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독후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서울이 전쟁의 상처를 딛고 어떻게 일어서고 발전해왔는지 궁금해서 손정목이 남긴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를 접했다.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서 보이던 폐허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돈다. 글쓴이는 1970년대 서울시 공무원으로 여러 부서를 경험했기에, 생생한 목소리를 토대로 서울의 구조가 형성된 과정을 되짚었다고 느껴졌다. 전후 복구 시기부터 시작된 다양한 정책이 어떻게 우리 주변 환경을 바꾸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는 누가 있었는지 차근차근 전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읽었을 때는 전쟁 직후 시점이 자꾸 떠올랐다. 도시라는 말조차 사치스럽던 때, 겨우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하던 순간. 그런 상황에서 서울을 새롭게 그리겠다고 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도로 하나 건설하려 해도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도시계획이라는 거대한 작업을 구상했던 선구자들이 존재했다. 기록에 따르면, 그들은 문화재 보호에도 신경을 썼고, 전쟁으로 손상된 구역을 회복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모색했다. 헌신적이면서도 근본적인 고민을 했던 이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오늘날 도심의 골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책의 내용은 연대기를 따라 흘러간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 그리고 그 이후에 전개된 구체적 일화들이 잔뜩 실려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1961년 발생했다는 미국 군 관계자의 방문 이야기다. 김종필 정보부장이 UN군 사령관을 만났던 자리에서 미군 장병들의 휴가를 서울로 유치하기 위해 워커힐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휴양 시설을 만들어 미군을 데려오면 외화도 벌 수 있고, 서울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노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어마어마한 무상노동이 있었다. 군 공병감 부서의 장비와 인력이 총동원되어서 짧은 기간에 워커힐이 완공되었다고 하니, 당시 정부의 역학관계나 시대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