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소개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영화 감상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나는 단 한순간도 김기덕 감독을 좋아한 적이 없다. 일부 여성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의 영화를 성기중심의 마초주의라고 생각하거나 김기덕을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한,그래서 철저히 황폐화된 성적 욕망만 남은 인간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의 영화가 싫었다.나는 영화에서 상처받은 여성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여성을 통해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그 무언가가 두려웠다.그래서 솔직히 말하건대,내가 그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처음이었다.앞서 말했듯이 나는 그의 영화에 일종의 공포심을 지니고 있었다.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이 세상으로 온갖 절망과 고통, 슬픔이 흘러나왔던 것처럼,왠지 그의 영화라는 상자를 열면 영화 가득히 배어있는 이 세상의 절망과 고통,슬픔이 온통 나에게로 흘러올 것만 같았다.그래서 처음 그의 영화를 보려고 했을 때 나는 솔직히 일종의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다.그러나 어떤 이들은 다소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를 보고 두렵게 느낀 것은 솔직히 없었다.그저 잘 만든 한편의 영화 같다는 느낌,그 뿐이었다.여기서 누군가는 김기덕은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진보적인 감독인데 이게 웬 자만심에서 기인한 오만이냐고 나를 힐난할지도 모를 일이다.그러나 어쩌겠는가.그 대신 나는 이전까지 내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 지니고 있던 어렴풋한 느낌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비록 한 편밖에 본 적이 없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언제나 그의 영화에서 꿈틀대는 생명력을 느꼈다.봄,여름에 피어나는 푸른 싱그러움이 아니라,핏빛에 가까운 검붉은 생명력의 느낌이 언제나 김기덕의 영화에서는 풍겨나왔다.다소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아도 그 존재감을 충만히 간직하는 것들이 있다.한여름에 진 장미라 해서 한겨울에 그 장미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듯,세상에는 비록 눈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분명 실재하는 것들이 존재한다.그리고 나의 세계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그러한 류에 속해있다.흔히 사람들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는 도덕심은 없고 죄의식만 살아있다고 평가한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