고-사법시험은 우리나라에서 실시하는 고등고시 시험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한다. 사법시험에 통과하는 것도 어렵지만 합격 후 사법 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만 판사로 임용 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다. 그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라 평가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을까? 판사’와‘호통’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저자가 어떤 강한 직업적 자부심을 가진 자존심 강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공부만 해 온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이러한 나의 선입견은 잘못된 추측임을 깨닫게 되었다.천종호 판사님은 아홉 식구가 단 칸 방에서 생활할 정도로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하셨다. 형제 중에 판사님 혼자만 대학을 나오셨다고 한다.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공부였기에 공부에 매진했지만 가정 형편상 서울로 진학이 어려워 국립대학인 부산대학을 나오게 되셨다. 이러한 성장 배경으로 인해 가난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고 하신다. 천종호 판사님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 끼니도 거르고 있을 때 도움을 주신 분들, 사법 시험을 치르러 상경할 때 도움을 준 친구들, 가진 것 없던 시절 이웃들로부터 받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잊지 않고 사셨다. 힘든 시절을 늘 기억하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리라던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지내셨던 것이다. 그렇기에 어려운 사람의 힘든 마음과 여건을 잘 살피게 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천종호 판사님은 8년 동안 소년 재판제도와 그것을 둘러싼 환경개선을 위해 열정을 바쳐 일 해 오신 분이다. 사법고시 합격은 옛날로 치면 과거시험 합격에 해당할 것 이다. 그러한 출세의 관문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출세를 꿈꾸지 않았을까?나라면 고생 고생해서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다면 그 힘든 시절을 보상 받을 수 있기를 원했을 것 같다. 그런데, 천종호 판사님은 남들이 다 추구하는 출세의 길에서 비켜나 있는 소년 재판의 길을 걸으셨다.책을 읽다보니 판사님도 그렇지만 그 아내 되시는 분이 참 훌륭하신 것 같았다. 보통의 아내라면 남들이 다 지향하는 출세의 길을 남편도 걷기를 원하련만 그 분의 아내는 남다른 분이었다. 법관이 되어 어려운 사람을 도우리라는 꿈을, 꿈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때, 남편을 일깨운 보배 같은 분이다. 책을 출간하게 된 후에도 인세 수입을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하게 한 것도 아내 되는 분의 힘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대목을 읽으며, 흔히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하는데, 나는 부창부수(婦唱夫隨)라고 생각하며 웃음 짓기도 했다. 그러한 훌륭한 아내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것도 남편 되는 이의 결정과 안목에서 비롯되는 것일 것이다.전에는 법관하면 권위적이고 군림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 이 책을 읽은 후에는‘법관이 어떤 사람인지, 나아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 지’를 잘 알게 되었다. 직업적 청렴과 공정함은 물론 ‘고독’을 견디어야하는 것도......‘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함으로써 법관의 독립을 이루게 된다는 것도 잘 알 수 있었다.이 책은 또한 ‘소년법 폐지 청원’에 대한 사회각층의 논의를 다루고 있다. 원래 소년보호 재판의 근거가 되는 소년법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후진적이었다고 한다. 천종호 판사님은 그 잘못된 제도와 관행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데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으로 인해 소년법 개정은 새로운 화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잔인해진 아이들, 끔찍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자하는 여론이 끓어올랐다. 긴 시간동안 소년 재판을 맡아 왔던 천 판사님은 사태의 심각성은 공감하시지만 그 범죄 이면에 존재하는 원인을 파악하자고 강조하고 계신다.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이다. 청소년 정책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천종호 판사님은 또한 소년법의 폐지는 법치주의에 어긋남을 지적하신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에 의해 작동되므로 대다수의 국민이 동의한다면 소년법 폐지나 개정은 언제라도 가능하다. 천종호 판사님은 소년법 폐지 ·개정의 당사자는 미성년자이므로 그 과정에서 미성년자에게 충분한 의견 진술권을 보장해 주어야한다고 강조하신다.그 분은 형벌에 있어서 미성년자를 성인과 동등한 취급을 하고자한다면 민주주의의 핵심권리인 참정권부터 성인과 동등하게 부여해야한다고 항변하신다. 현행 공직 선거법은 미성년자에게 참정권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는 법적으로 선거권을 행사하여 소년법과 관련된 의사형성에 참여할 수 없다. 이런 상황하에서 소년법의 폐지 ·개정을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나 법치주의에 위반된다는 것을 피력하신다. 이 책은 감정적인 근거가 아닌 법적 논리로 차근차근 소년법 폐지의 부당성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잠시 생각해 보았다. 나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제까지 나는 모범생의 울타리에서 살아왔다. 범죄를 저질러 소년범이 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뒤집어 보았다. 나는 이제까지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 아래서 어려울 것 없이 살아왔다. 고생이라는 것이 무언지 모르고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내게 만약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나도 먹을 것이 없어 며칠을 굶는 일이 있었다면? 나는 그런 상황하에서도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자문해보았다. 사람은 환경에 지배되는 동물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물론 어렵다고 해서 모두 범죄에 빠져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범죄를 저지른 비행 청소년에게도 사연은 있을 것이므로 그들을 비난만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 책은 막연하게 생각해 오던 청소년 범죄와 소년법 폐지문제에 대해 사회성 깊은 울림으로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천 판사님은 한 번의 잘못으로 어린나이에 낙인이 찍혀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되는 청소년들이 그러한 절망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자고 강변하신다. 다시 재범을 저지르지 않고 사회인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제도와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이루어 내자고 주장하고 계신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소년법 폐지·개정 논의에 대한 심층적인 내용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에는 나와는 관계 없는 일로 생각해 왔던 비행 청소년의 현실에 관한 것도 잘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행동하는 지식인인 천종호 판사님께 존경을 표하고 싶다. 문득 프랑스 작가 앙드레 지이드의 ‘좁은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성경의 한 구절이기도 한 좁은 문.
아프리카 문화를 알 수 있는 참신한 이야기치누아 아체베의 ‘신의 화살’을 읽고‘신의 화살’은 내가 처음으로 접한 제3세계권, 즉 아프리카 문학 작품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아프리카에 대해 내가 무엇을 알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아프리카 하면 막연하게 광활한 넓은 초원에서 야생동물이 뛰어놀고 옷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원주민의 모습을 상상하지 않았던가. 아프리카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것이 얼마나 일천한 것이었던가를 깨닫게 한 작품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제3세계인 아프리카 문화권, 즉 나이지리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이 작품 ‘신의 화살’을 읽기 전에 나이지리아에 대해 먼저 알아보았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서부, 기니 만(灣)에 접해 있는 나라이다. 1900년 이후 영국의 식민 통치를 시작으로 1922년 국제 연맹의 위임 통치령이 되었다가 1960년 10월 영국 연방으로 독립한 나라이다. 1961년 주민 투표로 북부 카메룬을 병합하고, 1963년 4개 주(州)로 구성된 연방공화국을 선포한 바 있다. 종족은 250여 개 부족으로 이 책의 저자 치누아 아체베는 그 부족 중 하나인 이보족 출신이다.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는 1930년 11월 16일 나이지리아 동부 이보족 마을인 아남브라주의 오기디에서 태어났다. 우무아히아관립대학과 이바단 대학교를 졸업했다. 대학교 졸업 후 나이지리아 방송 공사의 프로듀서, 나이지리아 방송국장을 역임했고 1967년에는 나이지리아 대학 특별연구원이 되었다. 그 사이 록펠러 장학금과 유네스코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 생활을 했다. 1972년과 1975년 사이에는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과 코네티컷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영문학을 가르치기도 했다.그는 식민지하에서 문화 간 충돌로 몰락해 가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그려냈다. 그의 가문을 보면 아버지는 목사였기에 서구 문물을 일찌감치 받아들인 사람이다. 치누아 아체베는 어린 시절 이보족의 문화에 맞게 각색된 ‘천로역정’을 읽고 자란 사람이다. 즉 완전히 아프리카 전통에 매몰된 사람이라기보다는 나이지리아에서 서구 문화를 초기에 받아들인 집안에서 성장하여 그 영향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 활동을 통해 왜곡된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을 서구에 알리려는 노력을 했던 작가이다. ‘신의 화살’은 1964년 발표된 작품으로 1920년대에 나이지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소재로 하고 있다.‘신의 화살’을 읽기 전에는 아프리카의 전통이라든지, 역사, 문화에 대해 알지 못했었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이 책을 읽는 흥미로운 포인트는 저자 아체베가 자신의 출신 부족인 이보족의 전통, 토속 문화, 관습, 언어, 속담 등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어서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이 책은 이보족과 우무아로의 대표자인 울루 신의 사제 에제울루의 파멸을 그리고 있다. 영국의 식민주의가 침투하여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족 간의 갈등과 문화충돌, 그리고 내부 분열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신의 화살’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보족의 관습, 전통을 보여 주는 장면들이다. 이보족의 가부장적인 가족제도, 일부다처제에서 드러난 아내들 간의 갈등, 종교, 부모와 자녀 관계, 노동을 할 때 부르는 민요들, 전투를 할 때의 모습, 이보족의 전통적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많은 속담들이 긴 호흡의 문장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사실 내가 속한 문화와는 다른 문화권을 바라볼 때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서구인의 시각에서 아프리카인을 야만인으로 보았던 것이지 그 어떤 전통문화에도 뒤지지 않는 그들 고유만의 문화를 오랫동안 간직해 왔음을 잘 알 수 있었다.곳곳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속담이나 경구들은 다소 해학적인 것이 많았다. 해학적인 표현을 소개하면 에제울루가 그의 첫 번째 아내 마테피에게 하는 말(책 p26)인‘ 내가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당신한테는 그것이 화롯불을 끌 수 있는 개의 방귀 정도로 들리는가 보군.’‘개의 방귀’라는 말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사돈집에 갈 때는 지혜를 들고 가는 법이 아니라 어리석은 자세로 왔다’(책 p33)는 말을 통해서 이보족의 전통 중 사돈지간에 차리는 예의도 엿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지혜는 염소 가죽으로 만든 가방과도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지혜를 지니고 다닌다.’(책 p38) 라든지 ‘만약 쥐가 빨리 뛸 수 없다면 결국 거북이한테라도 길을 비켜줘야 한다.’(책 p297),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기 시대에 유행하는 춤을 춰야 하는 법이다.’(책 p332), ‘악수할 때 손이 팔꿈치를 지나가면 그것은 다른 뜻이 되는 법’(책 p393)등 이보족의 생활의 지혜가 담긴 경구들이 작품 곳곳에 등장한다. 참신한 비유도 많이 등장하는데 이보족의 생활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동물에 얽힌 비유가 많이 등장한다. ‘내 신세가 장날이 두 번이나 지나가도록 똥구덩이 속에 빠져 있던 거북이와 똑같다.’(책 p318) ‘두꺼비는 뭔가에 쫓기지 않으면 대낮에는 뛰지 않는 법’(책 p245)‘내일은 꼭 가야지, 내일은 꼭 가야지, 늘 그랬다네. 꼭 갈게. 꼭 갈거야, 하다가 꼬리를 키울 기회를 놓쳐 버린 두꺼비처럼 말이지.’(책 p325)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에도 염소, 사슴, 뱀, 도마뱀, 독수리 등 그 생활 문화가 동물들과 친숙해서인지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특이했다. 우리의 전래동화나 옛이야기를 읽을 때 서두에 등장하는 문구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에.....’가 아닌 ‘아주아주 먼 옛날 도마뱀이 매우 드물었을 시절에......’(책 p36)도 생활 환경의 차이에서 나오는 묘사며 비유이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도마뱀을 이용한 환경 묘사가 나오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번역을 잘 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묘사의 탁월함도 곳곳에 드러난다. 에제울루가 고민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도 참신한 비유가 등장한다.‘에제울루는 우무아로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었다. 하지만 누구 한사람 얘기해 주겠다고 나서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한테 호기심 많은 노인네로 여겨지는 것도 싫었다. 그리하여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우무아로에는 점점 더 낯선 침묵만이 흐르게 되었다. 그것은 야자열매껍질이 타들어 가면서 조용히, 면도날같이 날카롭게 솟아오르는 파란 불꽃처럼 사람의 속을 태워 버리는 그런 침묵이었다.’(책 p381)비유 하나에도 토속적인 단어가 등장한다. 보통 침묵이라 하면 무거운 공기 같은 침묵이라든지, 고요를 상징하는 단어를 고르지만 야자 껍질과 면도날같이 날카롭게 솟아오르는 파란 불꽃이라는 표현은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보지 못한 참신한 비유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침묵에는 갈라진 틈이 있었고 그 틈을 통해 이따금씩 애가 타들어 가도록 찔끔찔끔 새어 나오는 소식이 본의 아니게 그의 귀로 들어왔다. 이런 것 때문에 침묵은 동굴 안에 던져진 조약돌과도 같이 한층 더 깊어지기만 했다. 오늘은 아쿠에부에가 그런 조약돌을 던졌다.’(책 p382)
새로운 미래를 향한 열정과 노력을 읽고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고 또 자신의 열정과 노력에 의문을 갖는다. 나의 노력이 과연 미래를 위한 올바른 도전일까? 내가 노력한 만큼 나의 미래는 보상 받을 수 있을까?특히 청년 실업문제가 대두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각종 전문 대학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입시 특성 상 대학교 전공을 고를 때 막연하게 점수에 맞추어 선택한 후 대학교에 가서 후회하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전공으로 고민하는 학생들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또한 바늘구멍을 뚫고 직장인의 타이틀을 얻었지만 그 속에서 전문직이라는 보다 발전된 자신의 인생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이러한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또 다른 자신의 인생의 제 2막을 꿈꿀 수 있는 전문대학원은 저 멀리 떠 있는 환상의 무지개를 내 앞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기회로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꿈꾸어 볼 수 있다는 것도 극히 제한된 경우이고 소수에게 주어지는 혜택이기도 하다.경제적이 여건도 그렇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그렇고 사실 막상 도전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해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한 고민에 맞닥뜨렸거나 치의학 전문대학원 합격을 꿈꾸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 책은 전문대학원 중에서도 서울대 치의학전문 대학원에 합격하여 새로운 꿈을 끼우는 동기 9명의 도전하계 된 계기, 자신의 마음으로 스스로 다스리며 결과는 낸 방법 등 입시 성공 노하우가 담겨 있다.물론 앞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누구나 꿈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9명 주인공 역시 치의학전문 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유명대학교의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높은 점수가 지원 가능한 전공을 갖고 있었다. 물론 이런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이 준비할 수 있는 치의학대학원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성공 노하우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불안감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황이 잘 묘사되어 있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성공한 바탕에는 의사에 대한 확고한 목표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 이었다. 그 어려운 도전을 위해 자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왜 어려운 도전을 하려고 하는 지에 대한 목표의식이었고 자신을 누구보다 철저하게 분석하고 냉철하게 판단한 자기 성찰에 관한 부분이었다.이 책의 공동저자들은 경영학, 공학, 화학, 전자공학, 물리학, 건축학, 수의학, 약학, 또는 잘 나가던 대기업 직장인에서 수험생의 신분으로 돌아오기까지 쉽지 않았던 결정과 8개월부터 1년에 가까운 기간을 어떻게 수험준비를 했는지 적고 있다.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 기간 동안 시간관리 각 과목별 출제 경향과 공부에 집중했던 방법, 필기법, 그룹별 스터디와 면접 영어 공부 까지 자신들이 시행착오 하면서 몸소 익혔던 방법들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대학생활, 전공학점 등에 관한 것은 일반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바로 전문대학원 입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잘 병행해서 진행하는 방법 등이 나와 있고 구체적인 시험 준비 항목부터 시험에 임하는 마음가짐, 중장이 계획, 하루 일과 등으로 나누어 세세하게 자신이 실행한 방법을 설명해준다. 역시 수험생은 자신의 마음관리와 시간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어서는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언어추론, 생물, 화학, 유기 화학,물리 등의 과목별 공부방법이 이어진다.모든 수험생이 혼자 가는 길은 어렵기에 마지막 파트에서는 학원수강과 모의고사 스터디 그룹 활동법등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혼자 가는 건 어렵기에 함께 가야 하는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옆에 있는 사람들이 선의의 경쟁자이긴 하지만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은 합격의 여부를 좌우하는 면접에 관한 것과 영어준비에 대한 조언을 담고 있다. 그리고 9명 공동 저자의 각각이 당부의 말이 담겨져 있다.물론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이런 공부 방법도 도움이 되었지만 각 저자들이 마지막에 적은 당부의 말이 나를 되돌아보는 큰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단순한 경제적인 이익에 집착해서 시험을 준비하고 의사를 택하지 말 것, 진학 후 이어지는 공부 양과 어려움은 확고한 목표의식이 없다면 이겨내기 힘든 제2의 시련이 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들은 비단 전문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람’의 존재 이유,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저자 박노해노동시인의 대명사, 박노해. 는 그의 옥중 에세이집으로 1997년 출간되었다. 서슬퍼런 군부독재 시절, 노동해방과 민주화 운동의 한 획을 그었다는 그의 죄가 아닌 죄명은 얼굴 없는 시인이라 불리웠던 그에게 험난한 투옥 생활을 감내하게 만들었던 시대의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되기도 했었다. 그는 옥중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이야기했고, 그가 육필로 남겼던 많은 글들은 이 한권의 책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그의 책 제목은 간혹 뉴스의 제목으로, 앵커의 마감 멘트로, 많은 이들 앞에 선 유명 강연자들의 메시지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었다.1. 시인 박노해에게시인 박노해의 사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민중을 의미한다. 박노해의 ‘사람’은 권력자와 기득 세력에 의해 희생과 억압을 강요당해야 했던 이 시대의 가난한 노동자, 서민, 삶의 변두리에서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잡초와 같은 그런 사람들이다.박노해가 이 책을 펴낼 당시, 그와 함께 노동해방 운동,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이들 중 박노해가 변했다며 땅을 치고 통곡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1980년대 군부 독재와 노동자들에게 행해지던 자본가들의 극심한 탄압 속에서 민주화를 외치고, 노동해방을 부르짖었던 박노해가 다시 돌아와 ‘사람’을 화두로 던진 것을 두고 ‘변절자’라며 비난의 잣대를 들이밀기도 했었다고 한다.이것은 에 담긴 메시지와 시들의 내용이 그가 최초로 펴냈던 시집 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졌으며, 그 표현의 강도 역시 세기가 약해졌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를 읽은 내 생각은 조금 다를 수밖에 없었다. 비록 부드러워지고, 유약해진 문체와 글귀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시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더 쉽게 접근하고 더 쉽게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가 1997년 출간이 되자마자 대형 서점은 물론, 중소규모의 서점에 이르기까지 30만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것도, 더 많은 독자들과 더 넓은 세상과 만나기 위한 시인의 변화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글귀를 수많은 정치인들이 차용하고, 연설문의 주제로, 대화의 화두로, 자신들이 나갈 방향에 대한 제시로 이용했던 것도 이와 다를 바가 없다.박노해가 처음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시절은, 사회를 뒤덮었던 좌파, 우파의 논쟁, 좌우 이념이라는 극명한 대립이 점차 사그라지던 시기였지만,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주의의 붕괴 현상이 도미노처럼 일어나면서 이념과 세대의 대립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사상이 제기될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시인 박노해는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진보와 보수로 대변되는 이론적인 논쟁의 주체를 ‘사람’으로 옮기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제시했으니 말이다.나는 시인 박노해, 인간 박노해가 던지는 화두인 ‘사람’이라는 존재 그 자체이다. 나를 비롯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이야기하는 박노해에게 감히 내가 평가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시인 박노해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좀 더 따스해졌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2.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시장속에서 살아가면서 中에서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사람만이 희망이다(중략)살아가면서어찌 살수 있는 기회를 찾으랴희망찬 사람은그 자신이 희망이다길 찾는 사람은그 자신이 새 길이다참 좋은 사람은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사람 속에 들어 있다사람에서 시작된다다시사람만이 희망이다내가 살아오면서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섰던 적이 얼마나 되었는지, 내가 아닌 타인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세상 모든 일들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길 갈망하고, 요구했던 지난 시간들. 내 주변의 이웃들, 그 이웃을 둘러싼 사람들의 마음 하나 헤아리지도 못하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객기와 욕심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살아왔는지... 사람이 희망인데, 정작 그 희망이 되는 사람들을 내 스스로 밖으로만 밀어냈던 것은 아니었는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자신에게 되묻고 또 되물어 대답을 찾아내고 싶었다.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계산기를 두드리기 쉽다. 이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이익이 되는 사람인지 잣대를 들이대고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로운 사람이라는 판단이 서면 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학생들이라면 한 학년 올라가면서 새롭게 만나게 되는 반 친구들에게서,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터전이 될 직장에서의 동료, 상관, 후임들에게서, 저마다의 직업과 연령, 생활해나가는 기반 속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자신의 잣대로 “이 사람은 안돼, 이 사람은 나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이니 꼭 필요해”라는 가치 판단을 내리게 된다. 나 역시도 그런 삶을 살아왔다.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반성했던 부분 역시 내가 좁은 시야를 가지고, 헛된 관계들을 양산해왔구나 싶었던 부분이었다. 홀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내 이익에 의해서, 이해관계에 따라 그 사람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오려붙여왔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이 부끄러움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살아오면서 도덕을 배우고, 사회를 배우고, 종교, 철학, 인문학 등을 배우면서 인간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들을 배우면서 늘상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 아무리 다짐하고 내 자신을 단속시켜보아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누구든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예민한 성격 탓에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실망하고, 싸우고, 마음을 다쳐왔지만 그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채, 타인의 탓으로만 돌리기 급급해왔던 것 같다.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다. 그 사람이 지나온 삶의 흔적을 보려면 그 사람의 얼굴을 보라고. 얼굴만큼 적나라한 흔적도 없다고.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사람만이 희망인 시대에 어울리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지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았다.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 되는 사람,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라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 앞에 나는 얼마나 희망이 되었고,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가 하고 말이다.3. 첫마음을 잃지 말자첫마음 全文한 번은 다 바치고 다시겨울나무로 서 있는 벗들에게저마다 지닌상처 깊은 곳에맑은 빛이 숨어 있다첫마음을 잃지 말자그리고 성공하자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첫마음으로우리에게 첫마음은 참으로 아름답고 순수함 그 자체의 존재임이 틀림없다. 시인에게 향하던 비난의 화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첫마음을 잃지 말자”고 읊조리는 시인의 경건한 말 한마디에서 느꼈던 것은 이 사람의 마음의 뿌리는 결국 오랜 벗들, 상처입고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한줄기를 놓치 않고 끝까지 부여잡았던 이 땅의 많은 뿌리들, 그리고 그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이었다.누구에게나 첫마음은 있다. 처음 사랑을 시작하게 될 때 이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 결혼식을 올리면서 부부로서의 약속을 나누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겠다는 첫마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기를 낳으면서 부모로서 좋은 세상 만들어주겠노라고 약속했던 그 첫마음.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서민들을 위해 이 한몸 아끼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첫마음. 첫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해 인정받겠다고 다짐했던 그 마음.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배움의 깊이를 더하고, 알찬 대학생활을 하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나눴던 그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