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청연을 보고 난 후

소개

청연을 두번 보았습니다. 요즘 왕의 남자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저는 청연에 더 큰 연민적인 감정이 솟아납니다.

목차

<시대를 넘어선 꿈>
<나를 쥐고 흔드는 영화의 감동>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이념적 범인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전하다>
<친일 행적에 대한 미화?>
<<피아니스트>를 생각하며>
<추락하게 되는 ‘청연’의 운명>

본문내용

<시대를 넘어선 꿈>

하늘을 날고 싶다던 꿈을 안고 있는 소녀 박경원은 일본에 의해 강제 점령 당한 조국을 떠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국을 침략한 일본에서 비행 학교를 다닌다. 혼자서 벌어서 학비와 생활비를 대느라 남들은 1년에 마칠 과정을 4년 만에 마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오로지 날고 싶다는 꿈을 키우던 그녀는 결국 한국의 민간인으로서는 최초의 여자 비행사가 된다. 그러나 세상은 만만치가 않은지라 꿈을 꾸고, 꿈을 쫓도록 그녀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꿈을 쫓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던 한 여인의 삶을 그린 영화 <청연>.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어떤 식으로 글로 표현할 지 참 막막했다. 뛰는 심장과 처음 만나는 형태의 감동에 대한 벅참을 어떤 단어를 가져와서 표현해야 할 지 망설여졌다. 어떻게 이 큰 감동을 표현해야 할지 자신이 없을 만큼 <청연>은 나를 뒤흔들었다.

<나를 쥐고 흔드는 영화의 감동>

영화는 보여지는 부분을 다듬는 기술적인 면에서나 극을 짜임새 있게 만드는 연출 면에서나 참으로 뛰어나고 군더더기가 없다. 어떤 한 장면도 버릴 장면이 없다. 특히 비행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이다.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러 차례 비행장면이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비행장면은 주인공 박경원(장진영)의 심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비행학교 후배인 강세기(김태현)의 죽음 이후 그를 대신해서 비행 대회에 출전해서 보여주는 비행장면과 처참하게 찢겨진 마음을 추스르며 일장기를 자신의 비행기인 ‘청연’에 꽂고 조국으로 향하는 비행장면은 그 안에 박경원이 겪었던 경험과 느끼고 있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그 감정을 담아내면서 극적인 효과를 내는 것이 사운드를 극도로 절제한 무음의 시간인데, 이런 효과는 나 자신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느끼는 형태의 놀라운 감동을 전해줬다. 그 침묵의 시간 속에서 박경원의 감정은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오고, 관객으로서 그 감정을 만나게 되는 나는 음향 효과에 의한 자극 없이 온전히 나만의 감정만으로 그 감동을 소화해야만 했다. 이런 방법은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냈고, 뛰는 심장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이 영화의 제작비 규모 때문인지 이 영화를 블록버스터라고 칭하던데, 나는 그 어떤 블록버스터에 등장하는 비행장면에서도 영혼이 담겨졌던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