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감상문< 올해의 작가상 2018 >현대디자인과 문화 수업의 과제를 계기로 광화문역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했다. 나는 그날 올해의 작가상이라는 주된 타이틀 속으로 들어가 관람을 했다. 이 타이틀은 해마다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 신작 제작을 위한 비용과 기회를 제공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이후 국제적인 미술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들의 심사를 통해 1명의 최종 수상자를 시상한다. 복수의 후보 중 1인을 선정하는 시상제라는 형식 때문에 대개 경쟁구도와 최종수상자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올해의 작가상’에서‘상’이라는 단어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사실 ‘올해’와‘작가’이다. 즉 2018년 바로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이며, 좁게는 미술계에서, 넓게는 사회에서 비평과 토론의 소재로 삼고 있는 작가들이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전시인 것이다. 이 4명의 작가 구민자, 옥인 콜렉티브(김화용,이정민,진시우), 정은영, 정재호는 어떻게 ‘올해’를 대표하고 있으며, 이‘작가’들은 예술가로서 어떤 태도를 견지하고, 어떤 비전을 우리에게 제시하는가. 나는 이들의 작품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느끼며, 예술은 어떤 점에서 ‘동시대적’인가를 질문을 하고 묻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나는 4명의 작가에 전시를 가이드와 함께 관람을 했다. 처음에 가이드는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과연 누가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을까요? 관람을 다 마치고 추리해보세요.“ 난 그 소식은 전해 듣지 못하고 온 터라 가이드의 설명에 더 귀를 기울였다. 관람을 마치고 곰곰이 생각하면서 난 4명의 작가 중 정은영 작가의 작품들이 가장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작품 주제는 여성국극을 둘러싼 연구와 조사, 분석에 기반을 둔 영상을 전시했다.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거쳐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의 현대 예술은 영상, 그림, 소리 등 대중들에게 파급효과가 큰 다양한 미디어아트의 형식으로 나타는 것 같다. 미디어아트는 작품, 즉 여러 가지 대중 매체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이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등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도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러한 미디어아트는 대부분 여론 조작, 권력에의 봉사 등 대중매체의 부정적인 효과를 이야기하는 입장을 취한다. 대량생산을 특징으로 하는 소비사회를 긍정적으로 반영한 팝아트와는 달리 대중매체가 지닌 부정적인 측면을 밝히거나 미디어에 의한 정보조작 등을 비판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이번 작품들 중에서 내가 제일 관심이 가고 호기심을 가졌던 건 바로 작가들의 사회적 책임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감자와 같은 화두에 있는 남녀평등(페미니즘), 소외 계층과 빈곤, 권위적인 국가 권력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과연 예술 작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정은영작가는 페미니스트이다.여성배우들로만 공연되는 여성국극은 작가에겐 성별의 규범과 문화의 동시대성이 어떻게 인식되고 구성되는지를 밝히는 매우 중요한 민족지이다.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지역의 근대기에 발견되는 이‘여성극장’은 근대국가의 욕망 안에서 발명되고 호명된 젠더수행의 견고한 이분법과 전통의 형성과 배제의 역학에 드리운 이데올로기적 관념을 직시하게 한다. 작가는 여성국극이 기억되거나 설명되어온 기존의 역사쓰기의 방식을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유예시키고, 그것을 둘러싼 담론과 기억의 뒷면에 머물고자 한다. 나아가 이 유예된 시간을 공간이라는 부피의 감각으로, 수행이라는 신체의 움직임으로 채워내고자 하는 작가는 여성국극의 본질적 정당성을 찾아 회복시키기보다는 이러한 감각적 변이를 통해 보다 변칙적이고 퀴어한 예술실천의 정치적 힘을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