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진정한 배움의 자세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것들의 근본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가지고 답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화학2 수업시간 중 ‘이온결합 물질 내에서 원자 간에 작용하는 전기력은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체계적이지 않은 인터넷 조사로는 부족해서 무기화학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저는 기존에 알고 있던 급수, 극소 개념을 접목해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완벽히 알기에는 어려웠습니다. 이를 이해하게 된 계기는 3학년 때 선택한 고급 화학 과목이었습니다. 물리적 지식으로 화학적 현상을 대하는 관점을 배우며 화학에 대한 시야를 넓혀 준 수업이었습니다. 또한 혼자 공부할 때 잘못 이해했던 ‘마델렁 상수’는 고급화학을 공부하며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었는데, NaCl 결합모형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접근하자 쉽게 식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결정격자의 마델렁 상수도 계산해 보고 싶다는 흥미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완성된 지식이 또 다른 호기심을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학문의 진화는 많은 생각을 거치며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습니다.2년 동안의 과학실험동아리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여러 번 실패했던 화학 전지 실험입니다. 저는 성능 좋은 전지를 만들고자 부원들와 토의하여 가설을 세웠습니다. ‘U자 시험관을 사용하여 전류가 전선으로 흐르지 않고 수용액 내에서 반응함’, ‘재사용 금속판이므로 성능이 떨어짐’ 등 실패 이유를 탐색하며 엄격한 변인통제 하에 실험 장치를 개선시켰습니다. 끝내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탐구 과정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할 수 있음을 알고, 보다 넓은 시각으로 실험을 분석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화학2를 배우며 전지 실험의 문제가 염다리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음을 알고 실험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연료전지 개발에 대한 호기심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시행착오는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학교생활에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었습니다. (999자)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생명과학1 수업 시간, DNA 복제 영상을 보며 이를 인공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했습니다. DNA 인공 복제 기술에 대해 조사를 하며 저는 유전자 발현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고, 같은 관심사의 친구들과 함께 ‘유산균 유래 신규 전분분해효소 유전자의 클로닝과 발현’이라는 주제의 과제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 과정이 생각만큼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대장균을 배양해야 하는 실험이었기 때문에 기다림의 시간이 며칠씩 필요했고, 배지에 자란 작은 클론들을 눈으로 대조하며 분석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산업적으로 유용한 유전자를 발굴하는 연구를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직접 진행하는 것이 저에게 큰 힘이 되어, 탐구 과정이 지루하고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을 통해서만 접하던 장비들을 다루어 보고, 전분분해형질 발현을 확인했을 때는 정말 연구원이 된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연구하며 각자 맡은 부분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큰 흐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더 책임감있게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 지식을 나누기 위한 소통 능력도 필수적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과제연구를 통해 참된 열정과 탐구심으로 연구에 임할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배웠고, 이후 학업에 있어서도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공부의 진짜 의미임을 되새기며 학습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과제연구 참여는 ‘DNA의 복제’라는 현상 자체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생명공학기술’ 분야에서 어떻게 응용해 나가는지 알게 된 좋은 기회였습니다.3학년에 올라와서, 저는 지친 학업 생활 속에서도 틈틈이 책을 읽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식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독서를 통해 알게 된 미세캡슐화 기술을 활용하면 앞서 진행한 과제연구 결과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저의 아이디어를 타인에게 제시하여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지적호기심탐구 및 발표 한마당에 참가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미세캡슐의 특징은 작은 변인 조작만으로도 무궁무진한 기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곧 신소재의 연구가 필요한 이유 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자 배열에 변화를 줌으로써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하고, 이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어내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지적호기심 발표는 신소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혼자 생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들으며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평가선생님들의 질문에 답하고,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막연한 상상에 불과했던 저의 생각을 점점 구체화시킬 수 있었고, 의견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미래의 아이디어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실생활에서의 활용임을 알고,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이 진정 의미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을 굳힐 수 있었습니다. (1500자)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저는 친구들과 생각을 융합하여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아서 2015, 2016 교내 글로벌리더십캠프에 참가했습니다.1학년 때 참가한 캠프에서, 연습 장소 부족으로 다른 팀과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자칫 과열 경쟁으로 친구들간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연습공간을 독점하기보다 나누어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어 분위기를 진정시켰습니다. 또한 대화를 통해 두 팀의 연습 진행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한 팀은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고, 다른 한 팀은 무대 밖에서 소품 준비를 하는 방향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팀 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님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캠프 이후 학교생활에 있어, 의견이 다를 때 상대를 일방적으로 설득시키기보다는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갈등을 해결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2학년이 되어 참가한 캠프에서는 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조장 선출 자리에서 친구들의 추천을 받고 저는 고민했습니다. 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것에는 자신있지만, 때로 강단있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리더로서는 부족한 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팀을 위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저희 조는 토의 자리에서 선뜻 먼저 말을 꺼내는 사람이 없어 대화가 활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친구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생각을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한 사람이라도 표현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못할 때면 각 의견의 장점을 도합한 절충안을 제시하기도했습니다. 모두가 하나되어 저희 팀은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을 뿐더러, 수상의 기쁨도 나눌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리더십 캠프는 사회에 나아가서도 조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999자)
고매한 죽음을 위해서- 시 ‘사라지는 꽃’을 읽고 -2********* 김**모두가 죽음을 겪는다. 직접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때로는 가까운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시간의 순환 속에서 수도 없이 많은 인연들이 만나고 헤어진다. 그 중에서도 두 번 다시 볼 수 없음을 전제로 한 작별인사는 얼마나 쓸쓸한가. 임종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기억이 남고, 눈물이 남고, 아쉬움이 남고, 그리움이 남는다. 생과 사는 뫼비우스의 띠로 엮은 듯이 이어져있다. 삶과 죽음을 엮어내는 실은 시간이며, 시간의 본질은 순환이다. 죽음을 마지막 숨을 내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숨은 에너지를 얻는 것이고, 날숨은 에너지를 잃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생사를 겪는 인간사는 호흡의 순환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지금 이 찰나의 순간에도 지구 어디에선가는 생명이 태어나고, 스러진다. 시인 역시 하나의 생이 꺼지는 순간을 고요히 지켜보고 있다.첫 행에서 화자는 꽃의 사라짐을 묵묵하게 말한다. 문장의 끝에는 쉼표를 사용했다. 첫 문장뿐 아니라 모든 문장의 끝에서 쉼표를 사용했다. 이 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표현법인 도치와 잘 어울리는 문장부호이다. 온점을 사용했다면 문장 단위로 장면을 끊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쉼표를 사용하여 여지를 남겼기 때문에, 파노라마처럼 길게 이어지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꽃은 사라지는 것으로서’의 순서로 쓰는 것이 일반적인 문장 순서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주어를 문장 끝으로 몰아내었다. 때문에 꽃이 주된 피사체임이 더 두드러진다. 또한 문장 끝마다 ‘꽃은’을 반복적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에 운율이 만들어진다.배경이 전반적으로 저채도의 이미지를 갖는다. 2행에서는, “햇살의 내부에서 잊혀진 어둠”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당연한 공존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밝음에 먼저 시선을 두지, 어둠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는 필연적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애써 외면당한다. 즉 어둠은 비주류이다. 존재함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싶은 시간의 끝이다. 빛이 생이라면 어둠은 사이다. 지하는 어둡다. 지하에는 부러진 뼈들이 있다. 생명력의 결여이다. 갓 숨이 끊어진 육신도 아니고, 한참이나 시간이 흘러 삭고 티끌이 되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단계의 뼈들이다. 사라짐과 어두움과 지하와 죽음은 일맥상통하는 이미지이다. 개화가 생이라면 낙화는 사이다. 시인은 꽃의 아름다움보다 꽃잎이 떨어지는 시간에 주제 의식을 둔 것이다. 꽃은 끝을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다가오는 마지막에 대한 공포를 덜기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하지만 한 번은 겪어야하는 죽음의 공포에 대해서 차라리 눈을 감는 편을 택했다.아름다움과 슬픔은 양날의 검처럼 공존한다. 아름다움의 존속은 유독 짧게 느껴지기 때문에 슬픔이 극대화된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예쁜 꽃도 열흘을 못 간다는 뜻이다. 젊고 아름다운 천재가 꼭 요절하듯이. 또한 그게 사람들을 더 슬프게 만들 듯이.4행, 5행을 보면 모순적인 표현이 있다. 꽃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동시에 오직 사라짐에 대하여 생각한다. 일종의 역설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겸허한 꽃의 모습은, 생각을 모두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해탈에 이른 수도승을 보는 듯 하다. 시의 시간적 배경은 봄이 떠나가는 시기이다. 이 시의 중심 피사체인 꽃은 아름답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순간에 맹목적으로 취해있지 않다. 스스로가 평생토록 아름답지 않음을 알고, 스러지게 될 미래를 생각한다. 자연이 만들어낸 호흡의 순환을 알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낙화의 순간을 각오하는 것이다.6행에서는 ‘단단’, ‘난분분’ 두 개의 수식 형용사가 같은 종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운율을 살려준다. 이 표현은 꽃잎이 분분하게 떨어져 내리는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화분은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공간이다. 안전하지만 발전할 수 없는 장소이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좁은 세상이다. 반면 들판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탁 트인 넓은 세상이다. 꽃은 두 세상을 구분하지 않는다. 어디서 태어나서 어디서 죽는지에 관계없이 생과 사는 하나의 순환 고리로서 두 세상을 연결짓기 때문이다.꽃은 담담하게 각오했지만 바람을 결코 바라보지 않는다. 이것은 두려움을 넘어선 해탈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죽음 앞에 초탈한 사람의 자세는 어떠한가. 살고자 발버둥치지도 않고, 죽음을 당기고자 애쓰지도 않는다. 임종을 지키는 주변 사람들은 눈물 흘리지만, 죽음을 받아들인 당사자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다. 마지막 한 마디, 마지막 날숨을 남기고 한 조각 은은한 미소와 함께 그대로 떠나는 것을 택한다. 이 시에서의 꽃이 이러한 자세를 보인다. 경건한 자세로. 울지도 않으며, 사라짐을 슬퍼하지도 않으며 담담하게 떠나고자 한다. 자연 그 자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그렇다면 15층 베란다에 서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 사람을 화자라고 볼 수 있겠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화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어서 난간 앞에 섰다. 세상을 비관한 그의 눈에 보인 것은 다가오는 바람 앞의 한 떨기 꽃이었다. 저 꽃도 다 떨어질 것이다. 사라질 것이다, 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 그래서 화자의 어조가 굉장히 메말랐으며, 꽃의 아름다움에는 중심을 두지 않은 것이다.
투모로우의 현실성 및 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한 고찰2********* 김**영화 ‘투모로우’는 해양 대류 이상으로 인한 기상 이변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눈덩이가 된 지구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단지 환경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자 과장된 영화적 표현을 한 것인지, 아니라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기가 온다는 설정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자료 조사를 통해 판단해보았다.그림 1. AMOC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https://en.wikipedia.org/wiki/Atlantic_meridional_overturning_circulation#/media/File:OCP07_Fig-6.jpg만약 대기와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적도 기온은 훨씬 높아지고, 극지방 온도는 훨씬 낮아질 것이다. 북대서양 해류 및 멕시코 만류는 대서양 적도 부근의 해수를 북쪽으로 이동시킨다. 이는 열염순환과 대기작용에 의한 것으로, AMOC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 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AMOC는 북반구 내 대기, 해양 열 순환에서 25%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구 기후 시스템의 주요한 요소이다. 영화 내 설정대로, 북극 빙산이 녹아 극지방 얼음이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면, 적도와 극지방의 열교환을 담당하는 전지구적 해수 순환을 정지시킬 수 있다. 북대서양은 다른 대양에 비해 평균 염분이 높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북위 60도 이상의 대서양에서 해빙이 만들어진다. 둘째, 고위도로 이동한 해수와 대기 간 온도차가 커지기 때문에 많이 이동할수록 증발량도 늘어난다. 해수 순환은 북대서양의 높은 염분과 온도에 기인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들면, 충분히 순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해수 농도가 얼마나 변화해야, 투모로우에서 묘사한 수준의 재해가 발생하는지 궁금해졌다. 기후 예측 모델을 활용해 계산해보았을 때, 염분 농도가 0.5g만 떨어져도 열염순환이 절반으로 줄어듦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있다. 0.1g이라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농도에 변화가 있는 지도 조사해보았다. 미 해양대기국(NOAA)는 20C 후반에 50년 미만의 기간 동안, 북극 인접 북대서양 지역 염분이 0.2% 줄었음을 확인했다. 그린란드 동쪽 북대서양 표층에서 0.1g이 감소한 것인데, 비율로 환산하면 약 0.2%이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그린란드 얼음량 감소로 분석되었다. 이렇게 순환의 균형이 깨지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기 운동 등이 훨씬 격해져야 한다.영화에서는 북반구가 빙하로 뒤덮이기 전에 비행기 이상 난기류, 인도에 쏟아지는 눈, 도쿄에 내리는 우박, 하와이에 발생하는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이변을 표현했다. 이는 실제로 이런 현상이 똑같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보다는, 기후 평형이 깨져 혼란한 상태를 표현한 하나의 장치로 해석된다. 지구온난화는 북아메리카에 급격한 빙하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북대서양 해류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해당 해수 흐름의 특징과 역할에 대해 공부하였다. 북대서양 해류는 멕시코만으로부터 북서유럽으로 높은 수온의 해수를 운반시킨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 및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에 따르면 (2019. 12. 30 Scientific Reports 게재), 이 해류의 순환 속도가 20세기 중반에 비해 약 15% 느려졌다는 분석이 있다. 연구진들은 앞으로의 해류 속도 변화 양상도 예측해보았다. 기후 변화에 의해 그린란드의 빙하는 녹고 있고, 이에 더불어 대서양 상공 강우량도 증가했기 때문에 해류 속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브스 교수 연구팀은 유체 흐름 방정식 및 박스 모델을 활용하여 이를 예측하였다. 향후 1000년 이내 북대서양 해류가 완전히 소멸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으나, 100년 이내 일시적인 변화가 발생한 확률은 15% 정도에 육박하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임을 발표하였다. 인류가 지금이라도 지구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는 까닭이다. 더불어, 해류로 인한 기상이변에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여라이아스 지역 온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Palaeontologia Africana 자료지구 온난화가 빙하기와 같은 급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로서 ‘영거 드라이아스’를 생각해볼 수 있다. 지구는 약 1만 3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전환되는 중에 갑작스럽게 빙하기 기후로 되돌아갔다. 초기 몇십년 간은 온도가 급감했고, 10년 이내의 말기에는 빠른 속도로 온도가 다시 올라갔다. 지역에 따라 온도는 2℃~8℃ 까지 내려갔다. 이 기간에는 대기와 해양 순환이 급변하고 대형 포유류들의 멸종이 일어났다. 이에 대한 가설은 다양하다. 기후 변화 이론 중 하나인 천문 궤도 변화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이 사건이 운석 조각 혹은 소행성, 혜성 충돌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지구 자기장의 변동에 의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고전적으로 다수가 따르는 가설은 북대서양 심해수 형성 비율 감소, 그리고 해수 표면 염분 농도 감소와 연관되어 있다는 의견이다. 북미의 거대한 로렌티스 빙하 둑 뒤로 막대한 양의 담수가 고여있다가 갑자기 터져나왔고, 대서양 해류 순환이 멈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지구 전체의 열염순환 붕괴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자료를 통해 예측해보았을 때, 투모로우에서 묘사한 빙하기 지구는 미래에 그와 유사한 형태의 재해로 닥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다음으로는 기후 변화의 기간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영화에서는 6주 만에 극심한 변화가 일어난다. 지구 전체의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상당히 짧은 시간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기간 설정은 몰입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영화적 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만 여기기에는 문제가 있다. 국지적 대기 영향은 그림 3. 열대 태평양의 해양, 대기 순환을 묘사한 그림http://times.postech.ac.kr/news/articleView.html?idxno=20817열흘이면 세계로 퍼진다. 일례로 엘니뇨에 대해 얘기해볼 수들이 열대 기후를 갖는 것으로부터도 쉽게 생각할 수 있듯이, 적도 바다는 태양에너지가 많이 유입되는 곳이다. 이는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일반적으로 동태평양에 비해 높은 원인이다. 이 때, 무역풍이 약화되면 남아메리카 연안 바다에서 찬 바닷물의 용승이 약해진다. 찬 물이 해수 표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면 열대 동태평양 및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엘니뇨라고 한다. 심해로부터 공급되던 풍부한 영양염류가 사라지면 어획량이 떨어진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바닷물의 온도가 변하면서 주변의 대기, 해양 순환까지도 변화시킨다는 점이다. 겨울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건조한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는 등 기후 변화가 발생한다.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열대 태평양의 기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엘니뇨의 발달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그림 4. 1997년 관측 및 촬영된 엘니뇨 현상https://ko.wikipedia.org/wiki/%EC%97%98%EB%8B%88%EB%87%A8다. 해양의 열용량 및 부피를 이용해 계산했을 때, 열대 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를 1℃ 올리는 데에는 약3 TIMES 10 ^{21} J 이 필요하다고 한다. 열대 지역에서 발생한 대류 현상은 주변 지역 대기를 변화시키고, 파동이 퍼져나가 우리나라처럼 먼 지역의 기후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지역의 엘니뇨에 의해 전 지구적으로 온갖 종류의 이상 기후 현상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리적으로 먼 지역 간에 나타나는 현상이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을, 원격상관이라고 일컫는다. 엘니뇨 시기의 PNA 패턴은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시킨다. 또한 알류샨 저기압을 강화시키고 동쪽으로 이동시킨다. 이에 태평양 지역 제트기류가 동쪽으로 확장되는데, 중위도 대기 순환까지 엘니뇨에 영향을 받는 이유이다. 우선 태풍 생성과 경로에 영향을 미쳐 해일과 같은 피해를 일으킨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북부 오스트레일리아에는 가뭄이 심각해져 산불을 일으키기도 한다. 남리카 지역에도 가뭄을 발생시킨다. 미국 남동해안, 아르헨티나 해안, 페루 동쪽 해안, 중앙아프리카 동부에는 홍수가 발생한다. 반면 미국 남동부의 기온은 하강한다. 엘니뇨가 핀치새의 부리 모양에 영향을 주었다는 기록도 있다. 1983년 1월 갈라파고스에 오랜 시간 우기가 지속되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핀치새의 먹이인 파두 씨앗이 다른 해의 약 12배로 증가했고, 개체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연이어 급작스럽게 찾아온 건기로 인해 수많은 개체가 먹고 살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작은 몸집과 작은 부리를 가진 핀치새들이 많이 살아남았다. 이는 단지 핀치새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인류 역시 인류의 손으로 깨뜨려버린 자연의 균형 때문에 막대한 재해를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북부 아메리카 지역에 빙하기가 닥친다면, 사람들을 멕시코로 대피시키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이에 빙하기에 관련한 문헌 조사를 진행하였다. 지구는 260만 년 동안 50여 번에 걸친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되어 왔다. 19세기 말 연구에 의하면 260만 년 전부터 1만 1700년 전까지 빙하기가 4회 있었다고 하나,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이보다 훨씬 많은 빙하기가 있었다. 현재는 간빙기이며, 온실가스의 과도한 배출은 다가올 빙하기를 약 10만 년 늦출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화에그림 5. 마지막 빙하기에 북반구 빙하 최대 영역을 나타낸 것Hannes Grobe / AWI 의한 기후 변화는 빙하기 사이클을 파괴하고 있으며 이는 기후 전체에 영화와 같은 재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온실가스 비율이 빙하 생성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과거 빙하 생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빙하기 전환 속도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산업화가 가속되며 인류가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량이 막대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빙하기 도래 시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이다.
흐름의 정지. 정지의 흐름- 시 ‘주산지’에 대한 고찰 -2********* 김**강의에서 시를 만났을 때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주산지를 다녀왔던 기억,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의 웃음이 넘치는 예쁜 풍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산지의 사계는 아름답다.문인수 시인은 아름다움보다 고요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주산지를 딱 보면 먼저 눈에 띄는 게 물에 잠긴 나무이다. 생각해보면 주산지의 나무들은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신비로운 나무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잔뿌리를 잔뜩 만들어낸 나무들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 살아남고자 애쓰는 생명이다. 최선을 다한 이후에는 생의 끝을 겸허히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한 자연물이다. 왕버들이 잠겨있는 잔잔한 물에는 산이 온전히 비쳐보인다. 화자는 묘사로 시를 시작한다. 그 이미지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꺼내와서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사내에게로 시선을 돌려서 시를 맺는다. 배경을 쭉 그린 다음에 그 옆에 글을 적어내려가는 것 같아, 한 편의 시화를 보는 듯 하다.전체적으로 시를 훑어보면 행을 짧게 쓰지 않은 것이 도드라져 보인다. 잔잔한 주산지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표현 방식이다. 산문을 보듯이 어조가 매우 길고 차분하다. 화자는 호수 앞에 앉아서 그 장면을 보고 있다. 시인이 곧 화자이다. 연의 구분도 없다. 물줄기가 호수에 모이듯 시인의 사고는 자연스럽게 흘러 주산지에 고인다. 그 안에서 종결어미 ‘~다’만이 고요하게 반복된다. 은은한 운율만을 남김으로써 시인이 나직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이 느낀 바를 부담없이, 화려할 것도 없는 문체로 적어내려간 한 편의 일기를 읽는 듯했다. 다만 시인은 적절히 쉼표를 한 번씩 사용하여 호흡을 끊어주고 있다. 흐르던 물이 멈추듯, 흐르는 시간이 멈추는 듯하다. ‘눈보라’, ‘어머니’ 처럼 문장 머리에서 한 단어씩 떨어뜨려놓은 부분은 특히나 외로운 느낌을 준다.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인 고요과 고독을 깊게 만든다. 나직하게 흐르던 물이 멈추는 순간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흐름의 정지라는 표현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화자가 앉아있는 주산지는 늦가을 혹은 초겨울이 아닐까 싶다. 왕버들이 거쳐온 시간은 겨울의 눈보라와 여름의 비바람이기 때문이다. 더운 비바람이 다 지나간 뒤의 공기는 쌀쌀하다. 그러나 주산지의 물은 아직 얼지 않았다. 왕버들은 얼음 어는 계절이 오든 말든 물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의인화가 눈에 띈다. 왕버들은 사람처럼 걸어 당도했다고 표현했다. 여태 흘러온 인생의 시간이 주산지에 다다라 이내 멈추는 것이다. 시인은 왕버들에 누구를 대입해보는 것인가? 왕버들은 인생 경험이 많이 쌓인 사람들의 모습에 비추어 볼 수 있겠다. 흔히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표현하는, 여러 번의 고비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인간의 느낌이 난다. 그렇지만 포기하고 해탈했다기보다 단단한 성인이 된 모습이다. 눈보라, 비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주산지에 도달한 것이다. 주산지를 자기 생의 마지막 장소로 고르고, 목적지로 찍고 온 것 자체가 성숙한 어른의 모습으로 느껴진다. 왕버들은 벌써 허리까지 물에 들어갔다. 물 속 세계를 저승이라고 해석한다면 왕버들은 죽음을 머지않은 곳에 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흐름이 멈춤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힘이 다하고 나서 스러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늙고 썩었음에도 물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다가오는 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힘만 넘치는 미성숙은 그 안에서 아등바등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겠지만, 이 시에서는 그런 역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왕버들은 아쉬움도 없이 편안한 자세로 물에 잠겨있다.나무가 잠긴 물에 산이 비쳐보인다. 이승에 어머니가 있다. 아버지는 저승에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완벽히 대조된다. 내포하는 힘도 온전히 반대이다. 이승에 안온한 사람으로 남은 것은 어머니이고, 물에 비쳐 허상으로만 남은 아버지는 사나운 악산의 기억이다. 물 속은 저승 세계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비쳐보이는 산은 아버지이다. 반사된 상은 본래의 피사체와 합동이지만, 그려지는 방향이 다르다. 또한 두 상은 경계를 넘어 맞닿을 수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물리적으로 함께 있을 수 없는 상태이다. 악산이 비친 모습이 온전하다는 것은 수면에 파동이 없기 때문이다. 가파르고 강한 아버지의 기억이 이승에 남은 사람들에게 닿는다. 아무리 억센 기운이라도 이제는 물 속에 담겨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다. 화자와 어머니는 영원히 서쪽 하늘의 혼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이다.물오리는 기억을 지운다. 잔잔하던 물을 흐려버린다. 물오리는 어머니와 동일시해도 무리가 없다. 섞는다는 것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일그러뜨리는 행위이다. 정지를 일시적인 흐름으로 바꾸는 것이다. 물오리의 등장은 그리움으로부터 발현된 것일 테고, 그리움과 현실 간에 갈등이 존재한다. 수면의 잔잔함을 깨고 악산의 반사상을 없어버림으로써 갈등은 쉽게 해소된다. 닿을 수 없는 공간에 대해서 갈망한다기보다는, 이승과 저승의 구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법을 아는 어른의 태도이다.어머니는 깊다고 표현했다. 바닥없는 고요와 한 맥락으로 놓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고요를 이루는 것을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 불타오르고 미칠 것 같은 사랑이 있는가 하면 구들장같은 사랑도 있는 법이다. 여기서는 고요가 곧 사랑이다. 상승이 아니라 하강 이미지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요에 하필이면 바닥이 없기에 끝없는 가라앉음이다. 그저 평온한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상태는 극한 행복도 아니고 극한 슬픔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있을 수 있는 일종의 답보 상태라고 생각한다. 격한 발전은 없으나 잔파도를 넘으며 과하지 않게 살아가는 태도이다. 이 와중에 시의 흐름을 깨는 마지막 장면이 삽입되어있다. 사내는 매우 불안정해보인다. 평온하지 못하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지를 큰 흐름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사내는 금방이라도 물에 녹아서 풀릴 것 같다고 하였다. 이 미성숙한 사내는 제3자로 표현되었으나 화자에도 이입해볼 수 있겠다. 카메라는 장면에 객관적 시선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화자가 제3자의 위치로 옮겨갈 수 있게끔, 화자의 자리에 남아 독자에게 이야기를 마저 전달하는 것이다. 화자의 역할을 이어받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수동셔터 아닌 자동셔터이다. 그저 카메라가 객관적인 장면만을 남길 뿐이다. 이는 결말의 해석을 오롯이 독자에게 맡기는 효과를 낸다.
음영의 경계를 지나, 성숙한 윤회의 완성- 시 ‘꽃’에 대한 고찰 -2********* 김**우리는 주로 시선이 끌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보통 면적이 큰 것, 양감이 뚜렷한 것, 혹은 화려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함민복 시인의 시 속 세계에 던져졌다고 가정해보자. 나라면 달빛 앉은 마당에 서서 담장 너머의 그림자를 보았을 것이다. 공간의 큰 분류에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좁은 경계선에서 주제 의식을 찾고 있다. 화자는 음영의 경계에 서서 담장을 관찰하고 있다. 시인은 왜 경계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가?시의 큰 흐름을 읽어보면 문장이 과거형에서 미래형 표현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자는 현재를 살고 있으나 과거를 알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생각한다. 아마 화자가 미래의 시간을 살아간다고 해도 똑같이 그의 시점에서 현재를 볼 것이고 미래를 예상할 것이다. 즉, 시를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을 구성하는 것은 시간의 연쇄이다. 문장 구성을 보아도 강조되는 모습이다. 2연에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단어들이 있다. 3행의 담장, 4행의 담장은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앞 문장과 뒷 문장에 강한 연관성을 부여한다. 같은 단어를 가까이에 배치함으로써 은은하게 운율이 느껴지게끔 하는 효과도 얻는다. 시인은 비슷한 위치에 비슷한 발음을 배열하여 내재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예로 하나를 꼽자면 ‘향기를 흠향’ 한다는 표현이 있다. ‘시위하는 완곡한’ 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수식어와 피수식어를 고를 때 같은 자모음이 들어있는 단어를 골랐다. 독자로 하여금 소리내어 읽고 싶게끔 한다. 발음하는데 노래하는 듯한, 운율이 주는 즐거움이다. 운율감이 절정에 치닫는 부분은 4연으로, 음보율이 느껴진다. “해안가/철책에/초병의 귀로/매달린 돌처럼”, “도둑의/침입을/경보하기 위한/장치인가”, “내 것과/내 것 아님의/경계를/나눈 자가” 등. 행 당 네 번 끊어 읽게 된다. 덕분에 앞 연들에 비해서 문장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시 읽기의 속도에 생기를 부여한다. 다시 마지막 연에서는 그 속도를 약간 늦추고 있다. 빠름 뒤에는 느림이 오고, 시끄러움 다음에는 고요함이 이어지는 것. 자연의 이치이다. 이는 연결되고 이어지는, 시의 큰 주제와도 연관지어 볼 수 있겠다. 이어짐이라는 것은 끝을 맺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연쇄작용이 있기 위해서는 연결고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화자가 경계를 관찰하고 있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 다시 돌아오는 것, 윤회이다. 여기서 음영의 윤회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의해볼 수 있겠다.시는 전체적으로 채도가 낮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광원이 태양이 아니고 달이다. 배경은 밤이다. 2연에서 사용된 ‘달빛’이라는 시어로부터 알 수 있다. 2연에서 시점은 거시에서 미시로 이동하고 있다. 그 사이사이에 다리를 건너듯, 연결고리를 두면서 전개하고 있다. 연결어는 ‘담장’, ‘화분’ 이다. 지구를 빛과 그림자로 나누어보고 담장을 통해 집에 가까워진다. 하나의 집을 보며 안팎을 보고 화분을 통해 꽃에 다가간다, 꽃으로까지 다가가서 꽃의 전생과 내생을 생각한다. 이미지의 크기를 줄여나가서 최종적으로는 삶에 대한 고찰을 하는 것이다.밝은 낮 시간에 비하여 밤은 상대적으로 빛이 약하다. 그림자와 빛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시간이다. 경계가 흐릿해지다가 모호해지고, 해가 뜨면 다시 뚜렷해질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하는 윤회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끝없는 빛과 그림자. 음영의 윤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 눈물은 꽃을 피우는 필수요소이다. 또는 더 근본적으로. 빛을 내는 원천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빛이 강해야 그에 따른 그림자도 짙어져서 경계가 확실해진다. 경계가 흐릿해지고 다음 연결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점멸이 필수적이다. 눈물이 메마르면 꽃철책이 시든다. 경계가 무너지는 것은 긍정에 가까운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시인은 꽃을 두 가지 의미로 사용했다. 첫 번째는 1연, 2연에서의 꽃이다. 경계를 의미한다. 경계란 과도기를 의미한다. 꽃은 새싹의 성장과 씨앗으로 맺는 결실의 중간 단계이다. 아름답지만 처절한 삶의 과정이다.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짧은 과정이다. 그러나 필수적인 과정이다. 빛과 어둠 사이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고 표현했다. 국화는 한 해의 마지막 꽃이다. 다음 해 봄에 매화가 피기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다. 장례식장에서 망자에게 조의를 표할 때에도 흰 국화를 놓는다. 한 해의 마지막으로 피는 꽃이라는 점에서 완숙함, 인간으로 생각하면 성인의 모습을 갖춘 노인에 비유할 수 있겠다. 국화는 개화의 시작과 끝을 연결해주는 연결고리이다. 집의 안팎을 드나들기 위해서는 담장을 넘든 통과하든 거쳐가야 한다. 밝은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둠으로부터 빠져나와 경계를 지나가야 한다. 국화는 매개물이자 그 길을 가는 사람에 대한 위로가 아닐까.두 번째는 3연, 4연에서의 꽃이다. 화자로부터 좀 거리가 있다. 흙의 공중섬에 핀 꽃이다. 향기가 진해서 집 안팎의 존재가 모두 탐하지만 경보 장치, 깃발이라고 서술한 것으로 보아 경계해야 할 존재이다. 흙은 가장 탄탄한 바닥을 이루어야 하는데 공중섬을 이루고 있다. 원래 피어날 자리에 피지 못하고 벙 떠있다. 꽃의 향기가 다 가시기도 전에 경계를 넘어가버렸다. 재능을 실컷 펼치지 못하고 요절한 예술가처럼. 그를 위해서 집의 안팎은 사람인 듯 건배를 하고 있다. 꽃의 향기를 맡는 행위에는 아쉬움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