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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견학기
    어렸을 때 부터 줄곧 과천 부근에서 자라난 나로써는 물리적 위치 만큼이나 친근한 미술관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어느 때보다 인상 깊었고 진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방문이었다.이번 미술관 관람에서 내가 가장 주시했던 전시실은 제 3전시실이었다. 그중에서도 “인간?존재”에 대한 섹션이 가장 인상 깊었다.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내 눈을 가장 먼저 그리고 뚜렷하게 잡아 끈 사진은 정병국화가의 ‘의지있는 아다지오’라는 작품이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짙은 원색 계통의 색도 아니고 화려한 그림으로 가득 찬 작품도 아니었다. 하지만 화면의 반 이상이 짙은 그림자로 덮여있고 작품 대부분이 무채색으로 그려져서 상당히 우울해 보이는 이 작품이 인상 깊었던 만큼 맘에 든 것이 사실이다. 화면의 주인공은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이 흰 원피스를 입고 굽 높은 구두를 신었음을 생각할 때 주인공이 여자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그림의 제목과 관련하여 생각할 때 굵은 회색빛의 종아리는 그림 속 여자의 의지를 드러내는 듯했고 강인한 여자라는 이미지를 가져다 주었다. 이에 배경으로 보이는 어두운 길은 앞으로 여자가 헤쳐 나가야 할 장애를 나타낸 것 같았다. 직면한 상황을 여자 혼자서 감당해 내기 위해 수많은 고독과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는 하늘은 희망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이 작품이 맘에 든 이유였다. 아무리 어두운 배경이라도 하늘은 푸르고 배경이 어두운 만큼 그 푸른 하늘이 더욱 눈에 뛰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무리 어두운 시절이라도 그 속에 희망은 존재한다는 역설적인 생각을 했다.그리고 그 옆에 있던 동일 화가의 ‘해변’이라는 작품도 인상 깊었다. 제목과 같이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앞을 향해 뛰어가는 한 인물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앞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 나오는 인물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빨간 자켓과 흰 하의를 입고 있지만 이 인물도 어딘가 우울하고 외롭고 불안해 보인다. 검은 그림자가 앞의 작품과 더불어 낯설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 고독감, 불안함, 어두움 등이었기 때문 일 것이다.같은 전시실의 박성태화가의 작품도 기억에 남는다. 그 작품에는 제목이 없었는데 알루미늄과 망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두 겹으로 사람의 형태만이 표현되었는데 금속의 재료가 쓰인 만큼 차가운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인간의 형상이 두 겹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내면의 나’와 ‘표면적 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두 명의 나’라는 괴리감을 일축시키기 위해서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는 듯 했다. 두 팔과 두 다리가 축 쳐져 있고 두 눈을 지긋히 감고 꾹 다문 입이 무척이나 진지해 보였다. 이 모든 느낌과 ‘인간?존재’라는 섹션에 비추어 볼 때 작품 속 인물은 자신이라는 근원적 존재를 탐구하고 사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후감/창작| 2021.06.10| 2페이지| 1,000원| 조회(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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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존주의 카프카의 <변신>과 초현실주의 이상의 <날개> 비교
    실존주의 카프카의 과 초현실주의 이상의 비교카프카의 변신과 이상의 날개는 각각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먼저 카프카의 변신은 실존주의 소설로써 실존주의의 가장 큰 특징을 잘 대변하는 작품이다. 실존주의란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현상을 부조리로 보고 본질보다 구체적 실존을 중시하려는 사상이다.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카프카의 성찰은 이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잠자리 속에서 한 마리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이러한 변신 모티브를 보면 이 소설이 초현실주의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벌레로 변한 그는 당연히도 가족을 부양할 능력을 잃게 되고 그에 따라 가족들에게 철저한 소외를 당하게 된다. 그를 바라 본 어머니는 ‘울부짖는 잠긴 목소리로 오 하느님, 오 하느님! 하고 소리치더니, 모든 것을 포기하기라도 하는 듯이,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장의자 위로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으며 아버지는 심지어 ‘식탁 위에 있던 과일 접시에서 아버지는 주머니를 가득 채워 가지고, 얼마간은 제대로 겨냥도 하지 않은 채, 사과를 연이어 집어던져’ 결국 ‘그레고리의 등에 호되게 들어가 박히’게 한다. 처음에는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여동생 마저도 작품 후반부분에 이르러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우리는 이것에게서 벗어나도록 해봐야 돼요’, ‘내보내야 해요’라며 오빠에 대한 불만을 폭발시킨다. 오빠를 ‘이것’이라고 표현한 그녀는 애초부터 그를 오빠로써 인정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가족보다 그레고르에게 더 우호적이었기에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그의 죽음이후 평온한 그 외 가족들의 모습이 묘사된다. ‘그리하여 그들의 목적지에 이르러 딸이 제일 먼저 일어서며 그녀의 젊은 몸을 쭉 뻗었을 때 그들에게는 그것이 그들의 새로운 꿈과 좋은 계획의 확증처럼 비쳤다’고 묘사되며 온 가족이 마치 너무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행복하게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모습은 소름끼칠 정도로 무정한 가족들의 모습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작가인 카프카는 이런 가족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의 가족 윤리가 얼마나 이해 타산적이고 비윤리적인가를 꼬집고 있다.변신의 가장 중요하고 대략적인 줄거리는 바로 ‘그레고르 잠자의 소외’ 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그레고르가 경제적인 능력은 상실 했다는데 있다. 그런데 사실 그가 벌레로 변신하기 전에도 그는 가족들에게 소외당하고 있었다. 다만 변신 전 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정신적인 소외에서 정신적, 육체적 소외로 그의 소외감이 더 확장 되었다는데 있다. ‘그때가 좋은 시절이었다. 그 이후에는 한번도 그런 시절이, 적어도 그런 빛을 띠고는 되풀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후일 그레고르가 돈을 많이 벌어, 온 식구의 낭비를 감당할 수 있었고 실제로 감당하기도 했건만 말이다. 사람들이 익숙해졌던 것이다. 식구들이나 그레고르 역시도, 식구들은 돈을 감사하게 받았고, 그는 기꺼이 가져다주었으나, 특별한 따뜻함은 더 이상 우러나지 않았다.’ 라는 구절을 보면 그레고르는 애초에 가족 내에서 ‘돈을 위해 존재하는 구성원’정도의 취급을 받고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처음부터 가족의 정 따위는 없었던 그레고르의 가족들은 모두 자신의 것 만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버지는 그레고르의 변신 이후 가정 내 실권을 잡는 권력자가 된다. 경제적 능력에 따라서 가정 내 권력관계가 존재 한다는 것 자체가 물질만능화 된 사회에 의해 변해버린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렇게 카프카는 그의 작품을 통해서 부조리한 사회와 그로인해 파편화된 가족관계를 드러내고 있다.무엇보다 그레고르가 불행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가족 구성원 내에서 유일하게 가족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있다. 그는 죽어가는 순간에도 ‘그의 등에 박힌 썩은 사과와, 온통 부드러운 먼지로 덮인 곪은 언저리도 그는 어느덧 거의 느끼지 못했다.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했다. 그가 없어져 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도 누이동생의 그것보다 한결 더 단호했다.’ 자신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할 만큼 그는 가족들에게 이타적이다. 상당히 그의 가족들과 대조적인 모습니다.다음으로, 날개는 이상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인 소설중의 하나이고 이상은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작가로 손꼽힌다.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의 세계 내지는 꿈의 세계의 표현을 지향하는 사조이다. 초현실주의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상의 작품들은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 만큼 많은 문제를 일으켰고 다양한 해석이 시도된 작가도 드물다. 이상은 날개에서 혼잣말을 하는 듯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내면세계를 솔직하고 정밀하게 묘사해 내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새 내가 주인공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굿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로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놓을 것 같소. 위트와 파라독스와…….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오. 그대의 작품은 한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의하여 차라리 경편하고 고매하리다.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도스토예프스키 정신이란 자칫하면 낭비일 것 같소. 위 고를 불란서의 빵 한 조각이라고는 누가 그랬는지 지언인 듯싶소. 그러나 인생 혹은 그 모형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화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고하는 것이니…… 테이프가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채기도 머지 않아 완치될 줄 믿소. 굿바이. 감정은 어떤 포우즈 . (그 포우즈 의 원소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지 나도 모르겠소.) 그 포우즈가 부동자세에까지 고도화할 때 감정은 딱 공급을 정지합네다.’와 같이 그가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듯한 그의 묘사는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그의 생각을 그대로 잘 드러낸다. 너무나 꾸밈이 없어 더 난해하다. 이처럼 의식의 흐름 기법은 그의 작품에 초현실주의적 색채를 더하는데 큰 공헌을 하였다.날개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방 안에서 아내에게 종속되어 거의 사육되다 싶은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는다. 하루 종일 잠을 자는 것 외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일은 하지 못하고 산다. 남편이지만 아내와 동침하지도 않는다. 아내는 매춘부로써 그녀의 매음 행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녀의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인다. 그런데 주인공은 그것을 감기약인줄로만 알고 있다가 후에야 그 것이 수면제 였음을 알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은 ‘날자,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며 작품을 마친다.주인공은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간다.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내조차 그와는 다른 세상에서 사는 듯하다. 이는 변신에서 그레고르가 가장 작은 사회의 단위인 가정에서조차 버림받고 살아가는 모습과 흡사하다. 누이동생의 바이올린 연주에 이끌려 방 밖으로 나갔다가 결국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고 결국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잠자는 철저하게 버림받은 구성원이다. 날개의 ‘나’는 심지어 아내의 직업도 알지 못한다. 아내에게 조차 소외감을 느끼고 단절된 채 살아가는 것은 곧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33번 지 18 가구 속의 일곱 번째 방도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 그는 ‘아랫방은 그래도 해가 든다. 아침결에 책보 만한 해가 들었다가 오후에 손수건만 해지면서 나가 버린다. 해가 영영 들지 않는 윗방이 즉 내 방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볕드는 방이 아내 방이요, 볕 안드는 방이 내 방이요 하고 아내와 나 둘 중에 누가 정했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라고 말한다. 그가 묘사하는 어두컴컴한 방은 마치 조금씩 조금씩 그의 물건이 없어지고 ‘벌써 비어버린 벽에 온통 털옷에 감싸인 여자의 사진이 눈에 띄게 걸려있는 것을 보고 급히 기어 올라가 액자 유리에다 몸을 찰싹 붙’인 그레고르의 방과 비슷한 분위기 이다. 그에겐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날개의 주인공 ‘나’도 ‘그렇건만 나에게는 옷이 없었다. 아내는 내게 옷을 주지 않았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진 것이 없는 존재이다. 이처럼 두 작품의 주인공은 너무나 닮아있다.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상황과, 물리적인 배경, 그리고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모습 때문에 가족들에게 조차 철저하게 소외 된 인간의 모습은 다른 두 작가가 그려낸 거의 흡사한 주인공들이다.
    독후감/창작| 2021.06.09| 4페이지| 2,000원| 조회(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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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지 않는 도시들 독후감
    언어의 마술사와 떠나는 도시 여행-마르코 폴로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읽고‘여행’이라는 것만큼 모두를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뉴욕, 런던, 파리, 도쿄처럼 모두가 잘 아는 도시들로 떠나는 여행은 신난다. 타임스퀘어 앞에서, 빅벤 앞에서, 에펠탑 앞에서, 도쿄타워 앞에서 찍은 사진들을 내 앞에 펼쳐놓고 친구들 앞에서 여행담을 늘어놓는 일도 신난다. 하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도시들을 방문해 그곳 사람들을 만나고 도시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리라.개인적으로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는 여행에 관련된 서적들을 많이 읽는다. 그러한 책을 읽으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도, 스페인의 투우 경기도 모두 간접적으로 나의 경험이 된다. 여행 서적들을 좋아하는 다른 이유는 글쓴이들의 입담이 날 사로잡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화려한 색색의 사진들이 날 유혹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도시들》(민음사, 2007)에는 작가의 간결하고 쉬운 입담도 없고 시선을 끄는 사진도 없다. 하지만 여행 서적들만큼 이나 매력적이다. 이탈로 칼비노의 묘사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도시들은 환상 그 자체이다. 그는 마치 언어의 마술사처럼 새로운 세계를 말로써 창조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들이다. 이탈로 칼비노는 역사적으로 실제로 존재했던 쿠빌라이 칸과 마르코 폴로라는 인물을 이용하여 그가 창조한 도시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소설은 쿠빌라이 칸과 여행자 마르코 폴로가 나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 칸에게 자신이 여행했던 도시들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거의 대부분이다. 책에는 비록 사진이나 그림은 없지만 섬세하고 수려한 묘사를 통해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소설 속에는 총 55개의 도시들이 등장한다. 모든 도시들에는 ‘도시와 기억’, ‘도시와 욕망’, ‘도시와 기호들’, ‘섬세한 도시들’, ‘도시와 교환’, ‘도시와 눈들’, ‘도시와 이름’, ‘도시와 죽은 자들’, ‘도시와 하늘’, ‘지속되는 도시들’, ‘숨겨진 도시들’이라는 각각의 소제목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시와 그 안에 있는 모습들에 함축된 의미를 이해하고 교훈을 알아내는 것이 곧 이 책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끝내는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기를 포기한 도시들도 몇 군데 있었다.《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여러 도시가 가지는 다양한 특징만큼이나 그 주제에 대해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생각을 해주게 하는 책이다.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 칸에게 보고하는 도시들은 모두 그가 방문했던 도시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그 도시들은 모두 그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지고 방문되어진 도시들일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쿠빌라이 칸과 마르코 폴로의 대화들도 모두 상상으로만 이루어진 것 일수 있다. 이는 “마르코 폴로는, 머나먼 도시의 낯선 지역에서 길을 잃으면 잃을수록 거기에 도착하기 위해 지나왔던 다른 도시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여정을 다시 훑어보게 되며, 닻을 올렸던 항구, 젊은 시절 친숙했던 장소들, 그리고 집 주위, 그가 어린 시절부터 뛰어놀던 베네치아의 광장을 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대답하는 상상을 했다(아니 쿠빌라이가 그런 대답을 상상했다.)”와 같은 구절이 나오는 각 부의 처음과 끝 부분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이는 55개의 도시들이 풍기는 신비한 분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어 보인다. 토머스 모어의 소설《유토피아》를 떠올리게 만드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도시들이 소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씩 나열된다. 이어지는 도시들의 나열 속에서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실제적인 것은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소설 제목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55개의 도시들은 모두 우리가 볼 수 없는 도시들이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실제 한다고 볼 수도 없다. 하지만 모든 도시들이 어딘가 우리가 지내는 도시와 조금은 닮아보였다. 언뜻 보면 비현실적인 도시의 모습들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 모습들 속에 현실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와 기억 5’에 나오는 마우릴리아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70-80년대가 생각이 난다. 경제개발을 목적으로 시골의 풍경들이 점점 없어져가는 모습 속에서 마냥 뿌듯하지만은 않았을 주민들의 모습이 책 안에 흡사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숨겨진 도시들 2’에 등장하는 라이사에서는 매 순간 사건과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런 라이사의 모습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떠올리게끔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에서도 라이사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소소한 행복은 존재한다. 마르코 폴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을 반추하게끔 한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여러모로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하는 기회를 주는 소설이다.도입부에서 말 했듯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마치 여행 서적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르코 폴로라는 문화인류학자가 써내려간 연구 기록서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서로 다른 도시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 사이에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도 각 나라, 각 도시마다 공통된 문화와 상이한 문화가 공존하듯 이탈로 칼비노의 세상에도 똑같은 원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묘사하는 도시 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독서 포인트이다.
    독후감/창작| 2021.06.09| 2페이지| 2,000원| 조회(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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