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태풍

목차

1. 이미지 과잉
2. 사람 이야기
3. 위험사회

본문내용

Ⅰ. 이미지 과잉
액션과 볼거리(스펙타클)에 너무 기대었다. 탈북자의 분노, 이미연의 모성, 이정재의 군인정신으로 거대담론을 이끌어내기에는 이야기가 부족하다. 그러나 강력한 액션과 헐리우드식 이야기 전개는 글로벌(global)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부인할 수 없게 한다. 개인적으로 첫 장면에 비중을 많이 두는데 극 초반은 밋밋했다. 임팩트(impact)가 없었다. 그러나 다른 액션신은 보기 좋았다. 씬의 본거지 묘사는 대단히 좋았다. 돈(150억원)을 들인 것답게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태풍을 뚫고 나가는 헬기와 해상씬(scene) 역시도 탁월했다. 기대보다 이정재의 절제된 연기가 잘 보였다. 장동건은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거친 태도는 왜소해 보이기는 했지만 흠잡을 데 없다. 이미연의 연기 역시도 임팩트가 강했다. 대한민국 국정원의 모습은 헐리우드 영화처럼 멋있게 그려졌다. 독자적인 정책의 애로도 보이고 현재 한국의 현실도 군더더기 없이 잘 드러내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 꺼리는 많다. 그러나 이를 떠나 드라마(drama)를 이야기하면 입을 닫게 된다. 스토리를 텔링(telling)할 만한 것이 없다. 장동건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동기를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였던 가족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아버지를 잃게 만든 것이 남의 배신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원인은 북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남에 총부리를 대는 이유는 배신감, 북에 총부리를 겨누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드라마보다는 이미지에 중점을 두어 가슴을 치지 못한다. 시나리오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스피디한 전개를 위하여 드라마적 감정은 소구점(selling point)에서 이해는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 전개는 군더더기가 없다. 구질구질하지 않지만 뭔가 허전하다. 누이를 만나고 그는 자살을 한다. 이 스토리 텔링이 허술하다. 생사를 거는 일인데 왜 그랬는가. 무늬뿐인 복수를 시도한 이유도 안 보인다. 강세종의 말대로 ‘자신을 잊지 말라’고 그랬다는 건 이상하다. 씬의 말이 필요한 부분이다.

참고자료

· 태풍 (2005)
· 감독 : 곽경택
· 출연 :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