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그녀의 여자 서평

소개

소설 `그녀의 여자`를 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 및 감상

목차

1.<그녀의 여자>에 나타난 사랑과 성의 문제
2. 현석화의 세계 :기혹계를 향한 열망과 집착
3. 방소연의 세계 : 상징계 속에서 바라보는 기호계
4. 존재와 존재의 만남, 그 찰나성에 대하여

본문내용

2. 현석화의 세계 : 기호계를 향한 열망과 집착.
소설은 “세상을 놓고 지낸 기나긴 공허감”의 끝을 고하는 현석화의 예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의 상처는 남편의 죽음이다. 남편이 죽은 이유, 즉 그가 자살로써 그녀를 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는 공허감을 채워줄, “군더더기들을 벗어내고 중심을 향해 곧게 걸어가” “살아 있음의 끝”을 느끼게 해줄 “날아가 꽂힐 과녁”이 필요했다. 그것은 “그 어떤 다른 세계로부터의 부름”에서 시작한 열망이다. 초반부터 갑작스런 그러한 예감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으나 소설을 다 읽고 나면 그것이 어떠한 과정 끝에 이루어진 예감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야수와 제물의 싸움을 겪는 현 여사의 내면은 그날의 아침이 오기까지 치열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음이 틀림없다. 남편의 죽음과 버림받았다는 고통, 그 이후의 허망함에 대한 하나의 치유책으로 그 예감은 고통의 절정 끝에 스스로 닥친 것이리라. 그 어떤 다른 세계로부터의 부름은 그녀의 생을 통틀어 헤어나기가 무섭게 시시각각 닥쳐들었으며 지속되었다. 유부남과의 사랑, 아들에 대한 미친 듯한 사랑, 남편과의 서로를 물고 무는 파괴적 사랑의 행태, 아들의 여자인 젊은 여자와의 사랑, 그리고 끝내는 죽음으로.
그 어떤 다른 세계는 바로 기호계로 설명될 수 있다. 기호계는 아이가 어머니에게 강한 애착을 느끼는 전오이디푸스 단계로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기 이전의 단계다. 상상적 충만의 단계라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육체적 확장이나 쾌락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자아와 어머니(타자) 간의 분리도 일어나지 않는다. 위의 책, p204.
또한 “그것은 형상이라기보다 격렬한 소용돌이를 이루고 있는 의식과 기억 저 너머의 원초적 존재감, 여성도 남성도 아닌, 선도 악도 절망도 희망도 사랑도 상처도 순간도 영원도 아닌, 그러나 동시에 그 모든 것일 수 있는” 지점을 뜻한다. 그녀는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영혼의 사랑을 원하고 그러한 사랑은 기호계 안에서만 가능하다. 전오이디푸스 단계의 성적으로 분화되지 않은 리비도 충동들에 기원을 두고 있는 기호계는 연속체로서의 의미 그리고 타자와의 분리보다는 타자와의 동일시를 추구한다.

참고자료

· - 팸 모리스 지음, 강희원 옮김, <문학과 페미니즘>, 문예출판사, 1997
· - 서영은, <그녀의 여자>, 문학사상사,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