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의 <시대예보 - 호명사회>, 모두가 자기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회의 도래

소개

송길영의 『시대예보 : 호명사회』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그가 컴퓨터학을 전공한 학자이지만 인문학자 같은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시대를 꿰뚫어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책은 과거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이름이 어떻게 불리웠는지를 밝힌다. 그리고 마침내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장인이 노동자로 전락함에 따라 우리의 이름도 사라지고 말았다고 보고, 이제 그 잊혀진 이름이 다시 등장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름이 다시 불리어지는 시대는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이 강한 연대를 이루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사회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수직적 문화를 깨뜨리고 수평적 사회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강렬하다.

목차

1. 책 및 지은이 소개

2. 독후감
가. 호칭 상실
나. 호칭 상실의 과정
다. 핵개인
라. 시뮬레이션 과잉
마. 핵개인의 자립과 연대
바. 호명사회의 도래

본문내용

가. 호칭 상실

송길영의 『시대예보 : 호명사회』은 흥미롭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2002년 월드컵 신화의 주인공인 히딩크 감독이 생각났다. 그는 선수들이 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함으로써 시간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하며 선후배를 넘어 간단히 이름만 부르도록 했다.

“정환이 형”이 아니라 “정환”이라고 부르라는 것이다. 선후배 문화가 엄격한 선수들로서는 처음에 서로 눈치를 봤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고참 선수들의 감독의 의중을 읽고 후배들에게 이를 허용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지금은 축구 문화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선홍이 형”에서 “선홍”으로의 호칭 변화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수직적 문화가 수평적 문화로 바뀌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축구가 수직적 문화에 젖어 있다면 경기 중에서도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예로부터 결혼을 하면 여자들은 이름을 잃어 버렸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누구네 집 새댁으로 여자의 이름이 대체되는 것이다. 이름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