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살아간다는 것 & 인생

소개

여화의 소설, <살아간다는 것> 과 장예모 감독의 <인생> 을 비교분석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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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평소에 프랑스, 미국 소설을 즐겨 읽는 나는 중국 소설이라는 것이 참 생소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지울 수 없었던 감정은 주인공들처럼 왈칵 눈물을 쏟아보고 싶다는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리고 제목처럼 과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운다. 이 책 분량의 반은 눈물 흘리는 장면이라 해도 맞는 말일 것이다. 어렵고 힘든 시절, 찢어지게 가난해도 가족 모두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복귀 가족을 보면서 느낀 것이 많다. 현대인들은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잊은 채 오히려 뿔뿔이 찢어져 연락도 하지 않고 사는 것을 편하게 여기지 않는가. 웃음도 눈물도 없는 무미건조한 이 사회에서 우리가 맺는 관계들은 얼마나 피상적인가.
극작가 버나드 쇼는 삶의 3가지 요소를 ‘우연, 아이러니, 해학’이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해학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삶이 가지고 있는 우연과 아이러니가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도박으로 돈을 잃어 용이에게 지주자리를 뺏기지만 결국 그 덕에 공산당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게 된다. 또 복귀를 억지로 전쟁터에 끌고 갔던 중대장이 해방군이 들이닥치자 도망가는 부분, 달리기를 잘하는 유경이의 죽음과 편두 남편을 만나 행복하게 살던 봉하의 죽음 등이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아이러니는 젊은 시절 가산을 다 탕진한 난봉꾼이었던 복귀만이 마지막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복귀는 먼저 떠난 모든 이들을 추억해야만 하는 고통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내가 즐겨 읽는 소설들에서 찾을 수 없었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었다. 여화가 몇 세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 속의 복귀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품 해설에서 역자 백원담은 이 소설에서 부족한 몇 부분을 지적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액자 소설의 형태를 띤 이 작품에서 결국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다. 인생의 끝 부분에 서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평범한 삶이 미화될 수도 있고 용서와 화해가 부각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오래전의 일을 추억한다면 다투고 싸웠던 일보다는 용서받고 화해했던 일들이 더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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