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오페라의 유령 비평

소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또 다른시각으로 접근한 비평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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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영화는 1919년 파리의 퇴락한 오페라 극장에서 시작된다. 감독은 흥미롭게도 영화 사이사이에 종종 돌아오는 현재.(그러니까 1919년)를 흑백화면으로 처리하고, 과거 회상을 천연색으로 처리함으로써 회상되는 과거를 오히려 더욱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영화의 내용을 극대화 하려는 표현의 수단으로 무척 새로웠다.
경매 도중 이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을 가지고 있는 샹들리에를 덮고 있던 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중하고 강렬한 오르간 전주곡(overture)이 극장 가득 울리면서 먼지와 거미줄로 뒤덮여 있던 퇴락한 오페라 극장은 화려하고 깨끗했던 과거로 갑자기 되돌아간다. 최근 본 영화들 중 가장 강렬하고 인상적인 도입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영화는 가스통 르루 (Gaston Leroux)의 원작소설 Le Fantome de l’Opera 와 많은 차이가 난다. 이야기의 전반적인 아이디어와 등장인물들은 비슷하지만, 그들 간의 상호관계나, 이야기 전개방향 등 여러 가지 큰 줄기와 미묘한 세부사항까지 원작소설과 많이 다르다.
그 정도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박 찬 욱 감독의 2003년 작 “old boy” 정도는 아닐지라도 그에 비견될 만큼 차이가 크다.
뮤지컬이나 영화가 원작 소설에 꼭 충실해야 할 이유는 없다.
굳이 한두 가지만 짧게 비교하자면 소설에서는 이야기 후반부까지‘유령’의 존재가 초자연적이고 대단히 비밀스럽게 묘사되어 이야기 결말부분에서의 모험과 ‘유령’에릭의 인간적인 고통이 더욱 실감나게 독자들에게 와 닿는데 비해, 영화상의 유령은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공개가 되어있어서 신비스러운 맛이 훨씬 덜하다.
또한 소설 속에 잘 표현된 여주인공 크리스틴(Christine)의 ‘유령’에 대한 공포와 라울(Raoul)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소설에만 있는 복잡 미묘한 상황 설정의 과감한 생략으로 인해 영화상에서는 원작 소설에 비해 그다지 잘 표현 되어 있지 못하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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