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론] 구운몽의 양면성

목차

1.서론
2.본론
1)꿈과 현실
2)성진과 양소유의 꿈
3)불교와 유교
3.결론

본문내용

이처럼 현실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과 벗어나는 것으로 양소유와 성진의 꿈은 대립적이다. 그러나 이것들의 관계를 대립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성진의 꿈은 양소유의 꿈을 부정한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긍정하는 데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성진은 현실적 욕망을 최대한 성취한 상태에서 이것의 허망함을 깨닫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기서 불교적 깨달음이란 현실적 욕망의 성취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성취를 통해 초월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진의 꿈과 양소유의 꿈은 대립적이지만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진과 양소유의 최종목표,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양소유는 부귀공명을 누리고자 하는 꿈을 최대한 다 이룬 후 이의 허망함을 깨닫고 불법을 구할 결심을 한다. 따라서 양소유의 최종목표가 현세적 욕망을 성취하는 것에 그친다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성진도 꿈으로써 현세적 삶의 허망함을 깨닫게 이전에는 불도에 회의를 느끼고 부귀공명을 누리는 현세적인 삶을 원하였다. 이와 같이 이들의 꿈도 서로 순환하는 관계에 놓여있다. 물론, 여기서 <구운몽>의 서사적 전개상 불교적 꿈이 현세적 꿈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양소유의 삶을 성진의 삶보다 더 자세하고 실감있게 그려 한 편의 작품을 이룰만한 무게와 구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현세적인 꿈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이 두 꿈은 모두 작가 김시습이 도달하고자 하는 꿈이었을 거이다. 권력에 중심에 있었던 그가 한순간에 귀향가서 유배지에서 <구운몽>을 쓰면서 그는 한편으로는 세속적 욕망의 허망함을 깨닫았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다시 나아가 부귀공명을 누리는 것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난이 거의 없는 양소유의 완벽하고도 환상적인 삶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진퇴의 문제는 김시습뿐 아니라 조선조 사대부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나아가 현세적 욕망을 성취하는 것을 꿈꾸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물러나 현세적 삶의 유한성과 한계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초탈을 꿈꾼다. 이러한 꿈의 양면성은 어느 시대나 어느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욕구이고 바람이라는 보편성을 가진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