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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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니엘 호손이 쓴 주홍글씨는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청교도 사회가 가지고 있던 엄격한 도덕률과 종교적 권위가 그 배경에 깔려 있는데,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시대 분위기가 무겁게 전해진다. 헤스터 프린은 부도덕한 관계를 맺은 뒤로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가슴에 붉은색 A 글자를 달고 살아야 한다.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고, 마을 주민들은 그를 죄인으로 낙인찍는다. 그런데 그녀가 보여주는 태도는 예상외로 담담하고 묘하게 단단해 보인다. 그 모습이 다소 안쓰럽지만 동시에 강한 인상을 준다.

처음부터 청교도들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헤스터가 서 있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주변인들이 흥분하여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한꺼번에 몰려드는 비판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마치 군중들이 하나의 거대하고 무서운 심판자가 된 듯한 기운이 감돈다. 주홍빛 낙인을 보고 있자면, 인간에게 적용되는 도덕적 잣대가 실제로 얼마나 날카로운지 실감하게 된다. 그녀를 완전히 죄인으로 몰아버리는 태도가 과연 옳은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헤스터의 내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도덕적 기준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가 보여주는 지조, 그리고 그 속에서 묻어나는 고독이 독자의 마음에 묘한 울림을 준다. 사회 전체가 죄를 규정하고 함부로 낙인을 찍어버리는 모습이 마치 차가운 벌판처럼 느껴진다. 그 차가움 속에서 헤스터는 어린 딸 펄을 키우며 고통스럽지만 의연한 삶을 이어간다. 펄은 그런 환경 속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맑은 웃음과 엉뚱한 말투로 색다른 생기를 불어넣는 존재가 된다.

함께 등장하는 젊은 목사인 딤스데일의 모습은 다른 의미로 안타깝다. 그는 겉으로는 젊고 유능한 종교 지도자이지만, 속으로는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본인이 저지른 행위를 숨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병약해지고, 어딘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가 내뱉는 설교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의 내면에 있는 갈등은 점점 커진다. 숨길 수 없는 고뇌가 그의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청교도 사회가 부여하는 의무감을 온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그는 자유롭게 고백하지 못한다. 그 상황이 독자로서 답답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참고자료

· 없음