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소개

현대소설세미나 시간에 쓴 발표문이다.
김영하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에 대해 두개 정도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답해보았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그 누구든 일생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하루가 꼬이는 날이 있다. 중학교 1학년 때가 그랬다.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데 그날 5분 늦게 일어난 것을 시작으로 지각에, 명찰을 안 갖고 오고, 벌 받고, 담임한테 들키고, 숙제를 안 가지고 오고, 발표로 딱 걸리고 하는 식의 우울한 날 말이다. 그런 날은 무슨 일을 해도 걸려서 마치, 나를 목표로 누군가가 심한 장난을 치는 것 같아서 종일 불쾌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겪은 일이 그렇다.
남자가 겪은 일은 황당하지만 목숨이 위험한 일도 있었다. 버스가 사고를 당한 일이나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것이 그렇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더니 주인공의 ‘말투’ 때문이다.

아, 네. 보기는 봤는데, 저 그것보다 급한 일이 있거든요. 저 오늘 아침에 회사에서 브리핑을 해야되구요. 것보다 더 급한 것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끼였다는 거예요.(106쪽)

사실을 진솔하게 말하는 그의 말투가 마치 변명조의 말로 들리지 않는가. 듣는 입장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건과 관련된“묻는 말에만 대답해주세요”(106쪽)이지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래서 남자의 말은 무시당하며, 신빙성을 잃는다. 또 , 사람들에게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한 일, 오해받을 만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이 사람은 반대다. 당연한 듯 내뱉는다. 그 말에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웃음을 일으키는 것 중 하나다.
게다가 마주치는 사람마다 다 자신의 이야기만 해서 대화가 오가지 않는다. 소방대원, 경찰관, 버스기사 ,지나가는 아가씨, 남자 다 자기 역할에 맞는 대사만 할 뿐이다. 얼굴을 맞댄 상황에서의 이런 소통의 부재는 새로운 부재를 낳는다.
핸드폰이 없는 남자는 세상과 이야기할 수단을 잃어버렸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수신만 가능한 삐삐 뿐이다. 지갑- 돈이 없기 때문에 핸드폰을 대신할 공중전화도 사용하지 못하며, 버스와 택시(이동수단)를 타지도 못한다. 문명이 만들어낸 편리함 속에서 그는 순식간에 격리된 것이다. 그 모습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것에서 극대화된다. 건물 안이면서도 건물과는 동떨어진 공간에서 그들이 의지할 것은 ‘호출’단추뿐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